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9월 11일은 미국인들에게 역사상 가장 끔찍한 악몽을 안겨준 비극의 날이었다. 이날 오전, 주로 출근길의 승객을 태우고 가던 아메리칸항공 11편과 유나이티드항공 175편이 납치범들에게 조종간을 빼앗겨 각각 110층인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이하 WTC) 쌍둥이빌딩에 충돌했다. 두 건물은 비행기 연료탱크에 가득 차 있는 항공유가 폭발하면서 그 열을 견디지 못하고 차례로 붕괴되었다. 붕괴되는 건물 잔해에 부딪힌 47층짜리 WTC 부속건물도 붕괴되었으며, 주변의 여러 건물도 완파 또는 반파되었다.
이 테러로 건물 안에 있던 26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며, 구조작업을 하기 위해 건물 내로 진입했던 소방관 343명과 경찰관 84명도 순직했다. 이웃에 있던 뉴욕항만 직원 23명도 WTC 잔해에 깔려 숨졌다. 많은 시신이 고열에 기화되었기 때문에 정확한 사망자 수나 신원은 영구미제로 남았다. 이 끔찍한 충돌과 붕괴 장면은 TV를 통해 미국은 물론 전 세계로 생중계되면서 심장마비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같은 시각, 아메리칸항공 77편은 워싱턴에 있는 미국 국방부 건물 펜타곤에 충돌했다. 이 충돌로 건물 일부가 파괴되면서 국방부 직원과 군인 125명이 사망했다. 백악관으로 향하던 유나이티드항공 93편은 용감한 승객들이 기내에서 테러범들과 격투를 벌이던 중 벌판에 추락하여 부시 대통령과 그의 가족들, 그리고 수많은 백악관 직원들의 목숨을 구했다. 네 대의 비행기에 탑승하고 있던 승무원과 승객 256명은 전원 사망했다. 9‧11테러는 미국 역사상 본토가 공격당한 최초의 사건이었다. 또한 어느 국가에도 속하지 않은 세력에 의한 새로운 형태의 전쟁이었기 때문에 이를 ‘9‧11테러 전쟁’이라고도 한다.
사건 발생 9일 후, 부시 대통령은 9‧11테러가 알카에다의 소행이며 주범은 알카에다 두목인 오사마 빈 라덴이라고 발표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재벌 아들로 태어난 오사마는 테러단체인 알카에다를 조직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서구 각국에 테러행위를 저질러오고 있었다. 1980년대에는 미국의 지원 아래 의용부대를 이끌고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소련과 맞서 싸우기도 했지만, 1991년 미국이 걸프전을 일으킨 뒤부터 오사마의 공격대상은 미국으로 바뀌었다. 오사마는 1993년 WTC에 직접 폭탄테러를 저지른 전력도 있었다.
미국은 오사마 빈 라덴을 보호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에 오사마를 넘겨달라고 요구했지만 탈레반 정권은 즉각 거절했다.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인 탈레반은 소련을 물리칠 때 미국의 원조를 받기도 했지만, 소련이 물러가고 정권을 장악한 뒤에는 오사마와 손을 잡고 미국을 적대시하고 있었다.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의 모든 여학교를 폐쇄하고 아동들을 학대하는가 하면, 인류의 문화유산인 ‘바미안 석불’을 파괴하는 등 그 동안 숱한 반인륜적 범죄를 저질러왔다. 2001년 10월,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 폭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미국과 영국은 합동작전으로 아프가니스탄 각지에 산재해 있는 탈레반 거점에 대규모 폭격을 가했다. 한편으로는 아프가니스탄의 反탈레반 세력인 북부동맹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북부동맹은 수도 카불을 점령한 데 이어, 2001년 11월에는 탈레반 정권을 와해시켰다. 곧이어 유엔군의 감시 아래 북부동맹을 중심으로 새 정권이 수립되었지만, 탈레반의 잔존세력이 곳곳에서 공격과 파괴를 지속하여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미국은 특수부대를 밀파하여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각지를 수색했지만 오사마의 행적을 찾지 못했다. 오사마 체포의 숙제는 결국 버락 오바마 정권으로 넘어왔다. 2011년 4월 29일, 오바마는 ‘넵튠 스피어 작전’에 서명했다. 코드명 ‘제로니모’인 오사마를 사살해도 좋다는 내용이 포함된 작전이었다. 미 해군 특수작전 지휘부와 CIA의 지원 아래 Navy Seal 대원 24명이 산악에 은폐되어 있는 오사마의 저택을 발견하여 기습을 가했다. 총격전 끝에 Navy Seal 대원들은 오사마와 일행 4명을 사살했다. 5월 1일, 오사마의 시신을 확인했다는 보고를 받은 오바마 대통령은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오사마 빈 라덴을 제거했다고 서방세계에 대한 이슬람권의 공격이 끝난 것은 아니다. 알카에다보다 훨씬 광포(狂暴)한 IS가 유럽 여러 나라에서 자살폭탄테러를 비롯한 여러 유형의 테러를 자행하고 있다. 이 테러리스트들은 수틀리면 이슬람 국가에도 테러를 저지른다. 그들에게는 오직 증오와 광기만 남아 인류 전체를 적으로 간주한다. 지난 11월 17일, 이라크군은 IS 최후의 거점인 라와를 탈환하여 IS를 이라크에서 완전히 몰아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IS는 여전히 시리아와 터키 국경지대의 사막과 산악지대에 숨어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언제 9‧11테러와 같은 재앙이 발생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것은 기독교 국가들이 11세기부터 200여 년에 걸쳐 이슬람 국가들에 저질러온 십자군전쟁의 부메랑이기도 하다.
19세기에 들어와서도 영국‧프랑스 등 서구열강은 이슬람권을 식민지배하면서 수많은 아랍人들을 학살하고 자원을 약탈했다. 이란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 서구열강의 메이저 석유회사들이 중동산 원유를 배럴 당 50센트에도 못 미치는 헐값에 사들인 것도 아랍人들이 보기에는 범죄적 수탈이었다. 독일이 지속적으로 이스라엘에 사과하듯이 지금부터라도 미국을 비롯한 서구열강이 아랍人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낙후한 아랍 여러 나라의 현대화를 도와주는 것이 유일한 해결방법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언젠가 아랍세계의 힘이 서방세계를 능가할 때, 그들 또한 수백 년에 걸쳐 코란전쟁을 벌여 서구를 응징할 것이다.
첫댓글 벌써 16년이나 흐른 역사 저편의 이야기가 되었네
생생한 기억으로 남았지만 이것도 종교전쟁이지만 이런일이 없어야 할텐데 말일세
몸은 괜찮은가?
어제는 반가웠다네
건강해 보여 좋으네
나도 그 현장을 봤지.
두 번..
한 번은 테러의 그 생생한 현장을 TV로
또 한 번은 실제 그 현장을 찾아 전시된 자료로...
둘 다
치 떨리는 전율의 순간들이었네.
악행이 거기까지 갈 수 있다는 것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