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화배우이자 감독인 클린트 이스트우드(Clint Eastwood)를 아십니까?
제가 1974년에 청주에 있을 때, 영화 광고 속에서 기억하는 것 중의 하나가 '이것이 법이다'였습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주연으로 나온 작품인데 그 영화를 실제로 본 기억은 없습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1930년 생이라고 하니 지금 우리 나이로는 87에 해당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 클린트 이스드우드가 2017년에 새 영화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을 내어 놓았다고 합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공화당 지지자이자 정평 난 보수주의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린트 이스트우드는 아카데미 최우수감독상을 2회 수상한 감독으로, 그리고 제작자와 배우로서 반세기가 넘는 기간 동안 할리우드의 정상에 있었고, 여든이 넘은 현재에도 열정적인 활동을 하며 끊임없이 진화하는 중에 있다.
한때 할리우드에서 ‘마초 캐릭터’의 대명사로 알려졌던 이스트우드의 진가(眞價)는 그가 감독을 겸업하면서 <버드>(Bird, 1988)를 비롯하여 <용서받지 못한 자>(Unforgiven, 1992),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The Bridges of Madison County, 1995) 등과 같은 걸작들을 연출하면서 새롭게 인식되기 시작했다.
특히 <용서받지 못한 자>는 <하이눈>(High Noon, 1952), <셰인>(Shane, 1953), <수색자>(The Searchers, 1656) 등과 함께 2008년 미국영화연구소(American Film Institute)가 선정한 미국 ‘서부영화 톱10’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트래비스 크로포드(Travis Crawford)에 따르면, “유럽의 시네아스트들은 이미 오래 전에 이스트우드의 페르소나와 감독으로서 재능을 알아보았지만, 미국의 평론가들은 그가 70세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고 지적한다.
크로포드는 이스트우드가 1970년대 초 <더티 해리>(Dirty Harry)로 전성기를 맞이한 이후 2000년대 들어서도 여전히 <밀리언 달러 베이비>(Million Dollar Baby, 2004), <아버지의 깃발>(Flags of Our Fathers, 2006)과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Letters from Iwo Jima, 2006) 등과 같은 걸작들을 내놓으면서 열정과 재능을 보이고 있다고 극찬을 한다.>'근현대 영화인 사전'중에서
영화 설리’는 실화를 스크린에 옮겼다. 지난 2009년 1월15일, 승객 155명을 태운 채 허드슨강 한가운데로 불시착한 US항공 1549편의 기장 ‘체슬리 설렌버거’(톰 행크스 분)의 이야기다. ‘설리’는 그의 애칭이다.
<영화는 불시착 결과를 미리 밝히고, 그 이후에 벌어지는 일을 담아냈다. 여객기는 강물 위로 떨어졌음에도 승객과 승무원 전원이 살았다. 불시착 후 일부는 구명보트에 오르고, 일부는 구명조끼를 착용한 채 강물에 빠졌지만, 155명 모두‘구조됐다’. 설리와 현장 책임자는 마지막까지 ‘155’라는 숫자에 집착한다.
불시착에도 탑승자 전원을 무사히 귀환시킨 기장 설리는 영웅이 된다. 하지만, 사건의 진상 및 책임규명을 위해 소집된 국가교통안전위원회는 과연 허드슨강 불시착이 기장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는지를 두고 까다로운 심사를 한다.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각종 증거 조사 결과는 여객기가 출발지인 라과디아공항으로 회항하거나 허드슨강과 가장 가까운 티터보로 공항에 착륙하는 편이 훨씬 더 안전했을 가능성을 가리켰다.
“기장으로서 최선의 선택을 했는가?”.
국가안전위원회가 설리에게, 설리가 그 자신에게 되묻는 질문이다. 경비행기 조종대에 앉았던 젊은 시절부터, 전투기를 몰았던 군복무 시절까지, 수십년간 설리의 인생 전부가 걸린 물음이었다.
엔진 손상으로부터 불시착까지 208초간, 기장으로서 그의 판단이 옳았음은 증명될까. 설리는 208초간을 수없이 복기하는 한편, 또 하나의 ‘진실’을 길어올린다.
승무원들은 승객의 마지막 한명까지 보살폈고, 불시착을 전후로 허드슨강을 오가던 민간 통근용 여객선들은 연락을 받은 즉시 모두 강에 떨어진 항공기 주위로 몰려들어 구조에 참여했다.
경비대와 구조대, 응급의료진도 즉각 투입된다. 승객들은 차분하게, 서로를 배려하며 기장 및 승무원들의 지시에 따랐다. 불시착에서 전원구조까지 걸린 시간은 단 24분이었다.>헤럴드 경제, '이형석의 영화 * 정리'중에서
저는 이 영화를 보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 많은 사람들은 이 영화를 보면서 '세월호'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제가 생각하는 문제는 세월호를 대하는 자세입니다. 이 영화에서 말하는 것은 기장으로서 최선을 다했는가?와 기장의 판단이 옳았던 것일까?의 문제이지만 우리는 세월호를 이야기할 때 대통령은 무엇을 했는가? 일 겁니다.
86세의 노장이 영화를 만든다는 것도 참 대단하고, 조난사고를 대하는 미국인들의 시각도 놀랍습니다. 멋지게 늙어가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그걸 받아들이는 미국 사회가 부럽습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