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예스24
파리드 자카리아의 <팬데믹 다음 세상을위한 텐 레슨>을 읽었다
연초 마우로 기옌의 <2030 축의 전환>이 베셀에 올랐는데 그 책이 전적으로 경제경영적 시각이었다면
이 책은 축의전환을 조금더 인문학적으로 풀고있는 느낌이 들었다.
10가지 이야기 중 다음 3가지가 인상 깊었다:
2장. 중요한건 정부의 크기가 아니라 능력이다
지금까지 세계 경제는 대체적으로 보수는 작은정부, 진보는 큰 정부를 지향하였는데
저자는 코로나를 기점으로 이제 세상은 정부의 크기가 아니라 질이 문제인 시대로 넘어왔다고 한다
그 예로 덴마크를 들고 있는데
흥미로운건 버니 샌더스가 자신의 사회주의 이상국가로 덴마크를 들자
덴마크 총리가 공개적으로 덴마크는 시장경제를 신봉하는 국가라 반박했다고 한다
우리 역시 덴마크를 북유럽 복지국가로만 아는 경우가 많은데
저자에 의하면 덴마크는 경제자유지수에서 미국을 앞지를 정도로 자유시장체제를 확립하고 있다고 한다
즉 덴마크 경제체제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자유시장경제+ 두터운 직/간접세+ 선별적 복지국가>가 되겠다
달리 표현하면 덴마크 경제는 경제자체는 해고가 비교적 자유롭고 성장을 중시하는 시장주의를 지향하지만
세금은 무겁게 거두어 (근데 이 경우도 부자증세뿐만 아니라 간접세도 두터워 국민 모두가 세금에 있어서도 평등을 지향한다고 한다) 필요한 부분에 집중적으로 복지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저성장 고령화시대를 맞아 선진국들은 진보는 좀더 자유시장경제를, 보수는 복지를 두텁게하는 덴마크 모델을 쫓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 예측한다.
5장. 삶은 디지털이다
석학들의 책을 읽다보면 한가지 공통 견해를 만나는 경우가 있는데, 저자 역시 인류 역사 중 <구텐베르크 시대~ 알파고 시대>까지 가장 이성적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즉, 구텐베르크 이전 시대 인류는 자신의 능력을 넘어서는 자연의 힘을 이해하지 못해 절대자 신을 그 자리에 놓고 숭배하였는데,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를 발명하여 대중들이 읽고쓰기가 가능해지면서 이성의 힘, 즉 과학이 더욱 발전하며 인간이 주체가 된 역사가 흘러왔는데, 이제 인간의 능력을 앞선 인공지능이 출현하면서 인류는 또다시 자신보다 절대적 능력을 지닌 알고리즘을 신격화하게 될 것이라 한다 (즉 통제당한다는 의미겠다).
이 예측은 비단 저자뿐 아니라 <호모데우스>의 유발 하라리나 닉 보스트롬 심지어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의 니콜라스 카 역시 주장하는 바로서 대개 석학들의 21세기는 과거로 회귀한다는 주장은 실로 무서운 예견이란 생각이다.
6장. 아리스토텔레스는 옳았다.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다
저자에 의하면 인류는 1950년대까지도 도시에 사는 인구가 전체 인구의 3분이 1이 안되었는데 2020년 기준 절반이 넘어섰다고 한다. 1800년대까지만 해도 인구 200만이 넘는 도시가 런던과 베이징뿐이었는데 유엔기준 2050년이 되면 인류의 3분의 2 이상이 도시에 거주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그리고 어쩌면 당연히 전 세계 대도시들이 지구촌 GDP의 절반 및 GDP 성장율의 3분의 2를 담당한다고 한다. 즉 경제, 사회문화 이유로 인류는 도시를 선호한다는 의미겠다.
그렇기에 저자는 이번 코로나 팬데믹이 인류 마지막 글로벌 팬데믹이 절대 아닐 수 밖에 없다고 한다. 개발도상국들의 도시화 과정에서 야생동물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전파되며, 도시화를 인류 전체에 빠른 속도로 확산되는 일은 향후에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고. 그러므로 여기서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다음 단계는 당연히 이번 코로나 촉발된 언택트 시대는 결코 백도어 없이 앞으로 더, 어떤 의미에선 점점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이란 점이다.
몇몇 학자들은 언택트 시대와 팬데믹이 만나 사람들이 탈도시화할것이라 예측하기도 하는데 저자는 동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도시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될것이라 예측한다 (우리나라같은 경우 심지어 대단지 아파트의 커뮤니티화 현상까지도 나타나는 것 같다.
지금까지 읽었던 책들에 지난 2년간의 경험에 더해져 이 책을 읽으며 현재와 미래를 어느정도 정리해볼 수 있었다. 결론은 코로나가 어느정도 사라진다 하더라도 디지털 시대로의 이행을 멈출수는 없다는 것. 와중에 각국은 (특히 저성장 고령화 문제가 심각한 우리는) 새로운 흐름에 적응하고 살아남기위해 안간힘을 써야하는 시대에 들어섰다는 것. 그러므로 개인들의 삶 역시 상당한 도전과 약간의 기회를 동시에 마주하게 될것이란 생각이다. 긴장된다.
PS: 어제 기사에 우리나라 총 인구수가 처음으로 줄었다는 기사가 올라왔다. 예측보다 8년이나 일찍 벌어진 현상이라고 한다. 학자들 예측에의하면 2030년이 되면 인구수중 절반에 가까운 약2천3백만이 55세 이상인 초고령화 시대로 접어드는데, 총 인구수가 벌써 줄었다면 2030년보다 더 일찍 시작된다는 의미겠다. 굳이 2030년을 전환점으로 삼지 않더라도 인구문제는 난제중의 난제가 아닐 수 없는 것 같다.
첫댓글 정부 부채로 감당하는 복지는 한계일 수 밖에 없는데, 대권후보들은 코로나 보상금, 지원금으로 50조, 100조를 언급한다. 정작 인구는 올해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는데, 돈을 벌 수 없는 일자리조차 없는 상황.
인공지능으로 대체된 인간들은 디지털 사회의 부속으로 살아가거나,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으로 나뉠 것 같다.
인구밀집지역에선 팬데믹의 피해가 더 크겠지만 예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도시에서 살아간다. 우리나라도 수도권, 부울경 메가시티 등의 거대 권역으로 나뉘어지고 있다. 고령화가 심할 수록 도시 거주의 수요는 늘어날 것 같다.
코로나가 3년차에 접어드니깐 코로나로 인해 달라진 세상보다는 이 달라진 세상을 어떤 관점을 가지고 어떤 방향성을 향해야 되는지에 생각을 더 집중하게 된다. 위기와 기회의 기로에서 선택의 문제는 개인일 것이고 그래서 과거에 답이 있을 것이라는 말에 동의를 하게도 된다. 문명에 대한 정당성 그래서 변하지 않는 진리 같은...
코로나 이전의 일상이 오랜 과거의 일처럼 느껴질 만큼 많은 변화가 있었고 이미 어느정도 익숙해져 버렸다. 그렇기에 기계에 대체되는 것을 넘어 통제받지 않으려면 개인 자신의 능력이 곧 생존과 직결되는 세상이 되었음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없으면 자유를 잃어버리는 무서운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