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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 장 : 수난시대(受難時代)
1.휴~~
지난 석 달간을 생각하니 한숨만 나온다. 천운이형과 함께 하기 전까지 난 나름대로 내 생활에 만족하고 있었다. 애늙은이 같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아무도 없는 고요한 산속에서 사부님의 시중을 들며 새로운 지식을 익히는 것이 재미있었다. 사부 성격이 많이 괴팍하긴 했지만......
그런데...... 그런데......
흑흑흑흑~!
어디서 저런 이상한 형이라는 놈을 만나서 이 고생을 하는 것인가? 기분 나쁜 일이 있을 때마다 내 뒤통수에 화풀이나 하고...... 덕분에 내 뒤통수 모양이 점점 납작해지면서 이상하게 변하고 있다.
내가 사부님한테 공격하는 법만 배웠어도...... 올해까지는 피하는 법만 가르쳐주고 내년부터 공격하는 법을 가르쳐준다고 했었는데...... 신법을 써서 손을 피하는 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언제나 뒤통수를 맞았다. 공격법을 배우지 못한 게 한이 된다.
내가 억울하다고 할 때마다 치사하고 더러우면 내가 형 하라고 한다. 이게 말이 되는 소린가......? 처음에는 반항도 했으나, 지금은 반항도하지 않고 그러려니 한다. 어느덧 적응이 된 것 같다.
휴~~
그러나 그뿐이면 내가 말도 하지 않는다.
아버지를 찾겠다면서 아무 계획도 없이 그때 그때의 상황에 따라 행동하다니...... 이름처럼 천운(天運). 하늘에게 모든 걸 맡긴다는 뜻인가? 지금도 사람이 많이 지나다니는 성 한복판에서 나한테 마화교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내라며 성화다. 자기도 잔머리는 잘 굴리면서...... 내가 보기엔 아마도 생각하는 걸 천성적으로 싫어하는 것 같다.
계속 재촉한다. 시라도 한 수 읊어 처음 하는 독백을 멋지게 장식하고 싶었건만...... 내 독백은 이게 끝이란 말인가??
천운이형의 평소 주장대로 이 현실이 만약 소설이라면 할 말이 있다.
아~~ 작가가 원망스럽구나!!!!
망할놈의 작가야!
제대로 된 주인공을 만들어야지! 지금 나랑 장난하냐?
음...... 많이 억울한 것 같군...... 어린것이......
꼽냐? 치사하고 더러우면 네가 작가해서 글쓰던지...... 하하하하.
앗!
나도 이천운을 닮아가는 건가...... 이러면 안돼는데......
"야! 무슨 생각하는 거야? 좋은 방법 생각해봤냐?"
이천운이 송영수를 불렀다. 그들은 삼일만에 남경까지 내려왔다. 그러나 마화교를 어디서 찾아야 할지 막막해, 번화한 성 한복판에서 만만한 송영수만 닥달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잠시 다른 생각을 하고있던 송영수는 정신을 차리고 이천운을 바라봤다.
"좋은 방법 생각해봤냐고!"
이천운은 재촉하듯 다시 물었다.
"음...... 마화교에 대해 알아야 계획을 세우죠. 우선 마화교에 대해 기초조사부터 해요. 강호에서 정보력이 뛰어난 단체는 개방, 하오문, 그리고 정화회(頂花會)가 있는데 개방은 너무 세력이 강하고, 정화회는 너무 신비로워 종적을 찾기 힘드니까 우선 만만한(?) 하오문으로 가죠."
잠시 생각에 잠기던 송영수가 대답했다.
"그거 좋은 생각이군."
이천운은 무릎을 치며 환영했다. 달리 방법이 없었으므로 송영수의 말을 따르기로 한 것이었다. 몇 달전 하오문과 잠시 충돌한 후 이천운은 하오문을 아주 우습게 보고 있었다.
"그런데 하오문이 어디 있는 거지?"
옆에서 듣고 있던 악승호가 물었다.
"그러고보니 우린 하오문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잖아. 이 넓은 성안에서 어떻게 찾지?"
이천운도 악승호의 말을 거들며 송영수를 바라봤다.
"에휴~~"
잠시 한숨을 쉬던 송영수는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퍼~억~!
"이~쒸~!"
"감히 형님께 그런 표정을 짓다니...... 빨리 말해봐라."
송영수는 이천운에게 기어이 뒤통수를 한 대 맞고 말을 이었다.
"하오문은 정보력은 강하지만 무공은 약간 허약한 삼류 깡패집단이잖아요. 그들의 주수입원은 기루와 도박장, 홍등가 등이잖아요. 그러니 하오문에서 직접 관리하는 도박장이나 기루에 가서 깽판 한번만 부리면 곧 알 수 있을 꺼에요. 아마 가장 큰 도박장이나 기루만 찾으면 될꺼에요."
"그래도 우리가 명색이 주인공인데 그런 나쁜 짓을 해도 될까?"
이천운이 약간 망설이는 어조로 말했다.
"휴~~"
악승호와 송영수는 길게 한숨을 쉬며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이천운의 "주인공 과대망상증"에 둘은 이젠 화가 나지도 않고, 어이가 없었던 것이었다. 둘은 이천운은 쳐다보지도 않고 기루를 찾기위해 걸음을 옮겼다.
"어이~! 농담이야~! 같이 가~! 날 왕따시키지 말아줘~!"
이천운은 분위기를 눈치채고 울상을 지으며 둘의 뒤를 따라갔다.
"음...... 이곳이 기루란 말인가? 말로만 들었지 실제로 오는 건 처음인데......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두근 뛰는군."
이천운이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셋은 성내의 사람들에게 가장 큰 기루를 물었다. 성내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만월루를 추천했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만월루(萬月樓)의 위치를 물어 만월루의 앞에 도착했다.
대문만 하더라도 금빛에 10척이 넘었다. 대문의 엄청난 크기와 위용은 그들을 처음부터 질리게 만들었다. 악승호는 물론, 다들 기루에는 처음 와보는 것이었기 때문에 함부로 들어가기가 망설여졌다.
"네가 먼저 들어가라."
악승호가 이천운을 떠밀며 말했다. 악승호도 이렇게 엄청난 규모의 기루는 처음 와보는 것이므로 먼저 들어가기가 쑥스러웠다.
"아니에요. 영수야 네가 앞장서라."
이천운은 송영수를 떠밀며 말했다.
"전 어린애잖아요. 그래도 승호형이 제일 나이가 많으니까 연장자가 앞장을 서셔야죠."
송영수는 악승호를 떠밀며 말했다.
"누가 연장자라는 거야? 얼굴 반반한 천운이가 앞장서라."
"난 보기보다 부끄럼이 많아요. 똘똘한 영수가 앞장서라. 네가 앞장서면 내가 너 주인공 시켜줄께."
"전 미성년자잖아요. 승호형이 앞장서요."
......
셋은 먼저 들어가기 쑥스러워 기루앞에서 이각여 동안 옥신각신했다.
한창 싸우고 있을 때 만월루에서 한 기녀가 나왔다. 그녀는 정원을 산책하던 중 대문근처가 시끄러워 호기심을 느끼고 나와 본 것이었다. 입가에 작은 점이 있는 나름대로 귀여운 외모였으나 비정상적인 거대한 가슴 때문에 어딘지 어색해 보였다.(나름대로라는 표현에 주의하십시오. 나름대로!)
"훗!"
셋이 다투는 것을 보다못한 기녀가 웃으며 말했다.
"여러분은 대낮부터 풍류를 즐길 줄 아시는군요. 게다가 서로에게 순서를 양보하니 양보의 미덕도 갖추시고...... 저희에게 소협들을 모실 영광을 주시겠습니까?"
언제 나타났는지는 모르지만 약간 나름대로 귀여운 기녀가 나타나자, 이천운의 눈빛이 달라졌다. 이천운은 옷매무새를 단정히 고치며 예전의 느끼한 어투로 말했다. 그러나 단정한 말투와는 달리 이천운의 눈은 기녀의 가슴을 향해 있었다.
"그렇게 말해주니 오히려 저희가 영광입니다. 낭자는 정말 아름다우시군요. 하하하하~!"
이천운이 분위기잡고 말하자 다시 등뒤로 꽃잎이 흩날리는 듯 했다.(도대체 겨울에 어디서 자꾸 꽃잎이 날아오는 건지 작가도 무척 궁금하다.)
기녀는 이천운의 멋진(?) 행동에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소협을 모실 수 있다는 삼생(三生)의 영광입니다. 어서 들어오시지요."
"별말씀을...... 어서들 들어가자꾸나......"
이천운은 둘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기녀를 따라 앞장서서 기루안으로 들어갔다.
"젠장! 우리가 처음에 왜 싸운 거지?"
악승호가 투덜거렸다.
"전 석달이 지났지만, 아직도 천운이 형의 느끼함에 적응이 안돼요. 그런데 여자들은 그 느끼함을 왜 좋아하는 건지....... 휴~! 역시 바람끼를 타고난 건가?"
송영수도 한숨을 쉬며 말했다. 둘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이천운의 뒤를 따라 기루안으로 들어갔다. 겨울이기 때문에 꽃은 없지만, 정자와 가산, 호수가 화려하게 배치돼 있었다. 정원을 따라 삼십여장 쯤 걸어가자 화려한 목조건물이 나타났다. 칠층 높이의 엄청난 규모에 셋은 입만 벌린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얼굴은 잘생겼지만 촌에서 올라온 모양이구나. 재밌겠는데......?'
기녀는 그들을 보고 웃으며 건물안으로 안내했다. 건물의 입구에는 건장한 사내들 둘이 보초를 서고있었으나, 기녀를 보곤 웃으며 들여보내줬다.
기루의 복도는 각종 그림과 도자기들로 화려하게 장식돼 있었다. 무슨 그림인지는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었으나, 정교하게 만들어진 게 비싼 표시가 났다.
"여기 비싸지 않을까요?"
송영수가 화려한 내부를 보고 놀라, 악승호에게 전음으로 물었다.
"나도 이렇게 큰 기루는 처음 와보는거라...... 아마 엄청 비쌀 꺼야."
악승호도 약간 질린 목소리로 대답했다.
"사부님이 준 자금도 얼마 없을텐데......"
"걱정마라. 우린 여기에 놀러온 게 아니니까...... 깽판...... 깽판이라고 하니 이상하군. 꼭 내가 나쁜 악당같잖아. 아무튼 소동을 일으키러
온 거니까 걱정안해도 될꺼야."
악승호의 말에 송영수는 걱정을 한시름 덜며 걸어갔다. 이천운은 송영수의 걱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자금 생각은 하지않고 제일 좋은 방으로 안내해 달라고 했다. 기녀는 셋을 기루의 삼층에 있는 큰방으로 안내했다.
"와~~"
셋은 화려한 내부에 입을 벌렸다. 복도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화려함이었다. 방 중앙에는 커다란 탁자가 있었고, 서역에서만 생산되는 고급융단에 각종 비단과 그림으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다.
원래 만월루는 아래층으로 내려갈수록 화려함이 떨어지는 대신 값이 쌌다. 물론 가장 질이 떨어지는 일층도 술 한잔에 은자 열냥이 넘었다. 일반적인 손님은 삼층까지만 올라갈 수 있고, 명성있는 무림의 고수나 관아의 높은 관리, 혹은 글재주가 뛰어난 문사들만 사층이상 올라갈 수 있었다. 덕분에 칠층까지 올라가는 사람은 몇 년에 한번씩 나왔다. 대게 처음 오는 손님들은 일층이나 이층으로 안내됐으나, 기녀는 이천운의 수려한(?) 외모에 끌려 일반인이 올라갈 수 있는 가장 높은 층인 삼층으로 안내한 것이었다.
"참으로 화려하군요. 감탄했습니다."
이천운이 정신을 차리고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이천운의 말에 악승호와 송영수도 정신을 차리고 자리에 앉았다.
잠시 후, 흰옷차림의 하녀가 들어와 물었다. 하녀도 이천운의 얼굴을 보고 놀라며 얼굴이 붉게 변했다.
"주문하시겠습니까?"
"우선 삼십년 묵은 백화주(白花酒) 세동이와 연화소육(蓮花小肉), 십향근자탕(十香根煮 ), 취향육숙(醉香六熟)......"
이천운은 순식간에 세동이의 술과 이십여 가지의 안주를 주문했다. 하나같이 일반인들은 이름조차 들어보기 힘든 고급요리였으므로 다들 깜짝 놀랐다.
'얼굴은 잘생겼지만 어리고, 옷차림은 평범해 대단치 않은 인물이라 생각했는데, 이런 요리를 주문하다니...... 씀씀이도 크고...... 너무 멋지구나.'
기녀는 속으로 감탄하며 이천운에게 야릇한 눈빛을 보냈다. 이천운도 기녀의 눈빛을 알아채고 부드러운(?) 미소를 보내 화답했다.(우~웩~!)
사실 이천운은 이런 요리를 먹어보기는 커녕 구경한 적이 없었다. 평소 이무결이 바람둥이는 기루에 가서도 꿇리지 않아야 한다며 억지로 가르쳐준 요리이름이었다. 그때 배운 걸 기억하고 대충 주문한 것이었다.
'바람둥이 아버지가 이럴 땐 도움이 되는군......'
이천운은 쓴 웃음을 지으며 악승호와 송영수를 바라봤다. 악승호와 송영수는 신기한 동물을 보는 듯한 눈으로 이천운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눈빛은 부담스럽잖아. 짜식들...... 촌스럽게 놀라긴...... 오늘 흠씬 놀아보자꾸나."
이천운이 놀란 얼굴로 바라보고 있던 둘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셋은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반시진이 지나자 기녀 두 사람과 음식이 들어왔다. 탁자는 넓었지만 이천운이 주문한 음식으로 빈틈이 없었다.
"정식으로 소개를 하겠습니다. 전 대월(大月)이라 합니다."
처음의 가슴 큰 기녀가 소개했다. 셋은 기녀의 비정상적일 정도로 거대한 가슴을 보며 고개를 끄덖였다.
"전 장월(長月)이라 합니다."
나중에 들어온 두명의 기녀중 키가 크고 약간 마른 기녀가 말했다. 셋은 기녀의 큰 키를 생각하며 고개를 끄덖였다.
"전 단월(短月)이라 합니다."
나머지 한명의 기녀가 말했다. 그녀는 키가 작고 약간 통통했기 때문에 셋은 연신 고개를 끄덖이며, 전부 이름과 외모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대월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기녀는 재빨리 이천운의 옆으로 가서 앉았다. 나머지 두 명의 기녀는 질시의 눈빛을 보냈으나, 어쩔 수 없이 각자 악승호와 송영수의 옆으로가 앉았다.
"우선 한잔씩 받으시지요."
기녀들이 잔에 술을 따르며 말했다. 송영수를 제외한 다섯은 일제히 술잔을 들어 술을 마셨다.
"소협은 왜 술을 마시지 않죠?"
송영수의 옆에 있던 단월이 물었다.
"전 아직 어려서 술을 잘 못합니다. 많이 드세요."
송영수는 좋은 목적으로 기루에 온 것이 아니었으므로 내심 경계하고 있었다. 기녀들이 먼저 술을 마시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경계심을 약간 풀며 술을 마셨다. 그는 나이가 어려 술이 약했으므로 한모금만 마시고는 잔을 내려놓았다.
'어라? 술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는데? 비싼 술이라서 그런가?'
송영수는 술에서 약간 이상한 향기를 맡았으나, 자신이 술이 약해 착한 거라고 생각하고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악승호는 기녀는 신경쓰지않고, 술과 음식만 걸신들린 것처럼 마구 먹고있었다. 악승호의 옆에 있던 장월도 악승호의 꾀죄죄한 몰골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이천운과의 대화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천운은 기루에 오자 바람의 기질이 본색을 드러내는 듯 술보다는 기녀와 노는 데 정신이 팔려있었다.
"여기 금(琴) 좀 가져와 봐~! 내 노래 한 곡 멋지게 해주마."
술이 몇 잔 돌자 얼굴이 약간 붉어진 이천운이 흥이나 대월에게 말했다. 기녀는 웃으며 구석에 놓여있던 금을 가져왔다. 이천운이 금을 조절하며 준비를 하자 다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봤다.
띵~! 띵~!
잠시 금줄을 조절하던 이천운은 목을 가다듬고 노래를 시작했다.
바라만 보고 있어도 터질 것만 같은
이런 내 맘을 너는 모르는 건 아닌지......
난 너의 순결한 그 눈빛조차
차마 더럽혀 질 것 같아
난 볼 수가 없었네.
너의 모든 걸 난 느끼고 싶네.
또 지키고도 싶네.
언제나 너의 곁에 숨쉬며 살아갈 나이기에
영원히 너만을 위해 난 지키고 싶네......
이천운이 노래를 마치고 금에서 손을 내려놓자 한순간 정적이 흘렀다.
"아~~!"
"너무 멋져요~!"
"오라버님~~!"
기녀들은 눈물을 주룩 흘리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악승호는 술마시던 걸 멈추고 이천운을 바라보고 있었다. 송영수도 젓가락질을 멈추고 의외라는 얼굴로 이천운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천운은 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바라보자 약간 쑥스러워져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왜 그래? 부끄럽잖아."
대월이 정신을 차리고 물었다.
"너무 멋져요. 곡명이 뭐죠?"
장내의 사람들이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봤다.
" '길'이라고...... 동쪽에 있는 나라에서 유승준(兪承俊)이라는 사람이 부른 노래야. 나도 아버지께 배운거라...... 오랜만에 해보는 거였는데 괜찮았는지 모르겠군."
이천운이 말했다.
"너무 멋졌어요. 한잔 받으세요."
기녀들은 흠모의 눈빛을 보내며 이천운에게 연거푸 술을 따랐다. 이천운도 기분이 좋아져 계속 술을 들이켰다.
"우리 언제 소동 피우죠?"
송영수는 다들 약간씩 술에 취한 것 같아 내심 걱정이 돼 이천운에게 전음으로 물었다.
"우선 놀고 나서 생각해보자. 시간은 많으니까......"
이천운이 건성으로 대답했다.
"형은 언제 소동일으킬 꺼에요? 왠지 불안해요."
이번에는 악승호에게 전음으로 물었다.
"술이랑 음식 전부 먹으면....."
악승호도 술 마시는데 정신이 팔려 건성으로 대답했다.
"휴~~"
송영수는 길게 한숨을 쉬며 생각했다.
'어째 불안한 걸...... 다들 여기에 온 본래 목적을 잊어버린 것 같아.'
송영수도 될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술을 한잔 마셨다.
'술맛이 어째 이상한걸......'
송영수가 이상함을 느낄 때 악승호가 말했다.
"어째 이상한걸? 내가 이렇게 술이 약했었나? 술이 너무 비싼 거라 그런가? 나도 한땐 화산의 구멍 뚫린 술동이라 불리며 인근 주점에서......"
악승호는 말을 끝까지 마치지 못하고 탁자위에 서서히 쓰러졌다.
"나도 약간 이상한데......? 왜 여자들이 여섯명으로 보이지? 어? 영수도 둘이나 있네? 너네 쌍둥이냐?"
이천운도 끝까지 헛소리를 하며 탁자위로 서서히 쓰러졌다.
"젠장~! 뭐냐?"
송영수도 당황해 자리에서 일어나 외쳤으나, 곧 기운을 잃고 탁자위로 서서히 쓰러지며 생각했다.
'이게 아닌데...... 뭔가 잘못 됐어. 너무 방심했구나.'
첫댓글 ㅈㄷ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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