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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 제48차 세계유산위 개최 예정…국내외 언론 등 현장 방문
전국에 집중호우가 예보된 가운데 울산 '반구대 암각화'가 침수 우려가 높아 국가유산청은 비상 대응에 나섰다.
이 세계유산은 해마다 물과 싸워야 한다. 암각화는 해발 53~57m 지점에 자리하고 있어 하류의 사연댐 수위가 높아지면 물에 잠긴다.
최근 기후변화로 국지성 집중호우가 잦아지면서 침수 위험은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5년간 반구대 암각화의 평균 침수 기간은 33일이다.
2023년에는 여름 장마와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74일 동안 물에 잠겼고 지난해에도 집중호우로 37일간 침수가 이어졌다.
국가유산청은 오는 19일부터 부산에서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리고 이에 앞선 17일에는 세계유산 현장관리자와 국내외 언론 등 100여 명이 반구천의 암각화를 직접 찾는다.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이후 세계 전문가들에게 현장이 사실상 처음 공개되는 자리인 만큼, 국가유산청은 장맛비 속에서도 세계유산의 원형을 온전히 보여주기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장마가 시작되면 암각화를 지키는 작업도 한층 분주해진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반구대 암각화를 중점관리 대상으로 지정해 암반 11곳에 변위계를 설치하고 10분마다 미세한 균열과 벌어짐을 측정하고 있다.
현장 접근이 쉽지 않은 만큼 영상촬영장비도 함께 운영하며 암각화의 상태를 상시 확인한다.
매일 정오에는 같은 위치에서 암면을 12차례 촬영해 변화 여부를 기록한다.
계측이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암각화가 새겨진 부분에서는 의미 있는 탈락이나 손상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 국가유산청의 설명이다.
침수를 막기 위한 대응도 이어지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에 사연댐 수위를 기상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수문 설치 공사도 차질 없이 추진해 줄 것을 요청했다.
현재 사연댐 운영수위는 52m 이하로 관리되고 있으며 올해 말부터는 여수로 수문 3기를 설치하는 사업도 추진될 예정이다.
다만 사연댐은 울산 시민의 식수를 공급하는 시설인 만큼 수위를 무조건 낮출 수는 없다. 정부는 물 공급과 문화유산 보존을 함께 고려하며 관계 지방자치단체와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세계유산위원회를 앞두고 국가유산 재난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한 단계 높이고 6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를 특별대책기간으로 운영한다.
집중호우에 대비한 현장 점검과 예찰을 강화하고 관계기관과의 공조 체계도 유지할 방침이다.
국가유산청은 반구천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와 함께 역사 문화탐방로 조성 등 홍보를 위한 작업도 추진 중이다.
한편, 반구천의 암각화는 울산 울주군 대곡천 일대의 국보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를 포함하는 약 3㎞ 길이의 단일 유산이다.
기원전 5000년부터 기원후 9세기까지 여러 시대 사람들이 남긴 암각화가 한곳에 모여 있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문화유산이다. 허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