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세종시에 있는 정부종합청사 교육부 산하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다녀왔습니다.
오후3시까지 도착하라는 관계자의 요구가 있어 점심을 먹자마자 세종시로 출발을 했습니다.
한데 예전부터 조상님들께서 큰일을 치룰 때 비가 오면 길조라고 하던 말이 생각이 나서 속으로 은근히 오늘 일이 잘되지 않을까 기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차창 밖으로 모처럼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비야 더와라.
근자에 너무 가물었으니 아주 주룩주룩 내리거라.
그리 속으로 빌면서 페달을 밟았습니다.
빌어서인지 거짓말처럼 비는 더욱 거세졌습니다.
창밖의 시야가 흐려 운전속도를 줄여야 할 정도로 세차게 왔습니다.
정말 오늘 일이 잘 풀릴 모양입니다.
드디어 교육부청사에 도착해 신분증과 표찰을 바꾸고 교원소청심사위원회 글자가 보이는 회의실로 향했습니다.
한데 이날 최형석교무부처장, 정재명과장, 정성원주임, 그리고 고운학원측 변호사 이아무개씨도 함께 했습니다.
남들은 변호사까지 대동하고 나타나는데 저는 뭐 싱글캣처럼 언제나 혼자...
사실은 혼자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다 돈 때문이지요.
이까짓 일로 돈을 들인다면 저는 마눌님한테 쫓겨납니다.
지 일하나 해결 못하는 바부팅이라고...
마눌님 왈, “당신이 정말 떳떳하다면 모든 건 하늘이 도울거예요.
그러니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지요?”
아무튼 1대 4라는 숫적 열세를 어찌 만회할까 고민이 들더군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했으니 나를 믿고 최선을 다하면 될거야, 힘내라 쨔샤!”
대기실에서 대기하고 있는데 옆방에서 최형석교수 목소리가 들려오고 낮익은 정재명과장의 목소리도 들려옵니다.
아, 이 사람들도 도착을 한 모양이네라고 속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아마 변호사인듯한 사람이 뭐라고 합니다.
자세히 들어보니 제 얘기를 하는데, 가능한 저에 대해 “이렇게” 말하라고 합니다.(허참 다 듣고 있는데 참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완전 치사빤스같은 인신공격성 내용들입니다.
하지만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 했으니 이건 뭐 호박이 굴러도 넝쿨째 굴러들어온 셈 아닌가요?)
사실 이날 변호사는 분명 고운학원측 변호인으로 참석을 한건데 오히려 저를 변호해 주느라 아주 수고가 많습니다.
그러니 고맙기 이를데 없었지요.
다 하늘님이 내려주신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드디어 담당자가 들어가자는 신호를 보내고 회의실로 입장을 했습니다.
제가 왼편 청구인석에 앉고 우측에 4명의 피청구인들이 착석했습니다.
심사위원들이 먼저 제게 묻습니다.
심사위원 1: 청구인은 이모교수가 어쩌구하는 그런 말을 들었습니까?
청구인: 아니요.
심사위원 2: 누가 그런 말을 들었다고 하던가요?
정과장: 이아무개 교수가 들었고 양아무개교수하고 통화를...
심사위원 1: 그런데 정작 들었다는 이아무개 교수는 왜 증언을 하지 않았습니까?
최교수: 자기는 이 일에 얽히고 싶지 않다고...
변호사: 청구인이 부정을 하니 아무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처벌근거가 희박한데...
심사위원 2: (변호사의 말을 끊으며) 지금 변호인은 청구인이 혐의가 없는데도 처벌을 했다는 식으로 발언을 하는데, “~카더라”하는 정황만을 가지고 어째서 증거도 불충분한데 징계를 했습니까?
피청구인측: 묵묵부답...
청구인: 오늘 이 자리에는 피청구인자격으로 고운학원측을 대표해 최형석교수와 정재명 과장이 참석을 했는데 이 분들은 징계위원회 개최시 제척당사자로 분류되어 징계위원회에서 스스로 제척되었던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오늘 이 자리에 나와 있다는 것은 소청심사가 재심의 성격을 갖는데 바로 제척위원이 징계회의재심에 참여한 꼴이란 말입니다. 그리고....(그리고 그 다음 내용은 조만간 별도로 다시 정리해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거짓과 위선으로 한 사람을 생매장하려는 조작된 음모는 더 이상 용납되지 못하고 끝이 납니다.
(속으로) 역시 비가 오니 모든 게 잘 풀린다는 생각이...
제 예상대로 되었다는 안도감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왠지 허탈감이 엄습해 왔습니다.
한데 집으로 돌아오기 위해 차 시동을 거는 순간 눈물이 주루룩 흘러내렸습니다.
아무 이유도 없었습니다.
그냥 문득 눈물이...
고속도로를 달려오면서도 여전히 눈물은 그치지를 않았습니다.
휴게소마다 들러 눈물을 닦고 차한잔을 마시고...
그렇게 하다보니 한시간 반이면 당도할 거리를 무려 세시간을 걸려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어쩌면 사내라는 이유로 그동안 흘리지 못한 눈물을 모두 쏟아냈지 싶게 실컷 울었습니다.
대학이 대학답지 못하고 한 인간의 엿장수같은 부적절한 처신으로 인해 엉망진창이 되어버린다면 그건 단지 수원대학교 한 학교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사회 전체가 썩어가고 있다는 증좌가 되는 겁니다.
발전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같이 노력해도 모자를 판에 도대체 언제까지 거짓과 위선으로 허세를 부리려 하는건지...
그런게 10위권대학으로 진입하는 방법인건지...
그래도 총장이 수원대학교 구성원 모두에게 정중히 고개숙여 잘못했다고 석고대죄하면 용서해 줄수 있을텐데... 라는 생각을 하면서 마지막 휴게소를 나섰습니다.
소위 ‘21세기’에 이런 짓거리가 계속되어도 좋은건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슬프기만 합니다.
첫댓글 한길님, 멀리 다녀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가까운 시일에 정의를 바로 세우는 판결 소식이 들려오기를 기원합니다.
이상한 사람의 엉뚱한 짓거리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더 이상 고통받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결과가 눈에 보이는 듯 합니다.
아픈 가슴 즈려안고 올라 오시는 모습이 보이는 듯 합니다.
사필귀정이 될 것입니다.
언제까지 이런 비법을 옳다고 우기려는지 모르겠네요..부끄러움을 모르고, 웃기는 짓을 하고 있는지 조차 모르면서... 모르쇠로 사람 힘들게 하는 우스꽝스런 작태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