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신기한 일이였다.아침이면 그렇게 일어나기 싫어 뒤척거리다 겨우 지각을 모면하던 내가,
전날 그렇게 움직여 피곤했는데도 6시 반에 눈이 떠지고 몸이 절로 움직였다.
아마도 여행이 체질인가보다.
아침을 간단히 먹고,오늘도 현지 투어를 받기 위해 생미셸 광장으로 향했다.
오늘은 어제와 같은 우를 범하지 않고,또 지하철 요금도 아끼기 위해 모빌리스 2존은 첨부터
구입을 했다.
약속장소인 생미셸광장 분수대.
인원이 모이고,노틀담 성당으로 출발.
노틀담성당.'우리의 어머니'즉,성모마리아란 의미를 지닌 노틀담.
전날 반팔만 입고 바토무슈를 탔더니,동사하는 줄 알앗다.그래서 긴팔로
단단히 무장을 하고 나왔다.
노틀담 성당 뒷편.뒤에 보이는 첨탑은 어제 본 생트샤펠 성당.

성당을 둘러보고 루브르 박물관으로 향했다.
사실 박물관이라곤,어렸을 적 가 본 국립중앙박물관과 경주박물관이 전부인데,그나마 가서
어떤 감흥을 얻었다는 기억이 전혀 없었다.
그러니,루브르라고 달랐겠는가.아무리 가이드가 열심히 설명해 주었지만,작품보는 감상력이 떨어지는
나로선,그 작품이 그 작품 같고,돌아다니는 데 지칠 뿐이였다.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사실 오르셰미술관이 훌륭한 화가들의 작품이 더 많지만,관람객은 오히려
루브르가 많은 이유는 바로 이 모나리자 때문.그런데 그림이 너무작다.실망한 사람들의 표정이 역력.
니케상.이 니케상의 날개를 보고,NIKE의 로고가 만들어 졌단다.근데,난 아무리 찾아봐도 잘 모르겠더군.
루브르 박물관 앞 피라미드에서 한컷.사실 이 박물관은 며칠을 두고 봐야 한다고 하는데.
난 오전만 보고나도 많이 지쳐버린다.
박물관 관람 후,점심식사 시간.오페라 근처에 한국식당과 일본식당을 간다고 하였다.
이 곳 파리까지 와서 한국식당이라.왠지 가기가 꺼려졌다.어차피 한국가면 싫컷 먹을 음식인데,
굳이 이곳까지 와서 또 먹는다?
그렇다고 파리에서 먹는 일본라멘?작년 구마모토에서 먹었던 돈코츠라멘의 추억을 깨뜨리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난 간단히 샌드위치로 점심 해결.
점심식사 후 오페라 정문에서 모이기로 했다.역시 젤 간단한 음식을 먹는 내가 1빠.
앉아서 여기저기 주변을 살펴 보았다.정말 지나가는 사람 반 이상이 관광객인 듯 싶었다.
매년 파리 관광객이 8천 6백만이라니 오죽하려나.여기저기 연인이 키스하는 모습도 보였다.
처음엔 보기 민망하고 낯설었지만,몇 번 보니 나도 적응이 되는 듯 했다.정말 이들은 남 눈을
전혀 의식하지 않은 듯 했다.
몇 년전 파리에 다녀 왔던 친구 이야기를 들어보니 길거리에 개똥이 널부러져 있고,담배꽁초며
쓰레기로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들 정도라고 하였는데,자세히 보니,거리도 그닥 지저분하지 않고,
오히려 서울보다 더 깨끗해 보였다.이래서 이야기를 듣는 것과 내 눈으로 직접 보는것과는 확실히
차이가 나는 것 같았다.
점심을 먹고 퐁피두센터로 이동.
퐁피두센터.처음에 이 건물을 보곤 짓다가 말았는지 알았다.그 당시 대통령의 이름을 따서 지은 퐁피두센터.현대미술품들을 전시 해 놓은 국립문화센터.이 곳은 화장실이 무료이다.근처에서 혹시 용무가 급한분은 이곳을 들려 이용하셔도 좋겠다.

이제 드디여 파리에서 가장 높다는 몽마르트 언덕으로 이동.
이 곳은 각별히 소매치기가 많으니,조심하라는 가이드의 언급이 있었다.
하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이 날 경찰들이 출동하는 바람에 그 소매치기들은 구경하기 힘들었다.
몽마르트 언덕을 오르는 푸니쿨라.모빌리스카드가 있으면,공짜로 이용 가능.
파리에서 가장 높은 곳 몽마르뜨 언덕.예술가들의 혼이 살아 숨쉬는 곳 답게 이곳 저곳
화가들과 거리의 악사들이 넘쳐나고 있었다.이 몽마르뜨에서 먹는 맥주맛이 일품이라는데,
난 맥주대신 크레페를 선택했다.으~근데 진짜 달다.
가이드가 여기저기 자세하게 설명을 해 주었다.이 곳은 고호가 들렀던 술집,저 곳은 고갱이 머물렀던
하숙집.참 신기했다.그런 유명한 예술가들이 머물렀던 곳을 내 눈으로 직접 확인을 하다니 말이지.
그 유명한 물랑루즈.'빨간색 풍차'라는 뜻인데,이곳에선 식사와 함께 공연을 볼 수 있다고.
근데 난 왜 이 건물을 보면 지금은 고인이 된 이주일씨가 생각나는 것일까.
이제 마지막 코스인 에펠탑으로 향해 갔다.사실 이 에펠탑 밑에서 투어는 종료를 하고,개인적으로
에펠탑 전망대에 오를 사람들은 12유로의 관람료를 지불하고 올라야 한다.
투어가 끝난 시간이 거의 9시가 다 되어 가는데도,해가 지지 않는다.과연 야경을 볼 수 있을까.
줄을 서는 데 1시간 정도 걸린단다.맘속에 갈등이 몰려왔다.
'내 평생 이 곳을 언제 다시 와 볼 수 있을까.그래 1시간이 아니라 하루라도 못 기다릴까.'
결국 같이 투어하던 여학생과 동행을 하게 되었다.
에펠탑 밑에 가니,어제처럼 흑인들이 또 `1유로에 3개`를 외치며 기념품을 팔고 있다.
왠지 귀엽게도 보이고,한편으론 측은하기도 하였다.
줄은 그리 오래기다리지 않았지만,중간에 새치기 하는 인간들 때문에 짜증이 났다.
주로 동유럽에서 온 사람들이다.하여튼 이것들은 작년에도 그랬지만 상종하기 힘든 것들이다.
개념을 완전 물말아 먹은 것들이다.
에펠탑에서 바라본 파리의 야경.그렇게 거금을 들여,또 짜증을 내며 올라와서 본 야경.
일순간 짜증이 확 사라지며 12유로란 돈이 전혀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다만,좀 춥다는
생각은 어쩔수 없이 지워지지 않았다.
에펠탑 밑에서 찍은 사진.매시 정각마다 쇼를 하는데,정말 볼만하다.
같이 동행을 했던 여학생.영국에서 지금 교환학생으로 있다고 한다.남자인 내가 봐도 참 멋진
풍경인데,하물며 젊은 여학생이야 오죽할까.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었다.'우와'라는 탄성을 연발하며 말이지.
하지만,시간은 어느덧 11시를 넘기고 있었다.이제 숙소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그 여학생을
채근하기 시작했다.어느도시나 밤 늦은 시간은 위험하기 마련.특히 여자들에겐 더욱.
눈을 떼지 못하는 그 학생을 겨우 달래며 지하철 역에 도착.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목적지에 도착하여 조심해서 재밌는 여행하라는 말과 함께 각자의
길로 발걸음을 옮겼다.숙소에 도착하니,11시 반이 되었다.샤워는 포기하고 그냥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출처 : ★배낭길잡이★ 유럽 배낭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