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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도 무덥던 2012년 여름날,
가을이 오는 모습인지 하늘에는 쪽빛 하늘을 배경으로 풍성한 흰 구름들이 떠 있다.
아직도 나는 미성숙인지 저런 구름들을 볼때마다 비행기를 몰고 저구름 사이로 지나가고도 싶고 아니면 산을 오르는 것처럼 구름 능선을 타고 등운?(등산)을 하면서 구름위를 걷고도 싶고 아니면 솜털같은 구름 융단위에 누워서 더 높은 푸른하늘을 보다가
졸다가 하고 싶기도 한다.
정신차려!!! 초로의 노인네가 어린애 같은 생각을 하고 있구만,,,,..
올해는 어머님께서 팔순이시다.
올해는 어머님 생신을 어떻게 치루어나 하고 여러가지 묘안을 짜내지만 뽀쪽한 방법이 없다.
원주에 사는 고향친구는 원주 풍물놀이패를 시골에 데리고 올테니까 시골동네가 떠나가도록 한판 놀자고 한다.
하지만 올여름에 하기에는 무더위 때문에 아무래도 무리일것 같아서 생각 끝에 무주에 있는 덕유산 리조트에 가서 2박 3일동안 가족끼리 지내는게 제일 좋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마누라는 큰며느리라서 엘에이 갈비가 어떻고 열무김치를 혹은 배추 김치를,,, 바쁘다...
나는 옆에서 잔소리 안하는게 도와주는것이라서 셔트 마우스...
모든 가족들에게 8월 몇칠에 무주 덕유산 리조트에 헤쳐모여 라고 연락을 했다.
나도 이른 아침 딸내미 아들내미 그리고 마누라 하고 뒷트렁크에 캔맥주 한박스, 소주 몇병. 엘에이 갈비 양념해서 그리고 새로 담군 김치 등등을 싣고 출발을 하니 차가 아파트 턱을 넘어갈때 지면에 닿는 소리가 난다,
많이도 실었구만..
경부고속도로를 지나서 대전애 가가끼오니 핸들이 이상하게 제법 많이 떨린다,
어!!!
왜이래?
창문을 열고 내려서 타이어를 보니 별이상이 없는것 같다. 다시 올라타고 주행을 하니 영 신통치 않다,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 갓길로 천천히 주행을 하면서 휴게소로 가든지 아니면 제일 빠른 톨게이트로 빠지든지 해야 겠다.
대략 난감,,,,,,,,,,,,,,,,
다행이 약 10킬로정도 가니 옥천 휴게소다. 이리저리 독수리 같은 눈으로 보니 카센터가 있다,
카센터 사장이 보더니 타이러를 교체 해야만한다고 한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인지 타이어가 여기저기 남봉(부풀어졌다)이 나서 파열 직전 인것같다,
새타이어 얼마인가요? 12만원입니다.
오잉! 그리 비싼거야? 보통 6만원인데 두배다.
사장님 타이어를 스페어 타이어로 로 교체 해주세요. 교체비 만원..
오늘 돈벌었다.
하지만 아찔한 경험. 차가 오래돼서 별게 속을 썩이는구만,... 지금 주행거리 27만킬로가 넘었으니 그럴때도 됐지.
어이 똥차!!! 고맙다,
휴게소에 가서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커피 한잔을 마시니 커피 맛이 어느때보다 맛있다.
덕유산은 구름 안개에 젖어!!!!!!!
저녁이 되니 모든 가족들이 모여서 저녁을 먹으면서 맥주한잔! 소주 한잔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니 벌써 새벽 3시가 넘었다.
특히 우리시골 동네 출신들은 술을 다 잘마신다. 우리보다 연장자 혹은 우리 친구들,,, 술이라면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듯..
특별한 그런 이유라도 있는지 도무지 알길은 없다.
다음날 오전,
밖에는 비가 오지도 않고 구름들이 끼어서 덥지도 않고 날씨마저 어머님 생신을 도와주시는것 같다.
스키장 쪽으로 가면 곤돌라들이 있어서 그것을 타고 20분정도 올라가면 거의 덕유산 정상에 도착한다, 내려서 다시 20분정도 걸어서 가면 덕유산 정상 향적봉에 도착한다.
덕유사은 한번도 와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마음같아서는 곤돌라 타지않고 걸어서 올라가고 싶지만 어제 마신 주취 때문에 참기로 했다.
맥주는 거의 한박스 다마시고 소주도 마시다 모자라서 다시 마트에 가서 또 사왔다고 한다,
기분좋게 술을 마시니 별로 취하지도 않는다.
덕유산 올라가는길,
여기저기 고사목들이 있고 또 앞산 뒷산들에 흘러가는 구름들이 잠깐 잠깐씩 걸려 있으면서 특별한 풍광을 우리들에게 선물한다,
바람에 실린 구름들이 산등성이를 쓰다듬듯히 쏴악 스치고 지나가는 모습들은 일찍히 경험하지 못했던 일들이었다,
어머니께서는 들판넘어 마을에서 우리동네로 22살때 시집을 오셨다.
그러니 지금 고향마을에서 58년을 사신거다,
그시절 어머니들께서는 모두가 그렇듯이 시집살이하면 당연한것으로 알고 사셨다.
시아버지, 시어머니, ,, 모두 가족을 합하면 20명 혹은 30명까지도 조그마한 집에서 이리 부대끼고 저리 부대끼고 힘들게 사시던 세대다.
그렇게 힘들게 지내던 새색시 시절에 내가 태어났지요
모두 모두 일을 무지무지하게 하셨지요, 아버지의 등과 허리에는 두텁게 옹이 박힌 푸르스르름한 살과 그속으로 파고든 짚자국이 가실날이 없었어요.
어머니는 낮에는 논에 밭에 일나가시고 또 저녁에 오면 밥해야지 빨래해야지 청소해야지 우는 아이 젖먹여야지 지금 생각하면 어머니이니까 하지 그냥 여자로서는 할수 없는 일들이지요.
옛날 부녀자들의 민요중에 " 시집살이요"에도 나오잖아요.
오리물을 길어다가 십리 방아 찧어다가
아홉솥에 불을때고 열두방에 자리걷고
외나무다리 어렵대야 시아버지 같이 어려우랴
나뭇잎이 푸르대야 시어머니보다 더 푸르랴
시아버지 호랑새요 시어머니 꾸중새요
동서하나 할림새요 시누하나 뾰족새요
시아지비 뾰중새요 남편하나 미련새요
자식하난 우는새요 나 하나만 썩는 샐세...
지금도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것이 몇가지가 있어요.
내가 태어난 집은 그리 작지 않은 제법 큰집이었어요. 그런데 아버님께서 도박이라든가 주벽이라든가 그런것이 없고 착하디 착한 순한 전형적인 농부였어요.
그런데 지금도 무엇때문애 그리 됐는지는 잘모르겟지만 그집을 비워주고 아랬뜸에 작은 집으로 이사를 오게 됐어요.
그야 말도 작디작은 단칸방이었어요.
거기애서 우리 형제들 그리고 부모님께서 생활을 하게 되었어요. 그방안에는 겨울철의 양식인 고구마통이 있었어요.
수숫대로 동그랗게 엮은 고구마를 담아논 통이 하나 떡 버티고 잇었지요.
밖에다 놓으면 고구마들이 얼어서 못쓰게 되거든요
한참을 자다가 눈을 떠보면 어머니가 그구마 통에 기대고 앉아 계시는 거예요.
엄마!!! 왜그래?
아니다 잠이 안와서,,,
좁은 방에 여럿이서 자니 잠이 올수가 없겠지요. 허리도 아프고 ,,, 그래서 고무마 통에 기대서 앉아서 주무시는거예요.
그런줄도 모르고 우리 형제들은 잠만 쿨쿨 잣겠지요.
또한번은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기억는 나지 않는데
"니 학교에 가지마라"
하면서 집을 나가라고 하네요, 그래서 밤에 집에서 쫏겨 났어요,
그때 생각으로 여기 집이 아니면 내가 잘데가 없을까 하고 모정으로 갔어요, 대부분 모내기 끝나면 동네 아저씨들이 모정에서 집으로 덕석을 만들거든요,
그것을 만들어서 가을날에 덕석위애다가 고추를 말리고 나락(벼를) 을 말리고 또 추석때는 거기다가 옆에 잇는 풀을 뜯어서 윷놀이 판을 만들어요. 이런말이 있잖아요. 허던 지랄도 덕석을 깔아 놓으니 한한다고....
요즘 사람들은 덕석을 모르겠지요?
그런 만들다 만 덕석뜸에 끼어서 잘려고 했는데 밤이라서 무섭기도 하고 또 제법 춥기도 하고 해서 살짝 집에 와보니 호롱불들이 꺼지고 캄캄한거에요,
방에 들어갈수는 없고 살며시 헛간으로 들어갔어요.
헛간에서 덕석 틈에 끼어서 잘려고 했는데 어머니께서 이놈의 새끼!!! 어디라고 들어오냐 ... 하는거예요,
놀라서 꽁지가 빠지게 달아났어요.
다음날 책가방(책보)를 어디다가 감추었는지 학교는 가야 되는데.....
어머니는 아침 일찍 논에 일나가시고...... 한참을 이리저리 찾아보니 부엌(우리 시골말로는 정지)찬장옆에 잇는거예요.
그때는 학교에 가지 않으면 죽는줄 알았거든요,
이래봬도 육년개근 육년 우등한 범생이었어요.
고등학교때 남학생 여섯. 여학생 여섯 해서"은하수" 라는 남녀 혼성클럽이 잇었어요,
다음 일요일날 전주 옆 고산 대야리라는곳에 놀러가기로 돼 잇거든요, 그런데 몇천원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어머니 책사야 되는데 돈좀 주세요..
없단다.
그럼 난 어떻게 해요? 지금 당장 가야 되는데......
여기저기 돈을 꾸러 골목길을 돌아다니신다. 이집 저집을.....
나는 우리 뒷집 넘어 조금 높은곳(만당 이라고 한다)에 기다리고 있으면서 어머니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하지만 어머니는 빈손으로 돌아오신다. 아들이 돈달라고 하는데 돈은 없고 못주어서 폭폭하신지 눈물바람을 하시네요.
그모습은 벌써 몇십년이 흘러어도 어제 일처럼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그런 어머니 께서 팔순이시네요,
어머니가 계시기 때문에 내가 이세상에 있게 된것이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잖아요.
"이것이 잇으므로 저것이 잇고
이것이 생기므로 저것이 생긴다"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다라는 것은 공간적으로 모든것이 깊은 관계속에 더불어 잇다는 뜻이지요.
그리고 이것이 생기므로 저것이 생긴다는 것은 시간적으로 어떤것을 원인으로 해서 어떤것이 생긴다는 뜻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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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컨대 "나: 라는 존재가 잇기 위해서는 일단 시간적으로 , 공간적으로 볼때 수없이 많은 인연과 조건이 필요하겠지요.
여러가지 인연중에서도 직접적인 인연만 소급하더보더라도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잇어야 해요, 또 그분들도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어야 해요,이런식으로 소급해가면 수많은 인연들이 맺어져 잇고 그중 한분만 빠져도 "나"는 존재 하지 못해요,
나로부터 20대조까지만 소급해도 200만명, 30대조까지 소급하면 20억명 이상의 조상들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중 한조상만 빠져도 나는 존재 할수 없게 되는거지요
"나"는 결코 하늘서 뚝 떨어진 존재가 아니라 수많은 인연으로 말미암은 존재인거예요, "나"라는 인간존재 로 태어나기가 얼마나 어렵고 희유한 일인줄 아세요?
이런 이야기가 있어요.
인도양 바다속에 거북이 한마리가 살고 있어요, 이거북이는 바다속에서 살다가 100년에 한번씩 바다위로 머리를 내밀어 숨을 들이 쉬어요,한편 바다위에는 널빤지 하나가 둥둥 떠다니는데 그가운데는 구멍이 하나 뚫려 잇어요,
자 그렇다면 그거북이가 100년만에 바다위로 머리를 내밀었을때 그머리가 널빤지 구멍에 딱 들어갈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바로 그 확률이 "나'라는 "인간존재"가 태어날 확률이라고 해요.
이 이야기는 수많은 생명가운데 사람의 몸을 받아 태어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말하는것이기도 하고 동시에 무수한 인연이 결합되어야만 "나" 라는 존재가 태어날수 잇다는 뜻이기도 해요.
이렇게 보면, 우리는 시간적으로 영원의 시간과 통해 있고 공간적으로 온우주와 한몸이예요,
우리의 만남은 그 하나하나가 모두다 소중한 인연이 돼요, 모든것이 인연에 의해 생겨나니까요,
하물며 부모와 자식과의 인연이란..................
우리가 저런때 그랬듯히 우리의 아들딸들이 저렇게 해맑은 모습으로 우리곁에 있습니다,
언제인가 세월이 흘러서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우리들 나이가 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겟지요?
다행히 어머님께서 아직은 건강하시니 자식들한테는 큰 버팀목이 된다.
어머니 !!!
다른것은 그만두고라도 건강하게 오래 살아주시는 것만이 자식들의 행복입니다.
그것만이 저희들의 바람이고 소원입니다.
부모와 자식간의 소중한 인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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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가족愛의 사랑이 흠뻑 아주 진하게 풍겨옵니다~
댓글감사합니다. 뭐니뭐니 해도 가족이 으뜸이겠지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예. 살아계심이 감사하지요,,, 닉네임이 이쁘네요. 좋은 하루가 되시기를...........
너무 좋아보여요 글도 잼나구요 ...오래오래 건강하시어 구순때도 멋진글 올려 주세요


예, 감사합니다, 가을이 왔습니다, 좋은 계절에 좋은 일들만 있으시기를...........
멋지십니다..
동아 스포츠 님도 멋지십니다. 운동하기 좋은 계절이지요.... 감사합니다.
어머니의 사랑이 가슴 깊은곳에서 잔잔히 흘러 나오는 글이네요^^ 고산 대아리 이야기가 나오니 고향의 모습이..
제 고향이 그 근처거든요^^ㅎㅎㅎ
아. 그러세요? 글에서 나온것처럼 그때 놀러갔다가 논두렁 깡패들하고 다툼이 일어나서..... 아련한 추억들이 생각납니다... 잘지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