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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LG전자 MC사업부(단말기 사업부) UI 부분에서 발표가 났네요.
좋은 결과 때문에 기분은 참 좋은데 디자이너분들이 잘 할 수 있는 부분인데 디자이너분들의
지원이 별로 없었던 것 같아서 아쉬워서 한번 글을 써보겠습니다.
시각 디자인을 하신 많은 분들이 UI 라는 것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실 것이고
특히 핸드폰 UI라고 하면 재미있고 장래성이 좋아 보이는 부분이기에
평소에 눈여겨 보셨더라면 도전할 수 있는 진입 장벽이 경험에 의해서 차단 되진 않는 분야인 것 같은데
디자인과 분들이 많이 지원을 안하신 것 같더군요.
면접은 기흥에 있는 MC 단말기 사업 R&D센터에서 봤습니다.
가산동의 특성상 건물들이 다 쌔건물이고 큼직 큼직 하더군요.
현대적인 느낌이 확 드는 엘지 단말기 사업부 건물이었습니다(디자인적으론 재미 없지만)
MC사업부 공고가 났을때 UI, GUI, Flash UI 이렇게 모집 공고가 났었는데
전공 분야가 딱히 나와있지 않은데다가 영어로 써 있어서 기회를 놓치실 분들도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만.. 면접장에 가 보니 역시 그런 것 같더군요.
디자인 전공자는 많지 않았습니다.
산업공학과 분들, 영상 미디어 분들. 그리고 디자인 전공자들 이렇게 3 부류가 기본적으로
소신 지원을 하고 1차 서류 합격과 필기 시험을 통과 하고 나면 UI부분으로 선택을 해서
지원을 할 수도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UI라는 것이 논리적인 구조에 대한 연구를 하는 부분이라
딱히 전공을 나눌 이유가 없어보이지만
전공을 가리지 않고 뽑는 것으로 보아 시각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부분 보다는
주로 쉽게 말하면 기획 부분의 일과 많이 연관이 된다고 보여지더군요.
대기업의 사람 뽑는 기준이라는 것이 0명 혹은 00명 이런식인데
그것은 지원자들의 수준이 좋으면 더 뽑고 안 좋으면 덜 뽑는 그런 여유 때문인데
LG의 경우 그것이 더 심하다고 하더군요.
진행자분들도 그래서 경쟁률에 대해서 이야길 못하겠다고 하시더군요.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면접은 3가지로 진행이 됩니다.
1.PT면접(주제는 자신이 가진 능력이 핸드폰 사업부에 어떻케 활용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 PT하라)
2.인성면접
3.영어면접
PT면접의 경우 2~3장을 출력해와서 5분 정도 면접관들 앞에서 PT를 하는 것인데.
말만 이렇지 결국 자기소개라고 보시면 됩니다.
3명의 지원자가 4명의 면접관과 진행되는 다대다 면접 진행방식이며 면접관중 한분은
단순한 진행만 주선하시다가 영어 면접을 할때 질문을 하시고 자세나 말투등을 평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저희조 같은 경우는
한명은 한양대 전자과에 외국에서 중학교 고등하교 졸업하고 온 영어에 자신감이 있는 타입의
지원자였는데 UI에 대해서 아무런 지식도 없으셨고 자세도 굉장히 불성실해 보였습니다.
한분은 아주대 미디어 학과 분이셨는데 준비를 엄청 해 오셨고 핸드폰에 대한 지식 자체도 굉장히
많으신 것 같았습니다. 사운드에 관심이 많아서 핸드폰 벨 소리를 직접 녹음해서 다닌다고 하시더군요.
면접관님들과 가장 대화를 많이 하신 분이셨습니다.
면접을 하면서 느낀 것은 면접관들은 기본적으로 공학을 베이스로 일을 하시는 분들이지만
일 자체는 UI를 알고 계시는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공학적 마인드 보다는 합리성? 공리성? 등에
대한 연구 이기 때문에 디자이너가 소양만 갖추었다면 저는 훨씬 더 유리한 점이 많다고 느꼈습니다.
LG핸드폰의 UI에 대해서 이야기 해 봐라 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굉장히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저는 이야기를 했거든요.
개인적으로 디자인을 욕망의 제어라고 생각하는데 우리나라 핸드폰의 UI를 보면 기술을 보여주기
위해서 3D 이미지로 빙빙 돌려서 화려하게 보여주려고 하는데 왭 디자인에서 예전에 그러한 UI들이
유행했지만 이젠 가벼운 움직임이 대세인 것 처럼 우리나라 모바일 기기들도 이미지에 대한 표현 욕구를 절제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뭐 이런.. 어떻케 보면 LG전자 핸드폰의 UI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그냥 디자인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만 했는데도 굉장히 호의적인 반응을 보여주셨습니다.
질문들은 대부분 디자인 수업을 하다보면 생각하게 되는 주변의 생활 기기들에 대한 새로운
관점에 대한 것들이었습니다. 어떤 물건에 대한 평가를 해보고 왜 그것이 혁신적인 것이며 어떻케
대중화 할 것이냐 뭐 그러한 것들이었습니다. 사실 디자인 수업을 하면서 많이 단련 되었던 것들이었어서 디자이너들이 많이 지원했다면 정말 많이 뽑히겠구나 라는 느낌을 받았고 한번 더 아쉬웠죠.
결국 PT면접과 인성면접은 동시에 별 구분 없이 진행 되었고
마지막으로 영어 면접...정말 허무했습니다. 면접 진행하시는 분이
"어제 무엇을 했는지 영어로 이야기 해 보라" 라고 이야기 했고
그걸로 끝... 여긴 정말 순수하게 R&D연구만 하는 곳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어 평소때 열심히 하신분들은 조금 실망하실 부분인 것 같네요.
토요일 8시에 면접이 시작이었는데 끝나고 나니 9시 15분 정도.
이렇게 빠르게 끝난 면접은 처음이었네요.
대기업은 정말 얼마나 말을 잘 할 수 있느냐로 사람을 뽑는구나 라는 것을 계속 느끼는 요즘 입니다.
디자인 수업을 할 때 PT등을 통해서 말하는 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학교 다닐 땐 디자인의
본질과 반대편에 서 있다는 느낌이었는데 대기업에서 원하는 디자이너의 역량이란 것은 그쪽이
더 강한 것 같아요.(물론 회사마다 다르겠지만요)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디자이너들이 대기업의 서류만 통과할 스펙을 갖춘다면
홍보/인사/교육/영업 등 많은 부분에서 대기업들의 시선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이야기 하는 디자인의 시대에 전공무관으로 사람을 뽑는 부서라면
무엇을 하든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것이 중요한 이 시대에 ppt를 만들어도 조금 더 이쁘게 만들 수 있는 디자이너의 능력은 분명히 플러스 요소이고
창의력에 대한 훈련을 대학 내내 하는 디자이너들의 교육과정을 표현할 수 있다면 시대가 원하는 창의적인 인재로서 자신을 포장하기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꼭 이미지를 다루는 디자인이 아니더라도 "인간을 아름답게 만드는 학문"인 디자인은 어떤 분야를
가서도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사회에 인문학을 전공한 법조인. 사회학을 전공한 법조인. 의학을 법조한 법조인과 같이 다양한 법조인이 법에 대한 인식을 풍부하게 만들듯이 디자인을 정공한 홍보인. 디자인을 정공한 인사 담당자. 디자인을 전공한 영업사원등 많은 부분에 우리 스스로 도전하면 결국 상대적으로 처우가 열악한 디자인에 대한 실질적인 개선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괜히 글이 길어졌네요. 다음에 또 기회가 닿으면 ^^;
첫댓글 디자인도 공채가 잇었군요...혹시 제품도 공채가 있었나요?
정말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디자인 전공해서 꼭 디자인만 하란 법은 없는 것 같습니다. 또한 디자인의 정의와 나아갈 방향 역시 그러한 것 같습니다. 어찌보면, 오로지 디자인만을 고집하며, 디자이너만이 되기를 고집한 결과, 현재 디자인 전공자에게 척박한 상황이 온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디자인학을 배움으로써 정말 많은 곳으로 응용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개개인이 단지 한 곳만 보며 넓게 보지 못하는 것, 혹은 그 만큼 다른 분야에 대한 지원에 두려움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UI디자인 전공자이면서도 LG전자 공채를 제대로 알지 못했네요. 말씀 감사합니다.
제품은 거의 몇몇 정해진 학교에서 4학년학생들이 여름방학인턴한 다음 그 중에서 뽑습니다. 간혹 인원충원이 많을 경우에는 추천으로도 뽑구요.
-_-???님 후기 감사해요. 후기 꼭꼭 챙겨보고 있는데 글 잘 쓰시는 걸 보니 말씀도 조리있게 잘하실거 같아요. 아마 면접도 잘 보셨을듯 ^^ 마지막 부분은 교수님께서 하신말씀같네요ㅎㅎ 암튼 감샤
나는 왜 떨어 졌을까...
저두 공감이요!! 저두 디자인만 고집했는데 지금은 늦게나마 다른 분야쪽으로 원서넣고 있습니다. 인간을 아름답게 만드는 학문 -> 이부분이 맘에 드네요....생각이 좁았던 제자신을 반성하며 오늘도 닥자소서질하러 휘리릭~ 게시판 읽다 보니 전에 아모레 오후실기 보셨던 남자분 같은데 맞으신가요?...전 낙방한 또다른 오후반 남자지원자에요ㅎㅎ 암튼 -_-??? 님 정보 감사하고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랍니다!!
바보곰곰님의 말씀이 맞는 것 같아요. 제작년에 학교에서 교수 추천으로 많은 분들이 엘지로 가셨어요. 저렇게 그냥 추천하면 바로 가는거야? 라고 조금 의아해했던 적이 있었어요. 물론 추천으로 가신 분들이 다 잘하는 분들, 아니 진짜 잘하는 분들이라서 교수님때문에 팔려간다는 생각도 했으니 효율적인 측면에선 괜찮겠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시대적 흐름인 열린 채용을 엘지는 적어도 디자인 분야에서는 안하는 것 같아요.
대학다닐때 교수님이 귀따갑도록 User interface에 대해 가르치셨는데... 정작 졸업하고 취업하려니까 그와 관련된 채용이 적어 실망하다... 이글을 보니... 참... 뭐랄까 안타깝네요
잘봤습니다 ^^ 저도 UI에 관심이 많은 학생인데요 'UI디자인'이라는것은 결국 사용자가 마주하는 모든 환경에 해당하는 것 아닌가요? 휴대폰 UI, 웹 UI 이런식으로 분야별로 붙는 이름이라고나할까.. 갑자기 개념이 안잡혀서요 ㅋㅋ 그리고 'Flash UI' 가 따로 있었다는것은 'UI' 분야에서는 플래시 등의 움직임을 다루는 툴을 못해도된다는건지 궁금해요~ 그런데 -_-???님께서 시각디자이너들에대한 안타까움을 이야기하셨지만 전체적으로 글에서 풍기는 느낌은 약간 산업,제품디자인 느낌+연구직 느낌인데요ㅋㅋ그렇기때문에 저같이 과학적논리 등에 약하고 2D만을 다루는 시각디자이너는 UI가 여전히 어렵게느껴지네요ㅋ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좋은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