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푸틴[류인서]
그는 북국에서 왔다
뻣뻣한 삼나무 수염을 가진 시베리아 농부의 아들
그는 무릎까지 내려오는 검은 옷을 한 번도 벗은 적이 없다
그는 저잣거리의 차력사처럼
무성한 괴력의 수염으로
시베리아발 밤열차를 끌고 간다
눈 덮인 호수와 평원을 지나
12월의 불길한 밤
음모의 총구 속을 느릿느릿 통과한다
그 시간, 그의 뒷머리를 내리친 은촛대의 황금불꽃은
그러니까 빛의 수족이 아니어서
열차를 놓친 그의 영혼은
네바강 두꺼운 얼음구멍 아래 수장된다
얼음이 녹고
저자의 취한 바람이 주문과 추문으로 그의 부활을 부추길 때
검은 유머처럼 강물 위로 떠올라 펼쳐지는
그의 승복(僧服)
그것은 내가 사는 이 왕국의 지도와 난감토록 닮아 있다
지도의 아랫도리에는 거대한 남근이 달려 있었다
- <현대시> 2010년 2월호
* 칠십년대 말쯤 나는 고등학생이었고
광화문의 옛 서울고등학교 건너편에는 박지영 레코드점과 박인희 레코드점이 있었다.
삼십칠번 버스를 타고 가다 레코드점에서 보니엠의 노래가 흘러나오면 얼른 내려서 듣고 가곤 했다.
특히 '라스푸틴'이라는 노래를 즐겨 들었댔다.
그땐 그게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들었지만 훗날 내용을 알게 되었다.
요즘 괴승 혹은 요승이라는 말이 많이 회자되면서
나라를 흔들고 있는 라스푸틴이 부활한 것 같다.
남근이라는 것, 승복이라는 것이 네바강 두꺼운 얼음 위로 떠오르고 있어서
난감토록 닮았기에 정말 난감난감하다.
첫댓글 대단한 비유입니다
백설공주와 난장이는 2016년 백설공주와 순실이라는 신돈을 낳고
무능한 금 뺏지 그 속에서도 주판 알만 굴리지
어리석은 백성들은 보수네 진보네 개똥 참외 굴러가는 소리
아마 정은이가 제일 신났을 거야 ㅎㅎ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라를 위해서,국민을 위해서 기도하는 손 들이 있다는 것.
힘내자구요.화이팅!!!
백골사단 육군 대장위에 병장 다래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