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자 실종으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신도시에서 더 이상 리모델링이 호재로 작용하지 않고 있다. 분당과 중동 등지에서 리모델링 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사업진척 소식만으로 가격이 움직였던 예전과 달리 거래 시장은 썰렁하기만 하다. 수익성 저하에 따른 우려와 대내외 악재가 겹친 탓에 거래 수요도 전혀 없어 시장 진입시에는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
리모델링 시공사 선정에도 가격은 계속 하락 지난 18일 분당 정자동 한솔5단지에서는 리모델링을 위한 조합설립 창립총회가 열렸다. 이날 총회에서 조합은 동부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을 공동 시공사로 선정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조용하기만 하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총회 직후 소형 물건에 대한 문의가일부 있었지만 실제 구매자는 전혀 없다. 시세보다 싸게 출시된 급처분 매물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 지난 7월 3억 7000만원 선이었던 한솔5단지 74.39㎡형은 10월 말 현재 3억 5500만원으로 시세가 떨어진 상태다. 101.11㎡형은 5억 6500만원에서 6000만원이나 하락했다. 리모델링 규제 완화와 사업진척 소식 만으로도 술렁이던 과거 모습은 다 옛말이다.
최근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한 부천 상동의 한아름 2단지(동아, 동성, 삼환)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 9월 27일 시공사가 선택된 이후에도 벌써 500만~1000만원 가량 시세가 더 떨어졌다. 10월 말 현재 △한아름 동성 105.78㎡형은 1000만원 △한아름 동아 105.78㎡형은 500만원 가량 내렸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주민들도 소극적인 모습이다. 인근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는 반달마을 추이를 보고 나서 사업을 천천히 진행하자는 의견도 많다" 고 전했다. 한편 한아름 1단지 현대아파트도 최근 우선협상 시공사 선정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주민보다는 건설사 주도로 진행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사업 더디고 상승 효과도 없어, 주민들 소극적 리모델링 사업 추진에도 신도시 시장이 예년처럼 반응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 우선은 신도시 시장이 전반적인 경기 침체 속에서 최근 크게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벼운 개발 호재 정도로 구매 심리가 살아나기에는 장기 불황에 대한 불안감이 너무 크다. 또한 기존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의 가격이 꾸준히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신도시의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을 살펴보면 리모델링 추진 단지의 하락폭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거래 위축 속에서 리모델링 사업이 더 이상 호재로 작용하지 않고 있는 것. 분당 야탑동 장미현대 92.06㎡형은 올 5월 5억 1500만원 하던 시세가 10월 말 현재는 3억 9000만원까지 내려갔다.
리모델링 사업 자체도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 1기 신도시 내에서 리모델링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24개 단지 중 조합설립인가를 마친 단지는 단 2곳에 불과하다. 이 단지들도 조합설립인가 이후에는 이렇다 할 진척 없이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 가격도 약세를 보이는 상황. 대림산업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올 7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안양시 호계동 목련대우선경 단지는 2009년 12월경 착공 예정이지만 최근 사업은 정체된 모습이다. 주민들의 관심도 시들해져 시세마저 하반기 들어 1000만원 가량 떨어졌다.
사업 장기화, 자금 유동성 잘 따져보고 거래 나서야 리모델링 가능 연한이 15년으로 단축되면서 신도시의 호재로 관심을 모았던 리모델링 사업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기본적인 사업 수익성 악화 문제와 함께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인한 자금 확보의 어려움이 이유다. 아예 사업 진행에 대한 주민 관심이 형성되지 못하는 상태. 추가 규제 완화나 사업 진행에 따라 단지별로 향후 동향이 달라지겠지만 대내외 악재가 겹친 상황이어서 리모델링 사업이 거래 호재로 작용하는 것도, 시장이 활성화되는 것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리모델링을 염두에 두고 노후단지에 투자할 경우에는 사업 장기화 및 환금성, 자금 유동성 부분을 좀 더 꼼꼼히 따져보고 거래에 나서야 할 때다.
첫댓글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