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모두의마블2', 국내 미출시에도 한국어 '완벽 지원'
모두의마블2: 메타월드 [넷마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한국 기업이 한국에서 만들었지만, 한국인은 못 하는 게임이 있다. 바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돈 버는 게임, 이른바 P2E(Play to Earn·플레이하고 돈 벌기) 게임이다.
P2E 게임은 국내 규제로 인해 한국에서 정상적인 접속은커녕 다운로드도 불가능하지만, 정작 대다수 게임은 한국어를 지원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0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전날 보드게임과 부동산 거래 요소를 결합한 블록체인 게임 '모두의마블2: 메타월드'를 글로벌 시장에 모바일·PC 플랫폼으로 출시했다.
'모두의마블2' 플레이어들은 게임에서 얻은 '메타캐시'를 게임 토큰인 '이네트리움'으로 교환하고, 이를 국내외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된 가상화폐 마브렉스(MBX)로 바꿔 현금화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앱 마켓에서는 '모두의마블2'를 찾아볼 수 없고,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우회하지 않는 한 PC판 다운로드도 불가능하다.
게임산업진흥법이 게임에서 획득한 점수, 경품, 게임머니 등 '유·무형의 결과물'을 환전 또는 환전 알선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해당 조항에 근거, P2E 게임에 쓰이는 토큰이나 NFT도 환전할 수 있는 불법 경품에 해당한다고 보고 현재까지 P2E 게임 등급 분류를 내주지 않았다.
국내 게임 업계는 이런 규제 때문에 블록체인 게임을 출시하더라도, 한국에서의 다운로드와 접속을 차단한 채 출시해왔다.
한국어를 지원하는 '모두의마블2' ['모두의마블2: 메타월드' 캡처]
하지만 정작 국내에서 접근이 불가능한 '모두의마블2'는 음성과 인터페이스뿐만 아니라 이벤트 안내 페이지까지 한국어를 거의 완벽하게 지원하고 있다.
한국어를 지원하는 P2E 게임이 '모두의마블2' 뿐만은 아니다. 위메이드의 '미르4 글로벌'과 '미르M 글로벌', 카카오게임즈의 '아키월드' 등도 국내 접속이 차단돼 있지만 한국어 인터페이스는 지원한다.
국내 한 게임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해외에 거주하는 한국인이나 한국어를 사용하는 이용자의 편의성을 위해 한국어 서비스도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서비스하지 못하는데도 한국어를 지원하는 P2E 게임이 늘어나는 배경에는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대형 게임사가 주축이 된 게임산업협회는 정부와 정치권에 P2E 게임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줄곧 요구해왔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인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자리에서 이에 호응하듯 'P2E 게임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같은 당 하태경 의원도 올해 초 발의한 게임산업법 전부개정안에 경품 제공을 허용하는 조항을 넣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문화체육관광부도 작년 9월 게임위, 게임산업협회 등이 참여하는 P2E 게임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허용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현재 국내외 사례를 조사하면서 게임 업계 의견을 다각도로 청취하고 있는 단계"라고 전했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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