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은 관내 38개 사립초등학교에 대한 특별감사를 통해 8개 학교가 학부모들로부터 입학·전학 과정에서 발전기금·찬조금 명목의 돈을 받아왔고 13개 학교는 정원을 초과해 학생을 받아들인 사실을 밝혀냈다. 교육청은 이 중 11개 학교는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번 감사는 한양초등학교 전직 교장 2명이 뒷돈을 받고 6년간 118명의 학생을 정원 외로 받아들인 사실이 드러나 경찰에 구속된 후 시작됐다.
K초등학교는 전학생에게선 2000만원 정도의 찬조금을 받았고, 신입생 일부에게도 300만~2000만원의 기부금을 모금해 6년 동안 19억원의 발전기금을 조성했다. 전입생 충원 방법을 공개하지 않거나 관련서류를 비치하지 않은 학교도 14개나 됐다. 전·입학 관련 비리·편법·관리부실이 적발되지 않은 학교는 3곳뿐이다. 교육당국이 사립초등학교에 대해선 학교운영비를 지원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감독을 소홀히 해왔기 때문이다.
일반 학부모들의 심정은 착잡하다. 비리(非理) 파문 속에서도지난 6일 마감된 내년도 사립초등학교 입학 경쟁률은 2.5대 1로 2010학년도의 2.33대 1보다 오히려 높아졌다. 7대 1을 기록한 학교도 있다. 사립초등학교에 자녀를 보내려면 분기당 100만~150만원의 수업료에다 방과후학습·체험학습·방학캠프·해외단기연수에 따르는 부대비용까지 더해 연간 600만~1000만원이 든다. 그런데도 학부모들은 사립학교에 어쩌다 빈자리라도 생기면 돈을 싸들고 찾아가 자녀를 입학시키려 해왔다.
사립초등학교들은 시설이 좋고, 1인 1악기를 가르치며, 정규 교과목엔 없는 중국어·수영·빙상 등의 다양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공립초등학교는 3학년부터 영어를 배우지만 사립학교는 1학년부터 영어를 가르치고, 일반 교과목을 영어로 가르치는 몰입교육을 하는 곳도 많다. 정부는 언제쯤이면 공립학교의 교육과정이 사립학교처럼 될 수 있을지를 밝힐 수 있어야 한다. 그 약속만 해줘도 자녀를 사립학교에 보낼 형편이 못 되는 보통 학부모들의 착잡한 마음은 훨씬 누그러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