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라스베이거스서 개최 CES 2020 '상호 비방 금지'로 휴전 가능성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치열하게 벌여왔던 '8K TV 화집' 공방이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20'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CES 2020을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전시 참가 계약서 내에 업체간
상호 비방 금지 조항을 뒀다.
CTA는 계약서 약관 19.21조를 통해 참가업체는 참가자 제품만을 전시할 수 있으며
관람객이 보기 부적절하고 공격적인 콘텐츠 전시 및 시연을 자제하도록 했다.
CTA는 원칙 위반 전시업체를 전시장에서 철수시키거나 시정 요청을 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
CTA가 비교전시 등을 통한 특정업체 비평 전면금지에 나서면서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유럽가전시회 'IFA 2019'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간 벌어졌던
TV 전쟁은 되풀이 되지 않을 전망이다.
당시 LG전자는 IFA 2018 내 자사 전시장에 화질 비교 시연 코너를 만들고 삼성TV를 공격한 바 있다.
비교 대상은 올레드 TV와 QLED TV가 아닌 나노셀 TV와 QLED TV였다.
LG전자는 삼성 등에서 출시하는 QLED TV는 LCD TV의 일종이기 때문에 올레드 TV와는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의 화질 선명도(CM) 평가에서 LG 나노셀과 올레드 TV는
모두 기준치인 50%를 넘었지만 QLED TV는 12%에 그친다며 삼성전자를 사실상 겨냥했다.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박형세 당시 LG전자 TV사업운영센터장은 '(삼성전자 TV는 ) 해상도 기준으로는 8K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이후 LG전자는 삼성 QLED TV를 깎아내리는 듯한 광고와 별도 브리핑으로 공세 수위를 높였다.
삼성전자도 같은날 브리핑을 통해 '8K TV화질은 CM 값이 아니라 광학적 요소와 영상처리 기술 등
다양하고 복합적 요소를 고려해 평가돼야 한다고'고 반박했다.
양사의 8K 화질 논란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서로의 TV 광고를 제소하면서 더욱 과열됐다.
9월 말 LG전자는 QLED TV는 자발광이 아니라는 이유를 들어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공정위에 신고했으며
삼성전자는 약 한 달 만에 LG전자의 TV 광고가 '근거 없는 비방'이라며 맞제소했다.
이에 세계 TV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국내 두 업체가 비교 시연을 연출하면서
상호 비방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앞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0월 전자사업 60주년 기념행사에서 '같은 업종 내 대기업 간 협력이 중요하다.
내부 갈등이 경쟁자들의 어부지리가 되지 않도록 성숙한 경쟁 문화로 발전해야 한다'면서
국내 업계가 과도한 경쟁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성 장관은 CES 2020에 직접 참관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전시회에서 삼성과 LG가 상호 비방전을 자제하고 성숙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