風橋夜泊(풍교야박)
장계(張繼)
달 지고 까마귀 울며 천지엔 서리만 가득한데
月落烏啼霜滿天 월락오제상만천
강가엔 단풍 물들고 고깃배 불빛 깜박이니
시름에 겨워 잠 못 이루게 하는구나.
江楓漁火對愁眠 강풍어화대수면
고소성 밖 한산사에서는
姑蘇城外寒山寺 고소성외한산사
한밤 종소리가 멀리 나그네의 뱃전까지 들려오는구나.
夜半鐘聲到客船 야반종성도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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風橋(풍교): 강소성(江蘇省) 소주(蘇州)의 서교(西郊) 풍강(楓江)에 있는 다리.
교통의 중심지이며 절경으로 이름이 나 있는 곳이다.
姑蘇城: 오(吳)· 월(越)시대 오나라의 수도로, 지금의 소주(蘇州) 지역.
한산사(寒山寺): 소주 교와 풍교 근처에 위치한 절.
유명한 한산(寒山)과 습득(拾得)이 살았다고 함.
(감상)
작가인 장계(張繼)가 장안에서 과거에 응시했다가 낙방한 후 낙향하는 길에 소주성 교외의 풍교에서 일박하며 아픔을 그린 시이다. 그는 3번 과거에 낙방했다고 한다. 낙방의 상처와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수심에 젖어 잠 못 이루는 작가의 심경과 서리, 까마귀, 단풍, 어화(漁花) 등의 처량한 주변정경이 어우러져 있으며, 때마침 한밤에 들려오는 한산사의 종소리가 나그네의 아픔을 한층 더해주고 있다.
- 부산 외국어대 秦光豪교수님의 번역본을 옮겨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