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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땜방산행 둘째날...'...백두대간 제5구간(중재~육십령) 산행기
◈ 산행구간 : 중재 ~ 백운산(1278m) ~ 영취산(1075m) ~ 깃대봉(1014m) ~ 육십령
◈ 산행거리 : 17.3km (도상거리) - 지도보기, 전체사진보기
◈ 산행일자 : 2003년 6월 7일 (2박 4일 산행중 둘째날)
◈ 산 행 팀 : 달아네, 참좋은님(박처자), 강릉의 이종환님 동행
◈ 산행날씨 : 맑은 날씨....그러나 박무가 짙게 끼어 조망이 좋치 못했음.
◈ 총소요시간 : 11시간 16분 - 식사 2끼 및 휴식시간 포함(룰루랄라 산행)
◈ 구간대별 소요시간
중재(06:14) - 21분 - 중고개재(06:35) - 35분 - 백운산 직전 안부(07:10)/휴식(07:27) - 32분 - 전망바위(07:59)
- 27분 - 중봉 갈림길(08:26)/휴식(08:40) - 5분 - 백운산(08:45)/아침식사(09:27) - 28분 - 암봉(09:55)
- 20분 - 무명봉(10:15) - 10분 - 공터(10:25)/휴식(10:39) - 15분 - 선바위고개(10:44)/휴식(10:53분)
- 8분 - 영취산(11:01)/휴식(11:10) - 16분 - 산사태지역(11:26) - 34분 - 암봉(12:00) - 30분 - 암봉(12:30)/휴식(12:41)
- 3분 - 샘터(12:44)/휴식(13:25) - 23분 - 논개생가갈림길(13:48) - 22분 - 무명봉(14:10)/점심식사(14:36)
- 3분 - 북바위(14:39) - 32분 - 송전탑(15:11) - 22분 - 깃대봉(15:33)/휴식(15:59) - 6분 - 샘터(16:05)
- 40분 - 비닐하우스옆(16:45) - 8분 - 전망바위(16:53)/휴식(17:27) - 3분 - 육십령(17:30)
◈ 산행기
땜방산행 둘째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둘째날 진행할 구간은 백두대간 그 다섯번째 구간으로 중재~육십령에 이르는
구간입니다. 둘째날엔 백운산장에서...같이 묵었던 강릉의 '이종환'님과 동행하게 되었습니다...자..그럼..산행기 들어갑니다요..
1. 백운산장 ~ 중재 (2003년 6월 7일 이른 아침에...)
땜방 산행 두번째 날이 밝았어....그치만...몸은 찌푸등한게 영 개운치가 않더라구....그제도 남원으로 내려오느라 거의 한숨도
자지 못했는데 어젯밤도 산행으로 몸은 피곤한데 도무지 잠이 오지 않는거야... 계속 뒤척거리다 11시가 넘어서야 잠깐 잠이
들었는데...얼마 자지 못해 금방 깨고 말았어....내가 어디서든지 잘 자는 타입인데...더워서 그런지 잠이 안오더라구...
일어나 앉았다가....섰다...다시 누웠다...에구...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잠이 오지 않는걸 날보고 어쩌란말야....결국 이날도
거의 자지 못한 상태로 아침을 맞았어...어제 새벽 6시에 출발한다고 주인아자씨,아지매에게 말해뒀지...그래야 아침에
아자씨가 우리를 중재까지 데려다 주거든...그리고 아지매도 아침에 우리 도시락을 싸줄수 있고 말이야....5시 무렵에 일어나서
대충 씻고 짐을 챙기고 나서니...이미 옆방에서 주무신 대간꾼 한분도 오늘 중재에서 출발하기 위해 기다리고 계시더라구...
짐을 모두 챙긴 다음에 아지매한테 도시락을 받고는...아자씨,아지매와 함께 산장을 배경으로 사진 한컷 찍고 분홍색 프레지오
봉고차에 올랐지....아자씨의 터프한 운전실력은 아침이라고 우릴 봐주지 않았어...중기마을로 가는 좁은 시멘트 길을 지나
중기마을 아래에서 좌측으로 다리를 건너 중재로 오르는 비포장길을 올라 중재 근처까지 간 뒤 더이상 봉고차가 올라가지
못한다기에 하차를 했고 아자씨와의 짧은 인연을 마무리지었지...사실 아자씨가 중재까지 우릴 데려다 주지 않았으면..
산장에서 중재까지 가는 일 또한 만만치 않을것 같더라구...중재 아래에서 내려 중재로 올라가며 같이 봉고를 타고 왔던
강릉의 '이종환'님과 통성명을 하고 오늘 서로 갈 구간이 같기에 동행하기로 '도원결의'를 하고는 백운산옆으로 떠오르는
태양을 등지며 중재에 이르렀지...(06:14)
# 1. 산장 주인 아저씨가 중기마을을 지나 중재로
오르는 임도 중간까지 분홍색 봉고차로 태워다 주셨습니다...봉고차에서 내려
중재로 오르는 이종환님, 박처자.....
2. 중재 ~ 백운산 (06시 14분 ~ 08시 45분 : 2시간 31분 소요 - 휴식시간 30분 포함)
이종환님은 어제 여원재에서 사치재를 지나 중재까지...엄청 긴 구간을 진행한 후유증으로 인해 무릎이 좋치 않아 오늘
산행을 할지 하산할지 망설이셨다는데...다행이 오늘 아침 무릎이 괜찮아 산행을 하기로 하셨다네.....중재에는 작년에
보지 못했던 이정표 하나가 세워져 있길래...그냥 갈수 없지 않겠어...역시나 도장 콱 찍고....중재를 출발했지...작년에
월경산에서 중재로 내려올때 맞은편의 백운산을 보고....워매...저기 어떻게 오를까나....싶을정도로 높게만 보이던
산이었는데....역시나 첨부터 가파른 오르막으로 시작하더라구.....초반부터 그 기세를 단단히 보여주며 우리의 온모을
땀으로 젖게 만들었어....선두는 이종환님이....그리고 후미는 사진찍으며 가는 내가 맡기로 하고 박처자를 가운데 끼웠지..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줘야 아무래도 산행속도가 쳐지는 박처자가 조금이라도 덜 힘들지 않을가 하는 배려였지...
20여분간 오르막이 계속되니....우측으로 시멘트 도로가 보이는데....여기가 중고개재인가봐....그런데 언제 지나쳤는지
중고개재로 내려가는 길을 그냥 지나치고 말았어....하긴 뭐...거기 먹을거라도 묻어둔건 아니지만...그래도...그냥 지나쳤다는게
쪼매 아쉽긴 하더라고....사진 한방 박아줄려 했는데 말이야...다시 30여분 오름길을 더 오르니 박처자가 무척이나 힘들어
하는 기색이 역력하더라구....1시간정도 걸었으니 쉬자고 했지...쉬면서 이종환님한테서 산장에서 구입했다는 쵸코파이
하나를 얻어먹으니....캬...그 맛이 기가 막히더라구...군대에서 훈련소때 성당으로 종교참석하러 가서 먹었던 바로 그
맛이었어....내가 원래 종교는 없는데 말이야...어렸을적에 어머니 따라 성당에 쪼매 다녔었거든...다른 이유는 없었고...
성당앞에 있는 찐빵집의 찐빵맛이 기가 막혔거든...아직도 기억나...그 맛이...어쨌든.....그래서 훈련소에서도 종교참석을
성당으로 갔지....성당이 좋은 이유가 미사(?)가 일찍 끝나고 약 2시간동안 자유시간(먹는게 아니여....말 그대로 자유시간..)
을 주거든....훈련소에선 모든게 몇분 단위로 이루어지잖아...휴식시간 5분, 세면시간 5분, 화장실 이용시간 5분...모든게
이렇게 꽉짜여져 있는데 오로지 성당에서만 2시간이라는 자유시간을 주니...당연히 성당으로 갔지...그런데 성당에서
조금 맘에 안들었던건....교회 미사는 계속 자리에 앉아서 목사님 설교 들으며 한숨 자면 되는데....(훈련병 피곤하잖아...
하느님도 이해해주실거야...) 성당은....앉았다가 좀 잘만하면...일어나라 그러고....서서 졸만하면 다시 앉으라 그러고..
다시 잘만하면...또 일어나라 그러니....이거야 어디 잠을 잘수가 있어야지....그래도...2시간의 자유시간을 좇아 성당을
갔어....성당엔 미사가 끝나면 커피랑 쵸코파이를 주거든...캬....그 쵸코파이맛이란....기가 막혔어....그런데...그런데...
성당 맞은편에 있는 사찰로 종교참석을 간 동기녀석들의 손에 들려있는 물건이 나의 깊은(?) 신앙심을 한순간에 송두리째 날려
버렸어....그게 뭔지 알어? 바로...'코.카.콜.라'였어....군대다녀온 남자한테 물어봐....훈련소때....가장 먹고 싶은게 뭐였냐구..
아마도 십중 팔구 '콜라'라는 대답이 나올거야....왜 그런진 몰라....어쨌든....콜라를 준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나는
종교를 바꿨어....다음주부터 철저한 불교신자가 된것이지.....콜라때문에....^^ 산행기가 딴데로 많이 샜네...쩝...
20여분간의 긴 휴식을 끝내고 계속되는 오름길을 30여분쯤 오르자 비로소 전망이 좋은 전망바위가 나오는데....중재에서
이곳까진 줄곧 상수리나무 숲을 지나왔기에 햇볕을 피할수 있는건 좋치만...전망을 볼수 없다는게 아쉬웠거든....전망바위에서
뒤를 돌아보니....캬.....멀리 지리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네.....라고 외치고 싶은 곳이지만...아쉽게도 오늘도 어제와 같이
짙게 낀 박무 때문에 아침에 출발한 중재도 잘 보이지가 않더라구....아쉽고도 또 아쉬웠어.....우측으로는 금남호남정맥의
첫봉우리인 장안산의 박무사이로 희뿌옇게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더라구....아쉬움을 뒤로 한채 30여분을 더 가파른 오름길을
오르니 비로소 오름길이 끝나고 정상부에 이르렀어....사실 난 그곳이 정상인줄 알았거든....산행기에서 본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이정표가 있더라구....근데 자세히 보니까...여긴 중봉 갈림길이고 정상까진 100여미터 더 가야 하더라구....그래도..
더는 못가겠더라구....그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이종환님이 어제 산장아지매한테 부탁해 냉장고에서 얼려온 얼음물 한잔 하니....
좀 심이 나더라구..나도 물을 얼려야지 하는 생각은 했었는데....어젯밤 그만 깜빡 잠이 들어 버린 것이지...약 10여분을 쉬고
백운산 정상을 향해 출발...얼마 안가 헬기장이 있는 백운산 정상에 이르렀어....
# 2. 이종환님께서 가져오신 삼각대 위에 디카를 올려놓고...한컷 찍어봅니다...
3. 백운산 정상에서....아침식사 (08시 45분 ~ 09시 27분)
백운산 정상에서 이종환님이 가져오신 삼각대에 디카를 올려 셋이서 같이 기념사진을 찍고는 정상석 뒷쪽 나무그늘에서 아침
식사를 하기로 했어...오늘의 아침식사는 산장아지매가 정성스레 싸주신 도시락(물론 1회용 랩에 싸주셨지...)에다 이종환님의
라면 두개....아지매가 반찬 이것저것 많이도 싸주셨네...밥도 하나는 내 몫이라고 더 담아주시고...맛나게 밥을 먹고 있는데..
뒷쪽에서 인기척이 나면서 어느 남자분이 오르시는데...이종환님과 인사를 나누는 걸 보니 구면인가봐...알고 보니...어제
이종환님이 여원재에서 중재 구간을 산행할때 같이 동행하신 세분중 한분이더라구...무척이나 준족이라 이종환님이 따라가는데
애먹었다 하더라구....그분은 어제 중재에서 산행을 마치고 광주에 있는 집에 가서 자고 아침 일찍 광주에서 중재로 온 것이라네..
아침식사를 이미 하셨다는 그분은 우리보다 먼저 영취산쪽으로 가시고 우린...천천히 식사를 마치고 커피까지 먹는 여유를 부렸어.
오늘도 어제처럼 민박을 해야하지만 어제처럼 민박집까지 먼길을 가야하는게 아니고 산행종료지점인 육십령에 민박집이 있기
때문에 룰루랄라 여유롭게 산행 하기로 했지...
# 3. 정상석 옆 나무그늘아래에서 아침식사를
했습니다. 아침 메뉴는 라면과 산장아주머니께서 정성들여 싸주신 도시락입니다...
도시락 반찬과 밥을 넉넉하게 싸주셔서
점심식사때까지 맛나게 먹었답니다...
4. 백운산 ~ 영취산 (09시 27분 ~ 11시 01분 : 1시간 34분 소요 - 휴식시간 14분 포함)
백운산에서 출발....꽤나 가파른 길을 한참을 내려가서야 내림길이 끝나고...비교적 오르내림이 심하지 않은 완만한 능선길이
계속되었어....이곳도 참 걷고 편한 곳이야...09시 55분 암봉을 지나고 10시 15분 무명봉을 지나10시 25분...헬기장이었던걸로
생각되는 공터를 지나 잠깐의 휴식을 취한뒤 10시 44분 영취산 직전 선바위고개에 이르는 구간은 산죽이 좀 우거져 있어서
그렇치 어제 통안재에서 매요마을 구간처럼 무척 걷기 쉬운 구간이었어...상수리 나무가 우거져 있어 따사로운 햇볕을 피할수도
있고 가끔씩 전망좋은 곳이 나타나 사진찍기에도 좋았단 말이야....전망좋은 곳이 나올때마다 앞서 가는 두분을 보내고 사진을
찍은 다음 쫓아가고...사진찍고 또 쫓아가고...그런 과정의 연속이란 말이지...근데...사실 이게 보통 힘든게 아냐...내가 제일에서
대간산행을 하며 항상 후미에 서는 이유가...내 산행속도가 빠르지 않기도 하지만...선두에서 갈 경우 중간중간에 멈춰 사진을
찍으려면 뒤에 오던 분들에게 방해가 되잖아...그래서 아예 첨부터 후미에서 산행을 하며 사진을 찍으며 놀멘놀멘 가다보니..
어떨때는 선두분들과 2~3시간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더라구...요즘은 가끔씩 사진찍지 말고 선두조에 따라붙어볼까도
생각하지만...그래도 이 좋은 경치...그냥 보고만 지나치는게 넘 아깝더라고....백두대간을 하는 이유가 뭔데...우리 강산의
뼈대를 두눈으로 보며 두발로 걸어보자는거 아니겠어? 예전에 선두로 가본적이 있는데...지금 별로 기억이 나지 않아...
땅만 보며...앞사람 뒤통수만 보고 간 결과지 머....그래서 난 후미가 좋아...여유롭게 볼것 다 보고...사진에 담고 싶은거..
다 담을수 있으니까 말이야....홀대모의 반란군팀을 보면....사실...이런 생각이 들기도 해...저녁에 산행 시작해서 깜깜한 밤에
산행을 하고 다음날 새벽까지의 구간...나중에 과연 그분들의 머리속엔 그 구간에 대한 어떤 추억들이 있을까 말이야...
뭐...그분들 나름대로 뭔가 느끼셨겠지 머....아직 초보산행자인 내가 알지 못하는 뭔가가 있겠지?...
어쨌든...초보대간꾼인 나는...항상 주위를 둘러보면서 사진찍으며 가다보니 항상 후미를 쫓아가느라 애먹는 편이야...
이 구간에서도 그랬어....근디..오르막에서 힘겨워하던 박처자...그러나 평지에선...이 처자가 어찌나 빨리 내빼던지 내가 사진찍고
쫓아가려면 쪼매 힘을 들여야 했어....그렇게 1시간 30여분을 지나자 나뭇잎 사이로 좌측으로 톡 튀어나온 바위가 눈에
보이고 곧 선바위 고개에 갈림길에 도착했어....조금전에 본 그 바위가 선바위인 모양이야...잠깐 휴식을 취하는데 군산에서
오셨다는 아자씨,아지매 단체산행객들이 오색찬란한 등산복을 입은채로 영취산 정상에서 내려오고 있더라구...그분들은
무령고개에서 올라와서 다시 무령고개로 내려가는가 보더라구....선바위 고개에서 아지매들이 내려간 좌측 길로 가면
선바위를 볼수도 있겠는데....관뒀어...왜냐구? 이런말 하긴 좀 쑥스러운데....어제부터 사타구니 안쪽이 조금 헐었거든.....
그래도 어젠 괜찮았는데....오늘은....쫌 많이 따끔거리네....최대한 마찰을 줄이기 위해 갖은 애를 써도 그게 내 맘대로 되나..
아직은 참을만 하지만....아직 5~6시간을 더 가야 하기에...최대한 움직임을 줄여야 했지...그래서 선바위에 들리지 않았어..
경험자들은....다들 내 경우 이해하지? 이해 몬한다꼬? 그럼...머..할수 없꼬...박처자에게 나의 이 부끄러운 사실은 차마
말할수야 없는거 아니겠어?...아무렇치도 않은척 하고 쫓아가려니...뒤에서 혼자 뒤뚱뒤뚱...죽을맛이거든....
어찌됐건.....선바위 고개에서 군산 단체산행객들이 다 내려올때까지 기다렸다가 영취산으로 오르는 산죽이 우거진 매우 가파른
오름길을10여분 올라 드뎌....영취산에 도착한거야...
# 4. 영취산 가는길에 바라본 백운산....
# 5. 영취산이 멀지 않았습니다. 볼록 솟은 영취산....
# 6. 영취산으로 향하는 길....가운데 박처자를 세우고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고....
# 7. 선바위 고개....
5. 영취산 ~ 샘터 (11시 10분 ~ 12시 44분 : 1시간 34분 소요 - 휴식시간 21분 포함)
영취산 정상은 대여섯평 남짓 되는것 같아...서부지방산림관리청이란 곳에서 세운 나무이정표와 전북산사랑회에서 만든
스테인레스이정표가 서 있고 그 가운데엔 돌탑 하나가 쌓여 있더라구....아...그리고 이곳에도 어김없이 표언복님의 안내판이
걸려 있는데...좌측으로 내려가는 무령고개까지 10여분 걸리고...직진하는 길이 대간길이며...장계택시 전화번호까지 상세하게
적어놓으셨더라구....정말 많은 도움이 되는 표지판이야.....아...맞다...영취산 정상엔 깃대가 하나 걸려 있더라구....자세하게
보진 못했는데....깃대봉엔 깃대가 없다고 하던데...거기 깃대를 뽑아다가 여기 꽂은건 아니겠지..설마...영취산 정상에서의
조망은 남,북,동쪽에 모두 나무에 가려져 있고 서쪽으로만 약간 보이는데...아래쪽에 육각정인지 팔각정인지가 보이더라구..
그저 전망대인지....도대체 모하는 곳인지는 모르겠어....사진 찍으며 노닥거리다 보니 시간이 후딱 지나가네....다시 고상보따리를
짊어매고 깃대 옆으로 나있는 대간길을 따라 내려갔지....영취산에서의 내림길은 별로 급하지 않았어...근데 조금 가다 보니..
허걱....일어난지 얼마 되지 않은듯한 산사태 지역을 지나게 되는거야...길이 위태위태하게한데...까딱 잘못했다간...아래로
100m는 떼굴떼굴 굴러떨어지겠더라고....그래도 오래 살아보겠다고...한걸음한걸음 조심하며 그곳을 지나쳤어..
조금 더 가니...무슨 영문인지는 모르지만 스무평 남짓한 곳이 흙바닥을 그대로 드러낸 곳을 지나 언덕 하나를 넘고 나서
10분간 휴식을 취하며 심을 모았지....이제부턴 물심으로 가는거쥐....난 산에서 물을 꽤나 많이 먹는 편이거든...누가
그러더라구....갈증을 느낄때는...이미 물을 섭취해줘야 할 시기가 지난거라구....난 그 말을 철썩같이 믿고 따라는
사람이거든....항상 입에 물을 달고 다녀....그걸 보더니 박처자가 한마디 하더라구...'오빠...그 살이 다 물살이지? ' -_-;;
호젓한 숲길을 이어가며 이종환님과 카메라 얘기, 군대 얘기를 하며 놀멘놀멘 나아갔지...이종환님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사진을 취미로 하신 준전문가시더라구...가지고 다니시는 삼각대랑 카메라 무게가 장난이 아니야...거기 비하면 내 디카는
뭐...장난감 수준이지...그리고 이종환님의 해군하사관시절 얘기도 참 재미나게 들었어....그 와중에 중간에 낀 박처자는
한마디도 안하더라구....남자들이 하는 애기중에 여자들이 싫어하는 얘기가 군대얘기, 축구얘기....가~장 싫어하는
얘기가 군대에서 축구한 얘기라더니....박처자...재미없었수? 난 정말 잼있게 들었는데...12시 정각 덕운봉 직전에 있는
암봉에 올랐어....캬....남쪽으로의 경치가 기가 막히더라구...멀리 백운산에서...영취산...그리고 이곳까지 이어지는
대간줄기가 한눈에 들어오는 거야...디카 셔터를 사정없이 눌러댔지...10분쯤 진행하니...이번엔 북쪽으로의 조망이
아주 좋은 암봉이 나오는거야....머~얼리 보이는 곳이 남덕유인가 싶은데...다른분들의 산행사진으로 본 남덕유의
모습이 아니더라구....그럼 저긴 어딘가...나중에 알았지만...머~얼리 보이던 봉우리가 깃대봉이더라구....그땐..몰랐지..
설마 깃대봉이 저렇게 멀거라곤 상상도 못했거든....완전히 판단착오한거지....나 대간꾼 자격있는거 맞어? 산에선
좀더 겸손해야 하겠다는걸 다시 깨달았지...그곳에서 다시 20분쯤 진행하자 갈림길이 나오는데...좌측으로 올라가는
길은 암봉으로 올라가는길인가보더라구...내가 뉘기여...모르고 그냥 지나쳤으면 몰라도 일단 알고 나면...절.대.로
우회길로 가지 않는 의지의 한국인 달아네가 아닌가벼...앞서가던 두분께...저기 함 올라갔다 가자고 살살 꼬드겨(?)
결국 내 목적을 이뤘지....갈림길에다 고상보따리 확 내삐리고 암봉으로 튀었어...사진 한방 박느라 뒤쳐져 오르는데
먼저 올랐던 박처자가....반대편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는거야....허걱...박처자 고상보따리까지 고상보따리 따블로
매고 암봉으로 올라갔지....다리가 후들후들하더라고...하지만...약한 모습 보일수 없잖아...아무것도 아닌듯이 가뿐하게
올랐지....그렇게 오른 암봉....워메....전망이....덩말덩말 기가 막히더라구...이 좋은곳에 오르지 않고 그냥 갔더라면..
내 핑생 후회할뻔 했어....멋진 경치를 바라보며 감탄을 하는데 아래쪽 고개를 보니까...샘터가 있을만한 지형이더라고..
혹시나 하고 지도를 펴봤더니...역시나 샘표시가 있네....와....나도 이정도면...중급대간꾼은 되는건가? 너무나 좋은
경치에...시원한 바람을 즐기다보니...시간이 후딱 가버리네...올라왔던 반대편으로 내려가며 샘터로 향하는 길은
마사토라 무척 미끄럽더라구...조심조심 내려와 보니 자그마한 소나무에 역시나 표언복님의 안내판이 걸려있는데..
아래쪽으로 50여미터만 내려가면 샘터인데...꼭 물 받을 컵을 가져가야 한다는거야.....그 이유는 내려가서야 알게 되었어...
# 8. 영취산 정상 이정표....그리고 돌탑...
# 9. 산사태지역을 지나며....구르면....좀 아프겠더라구요...
# 10. 같은 곳에서...이종환님...지나온 대간길을 바라보며....
# 11. 몇시나 되었나?.....암봉에서 이종환님...
# 12. 같은 곳에서....가야할 대간능선을 바라보며....
6. 샘터 ~ 무명봉 (13시 25분 ~ 14시 10분 : 45분 소요)
그늘에다 고생보따리 확 내삐리고, 박처자도 내삐리고...^^(박처자는 나무그늘에서 쉬라고 하고...) 계곡쪽으로 내려갔어..
아니 근데 50m만 내려가면 된다너니....적어도 80m이상은 내려가는것 같더라구...조금 더 보태면...100m는 족히 될것 같아..
100m라 적어놓으면...사람들이 안 내려갈까봐 반으로 줄여놓으셨는지도 모르지...잡목과 억새를 헤치고 무척이나 가파른
내림길을 헤쳐 내려가서야 반가운 샘터를 만났어...어두컴컴한 밀림같은 곳에 자리한 샘터였는데...나 혼자라면 무서워서
못갈만큼...꽤나 음침한 곳에 자리하고 있더라구....샘을 보니...왜 컵을 가져가야 하는지의 의문이 풀렸어....이곳 샘을
처음 발견하신 분은...아마도 샘이 있을만한 지형을 보고...계곡쪽으로 내려오다 이 샘을 발견했을꺼야....원래는 부엽토층에서
조금씩 흘러나오는 물인데....암반이 나올때까지 부엽토층을 걷어내고 적당하게 샘처럼 만들어 놓은것 같아...플라스틱
파이프가 있으면 좋으련만...누군가 좀 해줬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어...물을 받을땐 컵을 암반에 비스듬히 눕혀 받아야 하는데...
부유물이 많이 있어 받을때 꽤나 신경을 써야해...물의 양도 많치가 않아서...1.5리터 하나 받는데 10분이나 걸리더라구...그래도
이 위치의 샘이 무척이나 유용하더라구...나중에 깃대봉에서 물이 거의 바닥났는데...그나마 여기서 보충하지 않았다면...완전히
깨구락지 될뻔 했지 뭐야...20분이나 걸려 물 두통을 받은 다음...힘겹게 위로 올라가니...박처자가 손에 무언가를 들고 있더라구..
지나가는 두분의 대간꾼이 박처자가 처량하게 보였는지...김밥을 주고 가더래...워매 고마운거..뉘신지 모르겠지만..복 많이 받으세요..
10분간을 더 쉬고...출발할때 시간을 기록하려는데...허걱...볼펜이 없는거야...아까 샘터에선 있었는데....우쒸...샘터에 빠뜨리고
왔나봐....에구...근데 모르면 가겠지만..일단 갔다 와보니..샘터까지 내려갔다 오는게 장난이 아니거든....나 못가...배째....그럼
앞으로의 기록은....머..내 머릴 믿어? 내가 머..어릴땐 두꺼운 만화책 첨부터 끝까지 단 한자도 틀리지 않고 몽땅 외워버릴 정도로
신동소리 듣던 넘인데...요즘은....앞페이지 읽고 넘겨 뒷페이지 읽으면 앞페이지 내용이 잘 생각나지 않을 정도야....다행히
이종환님께서 여분의 볼펜하나를 넘겨주겼기에 망정이지...하마터면...손가락 깨물어야할뻔했어....무슨 소리냐구? 산행전에
박처자가 볼펜 없으면 무얼로 쓸거냐구?...그래서 대답했지....손가락 깨물어 혈서 쓰지 뭐.....현실로 될뻔했지 뭐야...
13시 25분 샘터를 출발...13시 40분 무명봉을 지나고 13시 46분 또 하나의 언덕을 넘어 13시 48분 논개 생가 갈림길에 이르니...
육십령이 6.5km 남았다고 하네....날이 점점 더워지니...조금씩 지쳐가는데...6.5km면...세시간은 더 가야 한다는건데...에구구..
13시 54분 무명봉, 13시 56분 무명봉, 14시 10분 무명봉을 넘기까지...고만고만한 작은 봉우리...아니 언덕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언덕을 계속 오르락 내리락 하는데.....힘들더라구....아침먹은지도 오래되었구...밥심은 일찌감치 떨어지고 물심으로
가고 있는데...그것도 한계에 이르렀나봐....결국....그곳에 자리를 잡고 식사를 했지...
# 13. 좌측 멀리 보이는 저것이 깃대봉인가 싶었는데.....아니었습니다...아래쪽
고개마루에서 우측 계곡으로 7~80여미터 내려가면
적은
양의 물이 나오는 샘이 있습니다....
# 14. 이곳입니다. 물을 받을수 있게끔 해놓은 것이 없기에 반드시 컵을 가지고 가야 한답니다...물한통 받는데 10여분 소요...
7. 무명봉에서...점심식사...(14시 10분 ~ 14시 36분)
점심은...아침 먹다남은 산장 아지매가 싸주신 도시락이랑 좀전에 샘터에서 지나가시던 분이 주신 김밥으로 떼웠는데...
휴....그분들이 주신 김밥이 없었다면....뱃가죽이 등가죽과 키스할뻔 했어....식사를 끝낸 후엔 참외 하나로 마무리 하는데..
이게 우리들의 마지막 행동식이거든....사실 어제 사치재에서 산행을 끝내고 함양으로 가서 식사거리를 장만하려 했는데
도중에 고마우신 분들(조진대님)의 도움으로 논스톱으로 백운산장으로 가게 되었거든...그래서 우리 배낭엔...아무것도
들은게 없는거야....근근히 이종환님의 쵸코파이로 허기를 달래왔지만...그것도 한두번이지....우리가 이종환님께 대접할껀..
내 배낭속에서 잠자고 있던 참외 한넘이 다였거든...그래도 그 참외 한넘으로 입가심을 하고 나니...나름대로 심이 나더라구...
자...이제 얼마 안남았으니...힘을 내야지...
8. 무명봉 ~ 깃대봉 (14시 36분 ~ 15시 33분 : 57분 소요)
식사를 마치고...한 3분 정도 갔나...우측으로 전망이 좋은 곳이 나오는데...'북바위'란 곳이야...북처럼 생겨서 북바위인지..
북쪽을 바라보고 있어 북바위인지는 모르겠지만...경치 하난 좋은 곳이야...이런곳이 있을줄 알았으면...여기서 식사하는건데..
북바위에 오르니 북쪽으로 완만하게 오르게 되는 봉우리가 보인....거기가 깃대봉인가봐...(아니었다면..난 죽었을거야..)
아래쪽에 지도상에 '철탑'이라 표시된 송전탑이 보이니..이번에는 정말 깃대봉이 맞겠지? 그 뒤로 희미하게 남덕유도
보이더라구....무척 가보고 싶었던 남덕유의 모습이 멀리서나마 보이니...또 힘이 나더라구....gogogo...북바위에서 조금
내려가니 좌우로 길이 뚜렷한 곳을 지나는데 이곳이 민령인가봐....조금 더 나아가 좌측으로 잣이 주렁주렁 매달린 잣나무 군락지를
지나 초원지대가 나타나니...날은 더운데 지열은 올라오지...그늘은 없지...점점 힘이 드는데...15시 11분 철탑을 지나고 5분여
깔딱고개를 정말 숨이 깔딱깔딱 할때까지 오르고 나니...그렇게도 멀게만 보이던 깃대봉이 바로 앞으로 다가온거야...하지만..
거기서도 20여분을 더 뙤얕볕과 싸우며 오름길을 올라야했어....우측 아래로는 대진고속도로가 대간을 관통하는 모습이
들어오는데....이화령의 모습과 무척 흡사하더라구....사진 한방 콱 박아주고는..출발..15시 33분..드뎌..깃대봉인지 깃싸대기봉인지...
정말이지 깃싸대기 한대 때려주고 싶을정도로 자기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던 깃대봉에 도착한거야...
# 15. 역시나 전망이 좋은 북바위....북소리가 나서 북바위인가?
# 16. 송전탑 아래에서.....
# 17. 헥~ 헥~....너무나 덥습니다....저 멀리 보이는 곳이 그렇게도 보고싶었던 깃대봉입니다....
# 18. 깃대봉 아래를 관통하는 대진고속도로의 모습...이화령 터널과 무척이나 흡사했습니다...
9. 깃대봉 ~ 육십령 (15시 59분 ~ 17시 30분 : 1시간 31분 소요 - 휴식시간 40분 포함)
오늘 구간의 마지막 봉우리인 깃대봉...정말 힘겹게 올랐어....그렇게 가파르지는 않았지만...산행막바지인데다 깃대봉으로
오르는 길은 키가 작은 잡목과 초원지대라 따가운 햇볕을 그대로 받고, 또 후업지근한 지열로 인해...무척이나 힘들었거든...
사실 깃대봉 아래에서도 깃대봉 맞은편에 있는 봉우리가 깃대봉인줄 알고...허탈해했다가...갑자기 생각지도 않게 깃대봉에
도착해서 무척 다행이다 생각했거든...그렇게 힘들게 오른 깃대봉 정상은....아니 글씨 정상도 별로 맴에 안 드는거야...
나무그늘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어...겨우 내 키만한 잡목 아래에서 세명이서 햇볕을 피하려 하니까....그게 될턱이
있나...깃대봉 정상에서 25분 동안 거의 땡볕에 앉아있었다고 봐야지...글구...깃대봉에는 전북산사랑회에서 만든 스테인레스
이정표 외엔 아무것도 없어....태극기가 걸려있다고 하던데....그런것도 없고...근데 왜 깃대봉인지 모르겠네....진짜 영취산
정상에 있던 깃대...여기서 뽑아다 그곳에 꽂아 놓은건 아닌지 모르겠어...사진 몇방 박고 북쪽을 바라보니...캬...드뎌...
남덕유가...남덕유가...그 모습을 드러내는거야...얼마나 보고싶었던 남덕유였던가...아쉽게도 박무가 심하게 끼어 남덕유의
모습이 디카엔 찍히지 않더라구....아래쪽엔 육십령 휴게소의 모습과 사람들의 입에 많이 회자되고 있는 육십령 채석장의
흉물스런 모습들도 들어오더라구...자...이제는 하산하는 일만 남았어...지형을 보니...깃대봉 건너편 봉우리에 올라갈것
같은데...깃대봉에서 내려와 안부에 이르니 대간길은 다행히 그곳에 오르지 않고 우측아래로 꺾어내려가더라구...
아래로 급경사 내림길을 5분여 내려오니...아니...글씨...시원한 물줄기가 콸콸 쏟아져 나오는 샘터가 있는거야...
우띠...이럴줄 알았으면...깃대봉 정상에서 그 뜨거운 햇볕아래에서 깨구락지 되지는 않았을텐데 말이야....억을함을
달래려 샘물을 들이키니....그 시원함이란...이루 말할수 없을 정도야...지나가는 사람도 없는데...웃통 훌러덩 벗고..
등멱 한번 하면 산행의 피곤이 싹 가실것 같은데...그래도 환경오염(?) 시킬순 없잖아...샘터 이후로 육십령까지는..
그야말로 식은죽 먹기야...완만한 내림길이 계속되다 개짖는 소리가 요란한 대형비닐하우스 지역을 지나(16:45)
전라도 음식에 대한 얘기를 하며 고픈 배를 더욱 더 허기지게 만들고...이윽고...남덕유와 지나온 깃대봉이 한눈에
들어오는 육십령 바로 직전에 있는 전방바위에 이르러...배낭을 내려놓고 30여분간 푹 쉬면서 이종환님의 맏이로써의
인생사를 들으며...시간을 보냈지....'맏이로써의 책임감'이 어떤것인가에 대해...생각할수 있었어...한참을 쉬니...땀이
마르면서...좀 추워지더라구...제길....언제는 그렇게 덥더니...조금 쉬었다고...좀 춥네 그려...전망바위를 출발..
어느 무덤가를 지나 역시나 사진으로만 봐왔던 거대한 육십령 비석이 있는 육십령 휴게소로 내려서며...오늘의 구간을
모두 마쳤지...
# 19. 깃대봉 정상 이정표....그런데 깃대봉엔 왜 깃대가 없을까?
# 20. 깃대봉에서 육십령으로 이어지는 대간 능선....멀리 채석장의 흉물스런 모습이.....
# 21. 이런...깃대봉 아래에 이렇게 좋은 샘터가
있을 줄이야....이럴줄 알았으면 깃대봉에서 뜨거운 햇볕아래에서 쉬지 않고
바로 내려오는 건데.....물맛이 무척이나
좋고 잘 정비된 샘터입니다...깃대봉에서 약 5분 거리...
# 22. 전망바위에서 바라본...내일 오르게 될 할미봉(뒷쪽)의 모습...
10. 육십령에서...(장수 방면 휴게소에서...)
이종환님을 데릴러 오기로 한 친구분이 올 시간이 아직 한참 남았고...뭐..우리도 급할거 없기에 느긋하게 육십령에서..
사진을 찍으며 노닥거렸어...육십령 고개는 보면볼수록 이화령과 무척이나 닮았더라구...울 고향이기에 내가 육십령엔
많이 가봤거든....고갯마루의 휴게소며, 휴게소의 넓은 주차장이며...고개로 오르는 길이며 고개에서의 전망까지...
육십령과 이화령은 참으로 많이 닮았어....육십령 비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육십령 고갯마루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데
이종환님께서 휴게소에서 우동이나 한그릇 하자 하시네....그러면서 장수방면 휴게소로 가시는데...허거...원래 서상쪽
휴게소에서 그 유명한 육십령 잔치국수를 맛보려 하는데...어른께서 이미 가시는길...되돌리긴 좀 그렇찮아...약간의
아쉬움을 가지고 장수 육십령 휴게소로 들어가서 우동을 시켰는데...뭐..그럭저럭 먹을만 하더라구...특히 김치맛이
일품이야.....내 서상쪽 휴게소 잔치국수를 못먹어봐서 모르겠지만..이곳 우동맛도 괜찮은 편이야....우동을 먹으며
산행에서 이종환님께 너무 많은 신세를 졌기에 박처자에게 조용히 우동값 우리가 계산하라고 하니...자기도 그럴려구
했다며...조용히 계산을 하고 오는거야...역시...박처자...멋져...식사후에 음식값을 계산하시려는 이종환님...그러나
이미 냈다고 하니...'에이...그러면 안되지...' 하시는데....그러시더니...머루쥬스 하나를 사주시며...'낼 산행때 이거
먹고 힘내세요...'하시며 주시는데...이거야...2500원짜리 우동 하나 대접하고 8000원짜리 머루쥬스 받으니....
우리 입장에선 넘 미안할 따름이야.....산에서 만난 산사람들의 우정에 찡한 감동이 밀려오며...조금있으면 헤어져야할
시간이 다가옴이 아쉽게 느껴지더라구...나..이래뵈도...정이 많은 남자거든.... 간단한 식사를 마친후...이제 우리들의
잠자리가 되어줄 서상방면 휴게소로 이동했지...
# 23. 육십령은 여러모로 이화령과 흡사합니다.
거대한 고개비석에다 휴게소의 모습이나 터널의 모습까지
이화령과
매우매우매우 흡사합니다...
# 24. 장수 방면 육십령 휴게소의 모습...뒷쪽 산이 깃대봉...
# 25. 이것이 그 유명한 육십령 잔치국수......는
아니고....장수방면 휴게소의 우동입니다. 저 핸드폰은 덤으로 주는 것.....이 절대루
아닙니다....우동맛도 괜찮고....특히나
김치맛이 아주아주 끝내줬습니다...
11. 육십령에서...(서상방면 휴게소에서...)
서상방면 휴게소는 육십령 고갯마루에서 100여미터쯤 서상방면으로 있더라구...장수쪽 휴게소보다는 좀 오래됐음직한
건물인데...안엔...여느 시골 슈퍼만큼의 물건들과 넓은 식당이 있어 이곳에서 왠만한 보급을 받을수 있겠더라구...
휴게소로 들어서는데 주황색 옷의 키큰 남자분이 계속 쳐다보시는데...신발을 보니...등산화인게...이분도 대간꾼인가
보더라구.....휴게소로 들어서며 입구에 서계신 할매가 유명한 잔치국수 할매인줄 알고 '민박 되죠? 방 있어요?' 여쭈니..
그분은 주인이 아니고...주인 할매는 안에 계시더라구...짧은 파마머리를 하신 할맨데...뭐...그렇게 나이가 많으신것
같진 않고...젊은 할매야...방이 하나 있다며 보여주는데....어제 넘 시설이 좋은 백운산장에서 자서 그런지 조금 허름해
보이지만...뭐...나름대로 지낼만은 할것 같더라구...방은...무지하게 넓었어...백운산장의 세배는 될라나...근데 요상한게
천장에 달려 있는데...노래방의 사아키 조명이 달려있고...노래방 시설도 되어 있더라구...허허참...오늘은 요상한 분위기에서
자게 생겼네 그려... 숙박비는...방 하나당 받는게 아니고 1인당 만원씩 받으시는것 같더라구...그래서..숙박비 20000원...
이종환님이 이곳에서 친구가 올때까지 기다리기로 하고 먼저 샤워를 한 뒤에 내가 샤워를 하러 들어갔어....
샤워장...ㅋㅋㅋ...창고같은 분위기의 샤워장으로 들어가니....세평 남짓한 샤워장의 욕조엔 거미 몇마리가 집을 짓고 놀고
있고...역시 샤워기도 작동이 안되더라구....글구 참으로 요상한게...첨에 스위치가 켜져 있는데 불이 들어오지 않아서..
이거 불도 안 들어오나 싶었는데...꺼짐을 누르니까...불이 들어오더라구...헛참...근데 더 요상했던건...샤워기 대신
사용할 수도꼭지 였는데...수도꼭지는 빨간색과 파란색 두개가 있거든...그래서 우선 찬물로 몸의 피로를 풀어주려고
파란색 수도꼭지를 틀고 손을 갖다댔는데....나 하마터면...손에 큰 흉터 생길뻔했지 뭐야....아니 글시..파란색 꼭지에서
펄펄 끓는물이 나오는거야....상식적으로 파란물에 찬물, 빨간색에 뜨거운물 나오는거 아냐? 것참...이곳 욕실은 다
반대야...스위치도 그렇고 수도꼭지도 그렇고...혹시나 이곳에서 묵으실 분들은 꼭 명심해야되...화상 안 당할려면..^^
샤워실 내에 커다란 거울이 있어 몸매 감상하며 세숫대야에 받은 물을 찬물,뜨거운물 골고루 섞이게 해서 바가지로
몸에 훌 끼얹는데...이런...사타구니가 완전히 헐었네...땀으로 미끈거려 산행때는 고통이 작지만...비누로 씻어내니..
워내....통증이 장난이 아닌거야....큰일났네...이래서 낼 산행을 할수 있을까 싶어....정말 큰일이네...어쨌든....
샤워를 끝내고 대충 빨래를 하고 나서 나오니...이종환님의 친구분께서 도착하셔서...휴게소 앞 주차장에서
밥을 차리고계신데...같이 먹자고 하시네...에구...황송할 따름이야...좋은 분들 만나서...정말 호강하나봐....역시 평상시에
덕을 많이 쌓아야 해...^^ 원래 친구분이 이번 연휴때 애기들을 데리고 여행을 계획했는데 그분 차는 작은 소형차(세피아)라..
이종환님이 자기차(트라제)를 빌려주어 편하게 여행다녀오라고...대신 육십령에서 픽업 좀 해달라고 하셨나봐...정말
우정이 깊은 친구분들인것 같아 보기에도 흐뭇하더라고...뒤늦게 샤워를 끝내고 나온 박처자와 맛나게 김치찌개를 얻어먹고
커피한잔까지 얻어마시니....지상천국이 따로 없지 머... 식사를 마친후...이종환님은 남은 음식을 모두 우리에게 주시는등..
끝까지....멋지고 고마운 모습을 보여주셨어....역시..맏이는 다른것 같아...이종환님과 친구분 일행과의 짧은 인연은
뒷날을 기약하며 이것으로 마무리 되었지...나중에 강릉에 갈일 있으면 꼬옥 연락하리라는 말과 함께..
방으로 들어오는 박처자가 얘기하길...주황색 옷 입은 대간꾼이 지금 고민중이라고...원래 육십령에서 추풍령까지 산행을
할 작정으로 육십령에 오셨는데 우리가 서상방면 휴게소에 도착할때쯤 내린 소나기로 인해 삿갓재 휴게소로 갈지...
이곳에서 묵을지 결정을 못내린 상태였는데....마지막 남은 방하나를 그때 우리가 차지한거지...우리에겐 다행이었지만
그분한텐 좀 미안하긴 하더라구....그분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데...주인할매가 자기 방을 내주고
식당에서 주무시기로 했나봐...그나마 미안한 맘이 조금은 사그라 들었어...방에 들어오니...사용한지가 꽤 되었는지..
바닥엔 모래가 버석버석....깔끔히 쓸고 나서...장농에 있는 이불을 펴놓고는...어제 한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고자 pet병에
물을 담아 아이스크림 냉장고에 넣어놓고 대중 짐을 정리한뒤 잠자리에들었어....근데 오른쪽 방과 벽으로 막힌게 아니라
그...식당같은데 보면...접었다 폈다 하면서 벽을 만드는....그런걸 뭐라하더라...아무튼 그런걸로 방을 구분지어놓았어..
그러니...옆방(?) 아저씨 숨소리도 그대로 들리는 거야...것참...옆방 아저씨가 제발 코골지 않기를 바라며...박처자와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잠이 얼핏 들었는데....오늘도 역시 잠이 오질 않는거야....제길제길제길제길...............
별하나 나하나, 별둘 나둘, 별셋, 나셋............................................별백만스물하나, 나백만스물둘...... -_-;;;
# 26. 이곳이 잔치국수로 유명한 서상방면 육십령
휴게소입니다. 육십령 잔치국수를 맛보지 못해 아쉽긴 했지만 주인할머니의
인정을 느낄수 있었습니다....민박요금
2인에 2만냥....방은...무지무지하게 컸습니다...백운산장의 세배정도...굴러다녔습니다..^^
시설은 백운산장에 비하면 상당히 열악(?)한
편이지만.....뭐...나름대로 지낼만은 하더군요...백운산장이 너무 좋은 탓이리라...
8시경 이종환님 친구분이 도착, 친구분
부부께서 차려주신 진수성찬에 황홀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이종환님과는 뒷날을
기약하며 아쉬운 작별을 했지요.....
♣ 산행경비
ㅇ육십령 장수방면 휴게소 우동 2500 *3 = 7500원
ㅇ육십령 서상방면 휴게소 숙박비 20000원
ㅇ아이스크림 1개 500원
☞ 총계 28,000원
p.s 아래 카페에다 백두대산 산행기와 산행사진, 지도를 올려놓았습니다...심심할때 들어와보세요...^^
첫댓글 놀라워라..전문산행이 맞네요.. 아직두..디카 생각에 머리가 아프시나요.. 애떔했다 생각하시구요..앞으루 즐거운 산행 계속되시길요~~
넘 디카 마음 에 담지 마세요..*^^*..부럽네요..자유롭게 산을 간다는거 쉬운 일이 아닌데..!! 달아네님을 만나서 넘 좋은 산행 이었구요..우리 담 산에서도 뵈요..건강하시구요..오늘도 행복하세요..^^
시골집 마당에 모깃불 피워놓고 할아버지의 옛날이야기를 듣고 있는듯한 느낌이었슴다..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네요~ ^^ ... 님의 이야기속에 베어나는 넉넉함과 여유로움에 편안함을 느낍니다... 백두대간의 다음모습도 기대됩니다. *^^*
'디카 이등병 구하기' 진행중입니다...괜히 실험정신으로 계곡 사진 찍으려다 정작 천불동 사진 한장도 못찍고...정말 어젠 대청봉정상에서 안경이 날라가는 초유의 일을 당하질 않나....액땜도 여러가지 했네요...선풍기 앞에서 몸말리고 있는 디카 볼때마다 울화통이...디카의 부활을 꿈꾸며...
새우깡님..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웠구요..'맨치로'님께도 안부전해주시와요...강냉이소녀님..저도 만나서 반가웠구요 언제 돈암산장(히로행님댁)에 놀러오세요...소청님...셋째날 산행기에 밝히고 싶지 않은 비밀(?) 하나 공개했으니 기대해주시구요...잼있게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