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어떤 대회가 열리든지 항상 ‘우승 0순위’로 꼽히는 ‘태극 신궁들’. 이들이 9일부터 도하아시안게임 금 시위를 당긴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금을 캐는 게 올림픽에서 금을 따는 것보다 오히려 어려워 섣부른 예측을 불허한다. 게다가 흥미진진한 관전 포인트도 숨어 있다.
●아시안게임이 더 어렵다!
양궁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78년 방콕대회에서 한국은 여자만 출전시켜 개인 금과 단체 은메달을 땄다. 이후 98년까지 5차례 대회를 통해 금 16, 은 9, 동 9개를 쓸어담았다. 놓친 금메달은 겨우 4개.
하지만 2002년 부산대회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한국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경기 방식이 바뀐 것. 이전에는 성적 순으로 32강 티켓을 거머쥐었으나, 아무리 성적이 좋아도 팀당 남녀 각 2명까지만 본선에 오를 수 있게 됐다. 한국은 부산에서 남녀 개인전 금메달을 모두 놓쳤다. 오선택 여자 양궁 감독은 “성적대로 본선에 진출하는 올림픽보다 아시안게임이 확률상 금메달을 따는 게 더 어렵지만 놓쳤을 때 듣는 비난은 더 크다.”고 말했다.
●초유의 트리플더블
‘신궁’ 윤미진(23·수원시청)은 한국 양궁 역사를 새로 쓸 채비를 갖추고 있다. 양궁 트리플더블이다.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개인과 단체전 정상에 우뚝 선 윤미진은 2003년 세계선수권 개인과 단체전도 휩쓸었다.3년이 흐른 이번 대회에서 다시 2관왕에 오른다면 누구도 밟지 못했던 3개 국제 대회 2관왕에 등극한다. 특히 윤미진은 이 과정에서 유안수치(타이완)와 대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유안수치는 부산대회 4강전과 2004년 아테네올림픽 8강전에서 윤미진의 발목을 잡은 ‘천적’이다. 윤미진은 “맞붙을 기회가 닿는다면 꼭 되갚아주고 싶다.”면서 “기록에 신경 쓰기보다 우리나라가 금 2개를 따내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의연한 자세를 보였다.
●맏형,12년 만에 금조준
지난 10월 양궁월드컵 초대 챔피언에 오른 맏형 박경모(31·인천 계양구청)는 현 남녀대표팀 가운데 유일하게 아시안게임 개인 및 단체전을 석권한 주인공이다.1994년 히로시마대회였다. 앞서 1993년 세계선수권도 제패하며 ‘10대 신궁’으로 이름을 날렸으나, 곧 깊은 슬럼프에 빠졌다.
그러나 그는 아테네올림픽을 기점으로 ‘제2의 전성기’를 열고 있다. 박경모는 “12년 전엔 대표팀 막내였는데 지금은 최고참”이라면서 “각오는 다를 게 없다. 금을 놓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첫댓글 미진언니, 화이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