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원(델와라)에 가기 전에 나는 자이나교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이 사원에 갔다온 이후에 나는 자이나교에 대해 자료를 뒤지기 시작했다.
인도에 가서 수많은 사원을 방문했다.
그 중에 가장 나의 뇌리에 크게 남은 사원이 바로
아부마운틴 중심에 있는 자이나교 델와라 사원이다.
델와라 사원은 델리 서쪽 사막지역인 라자스탄의 남서부쪽에 있다.
델리에서 택시를 타고 7시간쯤 걸릴 거라고 했지만
아침 7시 넘어 출발한 우리는
저녁 9시쯤에 도착했다.
무려 14시간이 걸린 셈이다.
밤에 도착했다가 새벽에 떠나는 바람에 아부산을 멀리서 바라보지는 못했지만
아부산 전체가 바위로 되어 있어 자력이 강한 산이었다.
해발 1,200미터 아부산의 정상 부근에 넓게 둥근 능선들이 감싸고 있는데
바로 그 중앙에 델와르 사원이 위치해 있었다.
높은 곳이라 예전에는 사원만 있고 마을이 없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사원 입구까지 마을이 들어섰다.

(입구에서 카메라와 핸드폰을 모두 수거하기 때문에 사진을 찍을 수 없어서 가미야 다케오의 사진을 참고로 쓴다)
입구도 허접하고 마을도 허술해 이곳이 자이나교 최고의 사원이라는 말이 무색해 경비원들의 유난스러움과 신발에 핸드폰까지 뺏는 바람에 보지 말고 그냥 돌아갈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입구에는 생리중인 여자는 들어올 수 없다는 경고문이 있고 남자와 여자가 따로 줄을 서게 하는 것도 불만이었다.
신발과 핸드폰을 맡긴 관광객들이 30명쯤 모이자 안내자가 일행을 끌고 들어갔다.
뭐라뭐라 귀가 아플 정도로 떠드는데 힌디어라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남자의 목소리는 카랑카랑했고 때로는 웃음과 박수를 보내는 것으로 보아 안내인의 입담이 괜찮은 모양이다.
서로 앞에서 보겠다고 호들갑들을 떨어대는 바람에 나는 일행들의 뒤에서 천천히 따라가기로 정했다.
사원은 총 4개로 구성이 되어 있었고 각 건물이 만들어진 시기와 모셔진 인물들도 모두 달랐다.
아부산의 델와라 사원군·평면도
화려하기는 했지만 사원이 화려하다고 하여 내가 특별히 관심을 가질 이유는 없었다.
사원이 화려하게 만들어진 이유가 인부들이 깎아낸 바위 부스러기의 양을 보고 일당을 줬기 때문에
화려하게 건축되었다는 것도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중 하나였다.
그래도 이왕 들어왔으니 시간이나 보낼 겸 아무 생각없이 투덜거리며 슬렁슬렁 경내를 돌아다니던 나는
1번 사원(비마라 바사히 사원) 앞에서 깜짝 놀랐다.
중국의 화산을 비롯하여 국내외의 많은 절과
많은 좋은 자리에서 기감과 진동을 느껴봤지만 이건 종류가 달랐다.
이것봐라, 싶어 선 채로 눈을 감고 어색하게 합장을 하고 있었더니 모든 게 타버릴 정도의 강력한 전기가 흘렀다.
5분쯤 그렇게 있었는데 저쪽에서는 빨리 따라오지 않는다고 호각을 삑삑 불어댄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이역만리 고생하며 찾아온 기회를 이대로 쉽게 보내기는 싫어 그냥 선채로 버텼다.
세상에나 , 감탄을 해대며....
또 언제 내가 이곳을 다시 올 수 있겠는가..
나의 모든 더러운 것들이 종이처럼 불이 붙어 타버린 뒤 재가 되어 허공에 흩어졌다.

그것은 갑자기 찾아온 은총이었다.
난데없는 은총에 갑자기 자이나 사원을 낮춰본 내가 미안했다.
자이나교는 철저하게 업을 소멸하여 궁극에 이르는 종교인데
나는 한순간 그들이 소멸하는 업의 물결에 휩쓸려
공짜 버스를 타고 그들과 함께 업의 소멸여행에 함께한 셈이다.
이러다 너무 늦어 버리면 일행과 떨어져
머나먼 인도에서 미아가 될까 걱정이 되어 아쉽게 돌아섰다.
어느 틈에 왔는지 10여명쯤 되는 남자들이 내 뒤에 서서 나처럼 손을 모으고 참배를 하고 있다가
내가 갑자기 돌아서니 그들이 깜짝 놀란다. 나도 놀랐다.
내가 공짜 버스를 타고 가는 걸 보고 그들도 은근슬쩍 버스 한 귀퉁이에 올라탄 셈이다.
인도의 버스에는 안에 10명이 타면 밖에는 20명이 탄다는 속설이 있다...ㅎㅎ
그들 중 남자 두 명이 내게 다가와 어디서 왔느냐고 묻는다.
그래서 장난삼아 놀스 코리아, 라고 할려다 마음을 진정시키고 사우스 코리아, 라고 해줬다.
그랬더니 이 친구들이 국적을 넘어 내 이름까지 묻는다....
아하, 이거 이상한 놈들 아냐,,,, 인도에는 이런 친구들 조심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름은 왜 묻느냐? 당신들은 어디서 왔느냐? 고 했더니 자신들은 이곳 라자스탄 출신이란다.
그냥 반가워서 그랬다며 악수까지 청한다. 뭐 악수정도야 싶어 손을 잡았다.
한 사람의 손은 약간 차갑고 한 사람은 손은 제법 따듯했다....
음양.
이들과 헤어지며 그제야 보통의 인연이 아니구나.... 싶다.
돌아서니 그들은 또 어딘가 인파 속으로 사라지고 없다.
예전에 마카오에 갔을 때도 이런 비슷한 상황이었다.
그냥 우연히 들어간 성당이었는데 건물에 들어가자마자 어마어마한 기운이 느껴졌다.
그래서 그냥 제일 앞에 긴 나무 의자에 앉아 기도하는 척 합장을 하고 가만히 앉아 있었다.
교회는 컸지만 나처럼 앉아서 기도를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한 20분쯤 마음껏 기운을 만끽하다가 일어섰더니 내 뒤로 20여명쯤 되는 사람들이 나처럼 합장하고
기도를 하고 있었다. 나는 조용하게 일어나서 건물 입구로 나왔고 내가 일어선 뒤 하나 둘 기도하던 사람들도
흩어지기 시작했었다.

그냥 가려다 감시인이 없는 틈을 타
실례를 무릎 쓰고 건물 안쪽을 엿보았더니 놀라운 조각이 있었다.
리샤바를 모신 양쪽에 사람을 새긴 조각이 있었는데
무릎 근처에서 뱀이 회전하며 꾸불꾸불 성기를 향하여 올라오는 조각이었다.
오른쪽과 왼쪽을 합치면 도합 두 마리의 뱀이다.
카메라가 있었으면 사진을 찍어 놓았을 텐데 아쉽다.
가미야 다케오의 논문에도 그 조각을 찍어놓은 사진은 없었다.
그런데 4개의 사원 건물들이 모두 저렇게 안쪽 깊숙하게
자이나교 사조들을 모셔 놓았고
그 사조를 모신 방까지 도달하는데 각종 조각들이 화력하게 조각되어 있는데
이것 또한 그냥 아름답게 보일려고만 한 것이 아니라
자이나교 수련의 일면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수련의 체계에 대한 지식과 관심이 없이
그냥 다순하게 조각작품으로만 보게 되면
사원에 대한 정확한 이해에 이를 수 없다.

위의 조각에도 보면 양 옆의 풍만한 여자들의 다리 중앙에 꾸불꾸불하게 길게 늘인 심볼같은 장신구가 달려 있는데
나름 자이나교 수련의 일면을 공개하고 있는 셈이다.
조각은 절대로 그냥 의미없이 만들어지진 않는다.
특히나 그 돌을 깍아낸 부스러기의 무게에 따라 보수가 지불되었기 때문에
임금을 더 받기 위해 아무 조각이나 더 세밀하게 조각했다는 것은 순진한 해석이다.

사실, 이 사원에 오기 전에 우리 일행은 니키호 호수에서
길거리에서 파는 과일주스를 마시며 니키호 호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물은 녹조와 온갖 부유물로 깨끗한 편은 아니었다.
그렇게 호수를 내려다보고 있는데 긴 하얀 뱀 한마리가 꾸물꾸물 우리가 있는 방향으로 헤엄쳐 왔다.
신기해서 모두 내려다보고 있는데 이번에는 왼쪽에서 또 한마리가 우리가 있는 쪽으로 헤엄쳐 왔다.
둘의 색깔은 달랐다.
사원을 지키는 신이 보낸 환영인사인 셈이다.

자이나 사원에는 이런 야한 조각들이 많다.
그래서 인간의 성행위를 통하여 깨달음에 이르는 카마수트라와 교리가 비슷하다고 느껴지겠지만
자이나교는 전혀 정반대다.
남녀간의 성행위는 물론이고 어마어마한 금욕주의다.
이쪽 델와르 사원에 사는 승려들이 흰 옷에 마스크를 한 걸로 보아 백의파에 속한다.
그러나 남쪽의 공의파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맨몸으로 다닌다.
백의파가 마스크를 하는 이유도 혹시 숨을 쉬다가 생명체가 들어와 죽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고
빗자루같은 붓을 들고 다니며 앉기 전에 자리를 쓸고 앉는 것도 혹시나 모를 생명을 죽이지 않기 위해서다.
그들은 어쩌다 그렇게 과하다 싶을 정도의 철저한 생명보호를 하게 되었을까.
이것을 설명해 주는 조각이 바로 이것이다.

자이나교 성인(조사)들의 조각들은 하나같이 위처럼 가슴 한가운데가 볼록하게 솟아 있다.
바로 아나하타 차크라가 있는 곳이다.
이곳이 바로 연민, 평등, 형제애, 자비 등 생명에 대한 사랑이 나타나는 곳이다.
자이나교는 바로 아나하타 차크라에 집중하는 종교이다.
그리고 그 차크라를 여는 방법이 바로 물라다라 차크라를 깨워서 점차 상승하는 방법이며
그 방법의 표식으로 뱀의 모양을 만들어 넣었을 것이다.
자이나교 수련법을 알 수 있으면
더 정확하게 알 수 있을텐데 아쉽게도 자이나교 관련 책을 구하기가 어렵다.
또 위의 조각을 비롯해 대부분의 조사들의 자세는
가슴을 내밀며 약간 뒤로 저쳐 있다.
저 자세를 흉내내 보면 자칫 뒤로 중심이 쏠려 넘어갈 듯한 자세다.
그러나 저 자세를 취하면 꼬리뼈와 머리 꼭지의 백회까지 정확하게 일직선으로 서
물라다라 차크라의 기운을 사하스라 차크라로 끌어올리는데 굉장히 장점이 있는 자세임을 알 수 있다.
1번 건물 외에 2번, 3번, 4번의 건물에서는 그처럼 강력한 기운을 느낄 수 없었다.
밖에 나와 건물 위쪽으로 올라가 내려다보니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있었다.
멀리 아부산 능선이 넓게 델와라 사원을 감싸고 있고
델와라 사원을 좁게 다시 둥글게 바위가 감싸고 있었고
그 정점에 1번 사원의 건물이 있었다.
인도의 유명 사원 중에서 정확하게 혈자리의 중심에 있지 않는 사원은
단 한곳도 없었다.
특히 자이나 사원의 대부분은 산에 지어져 있다고 한다.
강한 자력의 기운을 이용하여 인체의 차크라를 열었고
마지막 사하스라 차크라를 열면
아래와 같이 아름답고 화려한 지복의 세계가 열리니 열심히 공부하라는 의미가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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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덕분에 잘 다녀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