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자세 그럼 나이와 상관 없이 초보자를 기준으로 한 바이올린의 자세(몸의 자세)를 설명하고자 합니다. 초보자 때의 바이올린을 잡는 법은 결국 평생의 기준이 되므로 매우 중요합니다. 바이올린은 다른 악기들, 즉 피아노나 첼로, 플루트 등과 비교할 때 그 연주자세가 매우 불편합니다. 왼손은 비틀어져 있으며 목으로 악기를 조여서 어깨로 쳐 받들고 있고, 오른손은 계속 활을 들고서 위로 올렸다 내렸다 합니다. 마치 벌을 설 때와 같은 힘들고 어색한 모습입니다. 그래서 이것을 최대한도로 편하게 하기 위해 어깨받침도 쓰곤 하지만 불편하고 힘든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기성연주가들 가운데도 자꾸 악기가 축 쳐지면서 보기 흉한 자세로 연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은 애초에 버릇이 잘못 들어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원래 바이올린은 지면과 거의 평행으로 유지되어야 하지만,실제 연주하다 보면 그 보다도 약간 더 올려지게 됩니다. 그 이유는 왼손 운지법을 사용할 때 밑쪽으로 당겨지는 정도가 꽤 있으며,활을 곧바로 내리긋도록 하기 위해서도 줄의 평행선을 유지하려면 악기 몸체가 약간 위로 올려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 어깨가 너무 올려져서 불편함이 없게 하기 위해 어깨받침을 각자의 신체에 맞게 잘 조절해야 하는데,그 조절법은 턱과 어깨와 가슴, 이 세 군데의 모양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신체의 생김새가 다른 듯 각자의 골격 또한 다르기 때문에, 이 어깨 받침의 적절한 도움이 바이올린 주법에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악보를 정면에서 볼 때 바이올린의 자세는 그 악보와 45˚각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해야만 씀씀이와 악기의 각도가 자연적으로 90˚가 되어 연주할 때 악보가 시야에 잘 들어오게 됩니다. 그것은 또한 독주회 같은 연주장소에서 보면대를 관중을 향해 직각으로 놓지 않고 45˚안쪽으로 돌려서 놓는 이유가 됩니다. 그리하면 악기와 관중은 평행선을 유지하게 되고 음이 골고루 전해지기 때문입니다. 초보자 중에는 악기를 자꾸 보면대를 향해서 놓는다든지,심지어 아이들의 경우 왼팔이 아프게 되니까 그 보면대 받침대 위에 바이올린의 머리부분을 걸쳐놓는 경우도 생기게 됩니다. 각 손마디들의 작용을 좀더 자세히 설명해 보겠습니다. 음정을 나타내게 되는 손끝을 망치의 머리부분이라고 하면, 그 외의 마디들(심지어 어깨, 팔꿈치도 포함해서)은 망치의 자루 역할을 할 뿐입니다. 그러나 부자연스럽게 비틀어져 있는 왼팔이 쉽게 움직여주지는 않습니다. 처음에는 통증까지 오게 될 정도로 불편한 자세를 취해야 하기 때문에, 그것에 대비해서 간단한 운동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어깨, 팔꿈치, 손목, 주먹마디, 손가락마디를 각각 나누어서 운동을 하는데, 뼈마디들의 작용을 충분히 이해해서,즉 어깨와 손목,주먹마디의'360도 회전작용'과 팔꿈치,손가락 마디의 '직접작용'을 생각해서 충분한 보조운동을 해주면 훨씬 부드러운 결과가 나타납니다. 사실 주먹마디의 경우 생리상으로는 360도 회전이 가능해도 우리가 일상생활에서는 거의 직접 작용이 움켜쥐는 작용만 해왔기 때문에 바이올린에서 요구되는 작용은 좀 무리이거나 힘든 것이 당연합니다. 손목도 뒤틀어져 있어야 하므로 불편하지만, 후에 초보단계를 넘어서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과히 힘들지는 않게 됩니다. 미리미리 초보때부터 각 마디들의 작용을 이해하고 움직여주는 것이 좋겠습니다. 오른팔도 같은 이치로 생각하되 활 자체가 오른팔의 연장(extension)이라고 가정하고 자세를 잡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가 젓가락을 사용할 때를 생각해 보면 알게 되는데,가까운 거리의 반찬을 집을 때와 먼 거리의 반찬을 집을때 따르는 어깨,팔꿈치,손목 등의 모양을 주의깊게 느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동양인들이 현악기에 능숙한 까닭도 바로 이 '젓가락질'에서 온 것이 아닌가 합니다. 서양인들의 포크에 비해 우리의 섬세한 젓가락은 특별한 기술을 필요로 합니다. 우리 나라가 외국의 기능경연대회에서 계속 우승하는 것도 결코 우연은 아닐 것입니다. 배음환 교수님의 글입니다.
이번에는 활주법의 기본적인 요소를 살펴봅시다. 제 생각에는 '활잡는 법'부터 확실히 해두어야 후에 문제가 없습니다. 활잡는 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러시안(Russian)주법과 프랑코 벨지안(Franko Belgian)주법 등이 그것입니다. "러시안"은 집게손가락을 깊게 넣어 잡는 방법으로 활쓰기에 힘이 좋고 톤이 굵게 나오나, 섬세함이 좀 부족한 것이 흠입니다. '프랑코 벨지안'은 활쓰기에 있어서 편하게 잡는 법으로 집게손가락의 중간 부분에 활을 대는데, 섬세한 반면에 큰힘을 가할 때 '러시안'보다는 좀 불리합니다. 그래도 20세기의 바이올리니스트들 대부분이 '프랑코 벨지안'을 잡고 있습니다. 얼마전에 타계한 야샤 하이페츠(Jascha Heifetz)가 러시안 주법의 거의 마지막 세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오이스트라흐(David Oistrakh)이후의 소련계 연주가들 모두가 '프랑코'쪽입니다. 그러면 프랑코 주법에 대해 살펴봅시다. 우선 엄지손가락의 위치가 문제인데, 제 생각에는 집게와 새끼손가락의 중간 지점이 가장 유리한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집게'의 역할이 활을 누르는 역할을 하고 '새끼'는 활을 드는 역할을 함으로써, 즉 '올림'과 '내림'을 나타낼 수 있으므로 50대50의 비율로 보았을 때 지렛대 역할을 해주는 '엄지'는 그들의 중간에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나머지 둘째, 셋째손가락들은 집게와 새끼손가락 사이에 고르게 놓아지면 됩니다. 그래서 각 손가락의 힘이 공통적으로 분산되어서 활씀씀이에 자연스럽게 사용되게 됩니다. 때에 따라서는 팔꿈치와 손목의 위치가 매우 중요한데, 그 중에서도 '스피카토'를 구사할 경우에는 새끼손가락을 구심점으로 놓고 손목과 팔꿈치가 활과의 무게를 조절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활의 중심부분과 밑과 끝, 즉 활을 3등분 해서 활과 줄이 교차될 때 손목의 각도를 곡선으로 연결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활이 받는 압력의 영향력을 보다 수월히 할 수 있는 편안한 자세를 취해야 합니다. 그것은 각 줄을 바꿀 때에 조금씩 변하지만, 기본적인 방식은 팔 전체의 무게를 이용하여야 하기 때문에,항상 팔의 힘을 될 수 있는 대로 빼고 있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결국 활의 주법은 편안한 자세로 말미암아 제대로 발휘될 수 있기 때문에 초보때에는 올바른 자세를 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겠습니다. 이론적인 몇가지 요점을 말하자면, 1. 압력, 2. 속도, 3. 장소(교차점)이 셋으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각 요소들의 중요함은 삼각형의 이치를 생각해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즉,압력이 많아지면 속도와 장소가 변하게 되는데,이런 이치는 서로의 상호관계를 유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연주 때의 문제점은 근본적으로 이 세가지 요소로부터 나타납니다. 그래서 압력,속도,장소를 적절히 잘 조절함으로써 가장 좋은 톤(tone)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압력작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세분화해 보면, 1. 힘의 압력, 2. 무게의 압력, 3. 중력에 의한 압력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힘의 압력은 집게손가락으로 직접 눌러서 나타낼 수 있는데, 주로 활의 중간부분부터 끝부분까지를 쓰게 될 때 생기는 현상입니다. 상대적으로 활의 아랫부분을 사용할 때는 새끼손가락을 기점으로 활의 무게와 팔의 무게를 합한 만큼을 적절히 조절해서 압력을 주게 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중력의 압력은 각 줄의 각도에서 나타나는 경사 정도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속도'라는 개념을 활에다가 맞추어 보면,일정한 활의 길이에 일정한 박자로 긋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도 자동차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됩니다. 즉,시작할 때와 끝맺을 때를 차의 움직임에 맞추어서 원만한 차의 출발과 급히 떠나는 차의 출발을 생각해 봅시다. 정지도 같은 식으로 생각해 보면 알겠지만, 엑설레이터와 브레이크의 적절한 조절을 이용해야 됨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운전수의 성격이나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출발'과 '정지'의 원리를 바이올린 연주에서도 100퍼센트 활용할 수 있습니다 . 그리고 활의 긋는 속도가 그들(출발과 정지)의 사이에 나타남을 항상 유념하고, 또 가속도까지도 포함해서 생각해 보면 좋습니다. 연습을 할 경우에는 메트로놈을 사용해서 활의 분배와 함께 일정하게 긋는 방법으로 훈련하면 됩니다. 특히 그냥 개방선만 가지고 하면 긋기 연습은 지루하게 되므로 크로이처의 연습곡 2번의 에튀드를 활용해서 연습을 하면 좋습니다. 그리고 메트로놈의 60 (1초와 같음)을 한 박자로 해서 활을 이등분,사등분,팔등분,십육등분 등 여러 가지의 방법으로 고르게 긋는 연습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장소'는 활과 줄이 교차되는 점을 말하는데, 이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 이유는 이 곳이 정작 소리 그 자체를 대변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이 '점'에서 나는 '소리'가 우리가 추구하는 '음악'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좋은 톤(Tone)을 내기 위해서는 항상 이 교차점, 즉 '장소'를 유념하고 자주 확인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론적으로 말해서, 압력이 많고 속도가 적을 때에는 '장소'가 다리(Bridge)에 가까울수록 유리하며, 속도가 많고 압력이 적을 때에는 '장소'가 지판(Finger board)에 가깝게 됩니다. 그 이치는 기본적인 것이며, 어느 만큼이라든지 어디가 정확하다든지는 각자의 연주에 달려 있지 누가 가르쳐 주어서 아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때문에 사람마다 목소리가 다르듯이 바이올린 주자마다 그 소리의 개성이 뚜렷이 분간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마치 바이올린을 사람의 육성에 비유해서 노래하듯이 연주하면 가장 자연스러운 연주가 되겠고, 또한 기술의 모든 근본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활주법'은 많은 관심속에 오랫동안 연구되어 왔지만 그 정석은 없습니다. 사실 활주법의 기본적 요소는 같다고 볼 수 있지만. 그 외에 높은 수준의 주법은 대가들 마다 각자의 특유한 주법을 개발해 내어 그들 외에는 모두 흉내 정도밖에는 안되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밀스타인의 활주법은 어깨를 바탕으로한 특유한 스타일의 주법인데 반해,펄만은 그의 큰팔과 큰손의 잇점을 이용한 '젓가락식'의 주법입니다. 특히 기돈 크레머는 활전체를 빠른 속도로 그어서 특유의 소리를 창출해냅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대가들이기 때문에 그러한 주법으로도 연주가 가능하지만, 섣불리 흉내를 내다가는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뿐 입니다. 따라서 어느 수준에 이를 때까지는 교과서적인 주법을 선택해야 하는데, 그것 또한 천태만상이고 보면 활주법의 고민은 언제나 따라다니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저는 언제나 학생들에게 '자기에게 맞는 주법'을 찾으라고 권합니다. 똑같은 곡을 다른 대가들이 연주 할 때 그들의 왼손가락 번호나 활주법(Bowing)은 확실히 다르게 되는데 그것은 그들이 자신들에게 편한 운지와 활주법을 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직 독립을 할 수 없는 단계에 있는 초년학생에는 조심스럽게 권유를 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기본기를 잘 익혀야 하는데 제 생각에는 각자가 이론적인 것과 실기를 자기 신체에 맞게 잘 조절할 수 있게끔 관리정도만 하면 된다고 봅니다. 만일 학생을 너무 나무라거나 기를 죽이면 자기자신을 못찾게 되고 자꾸 선생에게 의지하게 됩니다. 그래서 때로는 잘 못하더라도 용기를 북돋아주고 격려를 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실 한참 연습에 몰두할 때는 실력이 별로 느는 것 같지 않다가도 좀 느긋하게 여유를 갖고 임하면 부쩍 실력이 느는 경우가 종종 있으며 저 스스로도 경험한 바 있습니다. 또한 어린 학생들의 경우 신체가 자신도 모르게 부쩍부쩍 크고 달라지니까 더욱 그러합니다. 어른의 경우도 마찬가집니다. 활주법은 각자가 꾸준히 기초적인 연습을 하다가 보면 어느날 갑자기 느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이때 거울의 사용은 매우 중요한데 그것은 활과 줄의 각도를 확인함과 동시에 전체적인 자세를 알아볼 수가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됩니다. 활의 각도를 확인한 다음 그 곳에 담겨있는 압력을 느껴야 됩니다. 활을 긋기 전에는 소리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자신의 육감에 맡기는 연습을 해야 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런 준비과정 없이 무조건 긋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즉,각도를 알고 난 후에 압력을 느껴보고(혹은 공중에서도)나서 속도를 조절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매우 신경이 쓰이는 연습이나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자연적인 반사작용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메트로놈의 사용은 속도를 위해 필수적입니다. 다음은 활쓰기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풀어봅시다. 예를 들어 손목이 굳어져서 스피카토(Spiccato)를 하기가 힘든 경우 손목에 힘을 빼야 하는데, 우선 손목을 360도 돌리는 연습을 활없이 수시로 해봅니다. 그리고 손목을 아래 위로 붓글씨를 쓰듯이 움직여 봅니다. 이러한 운동을 수시로 시간날 때마다(시간과 장소 불문하고)해주면 뻣뻣했던 손목마디가 기계에 기름을 친듯 부드럽게 풀어집니다. 물론 스피카토의 속도에 따라서 손목을 쓰는 정도가 다르게 되는데, 속도가 빨라질수록 활과 줄의 거리가 가깝게 되고 손목의 스프링과 같은 움직임을 요구하게 됩니다. 그런데 주의해야 할 점은 손목을 유연하게 쓴다고 하더라도 활을 잡고있는 손끝의 힘을 풀어서는 안됩니다. 즉, 활은 손가락끝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게 될 것입니다. 또한 집게손가락은 방향조절에 사용되므로 결코 압력을 주어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새끼손가락의 작용 역시 매우 중요해서 지렛대를 누르고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엄지를 중심으로 해서 새끼손가락과 손목을 삼각형으로 생각하고 조절하면서 구사를 하면 됩니다. 다음 문제로 활끝을 부드럽게 바꾸는 방법을 알아봅시다. 처음 배우는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문제인데,우선 그들에게 Down과 Up의 차이를 소리로서 구별하게 해서 점점 그 차이를 없애는 식으로 하는 방법이 좋겠습니다. 그러나 계속 거칠 경우에는 각 활끝에다 Dimin를 하게 해서 우선 바꿀 때 거칠게 되는 것을 될 수 있는데로 없앱니다. 그리고 중간활 부분에서 나는 거친 소리를 메트로놈을 사용해서 '느리게'부터 점점 '빠르게'까지 차례로 숫자를 세어가면서 시킵니다. 활 가운데 살짝 반창고를 붙여서 활이 지금 어디에 와있는지를 알게 하면 속도와 압력의 균형이 이루어지므로 훨씬 부드러운 소리가 납니다. 활끝에서 그 소리가 계속 연결된다고 상상을 해서 Down과 Up의 차이를 들어서는 모르게 해야 합니다. '줄과 줄의 바꿈'에도 마찬가지로 줄이 바뀌는 순간을 들어서는 전혀 모르게 되어야 좋은 연주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줄과 줄이 닿는 활부분의 '교차점들'사이를 될 수 있는 한 고정시켜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G선과 E선 사이을 바꿀 때는 큰 차이가 생기므로 그 교차점들을 확실히 고정시켜서 다른 줄들(D선, A선)을 건드리지 못하게 하면 매우 부드러운 줄들의 연결이 됩니다. 또한 연주에 걸림돌이 되는 것이 손가락을 바꿀 때의 불편함입니다. 손가락이 큰 사람은 손이 커서 불편하고, 작으면 손가락을 뻗치기 힘이 들어 불편합니다. 그래서 바이올린은 누구나 자기 신체적 조건에 순응하게 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 펄만같은 손이 너무 큰 사람은 E선 하이포지션에서는 항상 음들을 밀어내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고, 반대로 손이 작은 연주가들은 완전5도나 코드, 또는 큰 점프를 할 때 불리합니다. 그렇지만 이 모두가 실력을 쌓을 경우 큰 문제가 안됩니다. 정경화는 펄만의 1/3정도가 되는 작은손을 가지고도 대가의 경지에 섰고, 펄만도 매우 섬세한 연주를 하고 있습니다. 정경화는 넷째 손가락을 수시로 자연스럽게 강조되는 음으로 쓴다고 했습니다. 즉,약한 손가락인 넷째를 쓰지 않기 위해 일부러 운지를 바꿀 필요가 없다는 뜻이고 넷째에 강한 힘을 기르기 위해서라도 자꾸 애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각 손가락들이 고르게 작용하기 위해서는 손가락 사용에 편견이 없어야 하고, 듣기에도 어떤 핑거링이었는지를 몰라야 합니다. 고른 손가락 움직임을 키우기에는 스케일과 함께 트릴 연습을 3연음부로 각 손가락에 연습을 시킵니다. 또 한 손가락을 될 수 있는한 줄에 가깝게 두어서 최소의 움직임으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게 합니다. 이때 손끝의 힘을 너무 빼도 안되고 또 너무 힘을 꽉 주어도 손가락이 고르지 못하게 됩니다. 왼손이나 오른손이나 힘이 너무 빠져 있어도 곤란하고 또 반대로 힘이 꽉 들어 있으면 무척 힘들게 들립니다. 무엇이든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아름다운 것입니다. 자기자신의 신체조건에 가장 알맞는 움직임이 가장 자연스럽고 좋은 방법이라고 확신합니다. 왜냐하면 '음악'은 자연의 산물이기 때문에 옛부터 '미술'과 함께 예술적 가치를 스스로 내기 때문입니다. 배은환 교수님의 글입니다.
비브라토 왼손가락 기술 중의 하나를 예로 들어봅시다. 보통 "비브라토=개성"이라고 보는 이가 많은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개성은 그 연주가의 음악을 표현하는 전체적인 연주를 말하기 때문에 단순히 왼손 기술 중의 하나를 일컬어서 단정지울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비브라토가 어느 정도 음색을 좌우하는 것임에는 틀림이 없고, 그 연주자의 특징적인 부분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연주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모든 기술적 요소들의 종합적인 집합체이기 때문에 비브라토를 구사할 때는 항상 그 곡에 맞는 스타일의 비브라토를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특히,음정은 비브라토의 성격에 따라 조절해야 하므로 곡을 연주할 때 음정과 비브라토는 항상 평행으로 따라다닐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자주 질문받는 것중의 하나가 비브라토의 [속도]인데 그 문제는 옛부터 많은 연구가 있었습니다. 누구는 빠를수록 에너지가 있어서 좋다고 하고 또 누구는 힘을 빼고 느리게 구사해야 좋다는 식입니다. 이렇듯 여러 논란이 있지만 제 생각에는 둘다 구사하면 좋겠지만 그렇게 하기 어려우면, 만약 느린 비브라토를 갖고 있으면 항상 생각을 빠른 비브라토에다 집중시키고 만약 빠른 비브라토을 갖고 있다면 느린 비브라토에 초점을 두면 속도 조절에 많은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음폭을 보자면 각자의 손가락 구조에 따라서 달라지게 되는데 사실 음폭과 속도는 비례해야 정상이지만, 많은 학생들은 반비례합니다. 쉽게 말하자면 느릴수록 폭은 좁아져야 하고 빠를수록 넓게 연주해야 듣기에 좋으나 학생들은 흔히, 느리면 폭이 너무 넓게 우왕좌왕식으로 움직이고, 빠르면 너무 좁게 모기가 왱~하고 우는 식의 소리를 냅니다. 물론 좀 과장한 애기지만, 톤(Tone)을 아름답게 내려면 주로 비브라토의 속도와 음폭을 비례해서 구사해야 합니다. 그리고 거기에다 각자의 신체적 조건에 맞는 소리모양이 곁들여져서 완성이 되는데,비브라토의 톤은 일생을 통해 여러번 바뀌는 것이 보통입니다. 즉, 사람의 신체와 얼굴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어느 정도 바뀌게 되듯이 연주가들은 많은 시기적 고비를 넘기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가 좋아하는 오이스트라흐의 톤은 40세가 넘어서야 완성된 것이고, 셰링이나 밀스타인도 40세가 넘어서야 비로소 그들의 주옥 같은 톤이 우러져 나왔습니다. 물론 그들은 젊은 나이에도 기가막힌 연주를 했지만 톤만큼은 40세 후의 연주가 단연 뛰어났습니다. 그런테 유독 하이페츠만이 평생 그의 독특한 톤을 유지했습니다. 아무튼 대부분의 연주가들과 학생들은 기술과 톤에 대해 끊임없이 도전과 연구를 해야만 합니다. 특히, 음정과 톤은 왼손이 할 수 있는 최대의 과제이며 왼손이 강해지면 자연적으로 오른손,활주법도 강해질 수 있는 것입니다. 배은환 선생님의 글입니다.
우리가 [메트로놈]을 사용할 때나 피아노를 조율할 때 [음 진동수]를 보게 됩니다. 국제적으로 규정된 'A'음은 1초당 440회를 진동할 때를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연주장에 가보면 보통 442~445까지 쓰고 있습니다. 피아노의 조율도 물론 440보다 높게 해서 연주합니다. 그것은 말할 필요도 없이 연주의 흥분도, 자극도를 높이기 위함입니다. 특히 레코드를 통해 듣는 'A'음은 꽤나 높아서 어떤 경우는 [A음]인지 [Bb음]인지 모를 정도로 자극을 하고 있습니다. 이 모두는 상업성을 띤 수완으로 순간적인 조작일 뿐 사실상 제 개인적 생각으로는 별로 탐탁치 않은 현상입니다. 저는 항상 440에 'A'음을 맞추어 연습합니다. 그렇게 하다보니 연주장의 파아노가 442 정도로 높다고 해도 별 불편 없이 조절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만약 어떤 학생이 항상 높게만(445이상) 맞추어 연습하다가 갑자기 연주장의 피아노가 442로 되어 있으면 무척 당황하게 됩니다. 우리 귀가 낮은 음에서 높은음으로의 조절은 쉽지만 높은음에서 낮게 조절하기는 신체적으로 거부반응이 오게 됩니다. 즉, 음(音)이란 사물이 받은 충격이 공기로 전달되는 [파장]을 말하는 것인데, [440]이라는 파장수는 1초에 일어나는 음의 모양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숫자를 곱하면 같은 모양의 'A'가 형성되는데, [440x2=880]은 옥타브 위의 'A'음을 나타내고, 또한 [440x1/2=220]은 옥타브 아래의 'A'음을 지칭합니다. 그래서 고대 [피다고라스]의 배음법이 바로 우리가 쓰는 7음들,(도레미파솔라시)로 나뉘어졌습니다. 그가 사용했던 실험대, 즉 줄의 파장을 알아 보려는 그것이 악기의 것과 매우 흡사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쓰는 현악기의 이치도 따지고 보면 매우 간단합니다. [줄의 파장수와 줄의 길이는 반비례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가 쉽게 알 수 있는 자연적 하모닉스의 경우, 그곳을 짚고 있는 손가락을 자세히 살펴봅시다. 그 장소가 바로 음의 파장수, 즉, 줄의 길이를 나타내는데 개방선의 줄의 길이와 정확하게 반비례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그 하모닉스 음이 개방선보다 옥타브 높은 음이면 그곳에 대고 있는 손가락의 위치가 정확히 줄의 가운데일 것입니다. 또한 [2옥타브 윗음]을 구사하려면 그 줄의 1/4되는 장소에 손가락을 살짝 대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하모닉스의 음을 잘 분석해 보면 꼭 개방선과 곱셈의 법칙하에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즉,모든 음은 그 줄의 파장수와 길이가 수학적으로 엮어져 있는데, 그것을 [배음]이라고 합니다. 영어로도 Harmonics가 배음인데 현악기연주법을 뜻하기도 하지만 결국은 같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줄의 파장수는 음의 구별도 되지만 우리 현악기에서는 [음정]과도 연결됩니다. 그래서 440에 익혀 있는 귀는 음정의 구별에 유리합니다. 왜냐하면 줄의 진동수,즉 파장수가 일정해서 곱했을 때의 음(옥타브음)들이 쉽게 구별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현악기를 대표한다고 말할 수 있는 바이올린에서는 음정 조절이 다른 현악기보다 유난히 어렵습니다. 음의 진동수의 한계까지 낼 수 있을 정도(200~4000)지만 사람의 귀가 허용하는 법위 내입니다. 그러나 잘 발달된 인간의 귀는 매우 민감해서 조금의 진동수,파장수의 변동에도 반응하며, 곧 그것이 바이올린 연주자의 손끝에 연결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음악기 보다 더욱 더 다이나믹이 크다고 봅니다. 바이올린의 구조를 자세히 살펴보면 네 줄과 울림통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사실상 소리는 줄이 울려서 나지만 울림을 받쳐주는 [통]자체를 바이올린이라고 합니다.
연습이란 무엇인가?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먼저 '연습'이라는 말 자체에 대한 정의부터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영어로는 "Practice"라고 하기도 하고 "Exercise"라고도 하는데, 사실상 우리말에서의 "연습"이란 것이 아무래도 좀 '반복적인 행동'의 의미가 짙습니다. 그렇지만 어느 학생의 말처럼 [해도해도 늘지가 않아요]라는 것이 좀 꺼리는 듯한 어감이 들고 부정적인 단어같이 느껴지게 됩니다. 그래서 [Practice makes Perfect!]라는 미국속담에 부정도 긍정도 못하는 입장이 됩니다. 물론 '방법론'에 모든 핑계를 떠맡길 수밖에 없습니다. 즉, 반복을 하되 어떠한 방법으로 '연습'을 하느냐에 승패가 달려 있지만 제 생각에는 아주 중요한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기억'이 바로 그것입니다. 보통 지능지수가 이 '기억력'에 많이 죄우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제 주장은 누구나 기억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영어에서의 [Memory]의 뜻을 잘 살펴보면 결국은 보관, Keep의 의미가 됩니다. 즉, 컴퓨터격인 두뇌에다가 프로그램을 짜 넣는 것인데,우리 모두다 알다시피 인간의 두뇌가 컴퓨터보다 더욱 빨리,정확히, 더 많이 쓸 수 있다는 것이고, 그것은 물론 가망성을 말하는 것입니다. 신의 최고의 창조물인 인간은 과연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가요? 제 생각에는 [Violin의 Master]라는 목적으로 볼 때 [Yes]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연습=가능성"이라는 등식이 성립하는 것입니다. '기억'을 훈련시키는 방법으로는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는데 첫째는 이해 즉 깨달음으로써 프로그램되는 것이고 들째는 오랜 시간 동안 반복함으로써 얻어지는 것입니다. 대체적으로 인간은 상황적인 동물이라서 얼마나 그 지식이나 기술을 습득하기를 원하는 가에 따라서 크게 달라집니다. 그래서 정신적인 집중 정도에 따라서 쉽게 메모리 될 수 있기도 합니다. 세계적인 천재소녀 바이올리니스트 미도리와 장영주를 볼 때 그들의 공통점들 중의 하나가 훌륭한 기억력입니다. 물론 좋은 환경도 큰 영향이 있었겠지만 옆에서 지켜본 저의 결론은 무조건적인 '기억훈련'이 그들을 성공시켰다고 봅니다.
첫댓글 덕분에 많이배웠읍니다.. 감사합니다.....^^*
이 글을 읽고 배웠으면, 깨달음이 있는 분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