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앞글에서 쟁이지 마라는 글을 썼다
어떤 생각이나 관념을 머리속에 쟁이지 마라는 것인데
왜 사람들은 계속 쟁이는 것일까
그냥 머리속을 비워둘수는 없는것일까
쟁이는 것은 강한 이미지를 머릿속에 형성시키고
그것은 특정 뇌신경을 굳고 응어리지게 만든다
긴장하면 어깨가 굳는것과 다르지 않다
그런데 이 긴장이란것은 구체적인 생각도 아닌
구체적이지 않은 막연한 관념에서 비롯된다
그냥 순식간에 엄습해오는 불안감..
글로 표현하기도 힘든 알수없는 관념덩어리가 머리속을 지배하는듯하다
이걸 간단히 '두려움'이라고 말할수 있는데
이것은 정리되거나 명쾌한 관념이 아니다
물론 왜 내가 지금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지
그 두려움의 생각을 명쾌하게 정리해서 나타낼수는 있다
예로 들어 '지금 내가 이 노래자랑대회에서 노래를 못불러서 수많은 사람들이 나를 비웃으면 어쩌지? 아니면 내 외모를 비웃으면 어쩌지? 걸어가다 넘어지면 어쩌지?...' 이런식으로 수많은 걱정과 두려운 생각이 들수 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위에서처럼 문장이 되어 명확하게 나타나지는 않는다
그저 머릿속에서 주마등처럼 불현듯 스치고 뭔지 명확하진 않지만 불안감과 두려움으로 엄습해온다
구체적으로 어떤 생각때문인지도 모른채 두려움을 느끼고 긴장하게 된다
구체적인 인지를 하지 못하더라도 사람은 그것에 반응할수 있다(느끼고 두려워할수 있다)
그것은 생각이나 관념이 명확하게 표면위로 떠올라야만 느끼는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것은 꼭 두려운 생각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생각도 마찬가지이다
아니 그냥 평범한 아무 생각, 관념 모두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그것을 꼭 구체적인 표현으로 인지하지는 않는다
그냥 막연히.. 순식간에 느끼고 알수 있다
그리고 그 생각의 종류에 따라서 불안도 느끼고 즐거움도 느끼고 갖가지 다양한 감정을 느낄수 있다
그런데 강박관념을 보게 되면
아주 구체적이면서 명확하게 규정을 지으려는 습성이 들어있다
주로 좋은 생각, 기준이 되는 생각을 표면적으로 명확하게 드러내어서
그것이 머리속을 지배하도록 노력한다
당연히 그것은 안좋은 생각, 무질서한 생각으로 인해 머리속이 불안과 두려움으로 가득해서
그것을 지우려는 반대작용 때문이다
강박관념, 강박증상은 고통을 줄이려는 몸부림과도 같다
마치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라고 자기 암시를 거는것과도 비슷하다
하지만 그 자기암시가 습관이 되어버린다면 일상생활이 불편해질수밖에 없고 남보기에도 이상해진다
강박증이 생긴 사람은 어쩔수없이 그런 습관이 생길정도로 불안과 두려움이 심했던 사람이다
그리고 그런 불안과 두려움이 지속되면 소위 말하는 정서불안이란 것이 생기는데
정서불안이란것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뇌시스템전체가 불안정해지고 무질서해진 고정된 상태이다
정서불안상태에서는 뇌의 화학적균형도 깨져서 안정감을 느끼는데 장애가 생긴다
그래서 당연하게 느꼈던 일상행위, 문단속이나 손씻는 행위조차도 뭔가 부족하게 느껴져 반복하게 된다
그래서 흔히 알려진 강박증이란 것은 정서불안을 반드시 거쳐서 나타난다
만일 정서불안이 없는데 강박증이 있다고 한다면 그건 그냥 심한 집착일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강박증을 고치려면 먼저 정서불안을 고쳐야 한다
무질서하고 균형이 깨진 뇌시스템을 다시 질서 있고 균형잡힌 상태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뇌도 몸인만큼 육체적인 균형을 추구하는것도 중요하고
심리적인 안정감을 추구하는것도 역시 중요하다
나를 심리적으로 압박했던것이 무엇이었는가를 찾아내어 그것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
외부에 원인이 있었다면 그것을 개선해야하고
내부에 원인이 있었다면 마음을 바꾼다든지 역시 개선을 해야한다
그렇게 나의 무질서를 질서로 바꾸는것이 우선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