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며칠전 DJI 에어3 구입한 김박사입니다.
그동안 이런저런 취미생활을 이어왔는데 이번에 새롭게 드론에 입문하게 되니 많은 생각이 듭니다.
특히나 FPV 드론이 추가로 필요할 것 같다는 불안한 생각 같은거 말입니다.
전 어릴적부터 많은 취미를 해 왔는데 이런 취미생활들이 분명히 쓸데없는 돈지랄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문득 나에게 취미생활은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라는 고민을 해 보았습니다.
내용이 약간 길어질 것 같아서 문장을 짧게 쓰겠습니다. 대부분의 에피소드를 시간순으로 나열했습니다.
중3 담임선생님이 심령학에 빠져서 나도 덩달아 귀신에 관심을 가지게 됨. -> 중학생때 마을 어른들로 부터 귀신자료 수집 정리함 -> 고교진학후 학교 도서관에서 심령학 책들 다 섭렵함
서정범교수의 무녀별곡에 심취함 -> 하이텔의 남량특집 공포 게시판에 들락거리며 글을 씀 (지금의 동호회의 시초격)
귀신, 심령학, 퇴마 같은거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정모도 함 -> 참가자중에 맨날 쓸데없는 퇴마 따위 글이나 쓰던 사람이 있었음... 나중에 그 사람이 책을 냈는데 "퇴마록"의 이우혁이고 무척 유명해짐
명리학 공부함 -> 사주 볼줄 암 -> 매년초 활동하는 동호회에서 사주 봐주고 기프티콘 같은거 받음
고등학생때 부모님이 컴퓨터를 사 주심 -> 완전 푹 빠짐 -> BBS 통신용 호스트 프로그램 개발함 -> 사설 BBS 운영함 -> 노드 3까지 확장 유명해짐 -> 내가 살던 지방도시에서 최초로 PC 통신인 연합회를 만들었는데 초대 부회장이 됨 -> 모 기관 해킹시도함 (뭘 모르던 질풍노도의 시기라서...ㅠㅠ) -> 새벽에 집으로 쳐들어온 검찰청 특수부에 잡혀감 -> 다행히 정보통신법이 없을때라 훈방조치됨
고교친구가 갑자기 CAD/CG 학원을 다님 -> 아니 컴터는 내가 학교짱인데 감히 -> 나도다님 -> 금새 유명해짐 -> 모 CG회사에서 스카웃 제의 들어옴 -> 주로 CG 시물레이션 작업을 했는데 우연히 93대전엑스포 레이져 관련 시물레이션 작업을 함 -> 미국에서 온 레이져 회사 사람들에게 잘 보임 -> 93대전 엑스포 최연소 엔지니어가 됨 -> 호주에 살던 영어 통역 자원봉사자 여자와 친해짐 (이것은 복선) -> 미국회사에 취직함 -> 당시에는 군대를 안 간 남자는 단수여권이라서 미국에 오래 못 있음 ->한국의 어떤 영국계 회사를 소개해줌 -> 레이져 설비를 CAD 로 오퍼레이팅하는 일임 -> 자연스레 CAD 설계 엔지니어의 길을 가게됨
당시 미국에 케니지 색소포니스트가 유명했음 -> 색소폰 배움 -> 한국에서 좀 늦게 대학 들어감 -> 대학교 운동장에서 색소폰 혼자 부는데 어떤 여학생이 오더니 자기는 바이올린 한다면서 같이 동아리 활동하자고 함 -> 사귐
어느날 갑자기 중학교때 잠깐 했었던 RC 카를 하고 싶어짐 -> 입문 -> 넘 재미있어서 팀도 만들고 전국으로 원정경기 다님 -> 전국대회 11회 우승함 -> 잡지에 기사도 나고 유명해짐 -> 무선모형/프라모델 쇼핑몰 창업함 -> 잘됨 -> 어린나이에 외제차도 사고 강남에 살기 시작함
자동차 동호회에 들어감 -> 열심히 활동해서 운영자가 됨 -> 동호회에서 여자 사귐 -> 교통사고 남 -> 갈비뼈 5개 부러짐 -> 쇼핑몰 접음
병원생활이 길어짐 -> 쇼핑몰 할 당시에 사용하던 카메라로 병원에서 사진 취미가 생김 -> 간호사들 찍어줌 -> 퇴원후 간호사와 사귐
사진이 재미있어짐 -> 사진 동호회 가입 -> 열심히 활동 -> 운영자됨 -> 사진 동호회에서 여자 사귐
RC카 할때 알던 사람이 사진 전공자인데 같이 사진학원 창업하자 함 -> 입시전문 사진학원 운영함 -> 제자들 많이 키움 -> 그중 일부는 현재 유명한 신문기자됨
정치 선거유세에 사진 찍어달라는 의뢰받음 -> 정치인 몇명을 알게됨
스키에 입문함 -> 스키 동호회 가입 -> 스키동호회에서 여자 사귐
힘들어서 학원 정리하고 원래 다녔던 영국회사에서 독일회사 소개해줘서 입사함 -> 군용무기 관련 일을 하는 회사임 -> 오래다님 -> 회사생활이 무료해짐 -> 갑자기 오토바이가 타고싶음 (이후 바이크) -> 125cc 국산 중고 구입 -> 3개월후 2종 소형 취득하고 일제 미들급 구입
바이크동호회 가입 -> 열심히 활동 -> 운영자됨 -> 바이크 타는 여자사귐
바이크 무료해짐 -> 유학생 동호회 나감 -> 열심히 활동 -> 정모때 내 옆자리에 우연히 앉은 여자가 오래전 대전엑스포에서 만났던 호주출신의 그 통역 자원 봉사자였음 -> 사귐 -> 결혼함 (지금의 마누라)
사진할때 알게된 정치인을 통해서 MB 정부시절 중동에 수출한 원전 개발팀에 합류함 -> 일하는 도중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터짐 -> 원전 안전과 관련한 입을 하게됨
모대학에서 RC카 경기장을 만듬 -> 나에게 자문을 구함 -> 학교 교수들과 친해짐 -> 학교 연구소에 입사함 -> 학연-지연으로 구성된 바닥에 들어올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됨 -> 이런저런 논문을 쓰게됨 -> 17편이나 게제함 -> 여기저기 대학 특강 요청이 늘어남
여름에 에어컨이 고장나서 마누라와 캠핑을 감 -> 오토캠핑 입문 -> 캠핑동호회 가입 ->정캠 열심히 다님 -> 3대가 덕을 쌓아야 경험한다는 겨울 스노우 캠핑도 마스터 하고 화목난로까지 입문함 -> 1월1일 캠핑때 옆 텐트 사람 술먹고 자다가 기도 막혀서 사망함 -> 캠핑접음
캠핑때 천체망원경 사서 같이 들고 다님 -> 점점 장비빨이 심해짐 -> 천체망원경 동호회 가입 -> 매주 밤마다 관측회 활동함 -> 캠핑 동호회 정캠때는 아이들을 위한 별관측 이벤트 함 -> 올림픽공원에서 천체망원경으로 기네스북 도전함 -> 2만년에 한번오는 자콥스 혜성 촬영에 성공함
악기 연주하는 음악 생활을 꾸준히 해옴 -> 직장인 밴드에서 베이스기타 침 -> 맴버중 한명이 소독제 개발해 달라 함 -> 차아염소산수(락스) 쪽이라서 쉽게 함 -> 코로나 터짐 -> 잘 팔림
천체망원경 개기월식 이벤트때 알게된 사람이 마스크 생산 설비 개발해 달라 함 -> 마스크 기계로 돈 얼마나 번다고 이런걸 만드나... 생각함 -> 코로나 터짐 -> 대박남
다른 경우로 직장인 밴드 맴버가 대형 식당용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개발해 달라 함 -> 대형 부페를 노리고 이건 대박이다 개발함 -> 코로나 터짐 -> 부페 쪽 장사 안되서 이 장비도 망함
몇년전 전국 아마츄어 악기 연주 대회에서 전국 2위함 -> 돈 받고 공연해 주는 일이 많아짐 -> 오케스트라 단원이 됨 -> 열심히 활동함 -> 임원이 됨
유명 색소포니스트들과 교류하게 됨 -> 대니정과 기네스북 도전함 -> 라디오, TV등 메이져 방송에 출연함 -> 미국 독립기념일 기념행사에 초청 받음
몇몇 정치인들과의 인연으로 정치적 모임에 축하 공연을 하러 다님 -> 많은 유력 인사들을 알게 됨
아이들이 유튜브를 즐겨봄 -> 자기들도 채널 만들고 싶다 함 -> 어짜피 카메라 있는거 조명이나 몇개 더 사자 -> 유튜브 촬영 스튜디오 개설함
3D 프린터가 눈에 들어옴 -> 구입함 -> 재미있음 -> 또 구입함 -> 총 7대 가지고 있음 -> 나름 열심히 연구해서 산업현장에 쓸 수 있는 기술을 적용함 -> 포럼에 강의를 하러 다님 -> 대학교 강의도 늘어남
그간의 인맥과 경험과 논문을 토대로 2곳의 대학에서 교수 제의가 옴 -> 교수됨
번외로 어느날 당근에 뭔가를 팔려고 내놓음 -> 구입하러 온 사람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함 -> 같은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임 -> 친해짐 -> 서로 프로젝트를 같이 하기로 함 -> 그 쪽에서 신규법인을 설립함 -> 사외 이사가 됨
현재...
갑자기 드론이 하고 싶어짐 (몇년전 하기는 했었음) -> 밤새 4종 관련 교육 동영상 틀어놓고 새벽에 시험보고 수료함 -> 오후에 직접 매장가서 에어3 구입 -> 하루만에 아바타 사고 싶어짐 -> 현재 장바구니 담겨있음 -> 동호회 가입함
장황하게 쓰고 보니 직업도, 결혼도 다 뭔가 저는 제 취미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물론 직업은 깊이 들어가면 또 다른 것들이 있지만, 취미생활이 결코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지요.
가끔 사람들이 저에게 쓸데없는 취미만 잔뜩 한다고 핀잔을 주고는 하지만 글쎄요...
인생에서 과연 쓸데없는 게 존재하기는 할까요?
참고로 저희 어머니에게 10여년전 색소폰과 드럼을 가르쳐 드렸습니다.
현재 시간 어머니 울릉도 가 계십니다. 내일 독도 입도하고요.... 어머니 음악 동호회 분들과 같이 가셨는데
독도에서 "애국가", "독도는 우리땅", "아리랑" 연주 하신답니다.
취미도 이쯤되면 할만 한거죠.
과연 드론은 어느정도까지 재미있을지................
뭐 물론 커스텀 FPV가 눈에 들어오기는 하지만..
내일 시험삼아 첫 비행은 바이크들 많이 모이는 천안의 할리우드 라이더 카페에서 바이크 촬영해 볼 생각입니다.
오랫만에 제 할리에 시동도 걸어주고 고급유도 꽉꽉 채워주고..
예쁘게 잘 나오려나...
첫댓글 ㅎㅎ 정독헀습니다. 즐기면서 그리고 열심히 사신거 같아 부럽습니다
나도 모르게 김박사님의 글에 빠져들었네요~^^저도 이것저것 많은것에 흥미를 가지며 도전하는 편인데~김박사님의 삶이 너무 멋지십니다 👍
한번 빠지면 끝을 보고, 끝을 보면 옮겨서 새로 파고, 또 빠지면 끝을 보고...ㅎㅎ
저 스스로 깊이 파고 드는 성격이라 생각했는데... 생각 보쳐야겠습니다. 김박사 님께 비하면 저는 맛배기 인생입니다.
대단하시네요. 열정이 보여지시네요. 결혼후엔 취미활동 하셔도 이성 사귀는건 없으시네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