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아픈 지체들
하늘에 세 들어 산 구름이 바쁘게 움직였다.
결이 점점 짙어 간 터라 우의를 챙겨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도중에 배스킨 라빈스 대리점에서 3가지 맛 아이스크림을 샀다.
대중병원 도착하여 ‘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
봉투에 쓰고 지갑을 열었다.
신사임당이 안 보였다.
현금 자동인출기에 놓고 왔다.
체념하고 환우 전번을 눌렀다.
깜짝 놀라며 ‘목사님! 병실 출입 어려운데 1층 카페로 내려갈게요.’
엄지손가락 끝을 절단한 환자답지 않게 표정이 밝았다.
‘목사님! 이런 사고당할 줄 꿈에도 몰랐네요.
곡성으로 귀촌 한 자연식품 분야에
권위 있는 분을 아내 소개로 친분을 쌓았어요.
같은 업종에 앞서간 분이라 도움을 주셔서
그 작업장 기계를 고쳐는 중인데 스위치를 올려 버렸어요.
순간 손끝이 잘려 나가 끔찍했네요.
응급조치 후 의사 친구의 안내로
허벅지와 엉덩이 살을 떼어 봉합 수술받았어요.
3일간 항성제와 무통 주사에 정신이 몽롱했네요.
갑자기 받은 충격에 혈당 수치, 혈압이 올랐지만 괜찮아졌어요.
그나마 마디가 잘려 나가지 않아 다행으로 여기네요.
산재 처리해 줘서 충분한 치료 받고 나가려고요.
운전하고 일하는데 별문제 없을 것 같은데
그 사모님이 몸 져 누워 버렸다 하네요.’
활동하던 사람이 창살 없는 병상에 갇힌 삶에 답답함을 드러냈다.
커피 한잔 마시며 위로하고 더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길 원하며 일어섰다.
돌아오는 길에 은행 창구에서 현금 자동인출기에 두고 간 돈,
재 입금되어 한 씨름 놓았다.
그분 퇴원하고 또 만났다.
‘목사님, 힘들 때 문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회복 잘하고 있어요. 앞으로 재활 치료도 받으려고요.
평소에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적응이 필요하네요.
궂은 날이면 약 기운 떨어진 탓에
신경이 짜릿짜릿하여 뼈를 깎는 아픔을 실감하네요.’
‘당 있는 줄 모르고 아이스크림 들고 갔는데..’
‘잘 먹었네요.’ 최근 접촉 사고로 입원한 분 소식 듣고 문자를 보냈다.
‘감독님! 뜻하지 않은 사고로 마음고생이 많으시지요.
급격한 사고라 치료 잘 받아야 후유증 없을 것 같네요.
어제 감독님 없는 빈자리가 너무 크게 보였어요.
파이팅이 약해 상대팀을 이길 수 없었네요.
아무쪼록 치료와 온전한 쉼을 통해
회복하시고 더 건강한 모습 보고 싶네요. 힘내세요.
어느 병원인지 답 주시면 달달한 아이스크림 들고 갈게요.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목사님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행히 큰 사고가 아니라 많이 다치지 않았어요.
물리치료 받고 편하게 쉬네요.
항상 열심히 운동하시는 모습에 부족하지만
더 열심히 지도해 드리려고 노력하네요.
게임할 때 파이팅 하면 더 열심히 뛰게 되지요.
문병 말씀만으로 고맙네요.
건강한 모습으로 조만간 뵐게요.
기분 좋은 하루 보내세요.’
목요일 새벽 기도를 마치고
요플레 네 봉지를 챙겨 자전거로 배달을 나갔다.
장영자 할머니 마당에서 꼼지락거리는 소리가 났다.
초인종이 고장 난 상태라 조용히 불러 전해 드렸다.
‘뭘 라고 이렇게 갔다 주시오.’
‘잘 드시고 건강하세요.’
받아 든 뒷모습이 참으로 귀하게 보였다.
정 권사님 것은 아파트 문고리에 걸었다.
건강에 민감한 분이 최근 검진 결과 위 선종 진단에 태산 같은 걱정이었다.
먼저 위로하고 금요 기도회 시간
안수 기도로 하나님의 완전하신 치유를 구했다.
지인에게 인적 사항을 보내
기독병원 소화기내과 박상욱 교수님께 진료와 처방받도록 도왔다.
박 권사님 집으로 갔다.
대문 앞 화분에 심어 놓은 고추나무가 튼실하게 커서
‘우리 주인님, 부지런하다고 자랑 질했다.’
박 권사님도 미끄러져 걷기 불편한 몸으로 치료 다니신다.
힘차게 걸을 날 기대하며 두암동 김분례 할머니 집으로 갔다.
깔딱 고개 넘기가 힘에 부쳤지만 2층으로 올라갔다.
운동복 차림이라 현관문을 열지 않고 돌아섰다.
자전거 안장에 앉자 뒷바퀴 바람이 빠졌다.
2킬로를 밀고 뛰어 수리점 앞에 세워 두고
전남대에서 하루 운동량을 채우고 왔다.
할머니 딸 카톡이 기다렸다.
‘목사님, 잘 지내시지요.
어머니 건강이 갑자기 악화되어 어제 병원으로 모셨네요.
서울에서 내려가 영양식을 챙겨 드려도
몸을 가누지 못해 자녀들이 결정했어요.
연세요양병원 보살핌이 나을 것 같아
3인실 입원시켰지만 마음 편하지 않네요.
많이 마르셨고 기력이 없으세요. 기도해 주세요.’
‘예, 권사님 알겠습니다.
아침에 요플레 2층 문고리에 걸어 두고 왔는데
동생에게 확인해 보라 하세요.
날씨가 더워 상할까 걱정이네요.
어머니 빨래가 밖에 널려 있는 것 보고 잘 계신 줄 알고 왔네요.
요양병원 면회가 되는지 모르겠네요.
연락하여 심방하고 기도해 드리겠습니다.
소식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장로님도 자반 증으로 예배 참석이 어려울 정도라 걱정이다.
발목 복성 씨 아래로 물집이 터져
따갑고 쓰려 움직이거나 서지 못할 형편이다.
흔한 증세가 아니라 밥맛 떨어지고
편한 잠을 이루지 못해 매주 대학병원 검사로 원인을 찾는 중이다.
부기가 빠지고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우리의 기도가 필요한 때다.
금요 저녁 예배 후 차량 운행하고 귀갓길에
무등산 자락을 내리막에서 차창을 열었다.
시원한 바람에 상쾌하고 기분 좋은 길이었다.
예상치 못한 개구리 합창소리 선물에 속도를 줄였다.
녹음 짙은 곳에서 푸른 울음 우는 어두운 시간 밤꽃 향기 헤치며 내려왔다.
바람이 꽃향기로 흘려 스며드는 자연을 맛봤다.
건강한 생각에 다시 돌고 싶었다.
몸 아픈 지체들 자연처럼 튼실하면 좋겠다.
2023. 6. 10 서당골 생명샘 발행인 광주신광교회 이상래 목사 010 4793 0191
첫댓글 아 멘
귀한 흔적
복된 발걸음
남기심 감사합니다.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