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nry Purcell
Ground in Gamut G-Dur Z 645 , Suite Nr. 2 g-moll Z 661 (1696),
A new Irish tune G-Dur Z 646 »Lilliburlero« , A new Scotch tune G-Dur Z 655,
Trumpet tune, called the cibell C-Dur Z T698, Suite Nr. 4 a-moll Z 663 (1696),
Round O d-moll Z T684 (1695)), Suite Nr. 7 d-moll Z 668 (1696),
Chaconne g-moll Z T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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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lfgang Amadeus Mozart
Sonate B-Dur K 315c (1783–1784)
Adagio h-moll K 540 (1788)
Grigory Sokolov
24, 5, 2023 konzerthaus wien
Zugabe (앵콜 곡)
Jean-Philippe Rameau Les sauvages g-moll (Nouvelles suites de pièces de clavecin Nr. 14) (1728) ca.)
Frédéric Chopin Prélude Des-Dur op. 28/15 »Regentropfen-Prélude« (1836–1839)
Sergej Rachmaninoff Prélude B-Dur op. 23/2 (1903)
Frédéric Chopin Mazurka cis-moll op. 63/3 (1846)
Jean-Philippe Rameau Tambourin e-moll (Pièces de clavecin avec une methode pour la mechanique des doigts Nr. 10)
Alexander von Siloti Präludium h-moll nach Johann Sebastian Bachs Präludium e-moll
Grigory Sokolov는 1950년 소련의 레닌그라드에서 태어난 러시아, 스페인(그는 2022년 예외적 상황을 고려하여 스페인
국적을 취득하였고 상트 페터스부르그와 이태리 베로나에서 거주하고 있다.) 피아니스트로 레닌그라드 음악원을 졸업하고
1966년 16세의 나이로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우승하며 평생을 오로지 피아니스트로만
구도자적 삶을 살고있는 세계에서 현존하는 가장 존중받는 피아니스트중 한명이다.
소콜로프의 연주 스타일은 크게 극도의 집중력과 긴장감, 논 레가토 주법, 트릴로 묘사될 수 있다. 이는 라모, Henry Purcell,
바흐, Couperin, William Byrd 등 바로크 작곡가의 작품에서부터 모짜르트, 베토벤, 브라함스, 라프마니노프, 스크리아빈,
쇼팽, 라벨, 프로코피예프까지 넓은 레파투어와 경이로운 테크닉, 끝을 모를 사색적 해석으로 일관되게 나타나는 스타일
인데, 최대치의 명징한, 여느 피아니스트가 흉내 낼 수 없는 언어로 자신의 음악을 각인시키고 있다.
전반부 - Henry Purcell
예외 없이 그는 거의 상체의 움직임 없는 잔걸음으로 연주회장을 들어와 아주 짧은 인사 후 바로 연주를 시작한다.
무대까지 청중 좌석을 만들어 2,000석이 넘는 빈 콘첼트하우스 메인 홀에 단 한자리 빈 좌석이 없을 정도로 wien 클래식
애호가의 성원이 소콜로프가 음악의 도시 빈에서 얼마나 존중받는가를 증명해 보인다. 첫 곡부터 그만의 연주법이라고
할 수 있는 화려한 트릴과 바로크 시대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태리에서 조금씩 달랐던 연주법에서 영국 바로크 시대의
감성이 청중의 가슴을 파고든다. 그는 독일 바로크 시대의 바흐를 연주할 때와 프랑스 바로크 시대의 라모를 연주할 때
전혀 다른 연주법으로 당시 지역적 특징이 나타나는 미묘한 차이를 철저한 분석을 통해 그 차이를 청중에게 일깨워 준다.
바로크 시대의 독특한 시대적 연주법(aufführungspraxis)에서 소콜로프는 그만의 철저한 언어로 청중에게 각인시킨다.
예를 들어 다른 연주가들과 다른 트릴의 변형을 통해 무작위 연주 실황을 들어도 아 이 연주는 소콜로프가 한 것이라는
것을 바로 인지할 수 있을, 누구도 흉내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자신만의 정체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합시코드 밖에
없었던 바로크 시대에 작곡가의 작품을 피아노로 표현해야 하는 연주가로서 그가 선택한 특유 테크닉 기법이다.
소콜로프는 그의 정체성이라고 할 정도로 집약된 소리를 위해 페달 사용을 최대한 아끼며, 웬만한 프레이즈는 모두
논 레가토 주법으로 처리했었다. 세월에는 장사가 없다고 했나, 거의 페달을 쓰지 않고 고도의 테크닉으로 이어졌던
그의 언어가 페달 사용이 눈에 띄게 늘어 명징함이 반감된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일흔이 훌쩍 넘은 그의
나이에 이런 연주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연주가 이어질수록 경이로움을 보인다. 벤자민 브리튼이 청소년을 위한 관현악
입문의 주제로 써 알려진 Round O d-moll Z T684의 표현에서 그 만의 특유한 섬세하고 잔 트릴, 아주 미묘한 변화로
감성을 파고들며 흔들어 놓는 그의 언어가 단순한 선율이 누가 연주하느냐에 따라 이렇게 큰 변화를 줄 수 있는가를
다시 한번 인지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음악의 진정한 목표는 사고와 감정과 열정의 표현이여야 한다."라는
Jean Philppe Rameau(1683-1764)의 사상을 이어가는 듯한 그의 음악에 대한 진정성이 느껴지는 퍼셀이었다.
후반부 - Wolfgang Amadeus Mozart
정식 프로그램의 마지막 곡 Adagio h-moll K 540 (1788)에서 그는 그 어떤 피아니스트도 흉내 낼 수 없을 완벽한 발란스,
한음 한음, 고도의 계산에 의한 음가, 음량, 똑같이 치는 코드 내에서도 음량의 변화를 주어 형용할 수 없는 표현력의 극치를
선사한다. 피아노 하나로 마치 오케스트라가 완벽한 발란스의 앙상블과 각기 다른 악기에서 표현되는 섬세한 색조의
칼라가 듣는 청중의 귀를 파고들어 경이로움까지 느끼게 한다. 오늘 연주에서 최상의 선물이었던 아다지오는 연륜이
없으면 절대 표현할 수 없는 경지의 연주였다. 이는 그가 피아니스트로서 구도자적 삶을 얼마나 철저하게 살고 있는가를
청중들에게 참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 곡 하나로 73세 그의 맑은 영혼과 순수함이 그가 얼마나 큰 음악 앞에 겸손한
마음으로 평생을 일관되게 살았는지가 청중들이 느껴질 정도의 세기의 연주였다.
2006년 그는 더 이상 협주곡 연주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자신의 연주에서 완벽주의자인 그가 느끼는 오케스트라와의
앙상블에 많아야 두 번의 연습, G.P. 까지 포함한다고 해도 세 번의 연습으로는 지휘자와 해석에 관한 토론을 하는 데에
충분히 긴 시간을 투자할 수 없기 때문에 연주에 만족하지 못한채 연주해야 하는 현실에서 그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그럴 바에는 연주를 포기한다는 결정이었다. 자신의 연주를 책임져야 하는 연주자의 자존을 지키는
무척 중요한 결정이자 후배 연주가에 경종을 주는 사건이었다. 이와 더불어 소콜로프는 음반 화를 포함한 모든 녹음 및
녹화 작업을 혐오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음악은 그 현장에서 발화하여 없어져야 한다는 본인의 확고한 철학과
음원 작업에서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날것에 대한 분칠을 하듯한 변화를 불완전한 매체라고 정의하고 그것을 담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https://youtu.be/WrhtceY7PA0
https://youtu.be/gLZ4WJiDldU
https://youtu.be/zj_pyyQmeDg
( 공연 후 팬 미팅에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주 오래전 만났던 것을 기억하고 반갑게 맞아주었다. 필자의 한국 연주 요청에 그는
너무 멀어서 한마디로 아쉬움을 표한다. 무대에서의 무뚝뚝한 모습과는 달리 그는 친근하고 부드러운 옆집 할아버지의 친밀감을
보여준다. 역시 그의 손은 트리포노프의 손처럼 부드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