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유공자 증서 / 홍 속렬
넓은 가슴으로 우주를 품는 너
긴 여름 장마에 상처 난 것 모두를 품어
초연한 모습 변치 않으며 그 많은 생명 보듬어 키우는 자궁, 강
언제나 강둑에 서면 B-29가 폭탄을 가득 싣고 와
새우젓 독 같은 고 폭탄을 장마 빗줄기 같이 뿌려 놓고
유유히 사라지던 저 여름 구름은 여전한데
지구는 수레바퀴처럼 돌고 돌아 이제 낼 칠순의 세월을 맞으며
그 많은 철조망을 넘을 때마다 왜? 이 세상에 태어났나.
피눈물을 흘리며 자신에게 묻고 조상에게 묻고 神에게물었다
육 십 년대 서부전선비무장 지대 철조망을 넘어
적진지를 넘나들었던 세월들도 집채만 한 브러치포드 호를 타고
베트남을 향한 항해를 두 번 이나 했던 기록들이 내 치부책에 빽빽이 기록 돼있고
현금의 이 나라 역사를 살아온 노병 이 이제 치부책을 정리해 보는 시기
고비 고비 넘을 때 마다 끈질겼던 목숨의 연속 베트남 전투수당
내 생명수당으로 깔아놓은 경부 고속도로위로 이 나라 산업생명들이 흐른다.
죽을 놈은 접시 물에 코 박고 죽을 수 있다는 옛말
태어난 것에 대한 분노 때문에 목숨이 아깝지 안 아
사선을 넘나들며 초년병 시절 엠원 총이 무거워 눈물짓던 때
죽을 용기로 살아온 귀 밑뿌리 빨갛던 그때가 그리워지는
이제는 거울 앞에서 백발이 된 머리를 두 손으로 넘겨본다.
덜렁 유공자 증서 한 장 받아들고 빈손으로 나온 삽 십 년 군대 생활
아무 쓸데없는 종이 한 장 국립공원 들어갈 때 몇 푼 안 되는 입장료 무상 혜택
풀 뜯던 염소가 긴 수염을 쓰다듬으며 다 웃겠다. 참 웃기는 정부라고……
목숨 바쳐 지켜 온 이 나라
이젠 버젓이 붉은 기가 서울 거리를 누비는 세상
난 무얼 위해 젊음을 다 바쳤나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서울 한 복판에 진주한 붉은 기
그 붉은 기가 나부 낄 때 절망의 강에 투신을 한다.
흐르는 강에 몸을 맡겨 구겨진 인생을 펴 보려 시도 한다
맘을 비우는 일 그 일만이 나머지 생을 관조하며 가장 편한 마음으로
흐르는 강물처럼 여유로워 지려 강물에 맘을 씻는다.
첫댓글 애국자가 만발한 세상인가요?
탐욕스런 인생들이 실세인가요?
병든 조국은 흥망이 낼 모래인데
여전히 좌파를 두둔하는 공포의 주등아리들이 세상을 소란하게합니다
그런대로 인생이 흐르고 역사는 흘러가고, 사가들은 또 기록을 하고 왜그렇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고 살아가고 있는 게 인생살이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