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陶淵明集 卷四
擬古 九首 고시에 의작함 (9수)
[一]
榮榮窓下蘭 密密堂前柳
初與君別時 不謂行當久
出門萬里客 中道逢嘉友
未言心先醉 不在接杯酒
蘭枯柳亦衰 遂令此言負
多謝諸少年 相知不患厚
意氣傾人命 離隔復何有
榮榮窓下蘭 무성한 창 밑의 난초
密密堂前柳 빽빽한 대청 앞의 버들
初與君別時 처음에 그대들과 헤어질 때는
不謂行當久 갈 길이 오래 걸리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出門萬里客 문을 나선 만리길 나그네는
中道逢嘉友 도중에 좋은 친구 만나게 되어
未言心先醉 말도 하기 전에 마음 먼저 취했는데
不在接杯酒 술잔을 같이 들어서가 아니었다
蘭枯柳亦衰 난초 말라 버리고 버들 또한 쇠락하여서
遂令此言負 마침내 그 말을 저버리게 되었구나
多謝諸少年 진정 여러 젊은이들에게 일러 주거니와
相知不忠厚 남을 알아 줌이 충후하지 못하다”
意氣傾人命“의기 드러내면 목숨도 내놓은 터에
離隔復何有 떨어져 버린단들 상관이 있겠는가.”
[二]
辭家夙嚴駕 當往至無終 ..지명
問君今何行 非商復非戎
聞有田子泰 節義爲士雄
斯人久已死 鄕里習其風
生有高世名 旣沒傳無窮
不學狂馳子 直在百年中
辭家夙嚴駕 집을 하직하고 일찍이 떠날채비 서두는 것은
當往至無終 무종(無終)땅 향해서 가려는 거라
問君今何行“그대는 지금 무엇하러 가는 것인가
非商復非戎 송(宋)나라도 아니고 서융(西戎) 또한 아니니”
聞有田子春“들으니 전자춘(田子春)이란 사람 있는데
節義爲士雄 절의(節義)가 사나이 중의 으뜸이었소
斯人久已死 이 사람 오래 전에 죽어 버렸고
鄕里習其風 그의 고향에서는 그 기풍을 이어받았소
生有高世名 살아서는 세상에 뛰어난 이름이 나 있었고
旣沒傳無窮 죽고나서는 무궁토록 전하여지오
不學狂馳子 못배위 먹은 미친듯이 달리는 치들은
直在百年中 그냥 살아서 남아들 있소.”
[三]
仲春遘時雨 始雷發東隅 遘 gou4, 만나다=遭遇
衆蟄各潛駭 草木縱橫舒 蟄 zh2, 칩, 駭 hai4, 깜작 놀라다
翩翩新來燕 雙雙入我廬
先巢故尙在 相將還舊居
自從分別來 門庭日荒蕪
我心固匪石 君情定何如
仲春遘時雨 한 봄에 제철비를 만나서
始雷發東隅 첫 우뢰 소리가 동쪽 모롱이에서 일어나니
衆蟄各潛駭 뭇 벌레들은 제각기 잠복에서 놀라며
草木從橫舒 초목은 가로 세로 뻗어들 난다
翩翩新來燕 펄펄 갓 돌아온 제비들은
雙雙入我廬 쌍쌍이 내 막집으로 날아든다
先巢故尙在 먼저의 둥우리는 물론 그대로 있는지라
相將還舊居 서로 이끌면서 옛 살던 데로 돌아온 거라
自從分別來 헤어지고 난 이래로
門庭日荒蕪 뜰은 날로 황폐해졌다
我心固匪石 내 마음이 본래 돌이 아닌데
君情定何如 그대들의 심정은 정말 어떠하겠나.
[四]
迢迢百尺樓 分明望四荒
暮作歸雲宅 朝爲飛鳥堂
山河滿目中 平原獨茫茫
古時功名士 慷慨爭此場
一旦百歲後 相與還北邙
松柏爲人伐 高墳互低昂
頹基無遺主 游魂在何方
榮華誠足貴 亦復可憐傷
迢迢百尺樓 까마득히 치솟은 백 척의 누각에서는
分明望四荒 사방 끝까지가 분명하게 내다보인다
暮作歸雲宅 저녁에는 돌아가는 구름의 집 구실을 하고
朝爲飛鳥堂 아침에는 나는 새들의 대청이 된다
山河滿目中 산천은 눈 속으로 가득 차 오고
平原獨茫茫 평원은 유달리도 망망하구나
古時功名士 옛적 공명 쫓던 사나이들은
慷慨爭此場 강개에 차올라 이 싸움터를 다투다가
一旦百歲後 하루아침에 한평생을 마친 후에는
相與還北邙 함께들 북망산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松柏爲人伐 소나무와 전나무는 사람에게 베어져 버리고
高墳互低昻 높은 무덤이 서로들 울퉁불퉁하구나
頹基無遺主 무너진 무덤터에는 남아 있는 주인 없으니
游魂在何方 떠도는 혼은 어느 곳에 있는 것인가
榮華誠足貴 영화는 정녕 귀하게 여길만 하나
亦復可憐傷 역시 또 가련하고 슬프기도 하구나.
[五]
東方有一士 被服常不完
三旬九遇食 十年著一冠
辛苦無此比 常有好容顔
我欲觀其人 晨去越河關
靑松夾路生 白雲宿簷端
知我故來意 取琴爲我彈
上絃驚別鶴 下絃操孤鸞
願留就君住 從今至歲寒
東方有一士 동방에 한 선비가 있어
被服常不完 옷을 입는 게 노상 완전치 않고
三旬九遇食 세 열흘에 아홉 차례 밥을 만나고
十年著一冠 10년 동안을 관 하나를 쓰고 지낸다
辛勤無此比 괴로움이 그 이상 더할 수가 없어도
常有好容顔 언제나 좋은 얼굴 지니고 있다
我欲觀其人 나는 그 사람이 보고 싶어서
晨去越河關 새벽에 떠나 황하와 관문을 넘어서 왔다
靑松夾路生 푸른 솔들은 길을 끼고 서 있으며
白雲宿簷端 흰 구름은 처마 끝에 머물러 있다
知我故來意 내가 우정 찾아간 뜻을 알고서
取琴爲我彈 거문고 집어들고 나를 위해 타 주는 거라
上絃驚別鶴 먼젓 가락은 이별하는 학 놀라게 했고
下絃操孤鸞 뒤의 가락은 외로운 난새를 춤추게 했다
願留就君位“원컨대 머물러 있으면서 그대 앞에 살고
從今至歲寒 지금부터 이 해의 추위가 올 때까지 지내고 싶소.”
[六]
蒼蒼谷中蘭 冬夏常如茲
年年見霜雪 誰謂不知時
厭聞世上語 結友到臨淄
稷下多談士 指彼決吾疑
裝束旣有日 已與家人辭
行行停出門 還坐更自思
不怨道里長 但畏人我欺
萬一不合意 永爲世笑嗤 嗤 chi1, 조소하다, 비웃다
伊懷難具道 爲君作此詩
蒼蒼谷中樹 푸르디 푸른 골짜기 속의 나무
冬夏常如玆 겨울 여름 할 것 없이 언제나 이와 같다
年年見霜雪 해마다 이슬과 서리를 받는데
誰謂不知時 그 누가 철을 모른다고 말하겠는가
厭聞世上語 세상에 나도는 말을 물리도록 들었으니
結友到臨淄“벗을 사귀려면 임치(臨淄)로 가라
稷下多談士 직하(稷下)에는 이야기꾼 많으니
指彼決吾疑 그들을 만나 나의 의혹을 풀자”
裝束旣有日 채비 차린 지가 벌써 여러 날 되고
已與家人辭 이미 집 사람들과 하직하였다.
行行停出門 어정거리다 문 나서기를 그만두고서
還坐更自思 돌아와 앉아 다시 혼자 생각한다
不怨道里長 갈 길 멀다고 탓하는 건 아니고
但畏人我欺 다만 남이 나를 속일까 두려운 거라
萬一不合意 만에 하나라도 뜻이 맞지 않는다면
永爲世笑嗤 영영 세상의 웃음거리가 되는 것이다
伊懷難具道 이 마음을 자세히 말하기가 어려워
爲君作此詩 그대를 위해 이 시를 지었다.
[七]
日暮天無雲 春風扇微和
佳人美淸夜 達曙酣且歌
歌竟長歎息 持此感人多
皎皎雲間月 灼灼葉中華 灼灼 빛나는 모양, 灼 zhuo2, 태우다, 그을리다
豈無一時好 不久當如何
日暮天無雲 날이 저물었는데 하늘에는 구름이 없고
春風扇微和 봄바름은 솔솔 부드럽게 불어온다
佳人美淸夜 아름다운 사람 맑은 밤 좋아하여
達曙酣且歌 날이 새도록 취하고 또 노래 부른다
歌竟長太息 노래 끝나자 장탄식하니
持此感人多 그 때문으로 사람을 무척이나 감상에 빠뜨린다
皎皎雲間月 교교히 밝은 구름 사이의 달
灼灼葉中華 훨훨 타오르는 잎 사이의 꽃
豈無一時好 어찌 한때의 좋음이 없으랴마는
不久當如何 오래가지 않으니 어찌하겠나.
[八]
少時壯且厲 撫劍獨行遊
誰言行遊近 張掖至幽州
飢食首陽薇 渴飮易水流
不見相知人 唯見古時邱
路邊兩高墳 伯牙與莊周
此士難再得 吾行欲何求
少時壯且厲 소시 적에는 힘차고 맹렬하여서
撫劍獨行遊 검을 잡고 혼자서 나다녔다
誰言行遊近 나다닌 게 가까웠다고 그 누가 말하겠는가
張掖至幽州 장액(張掖)에서 유쥬(幽州)까지 갔는데
飢食首陽薇 주리면 수양산(首陽山)의 고사리를 먹었고
渴飮易水流 목마르면 역수(易水)의 흐르는 물을 마셨다
不見相知人 아는 사람은 못만났고
惟見古時丘 옛적의 무덤을 봤을 뿐이었다.
路邊兩高墳 길 가에 있는 두 개의 높은 봉분은
伯牙與莊周 백아(伯牙)와 장주(莊周)였다
此士難再得 이 사람들을 다시 얻기 어려운데
吾行欲何求 나는 나가서 무엇을 찾으려는가
[九]
種桑長江邊 三年望當採
枝條始欲茂 忽値山河改
柯葉自摧折 根株浮滄海
春蠶正無食 寒衣欲誰待
本不植高原 今日復何悔
種桑長江邊 뽕나무를 장강(長江)가에 심어 놓고서
三年望當採 3년을 두고 따게 되기를 바랐더니만
枝條始欲茂 가지들이 비로소 무성해지려 하더니
忽値山河改 느닷없이 산과 물이 바뀌는 꼴을 당했다
柯葉自摧折 가지와 잎은 뭉그러지고 부러졌으며
根株浮滄海 뿌리와 밑둥은 창해에 떠올랐다
春蠶旣無食 봄누에 이미 먹을 것 없어졌으니
寒衣欲誰待 겨울옷은 누구한테서 얻어 입겠나
本不植高原 본래 높은 언덕에다 심지 않았으니
今日復何悔 오늘에 와서 또 무엇을 후회하랴.
雜詩 잡시 十二首.
[一]
人生無根蔕 飄如陌上塵 蔕 di4, 체, 꼭지, 근본
分散逐風轉 此已非常身
落地爲兄弟 何必骨肉親
得懽當作樂 斗酒聚比鄰
盛年不重來 一日難再晨
及時當勉勵 歲月不待人 及時 때를 놓치지 말고, 勵 li4, 힘쓰다
人生無根蔕 인생이란 뿌리가 없는 것이라
飄如陌上塵 휘날리는 밤 길 위의 먼지와 같다
分散逐風轉 흩어져 바람을 따라 뒹구는지라
此已非常身 이는 이미 변치 않는 몸은 아니다
流落成兄弟 유랑 끝에 형제로 되어졌으니
何必骨肉親 꼭 친형제라야 될 것도 없다
得歡當作樂 기쁜 일이 생기면 즐겁게 지낼 것이니
斗酒聚比隣 한 말의 술로 이웃들을 모으는 거라
盛年不重來 한창 나이는 거듭은 오지 않고
一日難再晨 하루는 두 번 새벽 되기 어렵다
及時當勉勵 제때에 맞춰 힘써야 할 것이니
歲月不待人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
[二]
白日淪西阿 素月出東嶺 薄暮..해지고 달 뜨는 때
遙遙萬里輝 蕩蕩空中景
風來入房戶 夜中枕席冷
氣變悟時易 不眠知夕永 愁多知夜長..고시 19수
欲言無予和 揮杯勸孤影 無予和나에게 화답해 주는 사람이 없다
日月擲人去 有志不獲騁 獲騁huo4cheng3 뜻을 펴다
念此懷悲悽 終曉不能靜
淪 lun2, 물의 파문, 잔무결, 침몰하다, 몰락하다
倫 동료, 인륜
侖 질서, 도리
綸 청색 비단근, 낚시줄
掄 선발하다
輪 바퀴
論語 lunyu23 논어, 論 lun4, 논하다
白日淪西阿 밝은 해는 서쪽 언덕에 가라앉고
素月出東嶺 흰 달은 동쪽 산에 돋아났다
遙遙萬里輝 멀리 멀리 만 리에 빛나는
蕩蕩空中景 넓고 넓은 공중의 경치
風來入房戶 바람이 불어와서 방문으로 들어오니
中夜枕席冷 찬붐중에 베개와 자리가 차다
氣變悟時易 기후가 변해 철이 바뀐 것을 깨닫고
不眠知夕永 잠을 못 이뤄 밤이 긺을 알게 된다
欲言無予和 말하려고 하여도 나와 어울릴 사람이 없어
揮杯勸孤影 잔비우고 외로운 그림자에 술을 권한다
日月擲人去 해와 달은 사람을 내던지고 가버리는데
有志不獲騁 뜻을 품고서도 내닫지를 못한다
念此懷悲悽 이 일을 생각하니 비참한 마음이 들어
終曉不能靜 새벽이 다가도록 진정하지 못한다.
[三]
榮華難久居 盛衰不可量
昔爲三春蕖 今作秋蓮房..연밥의 花苞 ,중의 거실,蕖=芙蕖연꽃
嚴霜結野艸 枯悴未遽央 遽ju4, 급히,갑자기
日月有環周 我去不再陽
眷眷往昔時 憶此斷人腸 眷眷 juan4 옛날을 회상하고 그리워하다
榮華難久居 영화에는 오래 머물러 있기 어렵고
盛衰不可量 성쇠는 헤아릴 수 없는 거라
昔爲三春蕖 전날에는 춘삼월의 연꽃이더니
今作秋蓮房 지금은 가을의 연밥집이 되었구나
嚴霜結野草 된 서리 들풀에 맺히고
枯悴未遽央 마르고 야윔이 좀체로 안 끝난다
日日有環周 해와 달은 순환 있으나
我去不再陽 나는 가면 되살아나지 않는다
眷眷往昔時 그리웁다 가버린 옛 시절
憶此斷人腸 이 일을 생각하면 사람을 애끊게 한다.
[四]
丈夫志四海 我願不知老
親戚共一處 子孫還相保
觴絃肆朝日 罇中酒不燥..zao4, 마르다,건조하다
緩帶盡懽娛 起晩眠常早
孰若當世士 冰炭滿懷抱 冰炭얼음과 숯,성질이 맞지 않음
百年歸邱壟 用此空名道
丈夫志四海 대장부는 온 천하에 뜻을 두지만
我願不知老 나는 늙는 것 모르기를 원하고 있다
親戚共一處 친척들은 한곳에 같이 있고
子孫還相保 자손들은 또 편안히 살고
觴絃肆朝日 술잔과 거문고는 종일토록 풀어 놓고
罇中酒不燥 술단지 속에는 술이 마르지를 않는다
緩帶盡歡娛 허리띠를 늦추고 즐거움 다하면서
起晩眠常早 일어나기는 늦고 잠은 늘 일찍 잔다
孰若當世士 세상 만난 사람들하고야 어찌 같겠는가
氷炭滿懷抱 얼음과 숯불이 그들의 가슴 속에 가득 차 있다
百年歸丘壟 인생 백 년 살고 나면 언덕으로 돌아가는데
用此空名道 그렇게 해서 공허한 이름이나 입에 오르게 하다니.
[五]
憶我少壯時 無樂自欣豫 預미리,참가하다,豫미리,기쁘다,憂患과 대
猛志逸四海 騫翮思遠翥 騫 qian1, 높이 오르다, 翥zhu4 새가 날아 오르다
荏苒歲月頹 此心稍已去 荏苒 시간이 지체되다, 세월이 덧없이 흐르다
値懽無復娛 每每多憂慮
氣力漸衰損 轉覺日不如
壑舟無須臾 引我不得住
前塗當幾許 未知止泊處
古人惜寸陰 念此使人懼
憶我少壯時 생각하니 나의 젊은 시절에는
無樂自欣豫 즐거운 일 없어도 절로 기뻤다
猛志逸四海 맹렬한 뜻은 온 천하에 뻗쳐
騫翮思遠翥 세찬 날개로 멀리 날기를 생각했다
荏苒歲月頹 이러구러 세월은 무너져가서
此心稍已去 그 마음은 시나브로 사라지고 말았다
値歡無復娛 기쁜 일을 만나도 도시 즐겁지 않고
每每多憂慮 언제나 근심 걱정이 많다
氣力漸衰損 기력이 점점 쇠해 줄어들어서
轉覺日不如 하루가 다른 것을 느끼게 된다
壑舟無須臾 골짜기의 배는 잠시도 머물지 않고
引我不得住 나를 끌어당겨도 머물 수는 없다
前途當幾許 앞 길이 얼마나 될 것인가
未知止泊處 멎어 있을 곳을 알지 못한다
古人惜寸陰 옛 사람은 잠깐의 시간도 아꼈는데
念此使人懼 그 일을 생각하니 두려워진다.
[六]
昔聞長者言 掩耳每不喜 長者=長老
奈何五十年 忽已親此事
求我盛年懽 一毫無復意
去去轉欲速 此生豈再値
傾家時作樂 竟此歲月駛
有子不留金 何用身後置
昔聞長者言 지난날 어른들의 말씀을 들었을 때는
掩耳每不喜 귀를 가리고 으레껀 싫어하였다
奈何五十年 어찌하랴 50년이 지나고 나서
忽已親此事 느닷없이 그 일을 몸소 당하게 되어 버렸다
求我盛年歡 나의 한창 때 즐거움을 찾아 보아도
一毫無復意 터럭만큼도 다시는 생각이 없다
去去轉欲遠 가면 갈수록 더욱 멀어지는데
此生豈再値 이 한생을 어찌 다시 만나게 되겠는가
傾家時作樂 가산을 기울여 제떼에 즐겁게 살며
竟此歲月駛 이 세월이 달려가는 것 끝낼 일이다
有子不留金 아들이 있는데도 돈을 남기지 않는데
何用身後置 죽은 후를 위해서 두어 무엇하겠나.
[七]
日月不肯遲 四時相催迫=催促,催逼
寒風拂枯條 落葉掩長陌
弱質與運頹 玄鬢早已白
素標揷人頭 前塗漸就窄 zhai3
家爲逆旅舍 我如當去客 逆旅 nilu..43 여관
去去欲何之 南山有舊宅
日月不肯遲 해와 달은 더디 가려 들지 않고
四時相催迫 사시절은 서로들 다급하게 재촉한다
寒風拂枯條 찬 바람은 마른 가지를 털고
落葉掩長陌 낙엽은 긴 발길을 덮었구나
弱質與運頹 약한 몸은 철 자나가는 데 따라 못 쓰게 되어
玄鬢早已白 까맣던 귀밑머리는 벌써 세어 버렸다
素標揷人頭 흰 표적이 머리에 꽂혔으니
前塗漸就窄 앞 길이 점점 좁아지는 것이다
家爲逆旅舍 집이라는 건 여인숙이고
我如當去客 나는 떠나가야 할 나그네 같은 거라
去去欲何之 종당에는 어디로 가려는 건가
南山有舊宅 남산에 본래의 집이 있다.
[八]
代耕本非望 所業在田桑 代耕 벼슬살이
躬親未曾替 寒餒常糟糠 替..廢의 의미, 餒nei3, 굶주리다,썪다
豈期過滿腹 但願飽粳糧 粳米 jingmi13, 맵쌀
御冬足大布 麤絺以應陽 御=禦yu4, 막다,감당하다, 絺chi1,얇은 갈포
正爾不能得 哀哉亦可傷
人皆盡獲宜 拙生失其方
理也可奈何 且爲陶一觴
代耕本非望 벼슬살이는 본래 나의 소망 아니고
所業在田桑 하는 일은 밭과 뽕나무에 있다
躬親未曾替 몸소 하는 일 그만둔 적 없으나
寒餒常糟糠 얼고 굶주리면서 노상 겨로 연명을 한다
豈期過滿腹 어찌 배 차는 것 이상을 기대하겠나
但願飽粳糧 다만 멥쌀 양식에 배부르기 바랄 뿐이다
御冬足大布 겨울 넘기는 데에는 거친 무명이면 족하고
麤絺以應陽 굵은 갈포로 햇볕 막으면 된다
正爾不能得 바로 그렇게 되지 못하니
哀哉亦可傷 슬프고 또 가슴 아프다
人皆盡獲宜 남들은 모두 유감없이 잘 해내는데
拙生失其方 사는 게 졸렬해서 그 방법을 잃었다
理也可奈何 이치가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되나
且爲陶一觴 잠시 한 잔 술을 즐기고 보자.
[九]
遙遙從羇役 一心處兩端
掩淚汎東逝 順流追時遷
日沒星與昴 勢翳西山巓 昴 mao3, 별자리 묘성
蕭條隔天涯 惆悵念常餐
慷慨思南歸 路遐無由緣
關梁難虧替 絶音寄斯篇
遙遙從羈役 멀리멀리 객지에서의 일 나서니
一心處兩端 한 마음이 양 끝에 있다
掩淚汎東逝 눈물을 가리고 배를 띄워 동으로 가며
順流追時遷 흐름을 따라 시간 바뀌는 것을 쫓아간다
日沒參與昴 해는 삼성(參星)과 묘성(昴星)쪽으로 빠져
勢翳西山巓 그 기세가 서산 마루 덮고 있다
蕭條隔天涯 쓸쓸히 하늘 끝에 떨어져 있으면서
惆悵念常飡 서글프게 집에서 먹던 식사 생각을 한다
慷慨思南歸 강개에 차올라 남쪽으로 돌아가기를 생각하지만
路遐無由緣 길은 멀고 그리고 갈 도리가 없다
關梁難虧替 관문과 다리 있지만 그만두기 어려운데
絶音寄斯篇 소식 끊겨서 이 한 편을 부치는 거라.
[十]
閒居執蕩志 時駛不可稽 稽ji1, 머무르다, 고찰하다, 조사하다
驅役無停息 軒裳逝東崖
沈陰擬薰麝 寒氣激我懷
歲月有常御 我來淹已彌
慷慨憶綢繆 此情久已離 綢繆 choumou22, 맺힌 감정이 풀리지 않다,
荏苒經十載 暫爲人所羈 情意綢繆 정이 끈끈
庭宇翳餘木 倏忽日月虧
閒居執蕩志 한가히 살면서 요동하는 의지를 휘어 잡고 있었으나
時駛不可稽 시간은 달려가고 멈출 수가 없었다
驅役無停息 맡은 일에 몰리는 것 그치지를 않아서
軒裳逝東崖 의관을 차리고 동쪽 물가를 가니
沈陰擬薰麝 가라앉은 음기는 향내 풍기는 사향 같아서
寒氣激我懷 차가운 기운이 내 가슴 속을 뒤흔든다
歲月有常御 세월은 변함 없이 지나가는데
我來淹已彌 나는 와서 머물러 있은 지가 이미 오래다
慷慨憶綢繆 강개에 차 다정한 벗을 생각했지만
此情久已離 그 심정도 오래 전에 없어지고 말았다
荏苒經十載 이러구러 10년이 지나고 말았으니
暫爲人所羈 잠시 남에게 매여 있은 것이다
庭宇翳餘木 뜰과 집은 많은 나무들로 가리워져 있을 것인데
焂忽日月虧 급작스럽게 날과 달은 사라져간다.
[十一]
我行未云遠 回顧慘風涼
春燕應節起 高飛拂塵梁
邊雁悲無所 代謝歸北鄕 代謝 신구교체
離鵾鳴淸池 涉暑經秋霜 鵾 kun1, 전설상의 새
愁人難爲辭 遙遙春夜長
我行未云遠 내가 가는 길이 멀다고 할 건 못 되지마는
回顧慘風凉 되돌아보니 참담한 바람이 써늘하구나
春燕應節起 봄 제비는 철을 따라 일어나
高飛拂塵梁 높이 날아 먼지 낀 대들보를 스치고 간다
邊雁悲無所 변경의 기러기는 제 곳 잃고 슬퍼하며
代謝歸北鄕 교대해서 북쪽의 고향으로 돌아들 간다
鵬鵾鳴淸池 떠나 있는 황새는 맑은 못에서 울며
涉暑經秋霜 더위 지내고 가을 서리 겪는다
愁人難爲辭 시름 겨운 사람은 마음속 나타내기 어려워
遙遙春夜長 아득하게도 봄 밤이 길다.
[十二]
嫋嫋松標崖 婉孌柔童子 嫋嫋=裊裊
年始三五間 喬柯何可倚
養色含精氣 粲然有心理 粲然 can4, 선명하다, 산뜻하다
嫋嫋松標崖 한들한들 소나무가 벼랑 위에 서 있는 것이
婉孌柔童子 귀염성 있는 부드러운 동자이더니
年始三五間 열 한 댓 해 되어서는
喬柯何可倚 높은 가지에야 어디 기댈 수나 있나
養色含精氣 안색을 기르고 정기를 머금으면
粲然有心理 뚜렷하게 속의 결 생기게 된다.
詠貧士 가난한 선비들을 노래함 (7수)
[一]
萬族各有託 孤雲獨無依
曖曖空中滅 何時見餘暉 曖曖어두컴컴,噯감탄사,靉구름이 끼는 모양
朝霞開宿霧 衆鳥相與飛
遲遲出林翮 未夕復來歸
量力守故轍 豈不寒與饑 轍zhe2 바퀴자국
知音苟不存 已矣何所悲
萬族各有託 온갖 족속들은 저마다 의탁할 데 있는데
孤雲獨無依 외로운 구름만은 의지할 곳 없어서
曖曖空中滅 어슴프레 공중에서 소멸할 게니
何時見餘暉 어느 때에 나머지의 햇빛 보겠나
朝霞開宿霧 아침 노을에 묵은 안개 개이고
衆鳥相與飛 뭇 새는 함깨들 날아다닌다
遲遲出林翮 느릿느릿 수풀을 나선 날개는
未夕復來歸 저녁도 채 안 되어 다시 돌아왔구나
量力守故轍힘을 헤아려 본래의 길 지키니
豈不寒與飢 어찌 얼고 굶주리고 하지 않겠나
知音苟不存 알아 줄 이 정녕 있지 않으니
已矣何所悲 그만두어라 슬퍼할 게 무어랴
[二]
淒厲歲云暮 擁褐曝前軒 淒厲 목소리등이 처절하다
南圃無遺秀 枯條盈北園 秀 이삭
傾壺絶餘瀝 闚竈不見煙 瀝 li4, 액체가 방울져 떨어지는 것, 竈 zao4, 부뚜막
詩書塞座外 日昃不遑硏 昃 ze4, 해가 서쪽으로 기울다, 遑 틈, 겨를
閒居非陳阨 竊有慍見言 阨 e4, 화, 재난, 竊 qie4, 훔치다, 은밀히
何以慰吾懷 賴古多此賢
闚=窺 엿보다
慍 yun4, 화내다, 熅 yun1, 숯불, 불꽃이 없는 불(숯불구이-->碳烤)
凄厲歲云暮 처량하게 한 해가 저물어 가는데
擁褐曝前軒 헌 옷 두르고 앞 창에서 햇볕을 쬔다
南圃無遺秀 남쪽 밭에는 빠뜨린 이삭 없고
枯條盈北園 마른 가지는 북쪽 뜰에 가득하다
傾壺絶餘瀝 술병 기울여도 나머지 방울마저 끊어졌으며
闚竈不見煙 부뚜막 들여다봐도 연기 안 보인다
詩書塞座外 시서(詩書)는 자리 밖에 쳐박혀 있고
日昃不遑硏 해가 기울어도 연찬할 겨를이 없다
閒居非陳厄 찬가히 사는 것이 진나라의 액이 아닌데
竊有慍見言 그래도 성냄이 말에 나타난다
何以慰吾懷 무엇으로 내마음을 달래 볼 건가
賴古多此賢 옛날에 그런 현자 많았음이 힘되는 거라
[三]
榮叟老帶索 欣然方彈琴
原生納決履 淸歌暢商音 暢chang4, 거침없다, 후련하다, 실컷
重華去我久 貧士世相尋
敝襟不掩肘 藜羹常乏斟 肘 zhou3, 팔꿈치
豈忘襲輕裘 苟得非所欽 襲 습격하다, 갖춰진 옷을 세는 단위
賜也徒能辯 乃不見吾心
榮叟老帶索 영계기(榮啓期)영감 늙어서도 새끼로 허리띠 하고
欣然方彈琴 그래도 기꺼이 거문고 탔다
原生納決履 원헌(原憲)은 뒤축 터진 신발 신고서
淸歌暢商音 맑은 목청으로 서글픈 노래 뽑았다
重華去我久 순임금은 우리를 떠난 지가 오래되었고
貧士世相尋 가난한 선비는 대대로 생겨났다
弊襟不掩肘 해진 옷깃은 팔꿈치 못 가리우고
藜羹常乏斟 명아주 국에는 언제나 낟알이 없다
豈忘襲輕裘 어찌 가벼운 갖옷 입기 잊었으랴마는
苟得非所欽 구차하게 얻는 것 바라는 바 아니다
賜也徒能辯“자공(子貢)은 쓸데없이 말만 잘하고
乃不見吾心 내 마음은 알지 못한다”
[四]
安貧守賤者 自古有黔婁 黔 검은색,黔黎 백성, 婁 나쁘다, 허약하다, 과일이 변하다
好爵吾不榮 厚饋吾不酬 爵 술그릇, 작위, 饋 kui4, 선사하다
一旦壽命盡 敝服仍不周 仍 reng2, 여전히
豈不知其極 非道故無憂
從來將千載 未復見斯儔
朝與仁義生 夕死復何求
安貧守賤者 가난을 편히 여기고 천한 대로 산 사람은
自古有黔婁 옛날부터도 금루(黔婁) 있었다
好爵吾不榮 좋은 작위도 나는 영화롭지 않으며
厚饋吾不酬 후한 선물도 나는 안 체 않는다
一旦壽命盡 하루아침 목숨 다하자
弊服仍不周 해진 옷으로조차 몸을 싸지 못한다
基不知其極 어찌 그 극단을 모르기야 하였겠는가
非道故無憂 정도가 아니었기에 근심 없었던 거라
從來將千載 그 후로 천년이나 되어가는데
未復見斯儔 다시는 그런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다
朝與仁義生 아침에 인의와 편들어 살면
夕死復何求 저녁에 죽는단들 또 무엇을 바라겠는가
[五]
袁安困積雪 邈然不可干 邈然 멀고 아득한 모양
阮公見錢入 卽日棄其官
芻藁有常溫 採莒足朝飡 芻 chu2, 풀을 베다, 마초, 藁 gao3, 짚, 莒 ju3,토란
豈不實辛苦 所懼非飢寒
貧富常交戰 道勝無戚顔 戚 qi1, 우울하다, 슬프다, 큰 도끼, 친척
至德冠邦閭 淸節映西關
袁安困積雪 원안(袁安)은 쌓인 눈 속에 갇혀 있으면서도
邈然不可干 높이 뛰어나 범할 수가 없었던 거고
阮公見錢入 완공(阮公)은 돈 들어오는 것 보자
卽日棄其官 그날로 자기의 벼슬 버렸다
芻藁有常溫 풀과 짚에는 변함 없는 따뜻함 있고
採莒足朝餐 토란을 캐면 조반이 된다
豈不實辛苦 어찌 정말로 괴롭지 않으랴마는
所懼非飢寒 두려운 것은 굶주림과 추위가 아니었었다
貧富常交戰 빈천과 부귀는 늘 서로 싸우나
道勝無戚顔 정도가 이기니 슬픈 얼굴이 없다
至德冠邦閭 지극한 덕은 나라에 으뜸갔고
淸節映西關 청렴한 절개는 서관(西關)에 비춰 났다
[六]
仲蔚愛窮居 遶宅生蒿蓬
翳然絶交游 賦詩頗能工
擧世無知者 止有一劉龔 擧世 온 세상
此士胡獨然 寔由罕所同 寔 식, shi2, 참으로(=實)
介焉安其業 所樂非窮通 介 형용사, 외톨의
人事固以拙 聊得長相從
仲蔚愛窮居 중울(仲蔚)은 궁벽한 거처 좋아했으나
遶宅生蒿蓬 집을 에워싸고 쑥대가 돋아 있었다
翳然絶交遊 숨어 있으면서 인간 접촉 끊었고
賦詩頗能工 시는 무척 잘 지었다
擧世無知音 온 세상에 알아 주는 이라고는 있지 않았고
止有一劉龔 다만 유공 한 사람이 있었을 뿐이었다
此士胡獨然 이 선비는 어떻게 혼자 그렇게 살았는가
實由罕所同 실은 같이하는 이 드물었기 때문이었다
介焉安其業 외로이 자기 일 편히 여기고
所樂非窮通 즐거워하는 일은 곤궁과 통달이 아니었다
人事固以拙 세상살이는 물론 졸렬하였지만
聊得長相從 그래도 늘 따라갈 수는 있었다
[七]
昔有黃子廉 彈冠佐名州
一朝辭吏歸 淸貧略難儔
年饑感仁妻 泣涕向我流
丈夫雖有志 固爲兒女憂
惠孫一晤歎 腆贈竟莫酬 晤 마주보다
誰云固窮難 邈哉此前修
腆 tian3, 두껍다, 풍성하다, 후하다, 내닐다, 튀어나오다
腆肚子..툭 튀어나온 올챙이 배
腆贈 후한 선물 = 賟儀
腆黙 부그럽게 여겨 입을 다물다
腆臉,뻔뻔스럽게 굴다
昔有黃子廉 옛날에 황자렴(黃子廉)은
彈冠佐名州 갓을 털고 나가서 큰 고을을 도왔다
一朝辭吏歸 하루아침에 사직하고 돌아오니
淸貧略難儔 청빈하기가 비길 데 없다
年饑感仁妻“흉년 들어 굶주리니 어진 아내 고맙거니와
泣涕向我流 나를 보고 눈물을 흘리는구나”
丈夫雖有志“장부가 비록 뜻 지녔어도
固爲兒女憂 본래 자녀 위해선 근심한다오”
惠孫一晤歎 혜손(惠孫)이 보고서는 감탄하고서
腆贈竟莫酬 후한 선물 보냈으나 끝내 받지 않았다
誰云固窮難그 누가 곤궁에 굳게 견디기가 어렵다고 하는가
邈哉此前修 이 선현(先賢)이 뛰어난 분인 거라
詠二疏.(두명의 소씨) 소씨 숙질을 노래함
大象轉四時 功成者自去
借問衰周來 幾人得其趣 衰周..주나라 말기
游目漢廷中 二疏復一擧
高囑返舊居 長揖儲君傅 囑=嘯, 儲 chu3, 저금하다, 임금의 後嗣, 揖 yi1
餞送傾皇朝 華軒及道路
離別情所悲 餘榮何足顧
事勝感行人 賢哉豈常譽
厭厭閭里懽 所營非近務
促席延故老 揮觴道平素
問金終寄心 淸言曉未悟
放意樂餘年 遑恤身後慮 恤 xu4, 걱정하다, 구제하다
誰云其人亡 久而道彌著
大象轉四時 위대한 하늘의 기상은 네 계절로 돌거니와
功成者自去 일을 이룩한 것은 스스로 떠나간다
借問衰周來 묻노니 주대 말엽 이래로
幾人得其趣 몇 사람이나 그 뜻을 터득하였나
游目漢廷中 한 나라 조정 안으로 눈을 돌리니
二疎復此擧 두 소씨가 그 일 되살렸다
高嘯返舊居 높이 휘파람 불며 고향 집에 돌아갔으니
長揖儲君傅 태자 스승 자리를 하직한 거라
餞送傾皇朝 온 조정 다 나서서 전송하느라
華軒盈道路 화려한 수레들이 길을 메웠다
離別情所悲 이별이란 인정상 슬픈 것이지마는
餘榮何足顧 나머지 양화야 어찌 돌볼 만하랴
事勝感行人 일이 장하여 길 가는 사람들을 감격시켰으니
賢哉豈常譽 훌륭도 하다 그 어찌 예사 칭찬이겠나
厭厭閭里歡 동네서의 즐거움 실컷 누리고
所營非近務 영위하는 건 목전의 일이 아니다
促席延故老 늙은 친지들 맞아다 자리 같이하고서
揮觴道平素 술잔 말리며 지난날을 이야기한다
問金終寄心 돈 묻는 것은 결국 거기에 마음을 부침이라
淸言曉未悟 깨끗한 말로 못 깨달은 이를 일깨워 준다
放意樂餘年 마음 풀어놓고 여생을 즐기니
遑恤身後慮 죽은 후의 근심이야 생각할 겨를이 있나
誰云其人亡 그 누가 말하는가 그들이 없어졌다고
久而道彌著 오래될수록 도가 더욱 드러나는데
詠三良. 세 좋은 신하를 노래함
彈冠乘通津 但懼時我遺 彈 dan4, 탄환, tan2, 제거하다, 털어내다
服勤盡歲月 常恐功愈微
中情謬獲露 遂爲君所私 謬 miu4, 틀리다, 잘못되다
出則陪文輿 入必侍丹帷
箴規嚮已從 計議初無虧 箴規 zhengui11, 훈계하다, 箴 바늘, 嚮 이전부터
一朝長逝後 願言同此歸
厚恩固難忘 君命安可違
臨穴罔惟疑 投義志攸希 罔 wang3, 가리다, 감추다, 없다
荊棘籠高墳 黃鳥聲正悲 籠 long3, 자욱하다, 상자, long2, 새장
良人不可贖 泫然沾我衣 贖속, shu2, 속죄하다, 贖罪 금품을 내고 죄를 사하는 것
彈冠 관의 먼지를 털다, 인관할 준비를 하다
泫然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모양, 泫 xuan4, 물방울이 떨어지다
彈冠乘通津 갓을 털어 쓰고 요로에 나섰으나
但懼時我遺 다만 시대가 우리를 버릴까 겁날 뿐이다
服勤盡歲月 근면하게 복무하며 세월 다 보내지만
常恐功愈微 공로가 갈수록 적어질까 항상 두려워한다
忠情謬獲露 충성된 마음 잘못하여 드러내어져
遂爲君所私 마침내 임금의 치우친 사람을 받게 되었다
出則陪文輿 나가면 무늬 베푼 수레를 배종하고
入必侍丹帷 들어오면 반드시 붉은 방장에서 시종하였다
箴規嚮已從 법도는 일찍부터 따랐거니와
計議初無虧 계획과 의론은 처음부터 결함 없었다
一朝長逝後“어느 날 세상 영영 떠난 후에는
願言同此歸 함께 돌아가 주길 바라오”
厚恩固難忘 후한 은혜 본래 잊기 어려운 데다
君命安可違 임금의 명령을 어길 수가 있겠나
臨穴罔惟疑 묘혈에 나가도 의혹 품는 일 없고
投義志攸希 의리에 몸 던짐을 마음속에 바라는 바라
荊棘籠高墳 가시덤불은 높은 봉분 뒤덮었고
黃鳥聲正悲 꾀꼬리는 그 소리 정녕 슬프다
良人不可贖 좋은 신하들 속해 낼 수 없어서
泫然沾我衣 눈물이 좔좔 내 옷을 적시운다
詠荊軻. 형가를 노래함
燕丹善養士 志在報强嬴
招集百夫良 歲暮得荊卿
君子死知己 提劍出燕京
素驥鳴廣陌 慷慨送我行
雄髮指危冠 猛氣衝長纓
飮餞易水上 四座列羣英 餞 jian4, 송별연
漸離擊悲筑 宋意唱高聲 筑 zhu4, 거문고 비슷한 악기, 건축하다
蕭蕭哀風逝 澹澹寒波生 澹澹출렁출렁
商音更流涕 羽奏壯士驚 商音은 애잔하고 羽奏는 격렬
心知去不歸 且有後世名
登車何時顧 飛蓋入秦庭
凌厲越萬里 逶迤過千城
圖窮事自至 豪主正怔營..zhengying12두려워 흠칫 하는 모양
惜哉劍術疎 奇功遂不成
其人雖已沒 千載有餘情
燕丹善養士 연나라 태자 단은 역사 기르기를 잘 하였으니
志在報强嬴 그의 뜻은 강한 영(진시황)을 보복함에 있었던 거라
招集百夫良 일당백의 뛰어난 인물 불러 모으자
歲暮得荊卿 연말에 가서 형경을 얻게 되었다
君子死知己 詠荊“군자는 지기를 위해 죽는 거라
提劍出燕京 검을 들고서 연나라 서울 나서니
素驥鳴廣陌 흰 말은 넓은 밭길에서 울고
慷慨送我行 강개에 넘쳐 내 떠나는 길 전송들 한다”
雄髮指危冠 씩씩한 머리털은 높은 갓 떠받치고
猛氣衝長纓 맹렬한 기운은 긴 갓끈 지른다
飮餞易水上 역수 가에서 술마시며 전송하는데
四座列群英 온 좌석에 뭇 영재 늘어서 있다
漸離擊悲筑 점리는 비장한 축풍류 타고
宋意唱高聲 송의는 목청을 높여 노래 부른다
蕭蕭哀風逝 쓸쓸하게 슬픈 바람 불어 가고
淡淡寒波生 담담하게 찬 물결 일어난다
商音更流涕 서글픈 가락에 더욱 눈물 흘리고
羽奏壯士驚 맑은 소리 연주에 장사 놀란다
公知去不歸 뚜렷이 알겠거니와 떠나가면 돌아오지 못하나
且有後世名 그래도 후세에 이름은 전하여진다
登車何時顧 수레에 오르고서 영영 뒤돌아보지 않고
飛蓋入秦庭 수레 지붕 날려서 진나라 궁정으로 들어가는 것이라
凌厲越萬里 힘을 떨쳐 만리 길을 넘어가고
逶迤過千城 큰 길 피해서 천 개의 도성 지나갔다
圖窮事自至 지도가 다 펴지자 일이 절로 닥쳐온지라
豪主正怔營 호기 있는 임금이 정녕 겁에 질려 쩔쩔맨다
惜哉劍術疎 아깝다 검술이 허술하여
奇功遂不成 기묘한 공을 마침내 이룩하지 못했다
其人雖已沒 그 사람 비록 세상 떠나 버렸으나
千載有餘情 천년이 지나가도 깊은 정 남아 있다
讀山海經 十三首. 산해경을 읽고서 (13수)
[一]
孟夏草木長 遶屋樹扶疎..가지와 잎이 무성하고 높낮이와 소밀함이 있어 운치가 있다
衆鳥欣有託 吾亦愛吾廬
旣耕亦已種 時還讀我書
窮巷隔深轍 頗廻故人車
懽言酌春酒 摘我園中蔬
微雨從東來 好風與之俱
汎覽周王傳 流觀山海圖 汎覽 fanlan43, 넓게 전체적으로 보다,
俯仰終宇宙 不樂復何如 俯仰 잠시동안
孟夏草木長 초여름 초목이 자라
繞屋樹扶疎 집을 둘러싸고 수목이 우거진다
衆鳥欣有託 뭇새들 의탁할 곳 있어 기뻐하는데
吾亦愛吾廬 나 역시 내 초막 사랑한다
旣耕亦已種 밭 갈아치웠으며 씨도 뿌려 버렸는지라
時還讀我書 곧 돌아와 나의 책을 읽는다
窮巷隔深轍 궁벽한 골목 깊은 수렛길과 떨어져 있어
頗廻故人車 번번이 친구의 수레를 돌아가게 만든다
歡然酌春酒 기꺼이 봄 술을 들고
摘我園中蔬 내 텃밭의 채소를 딴다
微雨從東來 가는 비 동쪽에서 오고
好風與之俱 좋은 바람이 함께 불어오는구나
汎覽周王傳 주나라 임금의 이야기 죽 읽고
流觀山海圖 산해경의 그림을 훑어본다
俯仰終宇宙 잠시 동안에 우주를 다 돌아보니
不樂復何如 즐거워하지 않으면 또 어떻게 하랴
[二]
玉臺凌霞秀 王母怡妙顔
天地共俱生 不知幾何年
靈化無窮已 館宇非一山
高酣發新謠 寧效俗中言
玉堂凌霞秀 옥당은 노을을 넘어 치솟아 있고
王母怡妙顔 서왕모는 묘령의 얼굴에 화색 띠운다
天地共俱生 천지와 함께 같이 태어났으니
不知幾何年 몇 살이 되었는지는 알지 못한다
靈化無窮已 신령한 변화는 다해 버림 없으니
館宇非一山 거처하는 집은 한 산 뿐이 아니다
高酣發新謠 도도히 술기운 돌아 새 노래 부르니
寧效俗中言 어찌 세속에서 하는 말 흉내 내겠나
[三]
迢遞槐江嶺 是謂元圃邱 元圃, 一作 玄圃
西南望崑墟 光氣難與儔
亭亭明玕照 落落淸瑤流 明玕 대나무의 별칭
恨不及周穆 託乘一來遊
迢迢槐江嶺 아득히 먼 괴강의 재
是謂玄圃丘 이것을 현포의 언덕이라 이른다
西南望崑墟 서남으로 곤륜터 바라보니
光氣難與儔 광휘와 기운 맞갈 게 없다
亭亭明玕照 뚜렷이 밝은 낭간 빛 비춰나고
落落淸瑤流 깨끗하게 맑은 요수 흘러간다
恨不及周穆 한스럽기는 주목왕 때 태어나서
託乘一來遊 편승하여 한번 와 놀지 못한 것이라
[四]
丹木生何許 迺在峚山陽 峚 mi4, 산 이름,
黃花復朱實 食之壽命長
白玉凝素液 瑾瑜發奇光
豈伊君子寶 見重我軒黃
迺...乃, ...이다, 그렇다, 너, 그래서, 비로소, 마침내, 오히려
丹木生何許 단목은 어디에서 나는 건가
迺在峚山陽 바로 밑산 양지쪽이라
黃花復朱實 노랑 꽃에 또 붉은 열매
食之壽命長 그것 먹으면 수명이 늘어간다
白玉凝素液 백옥엔 흰 진액 엉기고
瑾瑜發奇光 근유의 옥은 기이한 빛 드러낸다
豈伊君子寶 어찌 군자의 보배 될 뿐이겠는가
見重我軒黃 우리 황제 헌원 씨도 소중하게 여겼다
[五]
翩翩三靑鳥 毛色奇可憐
朝爲王母使 暮歸三危山
我欲因此鳥 具向王母言
在世無所須 唯酒與長年
翩翩三靑鳥 훨훨 날으는 삼청조
毛色奇可憐 털 색깔 기이하고 사랑스럽다
朝爲王母使 아침에는 서왕무의 심부름하고
暮歸三危山 저녁녘엔 삼위산으로 돌아가고는 한다
我欲因此鳥 나는 이 새를 통해서
具向王母言 서왕모에게 자세히 말하고 싶다
在世無所須“세상에 있는 동안 필요한 것 별게 없고
惟酒與長年 오직 술과 장수뿐이오”
[六]
逍遙蕪皐上 杳然望扶木
洪柯百萬尋 森散覆暘谷 暘谷 해가 뜨는 곳, 暘 yang2, 해가 뜨다
靈人侍丹池 朝朝爲日浴
神景一登天 何幽不見燭
逍遙蕪皐上 무고산 위 거닐면서
杳然望扶木 아득히 부목을 바라본다
洪柯百萬尋 큰 가지는 百萬 말
森散覆暘谷 그득히 뻗어 양곡을 덮고 있다
靈人侍丹池 영특한 사람이 단지 가에 기다리면서
朝朝爲日浴 아침마다 태양을 목욕시킨다
神景一登天 신령한 빛이 일단 하늘로 올라가면
何幽不見燭 어느 깊은 데인들 안 비춰지겠는가
[七]
粲粲三珠樹 寄生赤水陰
亭亭凌風桂 八幹共成林
靈鳳撫雲舞 神鸞調玉音
雖非世上寶 爰得王母心
粲粲三珠樹 찬란한 삼주수는
寄生赤水陰 적수 남쪽에 부쳐 살고
亭亭凌風桂 우뚝 높이 바람 지르고 올라간 계수 나무
八幹共成林 여덟 줄기가 함꼐 수풀을 이루었다
靈鳳撫雲舞 영특한 봉새는 구름을 어루만지고 춤추며
神鸞調玉音 신령한 난새는 옥소리 가다듬는다
雖非世上寶 세상의 보배는 아니지마는
爰得王母心 서왕무의 마음을 즐겁게 하여 준다
[八]
自古皆有歿 何人得靈長
不死復不老 萬歲如平常
赤泉給我飮 員邱足我糧
方與三辰游 壽考豈渠央 渠央 갑자기 완결지음, 渠..두랑, 그, 크다, 갑자기
自古皆有沒 옛부터 다들 죽어 갔는데
何人得靈長 누구인들 신령하게 오래 살 수 있어서
不死復不老죽지도 않고 또 늙지도 않으면서
萬歲如平常 만년을 변함 없이 살 것인가
赤泉給我飮 적천이 나에게 물을 보급해 주고
員丘足我糧 원구에서 나에게 양식 대 주면
方與三辰游 비로소 일월 성신과 함께 놀 것이니
壽考豈渠央 수명을 어찌 다하겠는가
[九]
夸父誕宏志 乃與日競走 誕宏 황당한 큰 뜻
俱至虞淵下 似若無勝負
神力旣殊妙 傾河焉足有
餘迹寄鄧林 功竟在身後
夸父追日..과부가 태양과 겨루다 목이 말라 황하, 위수 물을 다 먹고도
그것도 모자라 죽었다....대업이 결국 성공하지 못한 경우
夸父誕宏志 과보는 굉장한 뜻 품고서
乃與日競走 글쎄 해와 경주를 했다
俱至虞淵下 함께 우연 밑까지 달려왔지만
似若無勝負 승부는 나지가 않은 것 같다
神力旣殊妙 신령한 힘 이미 특수하고 기묘했으니
傾河焉足有 황하의 물 다 마신들 어찌 흡족하였겠는가
餘迹寄鄧林 남은 자취를 등림에다 부쳤으니
功竟在身後 그의 공은 마침내 죽은 후에 남았다
[十]
精衛銜微木 將以塡滄海
刑天舞干戚 猛志固常在
同物旣無慮 化去不復悔
徒設在昔心 良晨詎可待 詎 ju4 어떻게, 반문
精衛銜微木 정위는 잔 나무 물어다가
將以塡滄海 창해를 메우려 든다
刑天舞干戚 형천은 방패와 창 놀렸으니
猛志固常在 맹렬한 뜻은 그대로 언제나 남아 있다
同物旣無慮 같은 물건으로 이미 근심 없어졌으니
化去不復悔 변화해 버려서도 후회하지 않는다
徒設在昔心 부질없이 옛날의 마음을 쓰니
良晨詎可待 성공할 날을 기다릴 수 있겠는가
[十一]
巨猾肆威暴 欽鴀違帝旨
窫窳强能變 祖江遂獨死
明明上天鑒 爲惡不可履
長枯固已劇 鵔鶚豈足恃 恃 shi4, 의지하다, 믿다
臣危肆威暴 신하 위는 포악한 위세 마구 부렸고
欽鴀違帝旨 흠비는 상제의 뜻을 어겼다
窫寙强能變 설우는 억지로 변할 수 있었으나
祖江遂獨死 흠비는 조강에서 마침내 홀로 죽었다
明明上天鑒 환하게 하늘이 보고 있으니
爲惡不可履 악한 짓이란 해서는 아니 된다
長枯固已劇 영원히 차꼬채움 물론 지독하지만
鵔鶚豈足恃 비단새와 독수리인들 어찌 믿을 게 되랴
[十二]
鵃鵝見城邑 其國有放士
念彼懷王世 當時數來止
靑邱有奇鳥 自言獨見爾
本爲迷者生 不以喩君子 喩yu4, 설명하다, 비유하다
鵃鴟見城邑 주치새가 성읍에 나타나면
其國有放士 그 나라에 쫓겨나는 선비 생긴다
念彼懷王世 저 초회왕 시대를 생각해 보니
當時數來止 당시는 그 새가 자주 왔을 게라
靑丘有奇鳥 청구에 기이한 새가 있어서
自言獨見爾 혼자 안다고 스스로 말을 한다
本爲迷者生 본래가 미혹한 자 위해 생겨난 거지
不以喩君子 그것으로 군자를 깨우치지는 않을 것이라
[十三]
巖巖顯朝市 帝者愼用才
何以廢共鯀 重華爲之來 鯀gun3, 큰 물고기
仲文獻誠言 姜公乃見猜
臨沒告飢渴 當復何及哉
巖巖顯朝市 우뚝하게 나타난 도회지에서
帝者愼用才 제왕된 자는 인재 등용하는 데 조심을 한다
何以廢共鮌 무엇 때문에 공공과 곤을 폐하였는가
重華爲之來 중화가 그 일 하였다
仲父獻誠言 중보가 정성된 말 바쳤는데도
桓公乃見猜 환공은 그를 의심하였다
臨沒告飢渴 임종 때 배고프고 목마름 고한다 한들
當復何及哉 또 어찌 미치겠는가
挽歌詩. 만가 3수
<1>
有生必有死 早終非命促
昨暮同爲人 今旦在鬼錄
魂氣散何之 枯形寄空木
嬌兒索父啼 良友撫我哭
得失不復知 是非安能覺
千秋萬歲後 誰知榮與辱
但恨在世時 飮酒不得足
有生必有死 생명이 있으면 반드시 죽음 있으니
早終非命促 일찍 죽는다고 명 짧은 건 아니다
昨暮同爲人 어제 저녁에는 다 같이 사람이다가
今旦在鬼錄 오늘 아침에는 귀신 기록에 올라 있다
魂氣散何之 혼은 흩어져 어디로 가 버리고서
枯形寄空木 마른 신체는 빈 나무에 부치고 있나
嬌兒索父啼 귀여운 아들은 아비 찾으며 울고
良友撫我哭 좋은 벗은 나를 잡고서 곡한다
得失不復知 이해 득실을 다시는 알지 못하고
是非安能覺 시시비비인들 어떻게 깨달을 수 있겠나
千秋萬歲後 천년 만년 지난 후에는
誰知榮與辱 그 누가 영화와 치욕을 알랴
但恨在世時 다만 한스러운 건 세상에 살아 있을 적에
飮酒不得足 술 마시는 게 흡족하지 못했던 거라
<2>
在昔無酒飮 今但湛空觴 湛 zhan4, 풍성하다
春醪生浮蟻 何時更能嘗
肴案盈我前 親舊哭我傍 肴 생선이나 고기 안주
欲語口無音 欲視眼無光
昔在高堂寢 今宿荒艸鄕
相送出門去 歸來夜未央
在昔無酒飮 전에는 마실 술 없었는데
今但湛空觴 오늘 아침엔 비었던 술잔에 넘쳐 흐른다
春醪生浮蟻 봄 막걸리에 초파리가 생겨도
何時更能嘗 어느 때에 다시 맛볼 수가 있겠나
肴案盈我前 안주 상 내 앞에 그득히 고여 있으며
親舊哭我傍 친구들은 내 곁에서 곡들을 한다
欲語口無音 말을 하고 싶어도 입에는 소리가 없고
欲視眼無光 보고 싶으나 눈에는 빛이 없구나
昔在高堂寢 간밤에는 높은 집에서 잤지마는
今宿荒草鄕 지금은 거친 풀 덮인 고장에서 묵는다
一朝出門去 하루아침 문을 나가 버리면
歸來夜未央 돌아오려 하여도 밤을 끝이 안 난다
<3>
荒艸何茫茫 白楊亦蕭蕭
嚴霜九月中 送我出遠郊
四面無人居 高墳正嶕嶢 嶕嶢..jiao1yao2 산이 우뚝 솟다
馬爲仰天鳴 風爲自蕭條
幽室一已閉 千年不復朝
千年不復朝 賢達將奈何
向來相送人 各自還其家
親戚或餘悲 他人亦已歌
死去何所道 託體同山阿
荒草何茫茫 거친 풀은 왜 그리 망망하며
白楊亦蕭蕭 백양 또한 쓸쓸도 하네
嚴霜九月中 된서리 내리는 9월달에
送我出遠郊 나를 보내 먼 교외로 나오게 했다
四面無人居 사면엔 사는 사람 없고
高墳正蕉蕘 높은 분묘들이 불룩불룩 솟아나 있다
馬爲仰天鳴 말은 그래서 하늘을 쳐다보고 소리쳐 울고
風爲自蕭條 바람은 그래서 또 쓸쓸히 분다
幽室一已閉 깊은 방 한 번 닫혀 버리면
千年不復朝 천년이 가도 다시는 아침 안 된다
千年不復朝 천년이 가도 다시는 아침 안 되니
賢達無奈何 현명하고 통달한 사람도 어째 볼 도리가 없다
向來相送人 앞서 장송해 온 사람들은
各自還其家 각기 자기 집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親戚或餘悲 친척들은 혹 남은 슬픔 있을 것이나
他人亦已歌 다른 사람들은 또 벌써 노래할 게라
死去何所道 죽어 버리면 무엇을 말하겠는가
託體同山阿 몸을 맡겨서 산언덕과 같아지는 걸
聯句. 연구
鳴雁乘風飛 去去當何極
念彼窮居士 如何不歎息
雖欲騰九萬 扶搖竟何力
遠招王子喬 雲駕庶可飭
顧侶正徘徊 離離翔天側
霜露豈不切 務從忘愛翼
高柯濯條幹 遠眺同天色
思絶慶未看 徒使生迷惑
鳴雁乘風飛 우는 기러기 바람 타고 날아가
去去當何極 종당에는 어느 끝까지 가려는 건가
念彼窮居士 저 궁하게 사는 선비를 생각하니
如何不歎息 어찌 탄식하지 아니 하겠나(淵明)
雖欲騰九萬 비록 구만 리를 치솟으려 하여도
扶搖竟何力 회오리바람이 결국 무슨 힘을 쓰겠나
遠招王子喬 멀리 왕자교를 불러다가
雲駕庶可飭 구름을 타고 가게 되기 바란다(暗之)
顧侶正徘徊 짝 돌아보며 막 배회하고 있다가
離離翔天側 훌훌 하늘 한끝으로 날아간다
霜露豈不切 서리와 이슬 어찌 절박하지 않으랴 마는
務從忘愛翼 애써 따라가고 날개 아끼는 일 잊어 버린다(循之)
高柯擢條幹 높은 가지가 줄기에서 벋어나 있고
遠眺同天色 멀리 내다보니 하늘 빛과 같아진다
思絶慶未看 생각 끊어져 다행히 안 보았는데
徒使生迷惑 보게 되면 부질없이 미혹이 생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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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감상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