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고 비우는 가치의 씨앗 뿌려요"
김수우 시인 4일 개원 책 읽고 차 마시는 북카페
매주 토요일 인문강좌 열어
부산 원도심에 인문학 서원이 생긴다. 중구 동광동4가 5의2 '백년어(百年魚) 서원'(☎051-465-1915)이다. 책을 읽거나 사면서 차도 마실 수 있는 북 카페이기도 하고, 정기적인 인문학 강좌를 연다.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중앙동역에 내려 7번 출구로 빠져나와 '40계단 테마거리'를 지나 2~3분쯤 걸으면 이 서원에 닿는다."느림, 새로운 가치 등에 목마른, 허기진 사람들이 갈증을 축이고 배를 채워가는 곳이 필요하다 생각했습니다."
4일 정식 개업을 할 이곳 주인 김수우(金守愚·여·50) 시인의 신장 개업의 변이다. 경제적, 물신적 가치만 횡행하는 현대에 '느리고 비우는' 다른 가치의 씨를 뿌리고 가꿔보자는 주장이다. '뼛속까지 내려가서 쓰라' '역사와 반복' '깨달음에 이르는 길' '문심조룡' '카파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천재와 광기'…. 눈에 띄는 책들도 모두 그랬다. '백년어'의 시간은 완만히 흘렀다.
- ▲ 부산 동광동에서 차와 커피 한잔을 즐기며 인문학을 논하는 '백년어 서원'을 여는 김수우 시인이 책이 가득한 '서원'에서 인문학 강좌 등 운영계획을 말하고 있다. /김용우 기자
이 서원은 15평 남짓한 좁은 공간. 김 시인은 넉넉지 않은 살림에 무리해서 사고를 쳤다. 김씨는 "평생 꿈꿔온 숙원이었지만 50줄을 넘기면 엄두를 못 낼 것 같아 무작정 서원을 차렸다"고 말했다. 그 과정에 주변의 도움이 많았다. 커튼, 에어컨, 난방기…. 지인(知人)들이 마련해줬다.
이 서원은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인문강좌를 연다. 이번 달엔 이거룡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교수, 고진하 시인, 한정식 중앙대 사진과 명예교수 등이 '흐르지 않는 삶은 썩는다' 등을 주제로 강연을 한다. 또 ▲목요책읽기(매주 목요일 오후 7시, 함석헌 읽기) ▲토요스터디(매주 토요일 오전 11시, 문학과 사회-김수영 읽기) ▲시집읽기(월 2회) ▲치유를 위한 백년어 강좌(5월 13~7월 매월 2·4주 수요일, 상고사-신화와 상징) ▲김수우의 창작교실(매주 수요일 오후 7시30분) 등의 인문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김씨는 "'물고기'는 고대와 현대, 동과 서를 관통하는 '생명' '치유'의 상징"이라며 "백년어 서원의 프로그램들이 지치고 고단한 원도심 주변 사람들에게 다시 생기를 주고 치유를 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편을 따라 아프리카·스페인 등지에서 살다 귀국한 부산 출신의 김씨는 30대 중반 이후 대학과 대학원을 나와 문학을 시작한 만학도. 김수우 시인소개 1959년 부산 출생으로 1995년 <시와시학>신인상으로 등단하였으며, 경희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과를 졸업했다. 붉은 사하라등 시집 3권과 '김수우의 작은 이야기, '씨앗을 지키는 새' 등 산문집 4권을 펴냈다. 사진에세이집『하늘이 보이는 쪽창』『지붕 밑 푸른 바다』가 있다.
첫댓글 작지만 공간이 괜찮습니다. 여러 행사도 개최합니다. 소개 감사드립니다^^
아...송선생님도 가보셨군요.^^ 오늘도 행복한 날 되십시오.
송인필부회장님 자주 가시는 곳이면 두 말할 것도 없지 싶습니다.
선생님들 ...감사합니다.^^ 새달을 맞아 건강과 건필을 기원합니다.^^
아....이쁘다...그리고 멋스럽다는 생각이 들어요. 부뚜막 공양이 카페가 부끄러워지네요.갑자기..ㅡㅜ
아공...나름대로 특색이 있지요. 부산살다보니 아직 가뵙질 못했지만 다음에 김해가면 한 번 가뵐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