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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엽기 혹은 진실 (세상 모든 즐거움이 모이는 곳) 원문보기 글쓴이: 레고 경비원
[자료(영상) 출처 : 유튜브]
[작성자 및 자료(글)출처 : 엽혹진 '레고 경비원']
http://blog.naver.com/dlwnsdn_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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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에피소드 링크들이 너무 길어서
이번에도 역시 블로그 주소로 대처!
안녕하세요? '레고 경비원'입니다.
지난 번에 에피소드 다시보기 링크를 제 블로그 주소로 바꾼 덕분에,
타 카페에서 스크랩된 글만 보시느라 링크를 사용하지 못하던 분들을 포함해
많은 분들이 찾아와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더군요 ㅎㅎ
그래서 가능한 한 일찍 돌아와 보답해드리려 했는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여러 사정'으로 이렇게 늦어졌습니다...
(어김없이) 변명을 하자면, 군대 갔던 친구가
말년휴가를 나왔습니다.
이번 휴가로 2주 동안 눌러앉다가 다시 올라갔는데,
그래도 이제 며칠만 지나면 전역할테니, 앞으로는
'휴가 온 친구랑 놀다가 그만...' 이라는 지각 변명은 안 보셔도 되겠군요.
아... 그런데 꼭 알려드려야 할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노트북이 죽었어요...
어느 날 부터인가
전원 켜면 30분 동안 검은 화면만 보인 뒤에야 부팅되다가
설정한 적도 없는 시스템이 설정되기도 하고,
나중엔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실행이 안 되면서
인터넷, 문서, 사진만 작동되더니,
(이 시점부터 영상을 재생 불가, 따라서 캡처 작업을 못 하게 됐습니다...)
그러다 인터넷도 안 되고 오직 크롬만 되고...
며칠 전엔 그 크롬마저 안 돼서
사실상 노트북으로 할 수 있는 게 사진 및 문서 열람 뿐이게 됐죠...ㅋ
그러다 수명이 다 했는지 이젠 켜지지도 않습니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건 방에 있던 컴퓨터인데
이 친구는 가게에서 짝퉁을 속여 판 걸 모르고 산 물건이라
윈도우 7이면서 정품도 아닌 그런 녀석이죠.
문제는 최근 랜섬웨어에 감염된 컴퓨터의 97%이상이
윈도우 7이라고 들었는데, 정품이 아니라서
보안패치도 불가능하고...
일단 지금은 이렇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만
이 친구도 언제 바이러스를 먹고 죽어버릴지 모를 일입니다.
이거... 몇 달 전엔 제가 죽을 줄 알았는데
컴퓨터들이 죽고 있었군요!
아무튼! 여러 난항을 겪긴 했지만
지금 이 컴퓨터가 죽기 전 까진 얼마든지 작업할 수 있으니
그냥 평소처럼 (혹시 이번에도 몇 달?) 기다려주시면 되겠습니다.
60. 또 다른 세계
어느 한 사무실에서 시작되는 오늘의 이야기.
아내와 딸로 보이는 사진이 탁자에 세워져 있고,
곧이어 사무실로 누군가 들어옵니다.
서류를 품에 끼고 들어온 남자는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 '아서 커티스'!
그는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오자마자
블라인드를 펼쳐 햇빛이 들어오도록 했습니다.
그리곤 가까운 시기에 중요한 약속이 있는지,
잠시 창밖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죠.
이어서 그의 비서인
'샐리'가 들어와 해맑게 인사했습니다.
"좋은 아침이에요, 커티스 씨."
"좋은 아침이야, 샐리.
아 참, 맷슨 계약서 부탁한 거 다 했어?"
"네, 어젯 밤에 다 끝내뒀어요."
샐리는 능숙하고 재빠르게 계약서를 건네주었고,
커티스는 이를 받아들고 만족했습니다.
"고마워, 덕분에 오늘은 일찍 끝낼 수 있겠네."
"아 참, 오늘이 따님 생일이었죠?"
"그래. 아직도 선물을 못 골라서 고민인데,
일찍 퇴근해서 아내랑 같이 골라볼 생각이야."
이제 자신의 자리로 들어가 업무를 시작하려는 커티스,
그런데 그는 마지막으로 한 가지 중요한 게 떠올랐는지
다시 샐리에게 부탁했습니다.
"아 참, 휴가 비행기표 예약 부탁한 거 말인데,
일요일에서 토요일로 바꿔줄 수 있겠어?"
"네, 물론이죠."
"귀찮게 해서 미안해. 하지만
모처럼 아내와 단 둘이 보내는 휴가인데
주말 첫 날을 버리자니 아까워서..."
"이해해요, 커티스 씨."
그렇게 마지막 문제까지 해결한 커티스는
이제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기 위해
사무실로 발을 들였습니다.
문을 닫고, 햇빛이 들어오도록 블라인드를 연 후
휴가를 떠나는 날짜가 토요일로 바뀌었음을 알리기 위해
아내에게 전화하는 커티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무리 번호를 돌려봐도
전화가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전화기가 고장났다고 판단,
커티스는 이를 고치기 위해 밖으로 나섭니다.
"컷!"
그런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낯선 목소리...
당황한 커티스는 그 자리에 멈춰
소리의 출처를 찾아보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방금까지 창문과 블라인드가 있던 벽이 사라지고,
대신 거기에는 불편한 표정의 감독과 촬영용 카메라, 스태프들로 가득했습니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가 없던 커티스...아니,
'커티스를 연기하던 남자'는 그 자리에 굳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감독은 그런 '남자'의 심정도 모른 채
언짢은 듯 다가와 투덜거렸습니다.
"이봐, 제리. 전화 걸다 말고 어딜 가는 거야?
그런 건 대본에 없잖아."
하지만 자신의 말에도 '남자'가 전혀 반응이 없자,
이상함을 느낀 감독은 그의 눈앞에 손을 흔들며
정신을 환기시켰습니다.
"이봐, 이봐, 제리! 나 알지?
마티 피셔잖아. 네 영화 감독."
하지만 '남자'는 그 말에 전혀 귀 기울이지 않고,
이 불쾌한 현상에서 달아나기 위해
사무실 문으로 달려갔습니다.
"샐리!"
다급히 문을 열고 비서인 샐리의 이름을 부르짖는 '남자'.
다행히 거기에는 테이블과 창문, 그리고 샐리가 있었지만...
"...레이건 씨? 무슨 일이에요?"
그녀 역시 자신을 '아서 커티스'가 아닌 다른 이름으로 부르고,
자세히 보니 벽 쪽에는 조명이 매달려 있었습니다...
즉, 이곳 또한 세트장의 일부이고,
비서라고 믿었던 여인도 한 명의 배우일 뿐...
"레이건 씨? 어디 가요?"
'남자'는 믿을 수 없는 사실에 혼란에 빠져,
뻥 뚫려 있는 세트장의 벽을 정처없이 떠돌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그 앞길을 가로막는 의문의 남자!
바로 주인공의 매니저였죠!
그는 스태프들과 감독의 눈치를 보며
'남자'에게 들릴 정도로만 작게 말했습니다.
"제리, 지금 뭐 하는 거야!
지금 장난치고 있을 때가 아니라고!
혹시라도 감독이 널 자르면 끝장이야, 끝장!"
"제리?"
"괜찮아요, 감독님.
별 일 아니에요.
그냥 분위기 좀 풀려고 장난 친거라고 하네요."
이어서 감독이 다가오자,
매니저는 별 일 아니라는 듯 억지 미소를 지으며
감독과 '남자'를 안심시켰습니다.
하지만 '남자'는 그런 매니저의 손길조차
낯설다는 듯 섬칫하게 반응했죠.
"좋아, 그럼 다시 전화하는 장면부터 찍어보자구.
이번엔 장난치지 말고 잘 해.
알았지? 아내한테 전화해서 오늘은 일찍 끝날 것 같으니
3시 15분 쯤에 시내에서 만나자고 하는 거야."
감독은 차분하게 연기 지도를 내렸지만...
딸의 생일, 아내와의 휴가를 기다리는 사업가...라고 믿고 있던 삶이
한 순간에 환영처럼 사라져버리자
'남자'는 혼란에 빠져 뒷걸음질 쳤습니다.
"그게 대체 다 무슨 소리예요?
당신들은 다 누구냐고요!
난 배우도 아니고, 당신 같은 사람들은 몰라요!"
그러던 중 자연스레 창가 쪽으로 시선이 향하는데,
아까까지 블라인드를 펼쳐 내려다봤던 창밖 풍경들도
이제는 모두 세트장용 그림에 불과했고,
이를 증명하듯 스태프들이 자연스럽게 그 앞을 거닐었습니다.
결국 자신이 있는 곳은 회사도 아닌 세트장 한 가운데일 뿐...
충격에 빠졌으나 갈 곳이 없는 '남자'는
결국 다시 사무실 세트장 안으로 도망쳤습니다.
"... 제리 저 친구 어디 못 가게 해."
"감독님, 죄송합니다. 저건 그냥...
그... 아시잖아요?
레이건이 알코올 중독인 거?
아마 저희들 몰래 촬영 전에 한 잔이라도..."
"됐어. 일단 제리는 여기 붙들어둬."
"네... 브링클리한테 연락하죠."
결국 매니저가 '남자'를 진정시키기 위해 안으로 들어가고,
세트장에 들어간 '남자'가 대체 뭘 하고 있나 봤더니
그는 작동되지 않는 소품용 전화기를 두고
어떻게든 연락을 취하려 애쓰고 있었습니다.
"여기 다른 전화는 없나요?"
매니저를 보자마자 전화부터 찾는 '남자'.
하지만 매니저는 더 이상은 위험하다는 듯
그를 진정시키려 애썼습니다.
"제리, 일단 좀 앉아 봐."
"전화가 어디 있는지 묻잖아요!"
"제리!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라고!
나도 브링클리도 이 이상은 힘들어!
이게 마지막 기회인데 대체 왜 이러냐고!"
"난 당신이나 브링클리라는 남자는 몰라요!"
결국 매니저를 뿌리치고 세트장을 뛰쳐나오는 '남자'.
감독은 일단 병원에 연락, 구급차가 올 때 까지 '남자'를 붙들기 위해
그 앞길을 막아 분장실로 유도했습니다.
하지만 '남자'는 여전히 전화에만 정신이 팔려
감독은 안중에도 없었죠.
"제리, 일단 분장실에 가자고."
"전화기는 어디 있죠?"
"제리..."
"제 이름은 '아서 커티스'예요!"
"... '아서 커티스'라고?"
주인공을 연기하다 말고,
자신이 주인공 본인이라고 주장하는 '남자'...
그 모습을 보자, 매니저와 감독은 이것이 자신들의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이며, '남자'의 상태는 장난이나 술기운도 아닌
그 이상의 수준임을 깨닫습니다.
(뒤늦은 말입니다만,
이번 에피소드는 주인공 시점으로 진행되는데
세상은 그를 '제럴드 레이건'이라 부르지만
주인공은 자신이 '아서 커티스'라고 굳게 믿고 있어서
서술할 때 그의 이름을 뭐라고 불러야 할지,
누구의 편을 들어줘야 할지 난처하더군요.
그래서 적당히 '남자'라고 따옴표를 붙여 지칭하기로 했습니다!)
세트장을 뛰쳐나간 후, 무대 뒤편에서 전화기를 발견한 '남자'!
그는 기다릴 새도 없이 서둘러 수화기를 집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무슨...
여지껏 아내에게 연락을 하려고 그 난리를 피웠건만,
막상 전화를 쥔 그는 집 전화번호가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역시 '남자'가 가진 기억은 그저 허구일 뿐?
촬영이 중단되자 잠정적 휴식시간을 갖게 된 스태프들은
모두 세트장을 떠나기 시작했고,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 속에서
유일하게 정신이 환상으로 떠나 있던 '남자'는
홀로 수화기를 붙들고 매달렸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나지 않는 전화번호...
결국 '남자'는 전화교환원에게
집 전화번호를 찾아달라 부탁하였습니다.
" '아서 커티스'의 전화번호를 알려주실래요?
22437 벤트너가예요. 우드랜드힐스에 있는 곳이요.
'벤트너'라고요. ...뭐라고요?
아, 아니에요. 잘못 아셨네요. 당연히 거기에 전화가 있죠.
이봐요, 거긴 내 집이에요. 난 아서 커티스고......
저, 지금은 잘 기억이 안 나요.
아니에요, 등록 안 된 전화번호가 아니에요.
아니라고요! 잘 찾아봐주세요!"
그러나 역시 영화 속 가상의 집이 존재할 리가 없었고...
결국 보다 못한 감독이 수화기를 떨쳐냈습니다.
"제리, 진정해."
"전 제리가 아니에요!"
"분장실로 가자고. 자네 지금 상태가 많이 안 좋아."
"아뇨, 됐어요.
여기가 어딘지 모르지만 떠날 거예요.
집에 가야 겠어요."
"제리! 제리!"
결국 감독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촬영장을 떠나 뒷문으로 향하는 '남자'!
그런데!
급히 문을 박차고 나가던 도중
하마터면 차에 치일 뻔 합니다!
다행히 큰 부상 없이 쓰러지는 것으로 끝났죠!
그런데...
운전자는 '남자'를 거의 칠 뻔 했음에도 불구하고,
미안해하기는커녕 오히려 이를 갈며
매서운 눈빛으로 '남자'를 노려보았습니다.
여자는 주차 브레이크를 강하게 걸고 뛰쳐나오더니
거친 손길로 '남자'를 일으켜 세웠습니다.
그리고는 어리둥절한 '남자'를 향해 다짜고짜 꾸짖었죠.
"제리, 정신 나갔어?
영화 촬영한다고 들었을 땐 설마 했는데 역시나였네!
보나 마나 또 술 처먹고 뛰쳐나온 거지?"
자신에게 엄청난 악감정이 있는 듯하지만
'남자'는 당최 여자의 정체를 짐작할 수 없었습니다...
"왜 이러세요? 저한테 손 떼세요!"
"당신이 촬영장에서 쫓겨났든,
말년을 비참하게 보내든
난 상관없어!
하지만 판사가 나한테 넘기라고 한 돈은
얌전히 줘야 될 거 아냐!
아니면 진짜 감방 가고 싶어?"
여인의 분노가 그칠 줄을 모르는 그 때,
남자의 뒤를 쫓아 나타난 감독!
그런데 그는 여인의 모습을 보자마자
일이 더욱 복잡해졌다는 듯
한숨부터 내쉬었습니다.
그리곤 나지막이 여인부터 불렀죠.
"레이건 부인...?"
"이제는 레이건 부인 아니에요!
그러니 그 추잡한 성은 붙이지도 말고요!"
그렇습니다!
'남자'를 쫓아 영화 촬영장까지 오고,
그를 발견하자마자 분노 또 분노한 여인의 정체는
바로 '남자'의 전 부인!
그러나 이혼 위자료를 받지 못해
그것을 받아내고자 '남자'를 쫓고 있는 것이죠!
전 부인 '노라'는 '남자'를 데려가기 위해 차로 끌고 가지만,
감독은 지금 그의 정신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고 판단,
병원부터 보내자고 제안했습니다.
"이러지 마시고, 잠깐 얘기 좀 합시다."
"그럴 시간 없어요.
또 이 양반이 어디로 튈지 모르니
오늘 끝장을 낼 거라고요!
오후 촬영 전 까진 돌아올테니 그리 아세요!"
"아뇨,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제리는 지금...
일종의...
신경쇠약 상태예요.
방금 구급차를 불렀죠."
"구급차요? 지금 감독이라고 이 양반 감싸주는 거예요, 뭐예요?"
"농담이 아닙니다, 부인."
"부인 아니라고 했죠?"
감독과 전 부인 사이에서 맹렬한 줄다리가 이어지는 그 때,
'이곳을 떠나 집으로 돌아간다'라는 목표만 바라보고 있던 '남자'는
오히려 여자의 자동차를 타는 쪽이 자신에게 이롭다고 판단,
먼저 제 발로 운전석에 올랐습니다!
결국 전 부인 노라까지 당당히 차에 오르고,
두 사람이 탄 차가 빠른 속도로 출발했습니다.
감독은 더 이상 뭐라 말도 하지 못한 채
두 사람이 떠나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죠.
갑자기 배우가 정신 나간 듯 행동하면서
촬영이 중단되질 않나,
이젠 차를 타고 멋대로 촬영장을 떠나버리질 않나...
알 수 없는 행동에 스태프들은 어리둥절할 뿐이었습니다.
한 편, 촬영장을 벗어난 자동차는 빠른 속도로
도로를 누비기 시작하는데,
문제는 지금 운전대를 잡은 '남자' 즉, '아서 커티스'의 목적지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영화 속 자신의 집이라는 것!
'남자'가 차를 이상한 방향으로 몰고 있음을 알아차린 노라는
핸들을 빼앗으려 했지만, '남자'가 계속 저항하자
결국 자동차 열쇠를 뽑아버렸습니다.
"이봐요! 당신이 누구건 간에 잘 들어요!
절 누구라고 생각하는진 모르겠지만 틀렸어요!
전 '아서 커티스'라고요!
아까부터 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겠고,
전 그냥 우드랜드힐스에 있는 제 집으로 갈 생각입니다!
집에 도착하면 차는 다시 돌려줄게요, 알았죠?"
다시 열쇠를 빼앗고
주도권을 잡기 위해 노라에게 소리치는 '남자'.
하지만 그는 어디까지나 '아서 커티스',
이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사나이였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게 현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연기라고 생각하는 노라는
그 말을 전혀 귀담아 듣지 않았죠.
"미친 척 연기라도 해서 도망칠 생각이야? 꿈 깨셔!"
"전 미친 게 아니에요! 술 같은 것도 안 마셨고요!
제 이름은 '아서 커티스'예요!
그리고 제 아내는 당신이 아니라 '메리언 커티스'고요!
우린 '티나'라는 딸 아이가 하나 있고
우드랜드힐스 벤트너가 22437에 살아요!"
"제리!!!"
"제 이름은 '아서 커티스'예요!!!"
결국 노라를 설득하는 것을 포기,
거칠게 차를 몰기 시작하는 '남자'!
그 무렵, 촬영이 중단되자 난처함에 빠진 매니저는
무대 뒤편의 전화기를 사용,
아까부터 입에 올리던 '브링클리'라는 자에게 연락했습니다.
"아뇨, 브링클리. 술취한 게 아니에요.
이건 사실상 미쳤다고 볼 수 있죠!
정신이 완전히 나갔어요!
자기가 '아서 커티스'래요!"
"네! 영화 속 주인공 본인인 줄 안다고요!"
잠시 후...
'남자'는 차를 몰고 자신의 집,
'우드랜드힐스 벤트너가 22437'이라 기억하고 있는 방향으로 향했지만,
당연히 그곳에는 전혀 다른 거리와 집들만 늘어서 있었습니다.
당황한 '남자'는 자연스레 속도를 줄이더니
그 낯선 풍경을 하염없이 바라보았습니다.
'남자'가 존재하지 않을 '아서 커티스'의 집을 찾기 위해 애쓰는 동안,
노라는 더 이상 딴지 걸기도 지쳐 그냥 '남자'가 하고 싶은 대로 놔뒀습니다.
"그래, 집구경 재밌지? 다 끝나면 불러줄래?"
"이럴 리가 없어요... 분명히 여기 집이 있어야 되는데...
난 분명 여기 살아요! 그런데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어요..."
"뭘 원하는 거야? 아카데미 상?
시상식 참 볼만하겠네.
'제럴드 레이건'이라고 호명돼도
자긴 '아서 커티스'라면서 상도 팽개치겠지."
잠시 후... '남자'는 자신의 집이라 기억하는 위치에 차를 세웠습니다.
하지만 역시 그가 생각하기에도 여기는 자신의 집이 아니었습니다...
그가 집을 확인해볼지 말지 망설여 꼼짝도 못하는 그 때,
노라는 정신나간 듯 행동하는 '남자'의 행동이 우스워서
조롱하듯 떠보았습니다.
"그래, 여기가 당신 집이라고?
안 들어가고 뭐 해?
부인이랑 딸이 기다릴지도 모르잖아?"
결국 진실을 확인하기 위해 현관으로 향하는 '남자'.
하지만 역시 낯선 느낌 탓에 그 걸음걸이는 당당할 수 없었고,
'남자'의 시선은 한 곳에 머무를 줄을 모른 채
정처 없이 낯선 집을 훑고 있었습니다.
(지나가는 사실 하나!
지금 이 집은 2000년 동안 늙지 않은 남자가 나온
'월터 제미슨이여 영원하라' 에피소드 속의 월터의 집과 같은 집!ㅋㅋ
어쩌다 같은 장소에서 촬영한 것이겠지만
이 집 주인이 월터라고 생각하면 살짝 웃기네요 ㅋㅋ
뭣보다 실제 에피소드 방영 순서를 따지면
이 에피소드 다음에 방송된 게 바로 월터 제미슨 에피소드!!!
즉, 같은 세계관이라 치면 저 집엔 아직 월터가 살고 있을지도?!)
도저히 현관으로 들어설 용기가 나지 않던 그 때,
'남자'는 옆집 마당에서 뛰어 놀고 있는 여자아이를 발견합니다!
"티나!"
그것이 분명 자신, '아서 커티스'의 딸 '티나'임을 확신한 '남자'는
한달음에 달려가 아이를 뒤에서 붙잡았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당연히 티나가 아니었고...
낯선 남자의 손길이 무서워 비명을 지르며 달아날 뿐이었습니다...
자신이 믿고 있던 집도 아내도 딸도 이 세상엔 없다...
외톨이가 되어버린 '남자'는 풀이 죽은 채 무릎을 꿇었고,
'남자'가 남의 집 아이까지 손대는 모습을 보자
노라는 그가 정말로 제정신이 아님을 확인,
한시바삐 그를 (현실의) 집으로 데려가기로 마음먹습니다.
'남자'는 처량한 심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고,
노라는 운전대를 잡아 차를 그의 앞으로 세웠습니다.
그리고 낙심한 그에게 더 이상의 상처를 줄 수 없으니,
일단 차분한 어조로 제안했죠.
"어서 타. 아동학대 죄목까지 추가받고 싶지 않다면."
'남자'는 자신을 '제리'라 부르는 여인의 말에 따르고 싶지 않았지만,
집이라 믿었던 곳이 자신의 집이 아니고
딸이라 믿었던 아이도 자신의 딸이 아니라면
결국 지금 자신이 갈 곳은 아무 데도 없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래서 묵묵히 차에 올랐죠.
결국 이번엔 노라가 차를 몰기 시작,
두 사람은 현실의 '남자'인 '제럴드 레이건'의 집으로 향합니다.
잠시 후, 집에 도착한 노라는 현관 앞에 차를 세웠습니다.
물론 '남자'는 이 집 또한 익숙하지 않다는 듯 당황한 기색이었죠.
노라는 이제 결판을 내자는 듯 당당히 차에서 내렸습니다.
하지만 '남자'는 꼼짝도 하지 않았죠.
"안 내리고 뭐 해?
당신 오후 촬영 전 까지는 돌려보낸다고 했으니까
빨리 끝내야 된다고."
그러나 '남자'가 여전히 못 들은 척 가만히 있자
결국 노라가 차 문을 열고 호통쳤습니다.
"빨리 내리라니까!"
"여기가 어디죠?
전 집에 가야 해요."
"그래서 집에 왔잖아!
빨리 내려!"
결국 '남자'는 노라의 호통에 못 이겨 차에서 내리고,
노라는 '남자'가 달아나지 못하도록 팔짱을 낀 채
성큼성큼 현관으로 향했습니다.
물론 이 와중에도 '남자'는 처음 보는 집 풍경에 의아할 뿐이었죠.
그리고...
두 사람이 집에 들어올 무렵,
집에는 이미 한 남자가 버티고 있었으니,
바로 여태 이름으로만 거론돼 왔던 '브링클리'!
그는 바로 현실의 '남자', '제럴드 레이건'의 개인 변호사였죠!
노라는 위자료를 뜯어내기 위해 '남자'를 끼고
돈이 있는 곳까지 안내받으려 했지만,
브링클리가 그녀를 막았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실 순 없겠습니까?"
"안 돼요. 이미 기다릴 만큼 기다렸고,
오후 촬영 전 까진 돌려줘야 해서 시간도 없어요.
이 양반이 술 처먹고 돈 다 날려버리기 전에
내 몫을 받아갈 거라고요!"
결국 노라는 혼자서라도 수표를 찾기 위해 방으로 향했고,
이로써 거실에는 '남자'와 브링클리만 남게 됐습니다.
겨우 노라가 사라지자, '남자'는 여지껏 자신이 주장해온
진실(이라 믿는 것)을 브링클리에게 말했습니다.
"저기, 아까 저 여자 분께도 계속 말한 사실이지만,
전 당신들이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제 이름은 '아서 커티스'고..."
"제리, 그만하게..."
"지금 그런 헛소리 하고 있을 때가 아니야.
자네가 지금 어떤 처지인지 모르겠나?
이번 영화 촬영 건이 마지막 기회였는데
오늘 사건 때문에 그것도 간당간당하지.
솔직히 말해서... 더는 자네를 덮어줄 수가 없어.
영화를 찍지 못하면 나도 자네를 떠날 수밖에 없네."
"아니에요, 전 배우 같은 게 아니라..."
"좋아, 그럼 오늘은 자네 빼고 촬영하라고 전하지.
믿을 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아프다고 둘러대보겠네.
대신 내일은 꼭 촬영장에 나가야 해.
아침 일찍 나가서, 자네가 문제가 없다는 걸
감독에게 알려야..."
"뭐가 뭔지 모르겠네! 뭐가 뭔지 모르겠어!"
브링클리의 말을 듣다 결국 참지 못하고
양손에 얼굴을 파묻으며 절규하는 '남자'...
그가 현실이라 믿는 아내, 딸, 회사 생활은 온데간데 없고,
모두가 현실이라 주장하는 그의 삶은 이혼소송,
위자료 청구, 알코올 중독 등으로 좀먹혀
무너지기 일보 직전인 망가진 삶...!
한창 심란한 그 때,
기어코 수표책을 찾아낸 노라가 방에서 나와
'남자'의 팔을 거칠에 잡아 끌었습니다.
"됐어, 이리 와! 어서 사인해!"
"노라, 그만해요. 지금 혼란스러워 하고 있잖아요."
"당신은 빠져요!"
결국 노라에게 붙잡힌 '남자'는 탁자 앞에 강제로 앉혀지고,
노라는 그의 손에 펜을 쥐인 후 손목을 붙잡아 사인을 강요했습니다.
"어서 당신 이름 써!
또 아서 커티스니 뭐니 씨부리지 말고 똑바로!"
"날 내버려둬요."
"사인해! 당장! 사인하라니까!
'제럴드 레이건'이라고!"
결국 참다 못한 '남자'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노라에게 소리쳤습니다.
"난 '제럴드 레이건'이 아니에요!
난 '아서 커티스'라고요!!!
난 당신들이 누군지 몰라요!
몇 번을 말해야 알겠습니까!
전 배우 같은 것도 아니고
당신을 아내로 둔 적도 없고
데이비스 모턴 사에서 일한다고요!"
그런데 한껏 소리치고 나자,
'남자'는 마지막에 언급한 자신의 회사를 떠올렸습니다.
곧이어 그는 차분히 자리에 앉아 수화기를 집었습니다.
이곳에는 자신(아서 커티스)의 집도 전화번호도 존재하지 않지만,
만약 회사가 존재한다면 그것이 곧 자신이 '아서 커티스'라는 사실을 증명해줄 것이고,
그렇게만 된다면 자신을 '제럴드 레이건'이라 부르는 자들에게 대항할 수 있으리란 생각이었죠!
"전화번호를 좀 알고 싶은데요.
데이비스 모턴 회사요.
189 브랜드가, 로스앤젤레스요."
"당연히 있는 주소죠!
제가 거기 근무한다고요!
지난 7년간 일했다고요!"
하지만 역시 회사 또한 집과 마찬가지로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존재일 뿐...
결국 통화가 끊기고...
가족과 집에 이어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줄 마지막 존재인
직장마저 존재하지 않음이 밝혀지자,
남자는 모든 희망을 잃고 좌절합니다...
잠시 후, 끝내 노라에게는 사인한 수표를 넘겨줘 집으로 돌려보내고,
마음이 착잡한 '남자'는 침대에 누워 머리를 식혔습니다.
그러자 걱정스러운 듯 브링클리가 다가와 안부를 물었죠.
"그래, 좀 어떤가?"
"...... 당신도 날 안 믿죠?"
"한 가지 믿는 건, 자네가 너무 열성적으로 연기에 임했다는 거야.
난 배우도 연예계 사람도 아니라 자세히는 모르지만,
자네 같은 사례를 들어본 적이 있네. '메소드 연기'라고 하던가?
배역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그 역할에 먹혀 자신이
진짜 그 등장인물처럼 행동하는... 지금 그 상태인 거지? 그렇지?"
'남자', '제럴드 레이건'의 이상 행동을 지나친 연기 몰입 탓으로 판단하는 브링클리...
하지만 '아서 커티스'에게 있어 자신의 믿음은 연기가 아닌 진실이었습니다...
'남자'가 여전히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브링클리는 더 효과적인 방법이 떠오른 듯,
수납장 위에 놓여 있던 무언가를 가져와 읽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남자', '제럴드 레이건'이 오늘 찍고 있던 영화의 대본이었죠.
"등장인물.
아서 커티스, 36세.
젊은 회사 간부. 행복한 결혼생활 중.
커티스는 우드랜드힐스에서 아내, 아이와 산다.
마리안 커티스, 33세.
매력적인 젊은 여인
유능한 사람의 전형으로
집과 가족을 관리하고 유지할 수 있는..."
"그만 해요!"
자신과 가족의 세세한 정보...
하지만 그것은 한낱 대본의 일부일 뿐...
'남자'는 더 이상 듣다간 자신이 믿고 있던 진실을 잃어버릴 것만 같아서
브링클리의 말을 끊고 일어났습니다.
하지만 브링클리는 '남자'를 '제럴드 레이건'으로
돌려놓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죠.
"자네가 우리에게 주장하고 믿고있는 모든 사실은
다 이 대본에 들어있는 정보들 뿐이네.
'아서 커티스'는 그저 영화 속 캐릭터에 지나지 않는다는 증거지."
그러나 포기하지 않는 것은 '남자'도 마찬가지...
그는 애써 그 모든 진실을 외면하려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꿈속에서 잃어버린 물건을 현실에서 찾아 헤매는 꼴...
아무리 부정하려 해봐도, 상황은 그가 '아서 커티스'가 아닌
'제럴드 레이건'임을 증명하고 있었습니다...
"그럼... 이게 다 망상이란 말입니까?"
"그런 셈이지..."
"... 그럼 누구죠? 저... 아니,
그 '제럴드 레이건'이란 남자는..."
"제럴드 레이건... 한 때는 잘 나가는 친구였지...
하지만 아내와의 불화로 이혼소송이 벌어지고,
알코올 중독에 시달려 촬영장에서 술에 찌들었다 쫓겨나고...
이제는 이미지까지 완전히 무너져서 누구도 불러주지 않는,
한낱 몰락한 스타일 뿐이야.
결국 위자료를 요구하는 아내에게 쫓기며
남은 재산은 술에나 쏟아붓는 망가진 삶을 살게 됐지...
"자네가 이번 영화 주연 배우를 따냈다고
기뻐서 어쩔 줄을 모르던 때가 생각나는군.
이대로 잘만 되면, 위자료도 벌어서 아내를 떼어내고,
가정적이고 완벽한 주인공 역할을 맡게 됐으니
더럽혀진 자신의 이미지도 회복할 수 있을 거라고 말이야."
그야말로 대기업 회사 간부로 일하며
아내, 딸과 행복한 삶을 보내는 '아서 커티스'와는 상반된 삶...
'남자'는 자신이 믿던 삶과 전혀 다른 그것을 믿을 수 없었습니다...
"아니에요... 그딴 게 제 삶일 리가 없어요...
제가... 제가 그런 한심한 녀석일 리가 없다고요..."
"나도 그랬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지.
그래,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군.
미안하지만 난 이만 가봐야 겠네.
아 참, 그리고 영화는 찍을 필요 없네.
방금 스튜디오에서 연락이 왔는데,
아예 제작을 취소했다더군."
"'아서 커티스'는 이제 죽었어."
브링클리는 그렇게 말하며,
더는 의미가 없어진 대본을 쓰레기통에 집어넣었습니다.
"... 돌아가야 해요."
"이미 늦었네. 촬영은 끝났어."
'남자'는 자신이 믿고 있는 그 세계로 돌아가야 한다고 중얼거렸지만,
브링클리는 그 말이 영화 촬영을 얘기하는 것이라 생각하며 단호하게 답했습니다.
"제 사무실로 가야 돼요!"
"사무실? 세트장을 말하는 거라면
지금쯤 철거하고 있을..."
"안 돼요, 안 돼!"
결국 사무실로, 세트장으로 돌아가기 위해
집을 뛰쳐나와 자동차에 오르는 '남자'!
"제리! 제리!"
브링클리가 다급히 그 뒤를 쫓아 '남자'를 말리려 하지만...!
그가 밖에 도착했을 땐 이미 '남자'가 탄 차가
저 멀리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세트장이 철거되기 전에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남자'는 다급히 속도를 높여 차들을 앞지르며 달렸습니다!
그리고... 수 시간 전 뛰쳐나왔던 후문을 통해
다시 촬영장으로 복귀하는데...
이미 세트장 철거는 진행된 상태였고
직원들이 소품들을 하나 둘씩 치우고 있었습니다...
"이러면 안 돼요! 안 된다고요!"
"레이건 씨! 죄송하지만 저희는 그저 명령을 따를 뿐이에요..."
'남자'는 자신의 사무실이 사라져가는 것에 절규하지만,
직원들은 그가 영화 촬영이 취소된 탓에 절망하고 있다고 오해할 뿐이었습니다...
자신을 '제럴드 레이건'이라고 부르는 이 세상에서,
'아서 커티스'인 자신이 살고 있던 유일한 공간...
지금 그곳이 영원히 사라지려 하고 있지만
'남자'가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처량한 심정으로 자신의 자리에 앉아보는 '남자'...
하지만 탁자 위에 있던 아내와 딸의 사진도 벌써 치워진 상태...
'남자'는 한 손에 얼굴을 파묻은 채
무너져 가는 진실 속에서 소리 없이 절망했습니다...
'날 여기 두지 마...'
'이건 내가 아니야...'
'날 여기 두지 마...'
'날 집으로 되돌려줘...'
그 순간...
갑자기 '남자'의 얼굴에 비춰지는 따스한 빛...
뭔가 이상함을 느낀 '남자'는
다시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어느새 원래대로 돌아와 있는 아내와 딸의 사진!
그리고 벽과 유리창으로 막힌 사무실 벽!
그는 다시 원래 세계로,
자신, '아서 커티스'가 진실이라고 믿는 세계로 돌아와 있었습니다!
"여보?"
익숙한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거기에는 '아서 커티스'의 아내,
'메리언'이 서 있었습니다!
"메리언..."
'남자'는 반가움에 어쩔 줄을 몰랐지만,
아내는 남편의 반응이 이런 이유를 알 수가 없어서
의아한 태도를 보였죠.
결국 참지 못하고 메리언을 와락 끌어안는 '남자'!
"보고 싶었어!"
"어머나! 왜 그래? 무슨 좋은 일이라고 있어?"
"종일 전화했었는데 어디 있었어?"
"종일?"
"샐리가 당신이 없다고 하더라고.
나가는 문은 하나 뿐이고
나가는 모습도 못 봤는데
갑자기 사무실에서 사라졌다나?
그래서 무슨 일인가 싶어서 와봤어."
아내의 말을 듣고 테이블을 살펴보는 '남자'.
거기에는 아침까지만 해도 있던 전화기, 의자,
방금까지 확인하고 좋아하던 액자가 어느새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즉, 자신은 어떤 불쾌한 꿈을 경험한 것이 아닌
실제로 그 가짜(라고 믿는) 세계에 다녀왔던 것이며,
현실(인 듯한 세계)에서 사무실 세트장을 철거하면서 동시에
이 세계의 사무실도 조금씩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대로 가다 언제 또 그 세계로 떠나게 될지 모를 일!
"어서 나가자!"
'남자'는 사무실이 위험하다고 판단,
어서 이 달콤한 현실(혹은 꿈)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아내와 함께 사무실을 나서려 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을 만났을 때부터 뭔가 이상해 보이는 행동...
메리언은 남편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여보, 왜 그래? 무슨 일인데?"
"괜찮아. 별 거 아니야.
어서 여길 떠나자."
"커티스 씨?"
갑자기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돌아보니,
거기에는 비서 역할의 배우가 아닌
정말 자신의 비서인 샐리가 있었습니다!
"지금 떠나실 건가요?"
아내 메리언에 이어 샐리를 보자
자신이 원래 세상으로 돌아왔음을 실감하는 '남자'!
그는 그녀를 다시 본 반가움에 기쁘게 답했습니다.
"그래! 지금 떠나고 말고!"
"부탁하신 대로,
항공권을 토요일로 바꿔뒀어요."
"고마워, 정말 고마워!"
'남자'는 기쁜 마음으로 비행기 표를 받아쥐었고,
본래 오늘 일정이었던 딸 티나의 생일,
그리고 아내와의 휴가를 기억하며 즐거워했습니다.
'좋아, 저 램프랑 테이블도 치워버리자고.'
그런데...
사무실 쪽에서 들려오는 직원들의 목소리...
여전히 세트장 철거는 진행중이었고
이 사무실은 그 또 다른 세계와 이어져 있었습니다!
"여보? 왜 그래?"
현실을 직시한 '남자'는 다시 아내를 재촉하며
사무실 밖으로 나서고...
"여보? 말해봐, 무슨 일인데?"
"우리, 기다릴 것 없이 지금 당장 휴가 떠나자."
"뭐? 그럼 티나 생일 선물은?"
"티나도 같이 데려가자. 생일 겸 여행으로!"
마치 자신에게만 보이는 적에게서 도망치듯 다급한 '남자'...
그는 어서 빨리 휴양지로 떠나,
자신이 마주쳤던 모든 악몽을 잊고자 했습니다.
"대체 왜 그래... 위험한 일이라도 있어?"
"아무 것도 아니야...
다시는 당신을 잃고 싶지 않아서 그래..."
잠시 후, 이곳은 다시 현실(인 듯한 세계)의 세트장...
세트장 철거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고,
그 와중에 '제럴드 레이건'의 행방을 찾아 나선
브링클리가 세트장에 들어옵니다.
"혹시 레이건이 여기 왔었습니까?"
"네. 그런데 어딜 갔는지 갑자기 사라졌어요.
분장실에도 없고요. 좀 전 까진 있었는데..."
스태프 중 한 명에게 레이건의 행방을 묻는 브링클리...
그러나 '제럴드 레이건'은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대체 어딜 간 거지...?"
주인 잃은 세트장을 두리번거리던 브링클리는
대답 없는 의문을 나지막이 흘렸습니다.
오래지않아, 어딘가에서
'아서 커티스'와 그의 가족을 태운 여객기가
휴양지로 이륙하기 시작했고,
그 날 이후
'제럴드 레이건'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첫댓글 헐 신기해..
신기하다.... 홀....
와존잼
와.. 악역이 아니라서 다행이다 ㄷㄷ
평행세계 아닐까
2개의 세상에 이름은 다르지만 같은 모습을 한 남자 2명이 각자 인생을 살았던거지
그러다가 운명의 장난처럼 접점이 있었고 잠시 꼬인거 아닐까
라고 잠시 샹각했지만 아닌것같음ㅋㅋㅋㅋㅋ
마지막에 배우 인생을 살던 남자는 없어졌자낰ㅋㅋ
뭐가 진짜의 삶일까 궁금데스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