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진 [권자미]
집어등 꺼진 배는 서늘하고 바다는 의외로 잠잠하였다
차고 습습한 바람이 부두로 몰려와서 모로 눕고
배는 속속 돌아오고 비린내 풍기며 사내들이 내렸다
꽁치가 없다 툴툴거리며 물옷 벗는 사내의 등 뒤 바다는 희뿌옇고
물미역 같은 여자가 고무장갑 끼고 달라들어 다라에 잡어를 받았다
사내는 이내 코 골아 바다보다 깊은 잠 속에 빠져들고
여자가 장화 씻어 졸인 가슴을 엎어 놓고
맨드라미 같은 생선 내장을 꺼냈다
바다에서 혀를 적신 해가 끝내 날아오르지 않는
다정 민박 물곰국 끓는 아침
* 다정다정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
다정 민박집에서 끓여 내오는 물곰국을 먹고 싶다.
물미역 같은 여자가 끓여 팍 퍼진 흐물흐물한 하얀 살 하얀 국물이 먹고 싶다.
평화를 닮은 물곰국.
첫댓글 좋시다 ㅎ
늦은 시간까지 주방에 계셨나요.ㅎ
야수님이 끓여주는 물곰국은 칼칼한 국물일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