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莊子 外編 11篇 在宥篇 第4章 "무문기명 무규기정 물고자생"
(장자 외편 11편 재유편 제4장)
雲將이 동쪽으로 놀러 나가 거대한 부요扶搖나무의 가지를 지나가다 때마침 鴻蒙과 만났다. 홍몽이 막 넓적다리를 두드리며 껑충껑충 뛰면서 놀고 있었는데 운장이 그를 보고 멈칫하며 발걸음을 멈추고 가만히 서 있다가 말을 걸었다. “어르신께서는 어떤 분이십니까? 왜 그렇게 하고 있습니까?”
홍몽이 계속해서 넓적다리를 두드리며 껑충껑충 뛰면서 운장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놀고 있다.”
운장이 말했다. “제가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홍몽이 머리를 들어 운장을 올려다보면서 말했다. “으응? 그래.”
운장이 말했다. “天氣가 고르지 않고 地氣가 엉기며, 六氣가 조화를 잃고 사계절이 질서에 맞지 않기 때문에 지금 제가 육기의 정수를 모아 뭇 생물을 기르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홍몽이 넓적다리를 두드리고 껑충껑충 뛰면서 고개를 젓고는 말했다. “나는 몰라. 나는 몰라.”
운장은 더 이상 묻지 못했다.
또 3년이 지난 뒤에 운장이 동쪽으로 놀러 나가 송나라의 들을 지나다가 마침 홍몽을 만났다. 운장은 크게 기뻐하면서 달려 나아가서 이렇게 말했다. “하늘께서는 저를 잊어버리셨습니까? 하늘께서는 저를 잊어버리셨습니까?” 운장이 두 번 절하고 머리를 땅에 조아리면서 홍몽에게 가르침을 받고자 했다.
홍몽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이리저리 떠돌면서 무엇을 찾는지도 알지 못하고 마음 내키는 대로 돌아다니면서 어디로 갈지도 모르면서 오로지 바삐 놀기만 하면서 만물萬物의 거짓 없는 실상을 볼 뿐이니 내가 또 무엇을 알겠는가?”
운장이 말했다. “저도 스스로는 마음 내키는 대로 한다고 생각하는데 백성들은 제가 가는 데를 따라옵니다. 저도 백성들을 어찌할 수 없어서 백성들의 의지가 되고 있으니 한 마디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홍몽이 말했다. “하늘의 상도常道를 어지럽히고 만물의 실정實情을 어기면 현묘한 자연[현천玄天]은 이루어지지 않아서 짐승의 무리를 흩어서 새들이 모두 밤에 울고 재앙災殃은 초목에까지 미치고 화禍는 벌레에까지 미치게 된다. 아! 이는 모두 〈무위無爲에 맡기지 않고〉 사람을 다스렸기 때문에 생긴 잘못이다.”
운장이 말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홍몽이 말했다. “아! 길러야 할 것이다. 그리하면 하늘 위로 날아가게 될 것이다.”
운장이 이렇게 말했다. “저는 여간해서는 선생님을 만나기 어렵습니다. 꼭 한 마디 가르쳐 주십시오.”
홍몽이 말했다. “아! 마음을 길러라. 그대가 무위에 머물기만 하면 만물이 저절로 감화될 것이다. 그대의 몸을 잊어버리고 그대의 총명을 버리고 세상의 규범이나 외물을 잊어버리면 혼돈한 도와 완전히 같아질 것이다. 마음을 비우고 정신을 놓아서 고요히 혼도 없는 경지에 이르게 되면 만물이 성대하게 자라나고 각기 근본으로 돌아갈 것이니 각각 근본으로 돌아가면서도 그것을 알지 못하게 되면 혼돈의 도와 일체가 되어 종신토록 떠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저들이 그것을 알게 된다면 곧 도에서 떠나게 될 것이다. 그대도 이름을 묻지 말고 실정을 엿보려 하지 마라. 그러면 만물은 저절로 생육될 것이다.”
운장이 말했다. “하늘이신 선생께서 덕을 내리셨으며 말하지 않는 도를 보이셨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몸소 이 도를 찾았는데 이제 비로소 얻었습니다.” 이렇게 말하고는 두 번 절하고 머리를 조아린 다음 일어나 작별 인사를 하고 떠났다.
雲將東遊過扶搖之枝 而適遭鴻蒙 鴻蒙方將拊脾雀躍而遊
雲將見之倘然止贄然立曰 叟何人邪 叟何爲此
鴻蒙拊脾雀躍不輟對雲將曰遊
雲將曰 朕願有問也
鴻蒙仰而視雲將曰吁
雲將曰 天氣不和 地氣鬱結 六氣不調 四時不節
今我願合六氣之精以育群生 爲之奈何
鴻蒙拊脾雀躍掉頭曰 吾弗知吾弗知 雲將不得問
(운장이 동유하야 과부요지지하다가 이적조홍몽한대 홍몽이 방장부비작약이유어든
운장이 견지하고 당연지하며 지연립하야 왈 수는하인야며 수는 하위차잇고
홍몽이 부비작약불철하고 대운장하야 왈 유하노라
운장이 왈 짐은 원유문야하노라
홍몽이 앙이시운장하야 왈 우라
운장이 왈 천기불화하며 지기울결하며 육기부조하며 사시부절일새
금아 원합육기지정하야 이육군생하노니 위지내하오
홍몽이 부비작약도두하야 왈 오는 불지로다 오는 불지로다 운장이 불득문하다)
雲將이 동쪽으로 놀러 나가 거대한 부요扶搖나무의 가지를 지나가다 때마침 鴻蒙과 만났다. 홍몽이 막 넓적다리를 두드리며 껑충껑충 뛰면서 놀고 있었는데
운장이 그를 보고 멈칫하며 발걸음을 멈추고 가만히 서 있다가 말을 걸었다. “어르신께서는 어떤 분이십니까? 왜 그렇게 하고 있습니까?”
홍몽이 계속해서 넓적다리를 두드리며 껑충껑충 뛰면서 운장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놀고 있다.”
운장이 말했다. “제가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홍몽이 머리를 들어 운장을 올려다보면서 말했다. “으응? 그래.”
운장이 말했다. “天氣가 고르지 않고 地氣가 엉기며, 六氣가 조화를 잃고 사계절이 질서에 맞지 않기 때문에 지금 제가 육기의 정수를 모아 뭇 생물을 기르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홍몽이 넓적다리를 두드리고 껑충껑충 뛰면서 고개를 젓고는 말했다. “나는 몰라. 나는 몰라.”
운장은 더 이상 묻지 못했다.
- 운장雲將 : 인명. 작자가 구름을 의인화하여 가공한 인물.
- 부요扶搖 : 뽕나무. 부상扶桑. 바람이라는 주장도 있으나 소요유逍遙遊편 제1장의 부요扶搖는 회오리바람이고 여기의 부요扶搖는 부상扶桑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부상扶桑은 동해東海에 있는 거대巨大한 신목神木으로 산해경山海經에 의하면 태양이 나오는 곳이라 한다.
- 홍몽鴻蒙 : 역시 인명. 우주의 근원의 기氣를 의인화하여 가공한 인물. 홍鴻은 크다는 뜻이고 몽蒙은 입었다는 뜻이다. 그 이름을 살펴보면 그 물건의 됨됨이를 알 만하다.
- 방장부비작약이유方將拊脾雀躍而遊 : 막 넓적다리를 두드리며 껑충껑충 뛰면서 노닒. 부拊는 치다는 뜻. 비脾는 넓적다리. 작약雀躍은 작은 새처럼 경망스럽게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모양.
- 당연지倘然止 : 멈칫하며 발걸음을 멈춤. 당연倘然은 멈칫하는 모양.
- 지연립贄然立 : 가만히 섬. 지연贄然은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서 있는 모양.
- 수叟 : 어르신. 연장자에 대한 호칭.
- 불철不輟 : 그만두지 않음. 철輟은 그만두다는 뜻.
- 우吁 : 의아하게 여기며 대답하는 소리. 우吁는 부정적인 함의를 담은 대답으로 서경書經에 자주 나오는 표현이다.
- 천기불화 지기울결天氣不和 地氣鬱結 : 천기가 고르지 않고 지기가 엉김.
- 금아원합육기지정今我願合六氣之精 이육군생以育群生 위지내하爲之奈何 : 지금 내가 육기의 정수를 모아 뭇 생물을 기르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되겠는가. ‘육기六氣’는 음陰‧양陽‧풍風‧우雨‧회晦‧삭朔 등의 자연현상.
- 부비작약도두왈拊脾雀躍掉頭曰 : 넓적다리[脾]를 두드리고[拊] 껑충껑충 뛰면서[雀躍] 고개[頭]를 젓고[掉]는 말하였다. 여기서 도두掉(흔들 도)頭는 머리를 젓다, 고개를 젓다는 부정否定하는 동작을 말한다.
- 오불지吾弗知 오불지吾弗知 : 나는 몰라. 나는 몰라. 나는 알지 못한다고 말한 것을 보면 참으로 알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앞의 〈제물론齊物論〉 편 등에 나온 ‘무지無知의 지知’를 답습한 것이라 할 수 있다.
- 부득문不得問 : 더 이상 묻지 못했다. 곧 답答을 듣지 못했다는 뜻.
又三年東遊過有宋之野 而適遭鴻蒙 雲將大喜 行趨而進曰 天忘朕邪天忘朕邪 再拜稽首 願聞於鴻蒙
鴻蒙曰 浮遊不知所求 猖狂不知所往 遊者鞅掌 以觀無妄 朕又何知
雲將曰 朕也自以爲猖狂 而民隨予所往 朕也不得已於民 今則民之放也 願聞一言
鴻蒙曰 亂天之經逆物之情 玄天弗成 解獸之群 而鳥皆夜鳴 災及草木 禍及止蟲 意 治人之過也
雲將曰 然則吾奈何
鴻蒙曰 意毒哉僊僊乎歸矣
雲將曰 吾遇天難 願聞一言
鴻蒙曰 意心養 汝徒處無爲 而物自化 墮爾形體 吐爾聰明 倫與物忘 大同乎涬溟 解心釋神莫然無魂 萬物云云各復其根 各復其根而不知 渾渾沌沌終身不離 若彼知之乃是離之 無問其名無闚其情 物固自生
雲將曰 天降朕以德示朕以黙 躬身求之乃今也得 再拜稽首起辭而行
(우삼년에 동유하야 과유송지야하다가 이적조홍몽하야 운장이 대희하야 행추이진하야 왈 천은 망짐야잇가 천은 망짐야잇가하고 재배계수하야 원문어홍몽한대
홍몽이 왈 부유하야 부지소구하고 창광하야 부지소왕하야서 유자앙장하야 이관무망하노니 짐은 우하지리오
운장이 왈 짐야 자이위창광이어늘 이민이 수여소왕일새 짐야 부득이어민이라 금즉민지방야로니 원문일언하노라
홍몽이 왈 난천지경하며 역물지정하면 현천불성하야 해수지군하며 이조개야명하며 재급초목하며 화급지충하나니 희라 치인지과야니라
운장이 왈 연즉오는 내하오
홍몽왈 희라 독재로소니 선선호귀의어다
운장왈 오는 우천이 난하린대 원문일언하노라
홍몽왈 희라 심양하라 여 도처무위하면 이물자화하리니 타이의 형체하며 토이의 총명하고 윤여물망하면 대동호행명하리라 해심석신하야 막연무혼하면 만물이운운하고 각복기근하나니 각복기근이부지면 혼혼돈돈하야 종신불리하리라 약피지지면 내시이지니라 무문기명하며 무규기정하면 물고자생하리라
운장왈 천이 강짐이덕하시며 시짐이묵하실새 궁신구지하야 내금야득호라하고 재배계수하고 기사이행하니라)
또 3년이 지난 뒤에 운장이 동쪽으로 놀러 나가 송나라의 들을 지나다가 마침 홍몽을 만났다. 운장은 크게 기뻐하면서 달려 나아가서 이렇게 말했다. “하늘께서는 저를 잊어버리셨습니까? 하늘께서는 저를 잊어버리셨습니까?” 운장이 두 번 절하고 머리를 땅에 조아리면서 홍몽에게 가르침을 받고자 했다.
홍몽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이리저리 떠돌면서 무엇을 찾는지도 알지 못하고 마음 내키는 대로 돌아다니면서 어디로 갈지도 모르면서 오로지 바삐 놀기만 하면서 만물萬物의 거짓 없는 실상을 볼 뿐이니 내가 또 무엇을 알겠는가?”
운장이 말했다. “저도 스스로는 마음 내키는 대로 한다고 생각하는데 백성들은 제가 가는 데를 따라옵니다. 저도 백성들을 어찌할 수 없어서 백성들의 의지가 되고 있으니 한 마디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홍몽이 말했다. “하늘의 상도常道를 어지럽히고 만물의 실정實情을 어기면 현묘한 자연[현천玄天]은 이루어지지 않아서 짐승의 무리를 흩어서 새들이 모두 밤에 울고 재앙災殃은 초목에까지 미치고 화禍는 벌레에까지 미치게 된다. 아! 이는 모두 〈무위無爲에 맡기지 않고〉 사람을 다스렸기 때문에 생긴 잘못이다.”
운장이 말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홍몽이 말했다. “아! 길러야 할 것이다. 그리하면 하늘 위로 날아가게 될 것이다.”
운장이 이렇게 말했다. “저는 여간해서는 선생님을 만나기 어렵습니다. 꼭 한 마디 가르쳐 주십시오.”
홍몽이 말했다. “아! 마음을 길러라. 그대가 무위에 머물기만 하면 만물이 저절로 감화될 것이다. 그대의 몸을 잊어버리고 그대의 총명을 버리고 세상의 규범이나 외물을 잊어버리면 혼돈한 도와 완전히 같아질 것이다. 마음을 비우고 정신을 놓아서 고요히 혼도 없는 경지에 이르게 되면 만물이 성대하게 자라나고 각기 근본으로 돌아갈 것이니 각각 근본으로 돌아가면서도 그것을 알지 못하게 되면 혼돈의 도와 일체가 되어 종신토록 떠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저들이 그것을 알게 된다면 곧 도에서 떠나게 될 것이다. 그대도 이름을 묻지 말고 실정을 엿보려 하지 마라. 그러면 만물은 저절로 생육될 것이다.”
운장이 말했다. “하늘이신 선생께서 덕을 내리셨으며 말하지 않는 도를 보이셨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몸소 이 도를 찾았는데 이제 비로소 얻었습니다.” 이렇게 말하고는 두 번 절하고 머리를 조아린 다음 일어나 작별 인사를 하고 떠났다.
- 유송지야有宋之野 : 송宋나라의 들판. 유有는 유상有商, 유주有周 등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국명國名 앞에 붙이는 접두어接頭語. 성대하다는 뜻의 미칭美稱이기도 하다.
- 천망짐야天忘朕邪 : 천天은 하늘인데 여기서는 홍몽鴻蒙에 대한 극존칭. 앞 장에서 황제黃帝가 광성자廣成子를 하늘로 일컬은 것과도 같은 표현이다. 짐朕은 1인칭 대명사, 야邪는 의문의 조자助字.
- 창광猖狂 : 미친 것같이 사납게 날뜀. 마음 내키는 대로 행동함. 곧 제멋대로 행동하는 모습이다. 질탕함. 방일한 모양, 방탕해서 구속됨이 없음 등의 뜻.
- 유자앙장遊者鞅掌 이관무망以觀無妄 : 오로지 바삐 놀기만 하면서 만물의 거짓 없는 실상을 봄. 앙장鞅掌은 매우 바쁘고 번거로움. 바쁜 모양. 많은 모양, 어지러운 모양, 어지러이 흔드는 모양, 앙鞅과 장掌은 모두 얽매임이 있는 것, 유자앙장遊者鞅掌은 노는 데에 얽매인 것이므로 사실상 무심히 자유로운 상태를 의미한다.
- 짐우하지朕又何知 : 〈이리저리 떠돌면서 무엇을 찾는지도 알지 못하고 마음 내키는 대로 돌아다니면서 어디로 갈지도 모르면서 오로지 바삐 놀기만 하면서 만물의 거짓 없는 실상을 볼 뿐이니〉 내가 또 무엇을 알겠는가. 이절은 앞 문장의 오불지吾弗知의 내용을 구체화한 것이다.
- 짐야朕也 부득이어민不得已於民 : 나도 백성들을 어찌할 수 없음. 백성들의 청請을 그만둘 수 없다, 거절할 수 없다는 뜻. 이已는 여기서는 그만둘 이. 사절하고자 하지만 되지 않음을 말한 것.
- 민지방야民之放也 : 백성들의 의지가 됨. 방放은 의방依放의 뜻. 본받음, 백성들이 의지하고 본받는 바가 됨.
- 난천지경亂天之經 역물지정逆物之情 : 하늘의 상도常道를 어지럽히고 만물의 실정을 어김. 하늘의 경상과 만물의 실정은 모두 자연일 따름이다. 지금 이미 인위적인 마음으로 그것을 실천하려 한다면 이는 자연을 어지럽히는 것이다.(임희일)
- 현천불성玄天弗成 : 현묘한 자연이 이루어지지 않음. 자연의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음이다.(성현영成玄英) 玄天은 심원하고 끝이 없는 자연의 도이다.(주득지朱得之)
- 화급지충禍及止蟲 : 화는 벌레에까지 미침. 지충止蟲은 곤충昆蟲, 정충正蟲으로도 쓴다. 지止자는 치豸(벌레)와 통한다.
- 희意 : 감탄사.
- 희意 독재毒哉 : 아! 길러야 할 것이다. 독毒은 기르다는 뜻. 이어지는 대화 속에 홍몽이 마음을 길러야 한다[심양心養]고 말한 것은 이를 구체화한 표현이다. 마서윤馬叙倫의 독毒을 독篤의 가차로 보는 주석을 따라 “아! 〈당신의 정치병도 참〉 지독한 주ᅟᅮᆼ증重症이로구나.”로 해석하는 설說이 또한 유력하다.
- 선선호귀의僊僊乎歸矣 : 하늘 위로 날아가게 됨. 선僊이 신선을 뜻하는 선仙의 고자古字임을 중시하여 여혜경呂惠卿이 “선은 사람이 지상을 떠나 하늘로 가는 것이다.”라고 풀이한 것을 따라 “하늘 위로 날아간다.”는 뜻으로 번역했다. 앞의 주注까지 합해서 번역하면 “아! 〈마음을〉 길러야 할 것이다. 그러면 하늘 위로 날아가게 될 것이다.”가 되는데, 여기서도 앞의 독毒을 독篤의 뜻으로 보아 “아! 〈당신의 정치병도〉 참 중증重症이로구나!”라고 해석하고 이어서 운장雲將(구름의 의인화)에게 “〈쓸데없는 욕심 버리고 얼른〉 하늘 위로 훨훨 날아가 버리게.”라고 한 말로 해석될 수도 있다.
- 심양心養 : 마음을 기름. 심양은 심재와 같다, 마음을 길러 지허至虛의 경지에 도달하면 사물이 저절로 감화될 것이다.(육수지陸樹芝) 심제心齋는 〈인간세人間世〉편 제1장에 공자와 안연의 대화 속에 나오는 말로 이 편과 유사한 논의구조를 갖고 있다.
- 도처무위이물자화徒處無爲而物自化 : 단지 무위에 머물기만 하면 만물이 저절로 감화됨.
- 타이형체墮爾形體 : 그대의 몸을 잊어버림. 타墮는 떨어트림[落], 버림[棄], 잊어버림.
- 토이총명吐爾聰明 : 그대의 총명을 버림. 토吐는 버린다. 林希逸은 “종전에 지니고 있던 허다한 총명을 모두 토해 버리고 붙들어 두지 마라.”라고 풀이했다.
- 윤여물망倫與物忘 : 세상의 규범이나 외물을 잊어버림. 倫은 세상의 도리, 규범 따위를 말한다. 물物은 외물外物. 윤倫은 곽상郭象이 도리[이理]라고 풀이하고 성현영成玄英이 답습한 이래 거의 정설이 되었다.
- 대동호행명大同乎涬溟 : 혼돈한 도와 완전히 같아짐. 행명涬溟은 도의 혼돈한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자연의 기, 기가 비어서 사물을 기다리는 것, 커다란 기, 혼융한 자연의 기, 원기가 혼연하여 몸체도 조짐도 없다 등 대체로 기를 지칭한다. 모습도 없고 조짐도 없어 기가 아직 있지 않은 처음, 모두 기가 없었던 처음으로 돌아감이니 무극보다 먼저이다 등의 풀이가 있는데, 모두 행명涬溟을 도의 모습으로 풀이한 것이다.
- 해심석신解心釋神 막연무혼莫然無魂 : 마음을 비우고 정신을 놓아서 고요히 혼도 없는 경지에 이름.
- 만물운운萬物云云 각복기근各復其根 : 만물이 성대하게 자라나고 각기 근본으로 돌아감.
- 부지不知 : 알지 못함. 스스로 도道로 돌아가는 도道에의 복귀운동復歸運動을 하면서도 자기 스스로는 그것을 의식意識하지 않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제물론齊物論〉편 제1장의 ‘이이부지기연위지도已而不知其然謂之道’를 답습한 것이다.
- 혼혼돈돈渾渾沌沌 : 혼돈의 도와 일체가 됨.
- 무문기명無問其名 무규기정無闚其情 물고자생物固自生 : 이름을 묻지 말고 실정을 엿보려 하지 마라. 그러면 만물은 저절로 생육될 것이다. 임희일林希逸이 “묻지도 않고 엿보지도 않게 되면 분별함이 없게 되어 좋아하고 싫어함도 없게 될 것이니 이것이 바로 무위자연이다. 내가 무위자연을 실천하면 모든 대상 사물이 각기 자신의 삶을 이루게 되니 이것은 본래 그런 것이다.”라고 풀이.
- 천강짐이덕天降朕以德 : 하늘이신 선생께서 덕을 내려 줌. 하늘은 홍몽鴻蒙을 지칭하고 짐朕은 운장雲將 자신을 일컬음. 降은 나에게 하사하셨다.
- 시짐이묵示朕以黙 : 말하지 않는 도를 보여 줌. 묵黙은 말하지 않음.
- 궁신구지躬身求之 내금야득乃今也得 : 몸소 이 도를 찾았는데 이제 비로소 얻음. 구지求之의 지之는 도道를 지시하는 대명사. “자신에게 돌이켜 찾아보니 이미 이 도를 얻음이다. 궁躬은 스스로 함이니 스스로 내 몸에서 찾았더니 비로소 얻으려 한 것을 얻게 되었음을 말한 것이다.”(임희일林希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