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영광송신경교중
한국 교회는 주교회의 1995년 추계 정기 총회의 결정에 따라, 해마다 7월 셋째 주일을 농민 주일로 지내고 있다. 이날 교회는 농민들의 노력과 수고를 기억하며 도시와 농촌이 한마음으로 하느님의 창조 질서에 맞갖게 살도록 이끈다. 각 교구에서는 농민 주일에 여러 가지 행사를 마련하여 농업과 농민의 소중함과 창조 질서 보전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
오늘 전례
오늘은 연중 제16주일이며 농민 주일입니다. 교회는 주일마다 함께 모여 주님의 파스카를 경축합니다. 말씀과 생명의 빵 안에 계시는 성자를 알아 뵙고, 그분을 참된 예언자요 목자로 모시어, 영원한 기쁨의 샘에 이르게 하여 주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립시다.
입당송 시편 54(53),6.8
보라, 하느님은 나를 도우시는 분, 주님은 내 생명을 떠받치는 분이시다. 저는 기꺼이 당신께 제물을 바치리이다. 주님, 좋으신 당신 이름 찬송하리이다.
본기도
주님, 주님의 종들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주님의 은총을 인자로이 더해 주시어
믿음과 희망과 사랑으로
언제나 깨어 주님의 계명을 충실히 지키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나는 살아남은 양들을 다시 모아들여 그들을 돌보아 줄 목자들을 세워 주리라.>
▥ 예레미야서의 말씀입니다.23,1-6
1 불행하여라, 내 목장의 양 떼를 파멸시키고 흩어 버린 목자들! 주님의 말씀이다.
2 ─ 그러므로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
내 백성을 돌보는 목자들을 두고 말씀하신다. ─
너희는 내 양 떼를 흩어 버리고 몰아냈으며 그들을 보살피지 않았다.
이제 내가 너희의 악한 행실을 벌하겠다. 주님의 말씀이다.
3 그런 다음 나는 내가 그들을 쫓아 보냈던 모든 나라에서 살아남은 양들을
다시 모아들여 그들이 살던 땅으로 데려오겠다.
그러면 그들은 출산을 많이 하여 번성할 것이다.
4 내가 그들을 돌보아 줄 목자들을 그들에게 세워 주리니,
그들은 더 이상 두려워하거나 당황하지 않고,
그들 가운데 잃어버리는 양이 하나도 없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이다.
5 보라, 그날이 온다! 주님의 말씀이다.
내가 다윗을 위하여 의로운 싹을 돋아나게 하리라.
그 싹은 임금이 되어 다스리고 슬기롭게 일을 처리하며
세상에 공정과 정의를 이루리라.
6 그의 시대에 유다가 구원을 받고 이스라엘이 안전하게 살리라.
사람들이 그의 이름을 ‘주님은 우리의 정의’라고 부르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23(22),1-3ㄱ.3ㄴㄷ-4.5.6(◎ 1)
◎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
○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 푸른 풀밭에 나를 쉬게 하시고, 잔잔한 물가로 나를 이끄시어, 내 영혼에 생기 돋우어 주시네. ◎
○ 당신 이름 위하여, 나를 바른길로 이끌어 주시네. 어둠의 골짜기를 간다 하여도, 당신 함께 계시오니, 두려울 것 없나이다. 당신의 막대와 지팡이, 저에게 위안이 되나이다. ◎
○ 원수들 보는 앞에서, 제게 상을 차려 주시고, 머리에 향유를 발라 주시니, 제 술잔 넘치도록 가득하옵니다. ◎
○ 제 한평생 모든 날에, 은총과 자애만이 따르리니, 저는 오래오래 주님 집에 사오리다. ◎
제2독서<유다인과 이민족을 하나로 만드신 그리스도는 우리의 평화이십니다.>
▥ 사도 바오로의 에페소서 말씀입니다.2,13-18
형제 여러분,
13 이제, 한때 멀리 있던 여러분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그리스도의 피로 하느님과 가까워졌습니다.
14 그리스도는 우리의 평화이십니다.
그분께서는 당신의 몸으로 유다인과 이민족을 하나로 만드시고
이 둘을 가르는 장벽인 적개심을 허무셨습니다.
15 또 그 모든 계명과 조문과 함께 율법을 폐지하셨습니다.
그렇게 하여 당신 안에서
두 인간을 하나의 새 인간으로 창조하시어 평화를 이룩하시고,
16 십자가를 통하여 양쪽을 한 몸 안에서 하느님과 화해시키시어,
그 적개심을 당신 안에서 없애셨습니다.
17 이렇게 그리스도께서는 세상에 오시어,
멀리 있던 여러분에게도 평화를 선포하시고
가까이 있던 이들에게도 평화를 선포하셨습니다.
18 그래서 그분을 통하여 우리 양쪽이 한 성령 안에서
아버지께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요한 10,27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른다.
◎ 알렐루야.
복음<그들은 목자 없는 양들 같았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6,30-34
그때에 30 사도들이 예수님께 모여 와,
자기들이 한 일과 가르친 것을 다 보고하였다.
31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오고 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었던 것이다.
32 그래서 그들은 따로 배를 타고 외딴곳으로 떠나갔다.
33 그러자 많은 사람이 그들이 떠나는 것을 보고,
모든 고을에서 나와 육로로 함께 달려가 그들보다 먼저 그곳에 다다랐다.
34 예수님께서는 배에서 내리시어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기 시작하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보편 지향 기도<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임금이신 주님, 주님의 평화를 선포하는 교회를 도와주시어, 분열과 분쟁이 끊이지 않는 이 세상에서 언제나 주님을 찾고 그 안에 머물러 기도하며, 새로운 힘을 얻게 하소서.
2. 우리나라의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보호자이신 주님, 분단의 세월 동안 많은 고통을 겪어 온 저희 겨레를 보살펴 주시어, 마음의 상처를 씻어 주시고, 평화로이 대화하며 화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3. 농민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창조주이신 주님, 땅을 일구며 살아가는 농민들을 보살펴 주시어, 기후 변화의 위기 속에서도 희망의 씨앗을 보여 주시고, 농민 주일을 지내는 교회가 농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데 앞장서게 하소서.
4. 가정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생명이신 주님, 그리스도인 가정들을 이끌어 주시어, 우리 농산물을 가까이하고, 사회와 자연의 환경과 생태를 돌보며 생명 수호에 앞장서는 생명의 지킴이가 되게 하소서.
예물 기도
하느님, 구약의 제사들을 하나의 제사로 완성하셨으니
하느님의 종들이 정성껏 바치는 이 예물을 받으시고
아벨의 제물처럼 강복하시고 거룩하게 하시어
존엄하신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봉헌하는 이 제사가
인류 구원에 도움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감사송<연중 주일 감사송 6 : 영원한 파스카의 보증>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저희는 주님 안에서 숨 쉬고 움직이며 살아가오니
이 세상에서 날마다 주님의 인자하심을 체험할 뿐 아니라
영원한 생명을 보장받고 있나이다.
주님께서는 성령을 통하여
예수님을 죽은 이들 가운데서 일으키셨으니
성령의 첫 열매를 지닌 저희에게도
파스카 신비가 영원히 이어지리라 희망하고 있나이다.
그러므로 저희도 모든 천사와 함께 주님을 찬미하며
기쁨에 넘쳐 큰 소리로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시편 111(110),4-5
당신 기적들 기억하게 하시니, 주님은 너그럽고 자비로우시다. 당신 경외하는 이들에게 양식을 주신다.
<또는>
묵시 3,20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보라, 내가 문 앞에 서서 문을 두드리고 있다. 누구든지 내 목소리를 듣고 문을 열면, 나는 그의 집에 들어가 그와 함께 먹고, 그 사람도 나와 함께 먹으리라.
영성체 후 묵상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사도들이 예수님께 모여 와, 자기들이 한 일과 가르친 것을 다 보고하자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멀리 있던 이들에게도 가까이 있던 이들에게도 평화를 선포하신 예수님의 권고대로, 좀 쉬고 다시 열정적으로 기쁜 소식을 전합시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이 거룩한 신비의 은총으로 저희를 가득 채워 주셨으니
자비로이 도와주시어
저희가 옛 삶을 버리고 새 삶을 살아가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오늘의 묵상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기 시작하셨다.” 예수님께서는 목자 없는 양들 같은 이들에게 ‘가르침’을 주십니다. 죄인들에게는 하느님께서 여전히 그들을 포기하지 않으셨다는 사실을, 악의 지배를 받는 이들에게는 하느님께서 그들도 구원하시기를 간절히 바라신다는 것을,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에게는 그들이 얼마나 하느님에게서 빗나간 믿음을 가지고 있는지를 온 삶을 다하여 가르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주신 최고의 가르침은 십자가였습니다. 당신의 목숨을 바치시면서까지 우리를 구원하기 바라시는 하느님의 사랑에는 어떤 구분도 차별도 예외가 되는 사람도 없습니다.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이 신비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선포합니다. “그리스도는 우리의 평화이십니다. 그분께서는 당신의 몸으로 유다인과 이민족을 하나로 만드시고 이 둘을 가르는 장벽인 적개심을 허무셨습니다. …… 십자가를 통하여 양쪽을 한 몸 안에서 하느님과 화해시키시어, 그 적개심을 당신 안에서 없애셨습니다.”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께서 당신 목숨을 바치시면서까지 가르쳐 주신 우리를 향한 하느님 사랑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그들 가운데 잃어버리는 양이 하나도 없을 것이다.”라는 제1독서의 말씀처럼,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을 구원하시기를 간절히 바라고 계십니다. 여러분을 결코 잊지 않으십니다. 아무리 큰 죄를 저질렀어도, 여러분이 잠시 믿음을 잃어버리더라도,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이 신비는 여전히 여러분에게 모두 유효합니다.
특별히 오늘 하루는 부족한 저와, 교회의 모든 사제를 위하여 기도하여 주시기를 부탁합니다. 사제들이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이 신비를 지치지 않고 끊임없이 선포하는 목자들이 될 수 있도록, “그리고 내가 입을 열면 말씀이 주어져 복음의 신비를 담대히 알릴 수 있도록 나를 위해서도 간구해 주십시오.”(에페 6,19)라는 말씀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도하여 주십시오.
“그들 가운데 잃어버리는 양이 하나도 없을 것이다.” 아멘.
(김재덕 베드로 신부)
- 출처 : 한국천주교주교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