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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감에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유능감이 너무 낮은 우리 아이
아동 · 청소년의 유능감과 사회성을 이해할 때 먼저 정리해야 할 점은, 여기서 말하는 유능감이 흔히 말하는 “지능”이나 “객관적 실력”과 완전히 같은 개념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연구에서는 주로 자기효능감(self-efficacy), 지각된 유능감(perceived competence), 사회적 자기효능감(social self-efficacy) 같은 개념으로 다루며, 이는 아이가 “나는 해낼 수 있다”, “나는 친구들과 잘 지낼 수 있다”, “나는 관계 속에서 괜찮은 사람이다”라고 느끼는 주관적 확신에 가깝습니다. 사회성 역시 단순히 친구 수가 많다는 뜻이 아니라, 또래와 관계를 시작하고 유지하며, 협력하고, 갈등을 조절하고, 친사회적으로 행동하는 사회적 유능감(social competence) 전반을 뜻합니다. 따라서 유능감과 사회성은 서로 분리된 변인이 아니라, 아이가 자신을 어떻게 지각하느냐와 타인 속에서 어떻게 기능하느냐가 맞물리는 발달 영역으로 보는 편이 더 정확합니다.
아동 · 청소년의 유능감은 “나는 공부를 잘한다” 같은 학업 유능감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사회적 장면에서는 “나는 먼저 말을 걸 수 있다”, “친구와 갈등이 생겨도 해결할 수 있다”, “내 의견을 말해도 괜찮다” 같은 사회적 자기효능감이 중요한 하위 차원으로 작동합니다. 실제 연구에서도 사회적 자기효능감은 청소년의 또래 경험을 지탱하는 핵심 자원으로 간주되며, 친사회적 행동을 설명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다뤄집니다. 다시 말해, 사회성은 단지 타고난 사교성의 문제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자신이 해낼 수 있다고 느끼는 믿음과도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또한, 유능감은 관계 속에서 저절로 생기기보다, 부모와 또래, 교사로부터 받는 피드백과 상호작용 속에서 형성됩니다. 한 연구는 부모-청소년 관계의 질이 청소년의 자기개념(self-concept)에 영향을 주고, 그 자기개념이 다시 또래 세계로의 통합에 매개역할을 한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부모의 수용과 지지는 청소년의 자기개념을 통해 만족스러운 또래 관계와 연결되었고, 따뜻하고 지지적인 양육은 또래 관계에 독자적인 기여를 했습니다. 즉, 유능감은 아이 내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길러지는 심리적 기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능감과 사회성이 건강하게 발달한 아이는 대체로 새로운 관계나 과제 앞에서 완벽하진 않아도 “한번 해볼 수 있다”는 태도를 보입니다. 이런 아이는 또래와의 상호작용에서 조금 어색해도 다시 시도하고, 실패를 전면적 자기부정으로 연결하지 않으며, 협력이나 친사회적 행동을 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한 연구에서도 사회적 자기효능감은 청소년의 일부 친사회적 행동을 예측했고, 다른 한 연구는 높은 자기효능감과 높은 사회적 유능감이 학교아동의 정서증상을 완충하는 보호요인이라고 보고했습니다. 즉, 유능감과 사회성은 단지 “잘 어울리는 능력”이 아니라 정서적 건강에도 연결되는 보호요인입니다.
반대로 유능감이 낮은 아이는 관계나 과제 앞에서 실제 능력보다 먼저 실패 예감을 크게 느끼기 쉽습니다. 이런 경우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지 못하고, 반응이 어색할까 봐 말을 아끼며, 사소한 거절에도 자신이 원래 관계를 잘 못하는 사람이라고 결론내리기 쉽습니다. 한 연구는 사회적으로 위축된 아동들이 낮은 자기효능감과 학교 문제를 함께 보이기 쉽다고 설명했고, 그 전제 위에서 자기효능감을 높이는 개입을 시도했습니다. 따라서 사회성이 떨어져 보이는 아이를 단순히 “소극적이다”라고 보기보다, 내가 해낼 수 있다는 감각이 약해서 관계 시도 자체를 줄이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유능감이 무조건 높기만 하면 좋은 것도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아이가 자신의 사회적 유능감을 지나치게 낮게 평가하면 위축과 회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반대로 실제보다 과대평가하는 경우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관련 연구는 아동이 자신의 사회적 유능감을 타인의 평가와 비교해 과소평가하거나 과대평가하는 경우 모두 공격성과 연결될 수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는 건강한 유능감이란 “무조건 나는 잘한다”는 과장된 믿음이 아니라, 현실적이면서도 도전 가능한 자기평가에 더 가깝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또한, 유능감과 사회성은 정서문제와도 밀접합니다. 한 연구는 아동의 자기지각된 유능감이 이후 우울 수준의 변화까지 예측할 수 있다고 보았고, 부모 · 교사 · 또래의 유능감 평가가 아이의 자기지각된 유능감 형성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습니다. 다시 말해, 아이가 반복적으로 “나는 관계도 못하고 공부도 못한다”는 식의 자기개념을 갖게 되면, 이것은 사회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울과 무기력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유능감은 사회성의 결과이면서 동시에, 사회성과 정서 적응을 다시 밀어 올리거나 끌어내리는 핵심 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아동 · 청소년의 유능감과 사회성은 따로 떨어진 두 주제가 아니라 “나는 관계와 과제를 해낼 수 있다”는 믿음과 실제 관계 속 기능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구조로 이해하는 것이 가장 적절합니다. 유능감이 낮으면 사회적 시도를 줄이고, 사회적 실패가 쌓이면 유능감은 더 낮아집니다. 반대로 작은 성공경험과 따뜻한 피드백, 구조화된 사회기술 연습은 유능감과 사회성을 함께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개입의 핵심은 아이를 “더 외향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작은 시도를 가능하게 하고, 그 시도를 성공경험으로 바꾸어 자기 믿음을 회복시키는 것에 있습니다.
아이의 유능감과 사회성을 함께 성장시켜주는 방법
1. 작고 구체적인 성공경험을 만들고 과정의 효능감을 언어화 해주기
가정과 일상생활에서 할 수 있는 첫 번째 방법은 작고 구체적인 성공경험을 자주 만들고, 결과보다 과정의 효능감을 언어화해 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오늘 친구에게 먼저 인사했다”, “한 번 거절당했지만 다시 말 걸어봤다”, “모둠활동에서 의견을 한 문장 말해봤다”처럼 아주 작은 사회적 시도를 성공경험으로 기록해 주는 방식이 좋습니다. 유능감은 추상적 격려보다 실제 성공경험에서 더 잘 형성되며, 높은 자기효능감과 사회적 유능감은 정서적 어려움을 완충하는 보호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넌 할 수 있어”라는 공허한 말보다, 무엇을 실제로 해냈는지 구체적으로 반영해 주는 피드백이 더 중요합니다.
2. 자기개념을 안정화 시켜주기
두 번째 방법은 따뜻하고 지지적인 양육 속에서 아이의 자기개념을 안정시키는 것입니다. 부모가 비교, 비난, 조급한 평가를 반복하면 아이는 쉽게 “나는 원래 못하는 사람”이라는 전반적 자기평가를 만들 수 있습니다. 반대로 부모가 수용과 관심을 바탕으로 아이의 시도와 감정을 안정적으로 받아들이면, 아이는 자신을 더 괜찮은 존재로 느끼고 또래관계에도 덜 위축됩니다. 한 연구는 부모의 수용과 지지가 자기개념과 또래관계에 연결된다고 보았고, 다른 한 연구는 타인의 유능감 평가가 자기지각된 유능감 형성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가정에서는 “왜 이것도 못하니?”보다 “어떤 점은 해냈고, 다음에는 무엇을 연습하면 되는지”를 함께 보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3. 협력 중심 관계 경험을 늘려주고, 감정과 관계 기술을 연습하기
세 번째 방법은 경쟁 중심 관계보다 협력 중심 관계 경험을 늘리고, 감정 · 관계 기술을 일상적으로 연습하는 것입니다. 보드게임, 모둠 과제, 역할놀이, 감정 이름 붙이기, 갈등 상황에서의 대안 말하기 같은 활동은 사회성을 단순한 “사교성”이 아니라 배울 수 있는 기술로 바꾸어 줍니다. 한 연구는 보편적 사회정서학습 프로그램이 사회정서기술과 행동을 향상시키고 학업에도 이득을 준다고 보고했고, 다른 한 연구는 이러한 개입이 장기적으로도 긍정적 청소년 발달을 촉진한다고 정리했습니다. 결국, 사회성은 타고난 성격만의 문제가 아니라, 관계 기술을 연습하고 성공을 축적하면서 자라나는 능력입니다.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사회성 발달을 위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향숙 소장님 인터뷰 및 칼럼] >> 변덕이 심한 청소년, 아이의 자율욕구를 이해하라
[초3학년~중2학년까지 왕따인 아이가 사회성 극복 치료후기]
[이향숙 소장님]
숙명여자대학교 대학원 아동복지학과 박사 (아동심리치료전공)
상담 경력 25년, 대학교수 및 외래교수 경력 30년
현) KG 패스원사이버대학교, 서울사이버평생교육원 외래교수
KBS, MBC, SBS, EBS, JTBC,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청와대신문 등 아동청소년가족상담 자문
자격) 미국 Certified Theraplay Therapist (The Theraplay Institute)
심리치료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1급 (한국상담학회)
부부가족상담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1급 (한국상담학회)
사티어 부부가족 상담전문가 1급 (한국사티어변형체계치료학회 공인)
청소년상담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한국청소년상담학회 공인)
재활심리치료사 1급 (한국재활심리학회 공인)
사티어의 의사소통훈련 프로그램 강사/ 사티어 부모역할훈련 프로그램 강사
MBTI 일반강사/ 중등2급 정교사/ Montessori 교사/ 유치원 정교사/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등
인터뷰) 이향숙 박사 “아이 사회성 교육의 중요성”
https://tv.naver.com/v/15458031
저서) 초등 사회성 수업, 이향숙 외 공저. 메이트북스 (2020)
>> 언제까지 아이에게 친구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라는 뜬구름 잡기식의 잔소리만 할 것인가?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줄 수 있는 답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사회성에 대해 20여 년간 상담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아이의 사회성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온 이향숙 박사의 오랜경험과 노하우가 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 소개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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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 및 옮긴이: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안현우
* 이미지 참고: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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