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마눌님을 모시고,
청계산을 다녀왔는데...
이번에는,
호암산을 찾았습니다.
여길 찾은 이유는,
오르막이 적고,
길이 쉬워야 하고,
또한 집에서 가까워야 한다는 조건 때문에...
암튼,
여러 가지 조건을 맞추기 위해,
석수역을 찾았고...
석수역에서,
호암산을 오르고,
집까지 걸어가려고 합니다.
석수역 코스는,
초반부터 30분남짓,
엄청 가파른 구간이 있는데...
역시나,
잔소리는 귀가 따가울 정도이고...
그래도,
같이 간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워서,
묵묵히 올라갔습니다.
초반 힘든 구간이 끝나고,
이제 완만한 오르막이 시작되는데...
이제야 비로소,
잔소리는 수그러들고...
완만한 경사 덕분에,
나도 제정신으로 돌아왔고...
등산로에,
조그만 꽃이,
고생한다며 안부를 전하는데...
잎은 깻잎처럼 생겼는데,
이름은 산박하입니다.
박하 향이 강하지는 않고,
자세히 봐야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녀석이고...
도심 주변에도,
가을이 무르익어 간다고,
초라하게 핀 실새풀이 말을 하고...
이 녀석들은,
산이나 들녘에,
집단으로 서식하는데...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이라 그런지,
닥 한줄기만 꽃대를 올렸고...
호압사로 가려면,
제법 걸어야 하는데...
마눌님은,
길이 너무 쉽다며 한마디 하고...
역시,
쉬워도 안되고,
힘들어도 안 되는 것이 산행인가 봅니다.
불영암 부근에서,
광명 방향을 바라보는데...
구름은 많지만,
시야는 맑아서,
경치가 좋았네요.
그런데,
행여라도,
경치가 좋다고 할까 봐서 후다닥 자릴 떴고... ㅎㅎ
비소식이 없었는데,
하늘은 자꾸만 어두워지고...
홀로 왔다면,
멀리 보이는 삼성산까지 갔을 텐데!!!
암튼,
눈요기라도 했으니,
이에 만족하고 호암산으로 갑니다.
여기는,
부부바위 전망대인데...
혹시,
부부가 보이기는 하나요??
우측에,
조그만 바위 두 개가 있다고,
부부바위라 합니다. ㅎㅎ
불영맘 부근에,
쑥부쟁이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이들의 조상님들은,
머나먼 미국에서 살고 있다고...
그래서,
이름도 미국쑥부쟁이라 하고...
요즘은,
이렇게 촌스러운(??) 코스모스는 없는데...
대부분,
개량종을 심는 관계로,
색도 다양하고 모습도 훨씬 화려하지만...
그래도,
산사의 뜰에서,
수줍게 자란 모습이 단아해 보이고...
조그만 전망대에,
자리를 깔았습니다.
이유는,
한 시간 남짓 걸었더니,
다리가 불편하다고 해서...
암튼,
전망 좋은 곳에,
자릴 잡고서 도심을 구경하는데...
넘어진 김에 쉬어 간다고,
막걸리를 잔에 딸아 봅니다.
물론,
나는 막걸리이고,
고급진 음료수(오미자)는 마눌님을 위하여...
결론적으로,
막걸리는 내가 다 먹고,
오미자 차는 살찐다고 다시 집으로...
돌로 만든 비석은,
이름이 '석구상'입니다.
하나는 여기 호암산에,
나머지는 10Km 떨어진 관악산 입구에 있는데...
두 마리 개가,
한쌍의 짝꿍인데,
너무 멀리 떨어져 있고...
조금 전에,
들렀던 석구상이,
맞은편 둥그런 언덕에 있는데...
저기에는,
불영암뿐만 아니라,
한우물과 발굴지가 함께 있고...
가는 곳은,
호암산의 정상으로 가는데,
여전히 투덜거리는 소리는 귓전에...
에고고,
이런 장소가 나타나다니...
지금까지도,
투덜거림으로 귓전이 따가운데...
여길 오르려면,
귀에서 피가 나올지도... ㅎㅎ
그래도,
아무런 잔소리 없이,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정상 부근에는,
구절초가 피었는데...
얼마나 가물었으면,
꽃잎이 절반만 피었고...
억새가,
도심을 배경으로 피었는데...
조만간,
억새 구경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영남 알프스는 너무 멀지만,
가까운 곳이라도 가야겠다고 다짐을...
불영암에 있는 한우물은,
나름 커다란 저수지인데...
이 우물은,
찬우물이라서 물만 졸졸 흐르고... ㅎㅎ
암튼,
물도 한 모금 마시고,
호압사로 하산을... ㅎㅎ
호압사로 가는 길은,
절벽에 가까운 길이 있지만...
대부분,
이런 계단이라서,
어렵지 않게 하산을 했고...
그런데,
집까지 가는 길은,
여기부터 6Km 이상을 걸어야 하는데...
커다란 암벽에는,
조그만 점이 있어서 자세히 보니...
점이 아니라,
고사리가 바위틈에서 자라고 있고...
저 고사리는,
올 겨울도 잘 넘기고,
내년에도 잘 살았으면...
호암산에 있는,
호압사에 도착했는데...
의뢰로,
많은 사람들이 절을 찾았고...
지금부터는,
험한 길이 없이,
편하게 걷기만 하면 되는데...
잔소리도 잦아들고,
길도 완만해서 편히 걷는데...
날이 꾸물한데,
비리도 내릴 듯하고...
그래서,
조금 빠른 길로 가려고,
살짝 오르막을 올라서 지름길로...
길가에 피어 있는,
등골나물은 멋진 모습으로 피었는데...
이 꽃은,
독성이 있어서,
사람도 죽이는 위험한 풀이라고..,
실제,
이 풀을 먹은 소의 우유를 먹어도,
치사율이 25%나 된다고...
위험한 풀을 지나,
우리나라 토종 쑥부쟁이를 만났는데...
쑥부쟁이는,
독이 없을 뿐만 아니라,
사람의 정신을 맑게 해 주는데...
암튼,
가을꽃을 즐기며 집으로 가는데...
도심 구간에도,
구절초가 피었고...
구절초는,
꽃을 말려서 베갯속에 넣어두면,
숙면을 취할 수 있다고...
뿐만 아니라,
아이를 낳지 못한 사람이,
차로 마시면 애기를 낳을 수 있다고...
금세라도,
비가 후두둑 내릴 거 같은데...
그래서인지,
가끔 길을 걷던 사람이,
이제 아무도 없네요!!
그런데,
집은 아직도,
엄청 멀기만 하고...
항상,
동네 주민이 더위를 피하던 곳인데...
주민이 없으면,
방범을 담당하는 사람이라도,
자리하고 있던 장소인데...
암튼,
날씨 때문에 아무도 없는,
목골산을 그냥 지나갑니다.
여기는,
체육공원을 지나는 중인데...
집까지는,
2Km 가까이 걸어야 하는데...
자꾸만 힘들다며,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고...
이쪽으로,
한 시간 정도 가면 되는데...
일단,
여기에서 산행(??)은 취소하기로...
그리고,
근처 식당에 들러서,
식사나 하고 가려합니다.
주택가라 그런지,
분식집도 보이질 않았고...
어쩔 수 없이,
한참을 걸어서 대로까지 걸었고...
이럴거면,
벌써 집 근처에 도착했을 텐데...
산행했다고,
단백질을 먹어야 한답니다.
그래서,
정육식당에 왔는데...
기왕 쏠 거면,
맛난거로... ㅎㅎ
이 물건들이.
어떤 이유로 거실에 있을지??
애들이,
나고야에서 놀다 왔는데...
그곳 편의점의,
온갖 잡동사니를,
우리집 거실로 옮겨온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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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이지만,
두 번씩이나 산엘 간다고 하니,
정성으로 모시고 다녔고...
얼마나 갈지는 몰라도,
당분간이라도 그랬으면...
그리고,
조금 멀리 있는,
멋진 산까지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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