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드러너 2049에 대한 감상평을 올립니다.
이 영화가 작품의 분위기나 감독의 성향상 블록버스터류의 형식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감독만의 세계관과 개성이 확실한 사람이라서 호불호가 갈리는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감독 드니빌뇌브는 분쟁이 끊이지 않는 아랍권을 배경으로 한 여인의 비극적인 생을 그린 '그을린사랑'으로 세상의 주목을 받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스타급 배우인 휴잭맨, 제이크질렌할과 <프리즈너스> <에너미>등의 영화를 만들면서 점차 세계적인 거장으로 발돋움합니다.
이어서 화끈한 범죄액션영화였던 <시카리오>는 흥행마저 성공하게 되지요.
올 초에 개봉했던 <컨택트>와 현재 개봉작인 <블레이드러너 2049>는 SF장르의 영화입니다.
드라마, 범죄액션, 사이파이 영화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연출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드니빌뇌브 감독의 특징은 치열한 리얼리즘과 집중력, 영화 내내 관객을 짓누르는듯한 분위기 연출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감독의 영화에서의 느껴지는 공기는 뭔가 무겁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미 여러 문제작을 내놓은 드니빌뇌브는 21세기 영화계를 이끌어갈 사람임에는 분명해 보입니다.
'블레이드 러너 2049 '에서 주목해야할 부분은 크게 네가지로 보여집니다.
첫번째, SF장르 리얼리즘의 시대로 가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인터스텔라>. 리들리스콧의 <마션>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그래비티> 등에서 느낄 수 있는 건
과거의 SF영화와 다르게 상상력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과학적이고 실제적인 리얼리즘이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 크리스토퍼 놀란의 동생 조나단 놀란이 인터스텔라를 찍기 위해 대학에 입학, 양자역학 등을 공부한 점도 놀라웠던 일이었습니다.
감독의 전작 '컨택트'도 마찬가지로 정체를 알 수 없는 외계생명체 앞에서 극단적인 적대감과 분노, 이기심을 내보이는 인류의 모습과 외계 생명체의 선의를 알게 된 학자들의 희생이 리얼하게 그려졌습니다.
SF영화가 기존의 환타지 영화처럼 상상의 세계관을 그리는 것이 아닌 현재 또는 근미래에 펼쳐질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를 전개한다는 점입니다.
'블레이드 러너 2049' 역시 각종 소품부터 등장인물과 스토리까지 기존의 SF와는 다른 리얼리즘의 세계를 보여줍니다.
영화속의 상황들은 근 미래, 어떻게든 이루어질지 모를 인간복제와 제어되지 않는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낼 앞으로의 모습인지도 모릅니다.
두번째 아트적인 비쥬얼과 음악.
쇼생크탈출부터 시카리오까지 시대를 풍미하는, 루베츠키와 더불어 세계최고의 촬영감독 로저디킨스의 예술적인 화면과
영화음악계의 모짜르트 한스짐머가 만든 음악. 블레이드 러너 2049는 감독과 더불어 세사람의 협업이 만들어낸 작품입니다.
아이맥스로 촬영된 화면이 거대하고 그로테스크한 미래의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음악 역시 영화에 기괴한 음향을 더해서
더더욱 뇌리에 각인되는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자율주행 자동차, 진일보된 홀로그램과 인공지능 등 곧 다가올 미래의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사실 SF영화에서 주연들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는게 미래시대에 대한 묘사입니다.
세번째 전작과의 연계성을 찾는 재미.
과거에 전설이 된 작품의 속편을 만든다는 것은 스타워즈의 예에서 봤듯이 상당히 중압감있는 작업이었을겁니다.
제작을 맡은 리들리스콧의 조언이 당연히 있었겠지만 아주 절묘하게 전작을 잇는 속편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라이언 고슬링도 전작의 해리슨포드처럼 무미건조한 표정에 긴 코트를 걸치고 커다란 권총 한자루만 가지고 다닙니다.
전작에서 숀영의 역할을 조이라는 인공지능 여자친구로 대체했는데 마치 영화 'Her'에서 스칼렛 요한슨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결말까지 보고나면 라이언고슬링은 전작의 해리슨포드와 룻거하우어의 역할을 하나로 합친듯한 캐릭터를 보여줍니다.
다른듯 같은 두 작품의 분위기. 미래의 모습은 과거 작품의 분위기를 이어가면서 또 새로운 분위기의 배경이 첨가된 듯한 느낌입니다.
나중에 두 작품을 연달아 보면서 비교해보는것도 재미있는 감상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네번째 인간의 존엄성 그리고 신과 인간, 인간과 리플리컨트.
종교에 의하면 인간은 신에 의해 창조되었습니다. 그리고 미래 리플리컨트는 인간에 의해 창조됩니다.
리플리컨트에게 인간은 신과 같은 존재입니다. 그러나 신이 인간의 생명과 존엄성을 함부로 할 수 없듯.
인간도 리플리컨트의 인격과 존엄성을 짓밟을 수 없습니다. 생명이 있는 존재는 그 자체만으로 존엄성이 인정되어야 하며
그것을 짓밟는 순간 그 가해자의 존엄성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블레이드 러너 2049>는 영화의 분위기와 스타일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영화지만
취향과 관심사에 따라 전혀 즐기지 못할 영화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82년 전작과 같이 극적인 구성, 드라마적인 연출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제가 오래 기다렸던 영화 '블레이드러너 2049'의 빈약한 감상평을 마칩니다.
잠이 안와서 몇 줄 쓴다는게 횡설수설스럽게 좀 길어졌네요^^;
첫댓글 리플리컨트가 자아를 찾아가는 성장 드라마 ^^
그러네~ 성장드라마 ㅋ 후속편도 나올라나...^^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전작에선 비가내렸고 이번편에서는 눈이 내리더라구요... 저는 조이의 캐릭터도 좋았습니다. 실제 그런 인공지능이 나올런지... 주인공 기계아니고 복제인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