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오늘 물품 구매하러 언제 나가실 건가요?”
“9시 30분에 가자”
출근을 하자마자 전날 하지 못한 물품 구매를 하려고 기관 선생님께 언제 나갈 것인지 물어봅니다. 30분이라는 시간이 있기에 오늘 일정을 다시 한 번 확인해보고 중요한 것들을 정리도 해봅니다. 그렇게 물품을 구매하기 전 알차게 하루를 시작합니다.
비타 음료 140개, 비타민 사탕 300개, 감사장 케이스 3개 등 물품을 사기 위해 밖으로 나갑니다. 뜨거운 해를 맞으며 무거운 짐을 들고 다닐 생각에 고통스러웠지만, 다행히 박상빈 선생님이 차와 동행 해주신다고 합니다. 이동하는데 많이 도와주신 박상빈 선생님께 감사합니다.
물품 구매를 끝내고 기관에 들어오자마자 효민약국 김수길 약사님께 연락해봅니다.
“안녕하세요. 효민약국이죠? 저는 김제사회복지관에서 실습하는 학생입니다. 오늘 오후 2시에 인터뷰 약속이 잡혀있었는데요. 혹시 오늘 가능하신지 확인하려 전화해봤습니다. 가능하신가요?”
“아, 네네 오세요.”
효민약국 약사님의 목소리는 처음 봤을 때처럼 인자하고 포근합니다. 오늘도 환하게 웃으며 반겨줄 약사님의 얼굴을 떠올리며 오후를 기다려 봅니다.
그렇게 확인 전화를 끝내고 오전에 정리한 일정에 맞게 소식지에 들어갈 편지 구상, 비타 음료 라벨지를 피드백 받은 내용으로 수정해 봅니다. 비타 음료는 ‘맛있는 비타민 -C 비타 500’을 ‘김제사회복지관이 드리는 감사 500’으로 수정해 보고, ‘너희가 못하면 다른 자원을 찾아보라’고 하신 관장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주위 사람들에게 연락해봅니다. 과연 있을까 하는 생각이었지만 흔쾌히 해준다는 친구가 나왔고, 저희가 원하는 대로 부탁합니다. 덕분에 더 좋은 선물이 나올 것 같습니다.
친구의 사진이 오기 전 소식지에 들어갈 편지를 정리해보고, 어떻게 나오는지 인쇄를 해서 확인을 해보는 등의 작업을 합니다.
저희는 마음이 담길 수 있도록 편지내용을 자필로 작성한 후 스캔을 해서 사진을 첨부해 어제 완성한 소식지 양식에 넣어봅니다. 이후 편지내용이 잘 보이는지 인쇄해서 확인합니다. 앞으로 소식지에는 세 곳의 인터뷰 내용과 후원자 목록만 들어가면 완성이 됩니다. 슬슬 선물준비가 마무리가 되어갑니다. 시간이 빠듯하다고 생각했는데 차근차근 진행되는 것을 볼 때 뿌듯할 따름입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하러 갑니다. 효민약국 약사님께서 처음 뵀을 때 워낙에 인상도 좋으시고 잘해주셔서인지 인터뷰가 기대됩니다. 그래도 폭염주의보라서 가는 길이 막막하기만 합니다. 그런데 마침 박상빈 선생님께서 어르신들 병원가시는 길에 데려다주신다고 합니다. 만세가 절로 나옵니다. 편하게 약국에 도착해서 약사님을 찾으니 정말 인자한 웃음을 지으시면서 반겨주십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뵙네요. 안쪽으로 들어오실래요? 사실 인터뷰 질문을 이제 보고 있어요. 미안해요.”
“아, 아니에요! 너무 부담 갖으실 필요 없고 편하게 말씀해주셔도 돼요. 시간 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죠.”
정신없이 바쁘신데 저희에게 시간을 내주신 것만으로 감사한데 인터뷰 준비를 못해서 미안하다고 하셔서 저희가 더 죄송합니다. 인터뷰 준비할 때도 바빠 보이셔서 빠르게 진행하려고 합니다.
“약사님께서 나눔을 오랫동안 하게 된 비결이 있으실까요?”
“저는 약사라는 직업이 영리뿐만 아니라 공공적인 이익을 추구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후원금 외에도 직접 참여할 수 있다면 제가 가진 것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그렇게 나눔을 하다 보니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역시 나눔은 마음에서 시작하고 마음으로 유지되는 것 같아요. 그럼 혹시 나눔을 생각하고 있는데 선뜻 실천으로 옮기지 못하거나, 방법을 몰라서 못하시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까요?
“기부금과 직접 시간을 내서 봉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나눔은 방법의 문제가 아니고 본인이 할 수 있는 것, 가능한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눔이 큰일이라고 생각해서 시작도 안하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행복나무 네트워크 팀 사업을 진행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나눔을 오랫동안 하시는 분들의 공통점은 물질적으로 많은 후원으로 시작하신 것이 아니라 본인의 마음을 나누는 것으로 시작하셨다는 것입니다. 그 귀한 마음들 잘 새겨서 나중에 사회사업을 할 때 나눔 해주시는 분들을 물질의 크기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크기를 볼 수 있는 사회사업가가 되어야겠습니다.
“마지막 질문 드릴게요. 그럼 약사님께서 생각하시는 나눔이란 무엇인가요?”
“전 제가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행복하려면 가족들이 행복해야 하고, 가족이 행복하려면 지역사회가 행복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나눔은 작은 실천을 통해 지역사회가 행복해지고 그로인해 제가 행복해지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본인의 행복만을 위해서 살아가고 있는 세상입니다. 요즘은 나눔을 하기는 너무 힘든 세상일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이렇게 지역사회를 위해서 마음을 나누시는 분들이 있기에 행복한 지역사회를 꿈꿀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많이 배웁니다. 참 감사합니다.
첫댓글 김수길 약사님, 참 고맙고 든든합니다. 귀한 말씀 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찾아 갔는데 뵙지 못해서 무척 아쉬웠어요. 행복나무 네트워크팀 마음이 온전히 전해졌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