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Madrid)의 주보성인은
어느 한 농가의 하인이었던 이시도르(Is-idor)이다.
그가 죽은 지 900년이 흘렀는데도 마드리드에서는
5월 10일부터 일 주일간 그를 위한 축제가 열린다.
이시도르의 인생은 고통스럽고 힘든 나날의 연속이었다.
온 몸에 땀을 흘리며 그는 열심히 일을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이시도르는 동료의 고자질로 인해
주인인 이반(Ivan)에게 불려갔다.
그 농장주는 그에게 욕설을 퍼부며 말했다.
"사람들이 네가 이른 아침에 일하러 나가지는 않고
성당이나 나간다고 말하더구나. 난 너를
성당이나 보낼려고 고용한 게 아니야!
일을 시킬려고 고용했단 말이야!"
"제가 아침마다 미사에 참례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제가 주인어른의 일 뿐만 아니라
주님께도 봉사를 한다는 것을 잊으시면 안됩니다.
제 부모님은 기도하는 것과 아울러
일하는 것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수확을 거두었을 때 주인어른께서는 제가
제 임무를 충실히 행하였는지 아시게 될 것입니다.
만일 그 때 주인어른께서 만족하지 않으시거든,
제 임금을 줄여도 좋습니다."
이반(Ivan)은 그의 말을 듣고 수긍하였다.
그래도 그는 정직한 종인 이시도르에게 맡겨 놓은 밭을
어느 날 몰래 감시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그는 이시도르가 새벽미사가 끝나고서야 나타난 것을 보았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의 옆에서는 천사와 같은 모습을 한 사람이,
몸집이 커다란 흰색 황소를 끌며 열심히 밭을 일구고 있었다.
그가 호기심이 나서 좀더 가까이 다가가자,
그 황소는 사라지고 이시도르만이 있었다.
그는 이시도르에게 방금 사라진 그 사람이 어디에서 왔느냐고 물었다
. "저는 아무도 보지 못했는데요" 하고 이시도르는 놀라서 대답하였다.
"저는 하느님이외의 어느 누구에게도 도와달라고 청한 적이 없었습니다.
하늘과 땅의 주인이신 하느님께서는 확실히 이러한 현현을 통해서,
일을 하면서도 기도를 잊지 않는 그런 사람들의 노고를
축복해 주신다는 것을 가르치려고 하셨을 것입니다."
이반은 이시도르가 잘 경작한 밭을 살펴보았다.
그 밭은 어느 밭보다 많은 수확이 기대되었다.
그래서 주인은 이시도르에게
자신의 전 농장을 관리하도록 명하였다.
그는 우리가 주님께 봉사하는 시간이
결코 시간적인 낭비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 <성 이시도르의 전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