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없는 건설현장, 건자재 대란 오나
기사입력 2015-06-17 06:00:09
건설경제
폭발적인 주택 착공에 동계올림픽 수요 맞물려 부족 심화
강우일수도 적어 수급 악화…장마 늦어지면 최악 상황 우려
극심한 가뭄 아래 시멘트ㆍ레미콘ㆍ파일 수급이 이상징후다.
PHC파일은 품귀 상황. 시멘트ㆍ레미콘도 수도권 일부 현장에서 건설사ㆍ레미콘사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장마가 늦어지거나 강우일수가 줄 경우 자재대란이 올 것이란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장마철을 앞두고 자재 구득난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다. 가장 심각한 쪽은 PHC파일이다. 수도권, 지방권 할 것 없이 아우성들이다.
중견건설사의 자재 담당자는 “쏟아진 주택 착공량, 파일업계 생산용량 한계가 맞물리면서 4월 중순에 미리 열흘치를 주문했지만 최근 받은 물량이 4∼5일치다. 장마가 늦어지고 강우량이 줄어든다면 자재 대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했다.
건설사 내부적으로는 파일수급 역량이 자재 담당자들의 능력을 좌우하는 척도로 자리잡을 정도다. 파일 투입량을 줄일 대체상품인 스마트파일마저 제때 조달이 힘든 처지인 탓이란 하소연이다.
파일공사 직후 이어지는 골조공사 때 집중적으로 필요한 레미콘과 원재료인 시멘트, 골재 수급도 심상치 않다. 별도 협정가 없이 시장수급에 의해 좌우되는 골재 공급가격만 해도 작년 1㎥당 6000원 내외였지만 수도권 주요 택지지구나 강원권 등지에서 7000원대에서 8000원대까지 치솟았다는 전언이다.
골재업계 관계자는 “인천 등 경기 서부권과 평창 동계올림픽 공사물량이 쏠린 강원권 등지의 골재 값 상승폭이 크고 가격도 뛰는 상황”이라며 “인건비를 포함한 제조원가가 오른데다 단기간에 공사무량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건설ㆍ레미콘업계 시각도 다르지 않다. 서울 수색의 시멘트 수송기지만 해도 최근 재고가 바닥이 날 정도로 시멘트가 들어오는 속속 바로 나가는 형편이다. 주택 착공이 잇따른 서울 남동권 위례ㆍ문정지구, 경기 시흥 목감지구, 배곧신도시 등의 시멘트ㆍ레미콘 수급이 가장 심각하다는 전언이다.
수급난의 원인은 폭증한 주택 착공량과 시멘트사들의 킬른 대보수, 발전소 정기점검에 따른 플라이애시 구득난, 그리고 한일시멘트의 광산사고 등의 돌발변수가 복합된 결과란 분석이다.
수도권 건설현장의 한 소장은 “장마 직전 최성수기인 이맘 때 일부 품목의 구득난은 늘 되풀이된 일이지만 올해는 거의 대부분 자재가 품귀 조짐이다”라며 “이달 말 장마 여부가 고비가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한국시멘트협회가 집계한 최신 통계치인 4월말 누적 시멘트 출하량(1374만t)은 전년동기보다 3.5% 늘었을 뿐이다. 반면 4월말 시멘트 재고량이 전년동기보다 12.3% 줄어든 128만t에 그쳤다. 대신 시멘트 재료인 클링커 재고량(154만t)이 14.1% 늘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다는 게 협회 반박이다.
그러나 수급난이 가중된 것은 5∼6월이며, 상대적으로 빠른 상위권 시멘트사의 자체 집계 6월 누적 출하량은 5% 불어났고 재고량도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빠듯하다는 설명이다. 레미콘의 경우 수급난이 더욱 심각한 현장은 관급공사쪽이다.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 관계자는 “중소 레미콘사들이 조합으로부터 할당받는 관급현장의 경우 업체 입장에서는 이미 따놓은 물량이므로 별도 수익원인 사급 현장쪽애 우선 투입하는 경향이 았는 탓으로 보인다”라며 “이를 포함한 자재수급 불안을 방치하면 공기차질은 물론 품질저하로 인한 부실시공, 안전사고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국진기자 jinny@
건설경기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