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봄노래/
봄은 겨울의
꼬리를잡고
있다가 어느
새여름의
머리가돼버린다.
봄의 인상은
그래서 겨울
이나 여름처럼
정연하지 않다.
눈이 아직
응달에 있고
바람이 차도
나무는 벌써
움을 틔우고
풀은 새
푸르름을
채비한다.
그리고 좀
지나면
사람들이
“덥다, 덥다.”
하는데도
봄은 봄이다.
봄의 첫 도막,
가운데 도막,
끝 도막은
다른 철의
그것과는
달라도
많이 다르다.
봄바람이라
해도 찬 봄
바람이 있고
따스하거나
더운 봄바람이 있다.
꽃이 필 무렵
꽃샘 추위가 온다.
겨울 난 거지가
봄추위에 얼어
죽는다고 할 만큼
이 때의 바람은 차다.
그런데, 사람을
싱숭생숭하게
하는 봄바람,
대중가요
‘개나리 처녀’
에서 “요놈의
봄바람아“
하는 바람은
찬 바람이
아니고 훈풍이다.
얼굴과 팔다리
에 감기는
이 바람이
마음까지
간질이는 것이다.
어쨌든 봄바람의
대표는 찬 바람
이 아니다.
계절의 경계는
땅에 따라 좀 다르다.
우리는 입춘에서
입하 직전까지
봄으로 친다.
대략 2월 4일이나
5일에 입춘이 오고
입하는 5월
6일께에 온다.
프랑스에서는 춘분
(3월20일께)에서
하지(6월21일께)
전날까지를
봄으로 친다.
두 나라의
봄을 대 보면,
우리 봄의 시작은
너무 이르고
프랑스의 봄
마감은 너무
늦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체감하는
봄의 기간이
이런 날짜
구분보다는
훨씬 짧아서
그럴 것이다.
어찌된 셈인지
점점 여름과
겨울이 길어
지고 봄과 가을
은 짧아져 간다.
특히 봄의 길이
는 더 짧은 듯하다.
봄이 짧으니
예전 같지
않게 꽃들이
차례를 기다
리지 않고
다투어 핀다.
진달래,개나리,
목련에다
라일락까지
한 무렵에
어우러지는
때가 많다.
어느 때는
날씨마저
여름으로
줄달음질쳐
‘봄의 실종’
사태까지 빚는다.
춘분,추분
,하지,동지는
모두 우리
지구와 태양
에 관련된 것
이어서양력
으로는해마다
거의규칙적
으로날짜가
잡힌다.
음력으로는
종잡을 수가 없다.
농사는 해님이
돕는 것이라
달을 기준으로
만든 음력은
농사에
도움이 안 된다.
그래서 춘분,추분,
하지,동지
사이사이에
20개를 더
넘어 24절기
를 만든 이다.
24절기가 태고
적에 만들어진
것인 줄 아는
이들이 있으나,
청나라때 베이징에
와 있던 아담샬이
음력 쓰는 중국인
의 농사에 도움
되게 만든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설을 음력설,
양력설 두 가지
를 다 쇤다.
음력설은 종잡을
수 없이 왔다
갔다 하지만
그래도 대개는
2월에 온다.
한 때는 1월
에 와서
1월은 쉬는
날이 많았다.
음력은양력하고
너무벌어지면
윤달을
넣어야 한다.
박목월이
“윤사월
해 길다
꾀꼬리 울면”
이라고 읊는데,
음력 4월하고
도 윤4월이면
봄은 늘어질
대로 늘어진
봄이니
그 봄날의
해는 과연
길기도 하겠다.
‘윤사월’
이라는 말의
나긋나긋하고
나른함,
목월의 탁월한
시어 선택을 본다.
봄의 시작이라는
입춘이라 해도
2월 초순이라
중부 이북 지방
에는 겨울 눈이
남아 있고
새 눈이
내리기도 한다.
겨울의 자락이
아직 남아 있건만
봄이 왔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만큼 봄을
고대해서일 것이다.
‘입춘 대길’
(立春大吉)이라고
희망을 걸어 본다.
프랑스 사람들은
봄보다는 여름
을 더 기다린다.
그들의 봄이
우리 봄과
같지 않은 것이다.
프랑스의 봄날은
비가 부슬부슬
내리거나
하늘이
우중충하고
기온도 낮아
‘화창’하지 않다.
봄의 시작인
춘분은 별로
의식하지
않고보내고
여름의 시작인
하지 때는
‘여름 축제’
를 벌인다.
이 때쯤 되면
지열이
제법 높아진다.
우리 겨울의
추위는
유럽의겨울
보다훨씬 맵다.
봄에 대한 그리움
과 기다림,
봄이 마음에
일으키는
울림은
혹독한 겨울
을 지내는
우리에게
더 클
수밖에 없다.
우리처럼 그토록
많은 시와 노래
로 봄을 찬미
하는 사람들도
지구상에
드물 듯하다.
봄은 처녀처럼
오고(봄처녀
제 오시네),
또 음악으로
온다(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나른하고
포근한 봄은
시인 이장희의
‘봄은 고양이
로다’에서
그야말로 걸리는
데 없이 미끄러진다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향기
가 어리우도다).
시인의 봄,
가객의 봄,
봄은 따스
한 계절이다.
봄바람은따
스한 람이다.
세상 모든 사람
이 봄처럼,
봄볕처럼,
봄바람처럼
화기를띄게
되었으면한다.
거칠고
험한사람,
짜증나게
하는사람들
이 하도
많다 보니
‘두루춘풍’
이 많아졌으
면 좋겠다는
생각이든다.
그리고,
이 봄에는
봄노래
마음편히
불렀으면
좋겠는데,
카페 게시글
서정호 목사님방
봄바람 봄노래
서정호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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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18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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