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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 함창초교 제47회 동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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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여행 스크랩 초등친구들과 덕구온천을 가다
오바마/장기복 추천 0 조회 517 15.04.05 22:42 댓글 4
게시글 본문내용

 

 

지난 주말은 재경지역에 있는 초등친구들과 같이 12일 일정으로 덕구온천으로 놀러 갔었다. 송파에서 아침 8시에 만나기로 했으니 집에서 7시 이전에 출발해야 한숨 돌리고 차를 탈 수가 있었다. 이렇게 나이가 들었는데도 어디를 간다거나 특히 여행을 한다고 하면 마음이 들떠서 전날 밤은 잠을 설치기가 일쑤인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그랬다.

 

주말인데다가 단풍이 절정인 행락철이어서 고속도로 초입부터 밀리는 것이 원주를 다 가서야 풀렸다. 수도권을 다 빠져나오도록 짙은 안개가 끼어 있어서 볼 수 없었던 산과 들에 붉게 물든 단풍도 안개가 걷히어 영동고속도를 타고 가면서는 볼 수 있었다. 강원도에 접어들자 산이 높아 단풍도 곱게 들어 차창 밖으로 펼쳐지고 이어지는 산야의 풍경에서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차가 밀리지 않으니 덕구온천을 가기 전에 1차 경유지인 임원항에 금세 온 것 같은데 원체 수도권을 빠져나오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서 5시간이 넘게 걸렸다. 차를 대놓고 횟집들이 즐비한 식당가 초입에 있는 선미횟집에 자리를 잡았다. 이 집은 같이 간 친구가 자주 갔다고 하니 서로가 신뢰가 쌓이지 않았나 싶다. 나도 오래 전부터 이 부근에 여행을 오던지 지날 일이 있으면 임원항에 와서 회도 먹고, 또 떠가서 숙소에 가서 먹기도 했었다. 그런데도 이렇게 단골집이 없었는데 이참에 단골집 한 곳 만들어야겠다는 욕심에 회를 뜨는 위생상태, 회상태, 반찬 등 맛과 질을 눈여겨보았는데 상추가 시들은 것 빼놓고는 별로 흠잡을 데가 없었다. 늦은 점심이지만 크게 시장하지도 않았는데 회맛도 괜찮았고, 매운탕도 맛있게 먹었다. 더구나 주인아주머니의 인심이 야박한 것 같지는 않아서 되도록 임원에 가면 선미횟집을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녁에 숙소에 들어와서 먹을 소주안주거리로 문어 한 마리를 사서 삶아갖고 오후 3시 반이 넘어 임원에서 출발했다.

 

항구를 가든, 식당에 들어가든, 길에든 사람과 차량으로 넘쳤다. 이런 것들도 여행을 다니는 사람들이 감당할 몫이고, 문화로 받아들여야 여행이 즐거워지고 마음에 여유가 생기는데 이번 여행은 차가 많이 밀리기도 했거니와 임원항에서 점심식사를 느긋하게 먹고 시장을 둘러본 탓에 시간이 다소 지체됐다. 임원에서 덕구까지는 시간은 그리 많이 걸리지 않았고 30분 남짓 걸렸다.

 

덕구온천의 유래에 대해 잠깐 얘기해 보면 약 600여 년 전 고려 말에 사냥꾼들이 멧돼지를 쫓던 중 상처 난 멧돼지가 덕구계곡에서 몸을 씻더니 쏜살같이 달아나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여긴 사냥꾼들이 살펴보니 그 계곡에서 자연적으로 유출되는 온천수를 발견하였다는 전설이 있다. 그리고 그 후 인근주민들이 돌을 쌓아 온천탕을 만들고 통나무집을 지어 관리해온 것이 노천온천탕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졌으며, 지금은 등산객들의 발의 피로를 풀어주는 족욕탕과 사계절 품어져 나오는 분수는 등산객의 식수로 활용하고 있다.

 

숙소에 들어가 여장만 풀어놓고는 바로 약 4km의 거리에 있는 응봉산 원탕으로 올라갔다. 덕구온천은 오래 전에 처가식구들과 왔다가 갔어도 나는 일이 있어 미리 올라가는 바람에 원탕이 있는 곳에는 가보지 못했다. 출발한 시간이 420분이 다 되어 출발하다 보니 여기저기 둘러볼 여유가 없이 부지런히 걸어야 했다. 덕구계곡을 따라 나있는 길을 걷다 보면 세계에서 유명하고 아름답다는 다리는 다 여기 덕구계곡에 모여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아름답기로 소문난 금문교 모형다리가 첫 번째를 필두로, 서울에 서강대교, 프랑스 북부센강의 노르망디교, 호주 시드니의 하버브릿지 모형 등 다리가 계곡을 건늘 때마다 나타난다. 4교와 5교인 크네이교 사이를 지날 때 용소폭포와 선녀탕이 나오는데, 이무기가 수백년을 기다려도 승천하지 못하다가 매봉여신의 도움으로 승천하여 매봉여신의 고마움을 잊지 못하여 온천수를 선물로 주었다는 전설이 있는 용소폭포는 떨어지는 폭포수가 마치 용트림하는 것 같고, 물 또한 깊고 깨끗하다. 비온 끝이라 계곡물도 풍부하고 단풍도 보기가 좋게 물 들어서 산과 계곡 그리고 다리가 잘 조화를 이룬다.

 

원탕가는 산책길은 밋밋하게 이어지는 오르막이라서 아이들이나 노인 같은 노약자들도 걷기에 별 부담 없이 걸을 수 있어서 좋다. 다리는 올라가는 내내 바로바로 이어지다가 제10교인 트로니트교를 지나서는 10여분을 가야 11교인 도모에가와교가 나오고, 10분을 걸어야 원탕까지의 마지막 다리인 장제이교가 나오게 된다. 이 구간을 걷다보면 모친의 병을 이 샘물로 고쳐줬다는 효자샘이 나와서 한 모금 머금으니 시원하고 물맛도 좋았다. 효자샘에서 장제이교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우측에 쉬어가는 정자가 우리를 기다렸지만 시간이 없어 바로 통과하여 부지런히 5분 정도 걸으면 제12교인 장제이교가 있고 돌탑에서는 하늘로 온천수가 품어져 나온다. 그 위쪽에는 길쭉하게 만든 좁은 도랑으로 온천수가 흐르게 해놓아서 발을 담그고 족욕을 할 수가 있다. 우리 일행이 마지막으로 올라왔기 때문에 올라오면서 내려가는 사람들은 봤어도 올라오는 사람이 없었는데도 예닐곱 명의 나이가 드신 남자 분들이 족욕을 하고 있었고, 우리도 다리를 걷어 부치고 그들과 같이 앉아서 10여분 온천물에 발의 피로를 풀었다.

 

가을 해는 짧은데다가 산속의 낮은 더 짧았다. 오후 5시 반인데도 벌써 어둠이 찾아왔다. 부지런히 하산을 서둘렀어도 중간쯤 내려오니 발짝 떼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가을에 여행을 할 때는 조그만 손전등이라도 꼭 챙겨서 집을 나서는 것이 이럴 때 아주 요긴하게 써먹는데 그렇지 못해서 아쉬움이 컸다. 얼마나 부리나케 내려왔는지 멀리서 환하게 불을 밝히고 가는 일행을 따라 잡았다. 그들 덕분에 그나마 무사히 하산할 수가 있었다. 올라갈 때는 50분 정도 걸린 것 같고, 내려올 때는 40분 남짓 걸려서 족욕한 시간을 감안하더라도 모두 합쳐 2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저녁을 먹고서는 숙소에 들어가 친구들과 같이 임원에서 사온 문어를 안주 삼아 소주잔을 기울였다. 환갑, 진갑 다 지나서 초등학교 친구들과 같이 이렇게 가을여행을 덕구온천으로 온천욕을 왔다는 것도 고마운 데, 늦은 오후 시간에 도저히 갈 수 없었던 원탕까지 갔다 온 걸 보면 다들 건강은 타고난 것 같다. 원래는 7명이 간다고 했는데 출발 당일 3명이 펑크를 내서 우리 4명만이 오게 되었다. 이 멀리 내려와 좋은 길 걷고 나서 덕구에서 친구들과 소주잔을 나누며 좋은 밤을 보내고 있으니 같이 오지 못한 친구들이 안 됐고, 미안한 생각이 든다.

 

덕구에서 새 아침을 맞았다. 새벽 5시 반에 기상하여 온천욕을 하러가니 새벽인데도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여기저기를 다니면서 8시까지 온천욕을 하고 나와 콘도 앞에 있는 산길식당에서 순두부찌개로 아침식사를 했다. 저녁식사도 그 집에서 했기에 음식 맛은 이미 알고 있었던 터라 메뉴만 바꿔서 먹었다.

 

오늘은 특별한 일정 없이 서울로 올라가면서 좋은 곳이 있으면 들르고, 맛있는 거 있으면 사 먹으면서 올라가기로 했다. 여행을 하면서 제 1()은 직접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껴 식견을 넓히는 것이고, 두 번째 낙()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듯이 먹는 즐거움을 빼놓을 수가 없다. 그래서 영주에 한우갈비를 잘 하는 이름난 고깃집이 있다고 해서 일부러 길머리를 그리로 잡고 출발했다. 울진에서 1시간을 넘게 불영계곡을 따라 삼근, 광회를 거쳐 봉화를 가다보니 계곡이 참, 깊다. 산에는 언제 그렇게 단풍이 들었는지 마치 불을 지른 것처럼 온 산이 다 붉게 타오른다. 산에 단풍을 보고 마음을 바꿨는지 한 친구가 여기서 청량사가 얼마 안 되니 들렀다가 가자고 해서 들어가는 다리입구까지 갔지만 차량과 사람들이 많아서 경찰이 차량을 통제하고 있었다. 할 수 없이 차를 돌려 온 길로 되돌아 나와 영주를 향했다. 거기서 영주에 있는 중앙식육식당까지는 거의 1시간을 달려야 올 수가 있었다. 식당에 들어가니 정오가 다 되었는데 아무도 없고 우리 일행만 둥그렇게 앉아 고기를 굽다보니 하나 둘씩 사람들이 들어와 어느새 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고기를 한두 첨 씹어보니 씹을수록 맛이 더했다. 친구얘기 따라 재수 없을 땐 나쁜 고기도 걸릴 수 있다고 하던데 오늘은 운이 좋았던지 그래도 맛있는 갈비살이 나와서 최근 5년 만에 가장 맛있는 쇠고기를 그 친구덕분에 먹었다. 그리고 올라가면서 술 안주거리로 영주에서 우리복어식당에 들러 복껍데기 묻힘을 사갖는데 안주뿐만 아니라 입맛을 다시는데도 별미였다. 맛집은 영주에서 그치지 않고 풍기까지 이어져 정도너츠를 먹고 나서 인삼 파는 곳으로 이동해 풍기인삼맛을 본 뒤에야 끝이 났다. 7년근 인삼을 많이 사는 친구는 10채를 샀고, 나는 2채를 사서 귀경길에 올랐다.

 

이번 여행은 당초 생각했던 여행보다 더 멋지고 행복한 여행이었다. 우선 초등학교 친구들인데다가 고향친구들이어서 격식이 필요 없고 아무 말을 해도 편안하게 주고받을 수 있는 친구들과 여행을 같이 했다는 것이고, 또 같이 간 한 친구가 이곳저곳을 많이 다닌 친구여서 좋은 곳을 많이 소개해 풍미(風味)를 즐겼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우리의 즐거운 여행을 위해 고생한 강휴와 교순이 친구한테 고맙다는 말을 전하며 아울러 친구들의 건강을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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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5.04.05 23:44

    첫댓글 우리만간줄알았더니 가는그룹들이많네

  • 15.04.06 09:27

    사전 답사? 인 줄 알고 ㅎㅎㅎ

  • 15.04.06 12:28

    답사갔다온듯이 자상하게 설명해줘서 아주 고마워요 계곡따라 다리도건너고
    잼나겠지.........

  • 작성자 15.04.06 13:13

    우리들도 잼나게 놀아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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