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 3:5]
이제 그의 거룩한 사도들과 선지자들에게 성령으로 나타내신 것 같이 다른 세대에서는 사람의 아들들에게 알게 하지 아니하셨으니..."
이제 그의 거룩한 사도들과 선지자들에게...나타내신 것같이 - 본절은 영원 전부터 감취었던 비밀이, '이제'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의 은혜로 유대인들과 이방인들 사이에 밝히 드러났음을 시사한다. '이제'는 그리스도께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결정적인 때를 가리키는 것으로 초대 교회 당시부터 현재의 시대까지를 의미한다 하겠다.
한편 골로새서에서는 이 '비밀'이 '성도들'에게 계시되었다고 되어있는 반면 본절에서는 '그의 거룩한 사도들과 선지자들'에게 계시되었다고 한다. 이것은 교회에서 사도와 선지자들이 중추적 역할을 한다는 사도 바울의 표현과 연결된다. '선지자들'에 대해 혹자는 '사도들'과 동일한 것으로 주장하나, 신약 시대의 선지자를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
사도들과 선지자들'을 수식하는 '거룩한'은 '하나님에게 구별된'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도들과 선지자들'이 계시를 받기 위해 하나님에게 구별된 하나님의 특별한 사신과 도구임을 시사한다. 다른 세대에서는 사람의 아들들에게 알게 하지 아니하셨으니 - '다른 세대'는 앞서 언급된 '이제'와 대조적인 개념으로 그리스도가 오시기 이전 즉 구약 시대를 가리킨다
한편 '사람의 아들'은 히브리적 표현으로 70인역에는 자주 나타나는 반면에 신약성경에는 본절 외에 단 한 번 나타난다. 혹자는 '사람의 아들들'을 '사도들과 선지자들'의 대조 개념으로 이해하나 그것은 유대인들을 가리키는 '이스라엘의 아들들'과 대조적인 것으로 구약 시대의 이방인을 총칭하는 말로 이해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
[엡 3:6]
이는 이방인들이 복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후사가 되고 함께 지체가 되고 함께 약속에 참예하는 자가 됨이라...."
본절은 구약의 이방인들이 분명히 깨닫지 못한 '비밀'의 내용이다. 이는 이방인들이 복음으로 말미맘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됨이라 - 그 비밀이란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을 통해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게 된 이방인들에 관한 것이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는 세례를 통해서 그리스도와 함께 연합하여 죽고, 장사되었다가 다시 살리심을 받은 자를 의미한다
이방인의 참여를 나타내기 위해서 바울은 '쉰'으로 시작하는 세 단어를 나열한다. 바울은 '쉰'으로 시작하는 자신이 만든 조어를 통해서 단순히 유대인과의 연합이 아니라 교회 안에서 성취된 새로운 연합체 혹은 통일체를 언급한다. 이 '통일체'는 옛 구분이나 범주를 초월한 것으로 이방인도 그것의 구성원이 된다.
함께 후사가 되고- 그리스도와 연합해서 '그리스도 안에 머무는 자'는 이방인이라 할지라도 그리스도와 더불어 하나님 나라의 상속자가 된다. 그들이 공유하는 '유업'은 성령을 통해서 이미 참여하고 있는 하나님이 예비하신 구원을 의미한다. 함께 지체가 되고 - 이것은 이방인들도 그리스도께서 머리가 되신 교회의 지체가 됨을 의미한다.
이방인도 유대인과 더불어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에 새로운 공동체를 형성한다. 함께 약속에 참예하는 자가 됨이라(에이나이...쉼메토카 테스 에팡겔리아스 - '약속'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하신 것이다. 과거에 이방인들은 '약속의 언약'에 대해 제외된 자들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리스도 안에 속함으로' 아브라함의 약속 즉 생명과 구원의 약속에 유대인들과 동등하게 참여하는 자가 되었다..
[엡 3:7]
이 복음을 위하여 그의 능력이 역사하시는 대로 내게 주신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을 따라 내가 일군이 되었노라...."
이 복음을 위하여 그의 능력이 역사하시는 대로 - 바울이 일꾼이 된 목적은 복음을 모든 이에게 특히 이방인에게 전파하는 것이다. 이런 복음 전파 사역은 바울 자신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한 것이었다. 그래서 바울은 사역을 감당함에 있어 하나님의 능력이 역사하셨음을 고백한다. 그 역사하심은 성령의 내주로 바울의 삶 전체에서 일어났다.
바울이 말씀과 하나님의 계획을 잘 이해해서 전파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께로부터 온 하나님의 능력의 역사를 통해서였다. 내게 주신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을 따라 내가 일꾼이 되었노라 - '일꾼'에 해당하는 헬라어 '디아코노스'는 본래 '손님 식탁에서 시중드는 자'를 가리키는 것으로 신약에서 그리스도와 그의 복음을 섬기는 자를 의미한다.
바울은 자신이 이런 직분을 받게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이라고 고백한다. '하나님의 은혜'는 바울 자신을 선택해 주시고, 부르셨으며, 능력을 부여하신 것을 가리키는 것으로 바울 자신이 과거에 교회의 박해자로서 도저히 그 직분을 감당할수 없는 자였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복음 사역의 직분을 주셨음을 시사한다. 그래서 바울은 하나님께서 값없이 주신 선물이라고 고백한다.
[엡 3:8]
모든 성도 중에 지극히 작은 자보다 더 작은 나에게 이 은혜를 주신 것은 측량할 수 없는 그리스도의 풍성을 이방인에게 전하게 하시고...."
모든 성도 중에 지극히 작은 자보다 더 작은 나에게 이 은혜를 주신 것은 - '지극히 작은 자보다 더 작은'에 대해서 혹자는 후대 사람들이 바울의 겸손을 드러내기 위해서 개작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과연 그들이 바울을 낮추는 말을 썼는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본절만 갖고 진정성을 논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바울이 다른 서신에서도 자신에 대해 '지극히 작은 자', '죄인 중에 괴수'라고 고백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본절의 바울 고백은 신빙성이 있다. 바울의 이 고백에 대해서 혹자는 인위적이고 과장된 표현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수사학적인 화려한 묘사가 아니라 과거에 교회의 박해자였으며 하나님 앞에서 죄인이며 육체에 하나님을 거스리는 나쁜 욕망으로 가득차 있다
죄의식에서 비롯된 겸손이다. 한편 '은혜를 주신 것'은 바울 자신이 받은 직분이 하나님에게서 비롯된 것이며,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은 것임을 시사한다. 측량할 수 없는 그리스도의 풍성을 이방인에게 전하게 하시고 - 바울이 하나님에게서 받은 직분은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파하는 것이다. '이방인'에 해당하는 혤라어 '에드네신'은 '경멸'을 뜻하는 용어이다.
바울은 이방인을 욕되게 부르는 용어를 사용해서 하나님이 이방인에게 베푸신 은혜와 축복이 지극히 큰 것임을 나타낸다. 이방인에게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는 무한한 것이다. 한편 '측량할 수 없는'에 해당하는 헬라어 '아넥시크니아스톤'는 '밑바닥까지 도달할 수 없는' 혹은 '한계가 없는'을 의미하는 것으로 주로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하나님의 방법을 가리키는데 사용되었으나
본절에서는 '그리스도의 풍성'과 관련된다. '그리스도의 풍성'의 헬라어 '플루토스 투 크리스투'에 대해서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 (1) 주격적 소유격으로 해석해서 '그리스도'가 구원을 소유하신 자이며 수여하시는 자임을 시사한다. (2) 목적격적 소유격으로 그리스도 자신이 복음의 풍성함의 내용임을 시사한다.
이것은 그리스도 안에 있는 무한한 사랑과 긍휼 그리고 구원의 은총과 은사를 가리킨다. 바울은 이런 그리스도의 풍성을 이방인에게 전하기 위해서 사도로 부르심을 받았다.
[엡 3:9]
영원부터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 속에 감취었던 비밀의 경륜이 어떠한 것을 드러내게 하려 하심이라..."
영원부터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 속에 감취었던 비밀의 경륜이 어떠한 것을 드러내게 하려 하심이라 - 바울의 사명은 비밀의 경륜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비밀의 경륜'이 공인본문에서는 '코이노니아 투 뮈스테리우''비밀의 친교'로 되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본에는 '코이노니아' 대신 '오이코노미아''경륜'로 되어 있다.
또한 '경륜'은 '계획'을 의미하는 것으로 그리스도를 통해서 이방인에게까지 하나님의 은총을 베푸시고자 하는 계획을 가리킨다. 이런 계획은 세상이 시작되기 이전부터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 속에 감추어졌던 것이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자신 안에 비밀을 감추었다는 의미로 비밀의 신적 출처를 시사한다.
한편 바울이 '만물을 창조하신 분'이라고 하나님을 부르는 것은 당시의 거짓 교리 즉 영지주의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다. 영지주의자들은 이분법을 이용하여서 '창조주'와 '구속주'를 구별하였다. 바울은 하나님 속에 감취었던 비밀의 계획 즉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서 인간을 구속하시고 자신과 화해시킴으로
이방인과 유대인 사이를 화목하게 하여 하나님 나라를 완성해 가시는 분이 곧 창조주이신 하나님이라 선언하고 있다. 이는 구속주와 창조주가 영지주의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다른 존재가 아니라 한분이신 하나님이심을 천명한 것이다. 창조주이시며 구속주이신 하나님께서 이방인에게 베푸신 은혜의 계획을 모든 사람에게 드러내는 것이 바울의 사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