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2일(목) 무더위에 놀란날 - 전윤선
무엇을 했지? 한마디로 오늘 한 일을 정리해보자면, “기관방문의 날”이라고 할 수 있다.
오전 8시 40분에 출발하여 첫 번째로 【고한성당 흑빛공부방】에 도착했다. 이우갑 신부님께서는 “더 촌놈도 되어야 하고, 촌놈을 벗어나야 하기도 하고”란 특강을 해 주셨는데 첫째,자신의 지역에 대해 더 잘 알고 애정을 찾는것(탄광 방문, 별자리 찾기등), 둘째 외지, 세상으로 나갈 준비, 대비를 하는것(영화상영, 음악회등)에 역점을 두고 탄광촌 청소년 그들만의 문화를 살리는 공부방 운영을 하시고 계시다는 말씀이셨다. 각 지역 공부방은 그들 지역의 문화․경제적․사회적 여건에 맞추어 아이들이 진정 원하는 것, 필요한 것을 제공해주어야 할텐데, 그러한 욕구에 대해 신부님의 철학에 기초하여 확실한 방향성을 가지고 반응하며 운영되는 공부방이기에 공부방이 아이들의 역동의 장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되었다. 특이하게실무자 선생님중 그 곳 공부방 출신이 있는 것만 보아도 사람을 잘 키워내는 공부방이라 보여졌고, 아이들이 제작한 영상물을 보았는데 나름의 언어로 영화매체를 잘 활용하고 있었다. 흑빛공부방에 대한 간단한 기관소개후, 평소 돌구지에서는 귀하디 귀한 다양하고 풍성한 과일들의 행진에 놀람과 떨림을 감추지 못하고 마구 먹어댔다. 우와~ 과일이다!!^^
고한성당의 융숭한 대접에 감사를 드리며 다음으로 【강원랜드 사회복지재단】으로 이동했다. 11시 반쯤에 도착하여 임전수 사무국장 선생님의 태백지역의 특성과 현재까지 태백지역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에 대한 강의가 있었다. 선생님의 말씀을 요약해보자면 태백지역은 도시가 자리를 잡기전에 형성되어, 도시가 자리를 잡기전에 도시기반이 붕괴된 독특한 지역으로 다른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복지수요가 배로 높은 지역이고, 상대적으로 다른지역보다 복지공급이 배로 부족한 지역이라고 설명해주셨다. 그리고 4개 지역에 자활후견기관이 설립되는등 자활할 수 있는 자원체계는 설치되었으나 기본적인 복지시설, 지역사회에 연계한 복지관, 사회복지 환경이 형성되어 있지 않다(공적인 지원체계가 미약함)고 하시면서 이러한 상황에 대한 주민들의 자생에 대한 합의와 자원조달에 의해 강원랜드 복지재단이 출현하게 되었음을 말씀해주셨다. 즉, 지역의 문제를 주민 스스로 자발적인 재원을 마련함으로 해결하려는 비영리기구를 통한 사회환원 시스템으로서 강원랜드 복지재단이 존재하게 되었고, 따라서 폐광지역전체를 지원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고 하셨다. 또한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으로 복지분야는 하기 나름으로 숨쉬는 공간이 바로 복지공간임을 기억하고 좀 더 적극적으로 다양한 거시적 시각을 가지고 대하자는 이야기도 해주셨고, 선생님의 사회복지계에서의 다양한 경험, my way에 대해 말씀해주시는 시간도 있었다. 말씀을 마치시니, 아니.. 벌써.. 점심시간이~~ 임사무국장님께서 우리들에게 해물맛이 깊게 우러난 맛나는 해물칼국수를 사주셨다. 우와~~ 배부르당..
다음으로 【한국도박중독센터】에 도착하여 어떠한 활동들을 하는지 기관소개를 간략히 듣고, 도박중독센터 홍보 드라마와 CF를 보았다. 다양한 상담사업을 펼치고 있었고, 태백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전국에 유일한 기관으로 그러한 곳이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고 놀라울 따름이었다.
마지막으로 【태백 자활후견기관】을 방문하였는데, 최초의 태백지역 자활후견기관으로서 그 명성에 걸맞게 임업, 식당, 청소, 건축, 보육, 재활용등 다양한 자활사업들을 꾸리고 있는 곳이다. 먼저 실장님께서는 기관의 연혁, 2004년도 자활사업계획서, 사업내용등에 대해서 설명해주시면서 자활후견기관의 이해를 돕는 여러 가지 말씀을 해주셨다. 그 후 우리가 졸려하는 것을 파악하셨는지 채소작업장에 데려가셨는데, 웰빙야채들이 주를 이루며 자라나고 있었고 고마웁게도 일하시는 아주머니께서 우리에게 야채 몇봉지를 건네주셨다. 드디어 우리도 웰빙을 해보는구나~~헤헤
구경을 마친후 인사를 드리고, 다시 머나먼 길을 떠나 철암에 도착 , 5시에 시작하는 “철암살리기 추진위원회 창립대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참, 그전에 상빈이가 아이스크림을 사주어서 더위를 식히고 잠시 입안이 즐거워지는 경험도 하였죠^^ 행사는 개회선언, 국민의례, 경과보고, 내빈소개, 대회사, 격려사, 대회종료의 순으로 약 30분간의 의식을 가졌는데, 이러한 과정들이 “철암 지역발전을 위해 지역주민들이 나설때입니다.”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의식의 지루함과 무더운 실내공기를 뛰어넘어 객석을 꽉 메운 젊은이에서 어르신들까지의 지역주민들의 모습을 보며 자생의 가능성이 직접 내 눈으로 볼 수 있어서 나름대로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외부활동들을 마치고 피곤한 몸으로 돌구지에 도착.
8시 40분쯤 다시 저녁모임을 갖게 되었는데, 이런 아뿔사~~ 동찬선생님의 제안에 넘어가 지윤과 윤선, 동찬선생님의 어설프면서도 조화로운 화음으로 ‘복지인의 노래’를 부르며 활기찬 회의를 시작, 먼저 ‘공부방 프로그램’에 대해 궁금한 사항을 물어보고 박간사님이 대답해주는 형식이었는데, 우리들의 말로 묻고 대답하고, 토론하니 공부방 프로그램이 어떤식으로 돌아가고 있는지 좀 더 선명한 그림이 그려지게 되었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지 확실하게 되었다. 여러의견이 오고가는 가운데 점점 분위기는 뜨거워지고.. 이럴때 갑자기 동찬선생님 한마디~~ “얘들아, 나를 믿니? 그럼 따라오렴.” 갑자기 우리는 아까 낮에 철암살리기 추진위원회 창립대회에서 기념품으로 받았던 후레쉬를 손에 들고, 밖으로 나가 산을 향하고 있었다. 야맹증에 산타기를 무서워하는 은민이를 붙잡고 겨우 겨우 올라 올라 천지 연못쪽으로 올라갔는데, 거의 정상쪽에 가서는 모두 밤하늘의 빛난 별에 매료되어 그저 하늘만 쳐다보고 있었다. 이렇게 많은 별을 본 것이 언제였던가... 바닥에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니 정말 별이 나에게 쏟아지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 생각했지, 저 별빛이 자기나름의 빛을 발하며 아름답게, 조화롭게 밤하늘을 지키고 있듯이, 나도 나만의 빛을 내어 세상을 밝히리라... 아니, 저기에 무슨 반짝이는 것이 있는데... 바로 반딧불같은 무슨야광벌레였는데 한참동안 그 녀석을 지켜보다가 결국 경민이가 잡아버렸다. 와~ 신기한데~ 서로 누워서 이런저런 자기이야기도 하고, 마음을 털어놓기도 하고, 광활에 대한 생각도 나누고... 한명 한명 참 소중하게 느껴졌고, 따뜻한 분위기에 마음이 편안했다. 오랜시간동안 별과, 나, 그리고 우리들과 대화한 천지트레킹을 마치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는데, 피곤한 와중에도 오늘밤에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맥락을 잡자는 다수의 의견에 의해 계속 모임을 진행하게 되었다. 다양한 토론끝에 즐거운생활, 자연과학교실, 요리교실, 공예교실, 언어교실, 지역사회, I&YOU, 이색체험교실을 열기로 결정한 후 취침~~ 길고 긴 하루를 마치고 꿈나라로 떠났다. 이제야 조금 광활을 알고 광활친구들을 알게 된 느낌이고, 내 마음도 조금씩 열려지고 있는 듯하다^^ 몸은 피곤했지만 마음만은 더욱 풍성했던 하루. 그렇게 지나가고 있다.
첫댓글 아주 의미있는 하루였죠... 계속 우리들의 광활을 기대합니다.
그날의 별들은 정말 이뻤어요. 꼭 우리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