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전해 내려오는 까마귀 설화이다. 어느 날 염라대왕은 저승사자 강도령에게 이승에 가서 여자는 70세, 남자는 80세가 되거든 저승에 오도록 전하라고 했다. 강도령은 적패지(赤牌旨: 명단이 적힌 쪽지)를 가지고 이승으로 향하다가 까마귀를 만나게 되어 그 임무를 까마귀에게 떠맡겼다. 까마귀는 적패지를 날개에 끼고 이승으로 날아가던 중 죽어있는 말 한마리를 목격했고, 하늘을 맴돌다 땅에 내려와 말 피를 빨아먹기 시작했다. 이때 갑자기 돌개바람이 일어 적패지를 날려 버리고 말았다. 배부르게 피를 빨아먹고 나서 적패지를 찾으니 온데 간데 없자 까마귀는 그때 하늘을 나는 솔개가 훔쳐 갔다고 의심했다. 솔개는 억울한 오해를 받게되어 까마귀와 싸우게 되었고, 그 후로 지금도 까마기와 솔개는 원수가 되었다. 그러나 그때 바람에 날리 던 적패지는 뱀이 삼키고 사라졌고 뱀은 이 덕에 아홉 번을 죽었다가 열 번 다시 살아난다고 한다. 할 수 없이 이승으로 온 까마귀는 염라대왕의 진노를 살까 겁이 나서 제 마음대로 외쳐댔다. "아이 갈 때 어른 가시오, 까옥. 어른 갈대 아이 가시오, 까옥. 부모 갈 때 자식 가시오, 까옥. 자식 갈 때 부모 가시오, 까옥. 이때부터 사람들이 무질서하게 죽어 가게 되어 혼란이 생겼고, 이런 탓에 사람들은 까마귀가 울면 흉조로 보는 습속이 생겼다고 한다. 또 이 설화에 따라 잘 잊어버리는 경우를 두고 "까마귀 고기를 먹었나 " 라는 속담을 만들어 잘 잊어버리는 사람을 핀잔주게 되었다. 앞에서 보듯 까마귀는 이승과 저승을 오가며 죽음을 전하는 사자 구실을 한다. 우리 옛 풍습에 제사를 지내고 나면 젯밥과 나물 등을 대문 앞이나 울타리에 걸어두는 관습이 있다. 이것을 까마귀밥이라 하는데, 까마귀로 하여금 이승의 사람을 대신하여 저승에 있는 조상에게 음식을 가져다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런 풍습이 이어져 온 것이라고 할
출처 : 남도일보(http://www.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