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162]
내가 수출 즉 네고(Negotiation)업무를 맡았던 때의 일이다. 신규업체 하나가 네고를 하러 왔다. 네고는 은행에서 신용장과 선적서류만 대조하고 수출 대전을 선(先) 지급 해주는 것인 만큼 위험부담이 있다. 따라서 신규업체인 경우 담보물을 요구하는 것이 관례이다. 나는 그 업체 현황을 살펴보니까 담보물도 없고 신용장 자체도 내부규정상 은행장 승인을 요구하는 넌 코레스(Non Corres: 국제간 거래협약이 되어 있지 않은) 은행이 발행한 신용장이었다. 그래서 나는 업체직원에게 이러한 사유를 설명하고 네고를 정중하게 거절하였다. 그러나 업체직원은 대부계의 K대리를 찾아가서 사정을 호소하고 도움을 청했다. K는 나보다 나이도 적었고 대리 진급도 훨씬 늦은 후배직원이었다. 그는 대부계에서 업체의 담보를 잡아 놓았다고 불손한 어투로 나에게 네고를 해 주라고 하였다.
나는 남에게 간섭받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성격이었는데 K가 명령조로 나의 업무에 개입하는 것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래서 나는 그의 요구를 거절하고 남의 업무에 간섭하지 말아 달라고 하였다. 그러자 K는 나를 대신하여 해당 네고 서류에 결재도장을 찍고는 2층 직원들이 다 듣도록, 소리를 높이며 나에게 “나이를 먹었으면 나이 값을 좀 하라.” 고 하였다. 나는 그 말을 듣는 순간 피가 거꾸로 흐르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그러고 나서 조금 있다가 아래층으로 K가 내려갔다. 나도 일어나 K를 따라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그때는 업무 마감 시간이 지나 은행 셔터가 내려져 있었고 아래층 차장도 지점장실에 가 있었다. 나는 아래층 응접 소파로 K를 데리고 가서 K에게 사과하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다혈질인 K는 이를 거절하고 나의 약을 올리는 말을 재차 하였다. 그러자 나는 이성을 잃고 K의 안면에 주먹을 휘둘렀다. K는 뒤로 소파에 벌렁 나자빠졌다. K의 안면이 순식간에 벌겋게 부어올랐다. 이 광경을 보고 아래층 다른 책임자들이 와서 싸움을 말렸다. 다른 동료 책임자들은 자초지종을 들었지만, 내가 대화로써 해결하지 못하고 주먹을 휘두른 것은 백번 잘못했다고 하였다. 그러나 타인의 고유 업무 영역에 지나친 월권행위를 한 K의 행동도 잘못이 있다고 양비론을 주장하였다.
그리고 동료책임자들은 이 사건을 지점 내외에서 일체 문제 삼지 않기로 K를 설득하고 K와 나와의 화해를 주선하기 위해서 노량진 수산시장의 한 횟집에서 자리를 마련하였다. 외환은행의 직원들은 이성적이고 온화한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일류직장인이었다. 나는 동료 선배 책임자들의 따뜻한 마음에 감복했다. 그리고 K를 위로하는 의미에서 랍스터(바닷가재) 세 마리를 사서 선물로 주며 서로 포옹하며 화해했다. 내가 퇴직한 후 나중에 소식을 들으니, K는 부서장으로 본점에서 근무 도중 50대 초반의 나이에 암에 걸려 세상을 일찍 떠났다고 하였다.
직장동료들은 시간상으로 보면 가족보다도 더 함께 생활하고 있다. 따라서 직원들과의 인간관계란 더없이 소중한 관계이다. 이런 관계에도 불구하고 이해가 상반되다 보니 상호 간에 갈등이 많이 생긴다. 해외지점에 근무한 직원들의 얘기를 들으면 국외지점은 국내보다 훨씬 살벌하다고 하였다. 해외지점은 몇 안 되는 책임자들이 3년간 같은 지점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서로 남의 부엌에 숟가락이 몇 개인 것까지 파악하고 있을 정도라고 한다. 따라서 너무 가깝게 지내다 보니, 오히려 생각지도 못한 부작용이 직원들 사이에서 발생한다고 하였다. 특히 부인들끼리의 갈등이 남편에게까지 파급되어 직장에서 대판 싸움이 일어난 적이 있다고 했다. 바로 그런 일로 독일의 모 지점에서 책임자 간에 주먹 다툼이 일어났다고, 거기서 근무한 나의 입행 동기가 얘기해 준 적이 있다.
첫댓글 어떻게든 말로 풀어야 하는데 완력을 쓰신 다저스님의 잘못도 있지만,
갈등의 원인 제공을 한 K의 잘못이 더 크다고 봅니다.
나이가 벼슬은 아니지만 연장자를 존중하는 것은 보편적이고 마땅한 도리입니다.
동료 직원들이 사태를 원만하게 수습하는 과정에서 과연 엘리트 집단임을 알 수 있네요.
항아리님 오늘도 첫 댓글 감사드립니다
한여름 더위 지내시는데 아무쪼록 건강 잘 지키시기 바랍니다
한여름과 한겨울이 혈관건강에 안 좋은 계절로
잘 이겨나가야 하는 시간입니다
항상 부족한 저를 응원해 주시는 달님의 따뜻한 마음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드립니다~
예전 스무살때 기숙사 2단침대 두개
네명이 들어갔는데요
첫날 인사하다보니 제일 자그마하고
예쁘게 생긴 애가 계성고 출신이더군요
생활하다보니 뜻밖에 너무 털털하고
터프해서 깜짝 놀랐지요
걔가 쓰던 대구사투리중 홍친다가 생각납니다
그기 뭔뜻이고? 하니 우리로 치면 헤깔린다였던거 같아요
부산고 부산대가 세다
경북고 경북대가 세다 등 유치한 겨룸을 했어요
그래도 부산이 제2의 도시인데
한치도 안지고 대구자랑하던 그친구
통신직 공무원한다소리 들었지만 만나진 못했어요
집은 북구 침산동이었어요
몇년전 대구시티투어타고 제일모직 발생지
갔을때 그동네가 침산동 부근이라고 한거 같아요
방자한 인간에게 절대 못참고 바로 아구창돌린
다저스님 오리지날 대구남자 맞습니다
제속이 다 시원합니다
저는 직딩시절 저보다 한살많은 직원은 선배라도
반말했고 한살이라도 적은 직원이 반말하면
아구창 날렸어요^^
몸부림님이 진짜 경상도 사나이이신 것 같습니다ㅡ 제 부족한 글 읽어주시니 감사한 마음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건강한 몸 유지하시기 바랍니다ㅡ응원에 정말 감사합니다ㅡ
다저스님께서 올려주신 글은 어느 소설 못지않게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ㅎㅎ
극도로 화가 났을때 3분만
호흡하며 참으면
만사형통 된다는데 고것이
참 어려워요..
보라님 감사합니다. 그런데 분노를 참으면 심혈관계가 타격을 받거나 암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차라리 이렇게 화를 폭발하는 것이 건강에 이로울 것이다라는 궤변을 늘어 놓습니다ㅡ ㅋ ㅋ
무더위도 잊게 하는 다저스님의 에피소드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ㅎㅎ
승질나면 한대 쳐줘도 돼여!!!
ㅎㅎ잘했어요.
샤론님은 웃음교실 실장을 해도 좋을 만큼 유쾌하시고 유머가 넘칩니다ㅡㅋ ㅋ
ㅎㅎㅎ
또 재미난 에피소드 올려주세여~~~ ㅎㅎ
그건 매우 심각한 월권이자,
선배에 대한 도전입니다,,,
션하게 잘 패 주셨어요,,,
울 다저스 선배님이 온순하게 만 보이니까 만만하게 봤겠죠,,,
아구통 날아가는 순간,
오매야, 보이는대로가 아니구먼,,,
했겠어요~~
ㅎㅎ
ㅎ ㅎ ㅎ ㅎ 감사합니다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