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특수 군사작전 개시 이후 활동을 중단했던 러시아 출신의 유튜버 '소련여자'가 근 8개월만에 근황을 알렸다. '소련여자'라는 다소 촌스러운(?) 계정을 연 크리스 오프치니코바(러시아식 애칭 크리스)의 복귀에 국내 일부 언론이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조금 의외라는 느낌이다. 하지만 구독자 수가 약 115만명에 이르니 인기 유튜버다.
오프치니코바는 21일 유튜브 채널 '소련여자'에 '근황월드컵 소련여자 편' 영상이 올리며 재활동을 공식화했다. 러시아의 특수 군사작전에 비판적인 분위기가 팽배한 한국에서 적지않게 마음고생을 했다는 사실을 힘겹게 털어놨다. "그동안 혼자서 많은 생각을 했고, 저 나름대로 평화 메시지를 던졌다".
나아가 그녀는 "제가 아마 (전쟁으로) 고통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민만큼 평화를 바라진 않을 거다. 하지만 평화를 원한답시고 저를 키보드로(댓글) 공격하는 사람들보다는 제가 더 평화를 간절히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단순히 '러시아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신을 비난한 악플에 대한 답변으로 보인다.
특히 '러시아에 세금을 냄으로써 군비 증강에 이바지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에 대해 "유튜브 수익을 전부 한국에서 벌었고, 한국에 세금을 내고 있기 때문에 한국 무기 사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세계의) 무기 상점에서 (한국은) 좋은 것 많이 샀으면 좋겠다. 하지만 부디 무기는 지키는 데만 사용했으면 좋겠다"며 러시아의 군사작전을 비판하기도 했다.
'소련여자'는 2019년부터 먹방, 패러디, 일상 브이로그 등의 콘텐츠를 올리며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근황 월드컵' 편에서도 만만치 않는 '개그적인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스스로는 "러시아를 가장 꾸준히, 많이 풍자한 사람이 저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유튜브 중에서는 내가 1등"이라고 했다.
그녀는 '소련여자'라는 채널명을 바꿀 예정이라고 밝히는 순간에도 '개그'를 놓치지(?) 않았다. "소련여자' 이거 1호선 노약자석 할머니가 지어주신 이름이다.(그녀를 지하철에서 본 할머니가 소련여자라고 불렀던 모양/편집자주)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할머니 찾아서 금방 바꾸도록 하겠다"고 했다.(편집자 주, 그 할머니를 언제 어디서 찾나? 안 바꾸겠다는 뜻?)
또 하루에 소화해야 할 '걸음수'를 채운다며 허리에 10여개의 스마트폰을 차고(1,000보를 걸었다면, 10개 스마트폰에 등록되는 걸음수를 모두 합치면 1만보) 거리로 나가고, 이 모습을 쳐다보며 웃는 아저씨에게 "환한 웃음을 잃지 말라"고 했다. '양치(질) 교육 사관학교'에 가 양치교육을 하는 장면을 '밈' 형식으로 만들어 올리기도 했다.
사진출처:유튜브 '소련여자' 채널
그녀는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랜 부재의 책임감과 죄송함을 느낀다. 다신 구독자 분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 '애국'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부정적인 독자들을 겨냥한 '국뽕'식 구애 전략(?)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