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다고 하는데,
산을 찾아갔습니다.
목표는,
연주대 정상을 들러서,
시원한 막걸리 한 병 하기 위하여...
산행 당일은,
비 오는 화요일이라서,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슬프게,
사람을 대신하여,
구름이 많았습니다.
암튼,
관악산 쉼터를 지나,
정상으로 올라보는데...
며칠 사이에,
단물은 소나무까지 물들었고...
조만간,
단풍나무가 붉게 물들면,
서울 주변의 산도 멋질 텐데!!!
그런데,
단풍은 있지만,
구름까지 함께해서 야리꾸리하기만...
한참을 걸어서,
국기봉까지 왔지만,
구름은 걷힐 줄 모르고...
구름이 없다면,
도심이 한눈에 들어올 텐데!!!
암튼,
단풍은 구름 속에서,
고고한 자태를 뽐내고 있을 듯... ㅎㅎ
선유천 국기대는,
바람도 한점 없이 안개만 자욱하고...
발아래,
사당역의 화려한 모습이 있지만,
지금은 그저 고요 속에 잠겼고...
어쨌든,
이 또한 산행이라 위로하면서,
일행과 연주대로 향하는데...
이런,
길가에 진달래가 피었고...
정확한 이름은,
산철쭉이고 흔히 개꽃이라 하던 꽃인데...
촉촉하게 젖은,
철없는 개꽃을 보며,
아직 때가 아니라고 정중하게 충고를 했고... ㅎㅎ
길가에는 미역취가,
여기저기에 피었는데...
가을비가 반가운지,
환한 모습으로 반겨주고...
참고로,
이른 봄에 나물로 먹으면,
미역 느낌이 나서 미역취라 한다고...
단물이 물든,
소나무 잎에도,
가을비는 촉촉이 내렸고...
아마도,
비가 그치고 나면 추워질 것을 알고,
미리 준비하고 있는 듯... ㅎㅎ
암튼,
부슬부슬 내린 비는,
가을을 재촉하고 있고...
마치,
배경을 지워버리고,
바위와 소나무만 남겨 좋은 듯... ㅎㅎ
그래서인지,
자주 지나는 길임에도,
색다른 모습으로 다가왔고...
원래 목표는,
구름으로 가려진,
파이프 능선이 목적이었는데...
비가 내리니,
길가에 느타리가 피었고...
적은 것은 놔두고,
큰 거 두 개를 따서 집으로... ㅎㅎ
향도 좋고,
식감도 쫄깃한데,
아직 먹지를 못했네요!!
한참 올랐는데,
점차 구름이 사라지고...
덕분에,
일행은 연주대 삼매경에...
암튼,
오묘한 날씨로 인해,
여러 가지 경험을...
구름이,
한방에 걷히면 좋은데...
노란 단풍이,
온 산에 물들고 있지만,
구름에 가려 조금은 아쉽기만...
그래도,
치적에 있는,
상수리나무 단풍을 즐기며 산행을 했고...
산 정상은 암울하지만,
도심 구간은 서서히 시야에 들어오고...
그런데,
산 아랫부분은,
아직도 푸른 모습이네요!!
어쩌면,
이상 기온으로 인해,
가을이 더디게 내려가고 있는 듯...
헉,
정상도 드디어 구름이 걷히고...
부지런히 오르면,
멋진 단풍과 함께,
도심을 조망할 수도 있을 듯...
물론,
그때까지,
구름이 사라진다면...
싸리나무는,
이제 가을이라며,
잎을 떨구려고 하는데...
소나무는,
이제 자신의 계절이 온다며,
반기는 분위기고...
어째튼,
조만간 눈보라가 몰아치면,
소나무의 기개를 느낄 수 있을 듯하고...
아뿔싸,
정상은 다시 안갯속으로...
정상뿐만 아니라,
산은 점차 미궁으로 빠져드는데...
이러다가,
처녀귀신이 나와,
날 잡아먹을지도... ㅎㅎ
들국화(감국)는,
절대 그럴 일이 없다며,
'걱정도 팔자'라고 한마디...
그동안 가물어서 그런지,
꽃이 조금 부실하지만,
안부를 전해줘서 고맙다고 화답을 했고...
다음은,
산에 피어 있는,
여러 야생화와 함께 산행을...
국화 종류인,
쑥부쟁이입니다.
일부는,
가물어서 꽃이 지고 있지만,
이 녀석은 가을비에 활짝 피었고...
쑥부쟁이 곁에는,
구절초도 활짝 피었네요!!
들국화도 쑥부쟁이도 구절초도,
모두 은은한 향기를 뿜으면서,
비 오는데 날궂이 한다며 안부를 전하는데...
나는,
이게 좋다고 응수를 했고...
산부추도,
가을이라며 조그만 꽃을 피웠고...
아마도,
긴 여름 견디면서,
엄청 힘들었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라색 꽃을 활짝 피웠네요!!
정상으로 가는 동안,
이미 안개는 가득 찼고...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서,
멀리 있는 도심은 아니라도,
주변 단풍이라도 보였으면 했는데...
과연,
안개가 도와줄런지...
야속하지만,
단품은 이 정도가 전부이고...
몇 나무 더 있었지만,
모두가 단풍이 들기 전에 말라버렸고...
암튼,
올해 관악산 단풍은,
"꽝"인 듯...
촛대바위도,
내 의견에 동감한다고...
그리고,
주변을 없애 버린 안개는,
한동안 지속 될 거라고 귀띔을...
암튼,
마음을 비우고,
연주대로 가는데...
붉게 물든 단풍이,
반갑다며 인사를 건네고...
다른 나무들은,
잎이 말라서 떨어지는데,
단풍이 곱게 들어서 보기 좋다고 화답을 했고...
어쨌든,
이 단풍을 끝으로,
화려한 모습은 보이질 않았고...
정상이 코앞인데,
아직도 안개만 자욱하고...
그나마,
푸른 소나무가,
운치를 더해줘서 좋았고...
그런데,
이 나무는,
흙 한줌 없는 곳에서 뭘 먹고 사는지??
정상인데,
지척에 있는 축구공도 보이질 않고...
비가 온다고,
한 사람도 찾질 않았네요.
그래서,
일행과 오붓하게 정상을 즐겼고... ㅎㅎ
연주암 응진전에도,
안개비가 내리고 있는데...
일행은,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를...
참고로,
이 아가씨는,
천주교 신자인데... ㅎㅎ
팥배나무 열매에는,
빗방울이 영롱한 모습으로...
비가 내리지는 않지만,
습한 안개로 인해,
열매에는 빗방울이 늘어만 가네요!!
이제,
점심을 먹으려 하는데...
연주대를 떠나며,
텅 빈 관악산에서 인증을...
비와 안개가 많아서,
오늘 운이 나쁘다고 생각했는데...
날씨 덕분에,
평소라면 있을 수 없는,
이런 호사도 누릴 수 있고...
들국화(소국)도,
가을비에 촉촉이 젖어 있는데...
그동안,
너무 가물어서 그런지,
꽃잎이 제각각이네요!!
암튼,
이런 모습도,
가을을 말해주는 듯하고...
전망대에서,
응진전을 바라보는데...
짓궂은 안개는,
자꾸만 시야를 가리기만 하고...
그래도,
이 정도에 감사하며,
잠시 여유를 즐기고 있는데...
십여분 지났을 때쯤,
주변이 점차 밝은 모습으로...
환한 모습은 아니지만,
지나온 봉우리라도 볼 수 있으니,
진심으로 감사했고... ㅎㅎ
역시,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일행의 간절한 기도 덕분인 듯... ㅎㅎ
연주대 뒤편에는,
단풍이 제법 유명한 장소인데...
이번에는,
날이 더워서 그런지,
아직도 나뭇잎은 푸르기만...
그런데,
딱 한나무만,
붉은 모습으로 반겨주었고... ㅎㅎ
도토리나무 종류는,
노랗게 물들려 하지만...
단풍나무들은,
아직도 푸른색으로...
암튼,
촉촉이 젖은 등산로를 지나서,
관악식당으로 갑니다.
식당에 자질 잡고서,
라면과 막걸리로 점심을...
식사를 즐기는 동안에도,
안개는 줄었다 늘었다를 반복하는데...
오늘은,
안개 산행이라 생각하며,
하산을 시작합니다.
내려가는 길에,
구절초가 한 무리 피었는데...
모두가,
한 방향을 바라보고 있네요!!
나도,
그곳을 바라보는데...
구절초가 가리키는 방향에는,
산 정상까지 안개가 걷히고 있고...
저곳을 바라보면서,
조금 더 있다가 내려올껄 하는 생각이...
그래도,
이런 상황을 알려준 구절초가 고마웠고...
해가 중천이지만,
분위기는 해거름처럼 느껴지고...
더구나,
소나무 술을 걸을 때는,
어둠 컴컴하기도...
암튼,
부지런히 내려가서,
시원한 맥주나 한잔...
더 이상 없을 줄 알았는데,
키 작은 단풍나무가 붉게 물들었고...
암튼,
어쩌다 하나씩 보이지만,
단풍나무를 보면서 가을을 느낄 수 있고...
이 나무를 지나고 나서는,
단풍보다는 봄의 기운을... ㅎㅎ
진달래는,
내년을 기약하면서,
꽃눈이 몽실몽실 맺혔고...
긴 겨울 지나고,
눈이 녹을 무렵이면,
꽃이 붉게 피길 빌었습니다.
참고로,
진달래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지만,
요즘은 참나무에 밀려서 서식지가 줄고 있다고...
오래된 참나무 고사목에,
검은비늘버섯 삼 형제가 터를 잡았고...
식감은 부드럽고,
고혈압에 효과가 좋다고 하는데...
그리고,
버섯 어디에도 검은색이 없는데,
왜 검은 버섯이라는 이름이 있는지...
항상 들러서,
물도 마시고 머리도 감는 장소인데...
오늘은,
평소와 다르게 물이 줄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평소처럼... ㅎㅎ
산행은,
머지않아서 마무리되는데...
산 아래에도,
사람은 전혀 보이질 않고...
역시,
날씨가 궂으니,
산은 여유를 찾는 모습이고...
입구에는,
죽단화가 철없이 피었고...
이 나무는,
매화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지만,
꽃모양이 매화를 닮아서 황매화라고 하고...
또한,
황매화는 꽃이 홑꽃인 반면,
죽단화는 이렇게 꽃잎이 무성하게 핀다고...
산행을 마치고,
뒤풀이로 치킨에 맥주까지...
얼큰하게 취해서 집에 오니,
동생이 보내준 수박이 떡하니...
철도 아니지만,
수박은 노란색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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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을 다녀오고,
피곤하지만 관악산을 찾았는데...
구름도 좋고,
산도 좋았습니다.
물론,
관악산에는,
아직 단품은 없었지만...
조만간,
단풍이 곱게 물들면,
시간 되는 사람들과 함께 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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