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도, 후기는 올려야 하겠기에...)
주말에 저와 저와 아웃도어를 간간히 하는 후배와 청풍호로 갔습니다.
저는 카약을 조립하고, 후배는 최근 미니벨로에 삘~~이 꽂혀 단양을 롸이딩할 요량으로요...
아침에 연무가 있어 조금 걱정했는데, 런칭을 할 시점 -11시 40분경..에는 활짝 날이 펴지며 단풍 절정과 파란하늘을 만날 수 있었답니다.
어때요 ? 멋지죠 ? 물 위에서 "기암괴석 + 단풍 == 환상의 조화" 공식이 아니겠어요 ? 이 맛에, 작년에 이어 같은 날 여기를 찾았네요.
셀카로 한번 인증샷에 도전해 봅니다.
저 멀리 제가 리턴 포인트로 생각했던 옥순대교가 보이고, 그 앞에는 옥순봉이 으젓하게 보이네요.
그 앞으로 유람선이 이렇게 오고/가지요. 여유를 부리며 행락객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기도 합니다.
마침, KTKC 번개 정모가 이곳 같은 곳에서 있는 줄 모르고, 물 위에서 거북이님과 일행분들을 뵈었죠.
그 분들과 이 포인트에서 저는 갈라서고, 옥순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예전에 이 청풍호를 건널 수 있도록 설계된 잠수도로에 이렇게 보기좋게 랜딩을 했죠.
왜냐면, 옥순 북단에 휴게소가 있고 위로는 정자가 있는데, 정자에는 망원경도 있어 단양 팔경중 2경 - 옥순봉과 구담봉 -을 멋지게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이렇게 사진을 멋지게 담아보고 싶어서....
얼핏 보면 옥순대교는 남해의 바다를 이어주는 다리처럼 멋지게 보입니다. 이런 사진을 많이 찍고 내려왔더만.....
끼아악~~~!!!!!
제 노랭이 카약이 증발해버렸습니다 !!!!!
어찌 이런 일이.....
자전거 롸이딩하는 후배를 호출하여 사고지점까지 오게했고, 경찰을 불러 조사를 했습니다.
30분 사이에 누가 제 카약을 가져간것 같습니다. 경찰은 오고가는 유람선에 의해 만들어진 너울성 파도에 카약이 휩쓸려 갔을것을 추측했지만... 당시, 카약 캇핏에 남겨둔 - 구명조끼, 빌지펌프(카약에 물들어올때 빼내는..), 패들 - 이 세가지 물건이 호수에서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저는 물에 휩쓸려 갔을것으론 생각지 않습니다. 이 세가지는 모두 물에 뜨도록 설계되어있을 뿐 아니라, 카약도 양 옆으로 부레가 있어 전복이 되어도 절대 물에 가라앉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지요.
급기야, 경찰은 혹시나..하는 생각에 수상경찰을 통해 충주호 전체를 수색하는 성의까지 보이며 저를 안심시켜 주었습니다. 하지만, 빨리 출동한 수상경찰도, 무전으로 긴급 호출한 유람선 선장들도 어떤 부유물을 발견하였다는 소식은 전달받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분실신고를 위해 제천 경찰서까지가서 사고 경위를 남기고 돌아올 수밖에 없었지요...
그래도, 함께한 후배가 있어 캠핑은 계속 해야했습니다. 그래서, 근처 소선암 오캠장으로 숙박장소를 정했습니다. 인공미가 넘치는 곳이지만, 그 위에 있는 유원지 야영장에는 어느 캠핑 카페의 정모가 있는지 너무 캠퍼들이 많아 정숙성을 필요로하는 우리 모임에는 방훼가 될것 같아서였죠.
그런후, 이렇게 잠자리 구축도 하기전 모두 허기진 배를 채우며, 카약 도난 사건을 이야기하고 소백산 산행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저녁 시간을 보냈습니다.
잃어버린 카약을 되찾는 꿈을 꾸며 다음 날 아침 일어났습니다.
저를 포함한 세명은 난장질(?)을 했고, 한 분은 노랭이 텐트를... 읔... 내 노랭이는....
저녁에 식사때에는 기온이 많이 내려가 추울것으로 생각했지만, 모두들 방한을 잘 준비해서 따스히 자고들 일어났죠. 기온은 5도를 가리킵니다.
늘상 아침식으로 애용하는 떡국을 먹고, 햇반에 김치를 풀어넣어 '갱시기'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갱시기는 경북 대구쪽 사투리로, 김치 국밥을 말하는데, 제가 어렸을적 어머니께서 자주 해주셔서 저도 '갱시기'라 부릅니다. 이 경북 대구식 김치국밥에는 신김치에 반드시 사리떡이 들어가지요. 어머님 솜씨에는 턱없이 모자라지만 남은 떡국을 이렇게 갱시기로 만들어 아웃도어에서 먹어보기는 처음이네요.
그리고, 짐을 정리하고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서... 이 사고를 어찌 아내에게 말할까.... 그 카약을 살때도 한 소리 먹었는데.... 잃어버렸다 말하면, 난 어찌하리오...하고 말입니다.
횐님들.. 앞으로 노랑 후지타 카약보시면, 살펴보세요.. 헐(Hull) - 카약 외피-에, 안쪽으로 제 영어 이름(THOMAS KIM)과 전화번호를 여기저기에 써 두었으니, 제 카약을 증명할 방법은 있습니다.
투어링 자체는 너무 멋진 투어링이였으나, 불의의 사고로... 퇴색된 느낌이지만, 사진보시며 즐감하시길 바랍니다.
꼬모.
첫댓글 좋은 여행에 오점을 남겼지만.....그래도 태연하신 글쓰기를 보며 마음의 크기를 짐작합니다.....좋은 결과로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아흐 내가 마음이 쓰리네요......
예전에 희망찬님은 대천 어딘가에서 카약 타고 씻어서 말리고, 차에서 한잠 자고 일어났는데 카약 프레임만 누가 들고 가버렸다고 하더군요. 알루미늄이라서 고물로 누군가 싣고 갔는가 봅니다. 분해되어 말리고 있는 것을 누가 카약이라고 생각하겠습니까....미국에서도 주인이 옆에 없으면 들고 간다고 합니다. 제임스라는 미국인이 우리가 한강에 그냥 던져두고 매점으로 라면 먹으러 가는 것을 보고 말하더군요. 한국 좋다고요... 그런데 이런일이 때때로 발생하내요. 전에도 누군가 차 위에 올려둔 시트온탑 분실했다고 했었지요. 카약이라는 존재가 이제는 많이 알려졌기에 타고 싶은 욕심도 생길겁니다.
우리들 스스로가 카약의 보관이나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카약에 꼭 이름과 전화번호를 써 놓는 것이 원칙입니다. 사고로 배만 흘러온다든지 하면 연락처가 있어야 사고인지 뭔지 알아볼 수 있습니다. 군함들이나 다른 배들은 쉽게 분별이 어렵기 때문에 커다랗게 숫자나 문양을 그리거나 깃발로 자신들의 존재를 확인시키고 있습니다. 우리도 자신의 배를 확인시킬 문양을 배에 새기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카약을 떠날 때는 패들과 구명조끼를 꼭 휴대하여 카약을 타고 가지 못하도록 해야 할 듯합니다. 가져가도 어디서 타지는 못할 것입니다. 빨리 발견되기를 바랄 뿐이내요.
어허~~~~이런.....이런일이...맘이 많이 아프시겠내요..... 제 아루피나와 슈페리어도 빨리 이름 적어 놓아야 겠내요.....제가 혹 보면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비싼 사진을 찍으셨습니다. 가능하면 단체로 카약킹을 해야 하겠습니다.
노란색만 보면 노랭이가 생각나 가슴이 노래지겠지만 그래도 이왕 이렇게 된것 마음 편히 가지세요. 야, 노랭이. 너 어디에 있니?
아직 회수가 안되었군요...안타깝습니다.....
오랫만에 꼬모님 투어후기를 읽게되어 반가웠는데....아니 어찌 그런일이....? 빨리 되찾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