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일,
아침은 오늘도 커피 한 잔으로 때우고,
거제에서 통영으로 옮겨 먼저 동피랑 벽화마을을 구경했다.
정말 도시의 흉물에 가까운 노후된 가옥,좁은 골목길을 이렇게 그림으로 예쁘게 꾸며 사람들이 미어터지게 할 수 있다니.
사람의 아이디어란 무궁무진하다는 생각을 금할 수가 없다.
한산도 제승당,
옛날 내가 기억하는 한산도 가는 배타는 곳과 지금은 전혀 다르다.
널찍한 주차장에 깨끗한 선착장,그리고 많은 가게들과 식당들.
80여명을 태우고 가는 유람선의 선장과 보조선장(항해사?)은 말솜씨가 장난이 아니다.
지척에 있는 한산도에 가는데 이 섬,저 섬을 들러 40분 남짓 가면서 역사와 전설에 대해 재미있게 얘기를 풀어나간다.
남근섬,여근섬(이건 굴이 아래 위도 찢어진 모양이라 아주 딱이다),죽도,비진도 등. 그리고 학익진과 해전사.
섬에 닿아 조금 걸어 제승당에 도달했다.
이순신장군이 삼도수군통제사가 되어 모함으로 서울에 압송되기까지 4년 가까히 조선해군의 중심역할을 했다는 곳이다.
그 유명한
'한산섬 달밝은 밤에 수루에 홀로 앉아...' 하는 시를 읊은 곳이기도 하고.
그런데 그 수루를 한자로 이렇게 쓰는 줄은 정말 몰랐다,(사진 참조)
마지막으로 활쏘는 곳을 봤는데 바다를 건너 과녁이 있고,거리가 145m라고. 요즘 양궁으로 쏘는 거리와는 비교가 안된다.
그런데 명량이라는 영화에 보면 총을 쏘는 적선의 병사를 활로 눈을 정확하게 맞추니,요즘 양궁시합으로 치면 백점이 아니
라 그냥 정중앙에 맞춰 카메라 렌즈가 고장이 나게 하는 수준이다.
다시 배로 통영귀환,
해산물 시장에 쇼핑할 기회를 줘서 마누라와 좁은 시장골목을 두어바퀴 돌았다.
이건 정말 내 부전공이다.
시금치 네 다발 사고,마른 물메기 두축 사고,생굴 두 박스 사는데 한시간은 족히 걸렸다.
수향이란 일식집에서 초밥정식,
여행사가 얼마를 지불하는지 모르지만 정말 깨끗하고 맛깔나는 음식을 내는 집이었다.
간밤의 복집하고는 비교가 되지 않는.
다음에 통영 가실 분은 참고하시도록.
점심 먹고 삼도수군통제사를 구경했다.
1602년에 지어 아직도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는 목조건물이라고.
자그마한 성으로 되어있는데 주변의 부속건물들은 다 소실이 되었지만 이 주건물은 원형이 그대로다. 한때는 학교로도 쓰였다고.
이 자그마한 성 안에 각종 공방이 있어 칠기나 죽공예 같은 기술을 가진 사람들을 보호하고 그 공방에서 물건을 만들게 했다고 하
니 우리 조상들의 문화사랑이 결코 범상하지 않다.
당시 심수관이란 도공이 일본에 끌려가 오늘의 일본도예의 원류가 되었다는 얘기는 들어서 우리 선조들은 이런 장인들을 소흘히
했구나 하고 생각했던 내 소견이 아주 편협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천천히 보기에는 돌아갈 길이 멀어 2시 반에 통영을 출발 서울로 귀환했다.
전용차선을 달려 4시간 정도에 왔으니 아주 정시에 온 셈이고,생굴을 기다리고 있던 친구부부와 저녁을 맛있게 먹었다.
2만원짜리 생굴 들고와서 20만원짜리 참치회를 얻어먹었으니 아주 수지 맞은 셈이다.
길 막히지 않아 좋고,경치 좋아서 좋고,음식 맛있어서 좋고,말 잘 알아들으니 좋고(외국여행에 비해),마누라 좋아하니 좋고...
이번 국내여행은 대성공이었다.
다음엔 해남과 보길도 등을 한번 가볼까, 서편제 코스로.
첫댓글 개술(戌)자가 지킬 수(戍)도 되는 줄 오늘 알았네.고맙소.
내년에도 좋은 여행 많이 하이소.
인생살이 남는것은 여행을을 통한 관심거리 내 눈으로 손으로 만지작 거리며 흥분에 쌓이는 것 정말로 잘 했습니다. 감사.
부부 금실을 떠나서 부럽습니다. 자유인이된 한쌍의 휘앙새로 높이 높이 날으세요.좋은 친구 굳! 굳!
내가 이팔청춘기를 3년동안 보낸 토영이네..눈에 선하다..지난번 10월달에 나도 동피랑을 다녀 왔심더..
아 !!! 가고 싶어요. 통영여행 사진이 나의 애를 끊나니....ㅎㅎㅎㅎㅎ
간만에 글속이지만 즐거워하면서 ,.. 부부가 같이 걸어며 웃는 모습이 눈에 선하여 맘이 가볍고 좋네요.
부디 자주 자주 여행하면서 후담도 적어주세요. 감사했습니다.
水鄕에서 까딱 했으면 박회장님 만날 뻔했네!
우리도 26일날 그 집에서 모임이 있었는데.....모처럼 마나님과의 데이트 좋았겠습니다.
해남 보길도나 목포 1004섬도 추천할 좋은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