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떻게 하지? 따라 가야하나?"
픽이 머리를 긁적거리며 말했다.
"아니냐. 진 대령에게는 따로 연락이 없었다. 우리는 그쪽에서 신호를 보낼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돼."
보드가 수신기의 헤드폰을 내려놓으며 조종실 한구석에 누워 있는 칼을 향해 말했다.
"이봐 칼, 교대시간이다."
칼은 허리의 반동을 이용해 튕기듯이 일어나더니 말없이 다가와 헤드폰을 귀에 댄다.
"으아∼ ∼"
늘어지는 하품과 기지개를 편 보드는 칼이 있던 자리에 누워버리고 이내 코를 골기 시작했다.
"정말 우린 안가도 되는 걸까? 그 성지라는 곳 위험 할 수도 있잖아. 사실 나도 가고 싶단 말이야."
픽이 궁금증을 호소하자 칼이 물끄러미 그를 바라본다.
"넌 잠도 없냐?"
성가심 어린 칼의 물음에 거한 은 오히려 밝은 얼굴을 지어 보인다.
"어, 나 체력은 자신 있거덩. 일주일간 3시간 30분밖에 자지 않은 적도 있었어. 그 것도 일어선 체로 잠깐 졸았을 뿐이라고."
의기양양한 그의 말에 칼은 잠시 동안 머리 속에 (7日 × 24H) - 3.5H 이라는 공식을 만들어 보다 이내 지워 버린다.
"진이 명령했잖아. 연락할 때까지 절대 움직이지 말라고, 우리는 시키는 대로하기만 하면 돼. 너도 좀 서있지만 말고 가서 자라."
노골적인 표현으로 그를 쫓으려 했지만 거한 은 다시 웃어 보였다. 그리곤
"어, 나, 아까도 말했잖아. 체력은 자신 있어."
라 말하며 자신의 C 컵 가슴을 타이슨도 부럽지 않을 주먹으로 쿵쿵 소리가 나도록 쳐됐다. 잠시동안 그 모습을 지켜보던 칼은 긴 한숨을 내 쉬우며 눈을 감고 헤드폰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레피탄에 관한 보고서 2.(Report 2.)
레피탄과 프로그맨의 생식능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파충류의 그것과 사뭇 다르다. 우선 레피탄은 알이 아닌 암컷 레피탄의 배에서 나오는 체내 분만을 하며 임신 기간은 6개월, 1년에 두 번 정도씩 낳을 수 있으며 한번에 2 ∼ 3 마리의 새끼들을 낳는다. 출산 전과 출산 후의 모습은 일반 산모와 동일하지만 그 향상 속도는 3배정도 빨라 출산 후 2주 뒤면 사냥이나 기타 잡일을 함에 지장을 받지 않는다. 이런 생식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레피탄은 가족단위의 암컷과 수컷의 의지대로 새끼들의 숫자와 시기를 결정한다.
프로그맨의 경우에는 일반 개구리와 같이 투명한 알에서 태어나는데 특이한 것은 올챙이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야구공 만한 크기의 동그랗고 실리콘처럼 말랑말랑한 알들은 마을주변에 만들어둔 저수지에서 체외 수정되어 3개월의 시간을 거친 뒤 자연 부화된다. 1년에 한번 30마리 정도의 알들을 낳으며 숲 속으로 도망쳐 들어가는 몇몇을 제외한 나머지들은 프로그맨을 관리하는 레피탄에 의해 자라나게 된다. 다음은 레피탄과 프로그맨의 도표로 보다 효과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덧붙인다.
생 체 별 도 표
━━━━━━━━━━━━━━━━
평균수치
※ 위 내용은 15세 이상의 다 자란 성인 레피탄과 프로그맨을
대상으로 한 평균수치 이다.
※ 레피탄 : IQ - 87, 프로그맨 : IQ - 41
※ 평균수명 : 레피탄 - 52년, 프로그맨 - 7년
- 리나 -
성지로(To the Holyland)
이른 아침식사를 마치고 광장에 모인 일행은 놀라운 광경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곳에는 길이 11m에 달하는 거대 악어 3마리가 무리 지어 서있었기 때문 이였다. 그뿐이 아니었다. 타조를 연상케 하는 몸집에 얼굴은 목도리 도마뱀의 그것처럼 얼굴주위로 부채꼴 모양의 갈 귀가 나아 있고 몸통에는 긴 다리에 걸 맡지 않는 작은 손과 짧은 꼬리가 달려 있는 '리드라'(Ridra)라 불리 우는 파충류 10마리가 레피탄들의 주의 속에 서있었다. 거대 악어는 이들에게 '다이노 크록'(Dino Crok)이라 불리 웠으며 다이노 크록과 리드라 모두 레피탄들의 운송수단이라는 걸 란과 로베르토의 설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설명을 듣고 자세히 보니 다이노 크록의 등에 일렬로 달려있는 의자와 짐을 실을 수 있도록 대나무를 엮어 만든 트렁크의 모습이 들어 왔다.
"일기장 속에는 크록들을 사냥했다는 이야기만 쓰여 있는데 후에 레피탄들이 크록을 길들인 모양입니다."
스와르가 감탄하며 말했다. 일행은 각각 자신의 짐이 실어져 있는 크록의 등에 탑승했다. 라밍과 리나 등이 지레 겁을 먹고 탑승에 뜸을 드렸으나 대신 리드라를 타야 한다는 말에 순순히 올라탔다. 레피탄들도 하나, 둘 리드라의 등으로 올라탄다. 말하자면 크록은 마차나 수뢰의 의미로 사용되었고 리드라는 말처럼 개인의 운송수단 이였던 것이다. 탐사 팀과 레피탄들의 탑승이 모두 끝나자 다이노 크록 3마리와 리드라 10마리를 위시한 성지를 향한 행군 단은 태초의 비밀이 숨겨진 그곳을 향하여 기운찬 출발의 발걸음을 내디뎠다.
발캉(Bal-Kang)
면적 1300만 평방미터, 34만의 인구를 자랑하는 레피탄들의 수도 발캉. 비록 레피탄의 문화의 발단은 겜마성지였지만 960 여년 전 칸을 비롯한 소수의 레피탄들이 새로운 도시건설을 목적으로 찾아와 지금은 '씨드' 강이라 불리 우는 거대 강을 중심으로 있던 삼각지위에 이룩한 레피탄 최대의 도시. 돌로 다져진 넓은 도로와 담들, 회색벽돌로 만들어진 수만은 건축물들, 그 사이를 잊고 있는 무수히 많은 수로와 배수구들. 교육, 예술뿐만이 아닌 법과 왕권이 자리 잡고 있는 문화적, 정치적 수도 발캉. 발캉의 중앙에 세워진 높이 90m에 이르는 피라미드 모양의 절대 왕권의 상징인 회색 빛 성 '칸룸'. 그 칸룸의 주인이자 레피탄국의 왕인 '드칸'이 멀리 은하수를 담가놓은 듯 반짝이며 굽이치고 있는 씨드강을 바라보고 있었다. 참으로 고요하고 평화롭기 그지없는 풍경이다. 그의 인내심을 더욱 힘겹게 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예로부터 이어져 오는 왕 즉 칸의 피 속에 잠재되어 있는 전투의 필연성이 벌써 오래 전부터 내려오던 천적인 '카카드' 곤충족속들을 물리친 후로 상실감이 되어 밀려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씨드강의 물결처럼 서서히 사라져 간다는 것은 참으로 견딜 수 없을 만큼 답답하고 힘든 일 이였다. 하지만 그는 알고 있었다. 그의 피 속의 외침보다는 이러한 고요함이 자신이 위대한 칸으로서의 위치함에 더욱 커다란 힘이 되어 준다는 것을. 그래서 그는 차분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자신의 권력을 지속시키기 위해 그의 국민의 편이 되어 있어야 만했던 것이다. 그때 사자 하나가 들어와 그의 귀에 소곤거린다.
"뭐? 겜마 성지로부터 사신이?"
그는 속으로 그 촌구석에서 온 사신이라 해봤자 세금을 줄여 달라거나 발캉에서 쫓겨간 소수 카카드 족속들의 공격에 원군을 요청하는 등의 시시 컬컬한 이야기 갰거니 생각하면서도 칸으로서의 본문에 충실하기 위해 마지못해 사신을 들여보내라 일렀다. 사신이 들어온다. 왕실로 들어온 사신의 눈이 어지러이 움직인다. 이내 기가 죽은 듯한 그 사신은 떨어지지 않는 걸음을 옮겨 자신의 왕 앞에 무릎을 꿇는다. 그의 기가 죽은 것은 얼굴 위의 티끌이 비칠 정도로 매끄럽게 다듬어진 옥으로 만든 바닥 타일 때문에도, 고개를 90°로 들어 올려야 보일 듯한 높은 천장 때문에도, 멀리 씨드강과 발캉의 전경을 내다 볼 수 있는 시야에 꽉 차도록 넓은 테라스의 모습도 아닌 자신의 앞에 앉아 있는 드칸이라 불리우는 레피탄국의 젊은 국왕 때문 이였다. 서서히 고개를 들어올린다. 왕의 모습이 눈을 가득 메운다. 보통의 레피탄보다 0.5배는 커 보이는 딱 버러진 등치에 마치 잘 다듬은 칼날처럼 느껴지는 머리 위의 거대한 돌기 그것도 모자라 양 턱에 45°각도로 보통 레피탄들에겐 찾아보기 어려운 반원형의 돌기들이 각각 자리잡고 있었고 무엇보다도 공포감을 주는 전신에 회색빛깔이 흐르는 가죽은 자신 앞에 앉아 있는 자가 왕족인 칸의 피를 이여 받았음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뭔가?"
짧지만 위엄 있는 목소리였다.
"위대한 칸이시여, 소인은 겜마성지에서 비밀리에 나온 사신으로서 겜마성지에 근래에 일어나고 있는 심상치 않은 상황을 긴히 전하고자 이렇게 먼길을 왔습니다."
드칸은 속으로 생각한다.
'비밀리에 왔다고? 심상치 않은 상황?'
보다 흥미로와 진 목소리로 묻는다.
"무슨 일인가?"
"겜마성지에 신이라는 자들이 나타났습니다."
쇼크를 받은 드칸은 자신의 귀를 의심한다.
"뭐? 신?"
"예, 닥터 겜마상과 똑같이 생긴 이들이 몰려와 신으로 자처하며 머물고 있습니다."
"뭐라고!"
"그뿐만 아니라 그들은 지금 금단의 땅으로 향해 나가고 있습니다."
"금단의 땅에 그들이!"
드칸의 얼굴 근육이 무섭게 일그러진다. 사신은 깜짝 놀라 어찌할 바를 몰라한다.
"넌 누가 보냈는가? 마을의 촌장인가?"
"아닙니다. 겜마성지에는 이미 촌장의 자리가 없어진지 오래입니다. 전 마을의 사냥꾼인데 란이라는 신전의 사제와 신이라 자처하는 그들의 행동이 수상해서 이렇게 전하께 고하고자 달려왔습니다."
드칸은 내심 사신이라 속이고 들어온 사냥꾼이 못마땅했지만 그의 사연은 감히 지나 칠 수 없을 만큼 중요한 것 이였기에 다시 묻는다.
"그들은 모두 몇 명인가? 어디에서 왔는가?"
"모두 7명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하늘에서 왔습니다."
"뭐? 하늘?!"
사냥꾼의 자세한 설명이 이어졌다. 주로 신들이라는 자들이 처음에는 Y 자 모양의 새를 타고 나타났으며 다음에는 Y___Y 모양의 새를 이용해서 여러 명이 한꺼번에 이동했음을 말해준다. 오랜 물음과 답변 끝에 드칸은 사냥꾼을 내보낸다. 왕실을 나서는 사냥꾼의 얼굴에서 화색이 영역하다. 문이 다치자 그는 사자를 불러 사냥꾼의 처단을 명한다. 그를 살려두기에는 왕권의 위험이 너무도 켰기 때문이다. 다시 홀로 된 그는 왕좌(王座) 옆에 세워져 있는 돌로 만들어진 동상으로 눈을 돌린다. 닥터 겜마의 상 이였다. 레피탄국의 신이자 레피탄들의 아버지인 겜마. 하지만 드칸은 오래 전부터 겜마에 대한 이유 모를 반항심을 가지고 있었다. 왕이란 절대 적 이여야 한다는 그의 신념 앞에 종교란 그의 권위에 도전하는 미덥지 못한 옛 이야기 일 뿐 이였다. 보이는 것만이 진리요 현실이라 믿어온 그는 자신의 앞에 버티고 서있는 동상 역시 고리 타분한 과거 레피탄들의 상상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난데없이 신이라니. 그는 오래 전에 겜마성지에서 수거해온 동상의 모습을 자세히 꼬집어본다. 자그마한 체구에 가는 팔과 다리, 돌기하나 나지 않은 곱쌍한 얼굴. 맘에 드는 구석이라곤 눈곱만큼도 없었다.
'이를 어쩐다.'
고민 속에 빠진 그의 뇌 속에 여러 가지 생각들이 물 속의 물고기 마냥 오르락 거린다. 다른 건 몰라도 금단의 땅에 발을 디뎠다는 것은 묵고 할 수 없는 일 이였다. 드칸의 아버지 그의 아버지의 아버지 그전의 아버지들 때부터 내려오는 한가지의 금기, 그것은 절대로 금단의 땅, 성지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것 이였다. 그것을 어겼다는 것은 레핀탄에겐 중죄에 속하는 금기사항 이였다. 그 금기사항 때문에 그는 종교라는 새로운 개념의 법을 퍼트리고 레피탄의 평등을 외치며 몇몇 멍청한 레피탄들의 관심을 사고 있는 겜마성지에 나타났다는 란이라는 사제 놈을 죽이지 않고 지켜보고 있는 시점에서 신들이라는 자들이 왕의 허락 없이 금단의 땅을 밟았다는 것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일 이였다. 무엇보다도 아직 자신조차 가본 적이 없던 곳이 아니던가. 칸의 머리 속에 노여움이 퍼지다가 순간 멈칫한다. 그렇다 이거야말로 기회일 수 있다. 신이란 존재를 영원히 없애 버리고 완벽한 왕권을 확립시킬 수 있는, 또한 자신의 피의 외침에 답해줄 수 있는... 드칸은 생각을 정리하고 사자를 부른다.
"군대를 편성하라. 목표는 겜마성지. 출발은 내일 아침이다."
남과 여
잉 ∼ 잉 ∼ 잉. 스캇은 초 취한 얼굴로 조종실에 홀로 앉아 희미하게 들려오고 있는 수신기의 잡음과 벌써 몇 시간 전부터 자신을 유혹하고 있는 잠의 여신과의 삼각관계를 우유부단한 태도로 관전하고 있었다. 탁 탁 탁. 스캇의 등 쪽에서 요즘 들어 부쩍 그의 귀와 코를 괴롭히고 있는 소리가 들려왔다.
"바비. 이제 일어났어요?"
탁 탁 탁 탁 스캇이 다소 짜증석인 목소리를 내뱉는다.
"일어 났야고요?"
탁 탁 탁 탁 스캇은 양미간이 깊이 패이면서 뒤를 돌아본다.
"바비!"
탁 탁 탁 후 ∼ 우.
"이제 됐다."
바비가 허파 가득 니코틴 연기들 들이마시며 즐거운 미소를 지어 보냈다. 후 ∼ 우.
"너무 열내지마 어제는 네 비번 이였잖아."
스캇이 얼굴이 처참하게 일그러졌다.
"지금이 몇 시예요?! 비번 교대 시간은 몇 시구요?!"
후 ∼ 우.
"좀 늦은 것 가지고 왜 그래."
"교대 시간은 9시고 지금은 12시 24분이라고요! 그리고 기내 안에서는 금연이라고 몇 번을 말해야 되겠어요!"
바비가 다가와 스캇의 볼을 다독거린다.
"아앙. 나 자기만큼이나 담배가 좋단 말이야."
"바비!!"
스캇은 머리를 감싸고 한참을 씩씩거리다 그 자리에서 고꾸라져 책상 위에 몸을 움츠렸다. 옆자리에 앉아 자신에게 백기를 들어올리고 있는 그를 바비는 재미있다는 눈길로 지켜본다. 후 ∼ 우.
"우리아기 잘도 잔다."
스캇은 포기한 듯 꿈적도 하지 않고 엎드려 있다.
"스캇 피곤해? 화 풀어 내가 잘못 했어. 담엔 쪼금 빨리 나올게. 그러게 내가 이런 근무 같은 거 하지 말자고 그랬잖아. 괜한걸 해 가지고 혼자 짜증 내기는..."
책상을 정면으로 발아보고 있던 스캇의 고개가 바비 쪽으로 움직여 그의 한쪽 눈이 빼꼼히 그녀를 바라본다. 원망 석인 눈초리다. 바비는 여전히 웃음 담긴 얼굴로 그 앞에 돌멩이 두 개를 올려 보인다.
"기분 전환으로 재미있는 것 보여 줄까? 자봐. 불꽃 쇼다."
탁 탁 탁 바비가 돌멩이들을 부디 칠 때마다 불꽃이 어지러이 날렸다. 스캇의 한쪽 눈이 원망에서 허무함으로 바뀌고 이내 포기의 눈이 되어 다시 책상을 향했다.
"하하하. 내가 이것들을 구하려고 얼마나 애썼는지 알아? 처음엔 라이타를 만들어 보려고 마이클에게 가스와 연료 등에 관해 물어 봤는데 그가 금방 눈치 체고 잘 모른다고 잡아 때는 거야. 그래서 커크에게 밖에서 캠프파이어를 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불을 만들면 좋겠냐고 떠봤더니. 글쎄 화염방사기를 이용하라 더 라고 그래서 내가 그런 거 말고 실제 자연에 돌아간 기분으로 고대 원시인들의 방법이 없겠 야니까 바로 돌을 이용하라고 하더군. 불에 무슨 돌이 야니까. 차돌을 이용하면 금방 불을 지필 수 있다면서 아주 친절하게 가르쳐 주더군. 부싯돌이라고도 불리 우는 이 차돌은 옥수(玉髓)와 석영(石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불을 일으킬 때에는 한 손에 부싯돌을 잡고 그 위에 쑥 잎으로 비벼만든 부싯깃을 얹어 엄지손가락으로 눌러 잡은 후 반대편 손의 부싯돌로 내려치면 쉽게 부싯깃에 불을 붓일 수 있다는 거야. 그러면서 마침 자신이 가지고 있다면서 이것들을 보여줬지."
바비는 자랑스럽게 자신의 주먹만한 검은색 돌 두개를 들어 올렸다.
"하하하 나중에 이것들을 내가 라이타 대용으로 사용하는 걸 알고 커크가 얼마나 황당해 하던지 그 표정을 스캇도 봤어야 하는데."
바비는 정말 아쉽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며 계속해서 책상에 엎드려 있는 스캇의 옆구리를 쿡쿡 찔러 됐다. 스캇의 반응이 업자 바비가 다소 고고한 목소리로 말한다.
"아∼ 한국남자들은 다 그렇게 속 좁고 무뚝뚝 한거야?"
스캇이 벌떡 일어난다.
"뭐라고요?! 한국 남자가 어째?"
"호호호 농담이냐 농담. 자기 일어나게 하려고."
스캇은 아차 하는 맘이 읽었으나 때는 이미 늦었다.
"하하 한국여자들은 좋겠어 남자들이 마음 데로 움직여 주니."
스캇은 모든 걸 포기한 듯 멍하니 그녀들 바라본다. 바비는 피던 담배를 꽁초로 만들어 버린 뒤 다른 담배를 꺼내들어 입에 물었다. 그리고는 숫돌을 조심스럽게 마찰시켰다. 탁 탁 탁. 후 ∼ 우. 그 신기한 모습을 멍청하게 바라보던 스캇이 말한다.
"바비는 영국사람 맞아요? 내가 어렸을 때 영국사람들은 모두 신사라고 들었는데 바비를 보면 전혀 아닌 것 같아요."
"신사?! 하하하. 그런 게 어디 있어. 다 말이 그렇다는 거지. 우리 나라에선 프랑스인 들을 개구리라고 부르는데 스캇은 스와르씨가 개구리처럼 날뛰는 모습 본적 있어?"
스캇의 한쪽 눈썹이 ㅅ 자가 되었다.
"그런데 왜 아까 한국남자 욕했어요?"
"그거야 그냥 농담이라니까. 하하하."
스캇은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는지 무뚝뚝하게 내뱉는다.
"내가 보기엔 스와르씨가 영국사람 같고 바비가 프랑스 사람 같아요."
"하하하 이 사람이. 그냥 말이 그렇다는 거라니까. 하지만 나도 그 말엔 인정해. 그럼 스캇, 나 밥 먹으러간다."
바비는 입에서 굴뚝 마냥 계속해서 연기들 내뿜으며 일어나 조종실 문을 나섰다. 흐리멍텅한 눈으로 사라져 가는 바비를 지켜보던 스캇의 머리 속이 등이 켜지듯 번쩍였다.
"바비!! 어디가!! 비번이잖아!!!"
레피탄에 관한 보고서 3.(Report 3.)
생 체 별 도 표
━━━━━━━━━━━━━━━━━
평균수치
※ 평균 수명 : 다이노 크록 - 13년, 리드라 - 18년
- 라밍 -
The Reason of Being(존재의 이유)
차츰 나무들이 한산해지며 사이사이로 큼지막한 돌들이 보이기 시작하는 지역에서 탐사팀과 레피탄 일행은 그들 앞에 버티고 서서 그들의 행군을 막고있는 3m 남짓한 높이의 나무장송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부터가 진짜 성지로군 요."
로베르토가 말했다. 란을 위시한 레피탄들은 리드라에서 내려 장송 앞에 일 열로 늘어서더니 무릎을 끓고 절을 올리듯 장송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그 경건한 의식을 일행은 유연히 바라본다.
"우리가 가지 말아야 할 곳에 들어가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라밍의 음성에 걱정과 불안이 배어 있었다.
"저 나무를 봐요. 문자 한마디 써있지 않지만 절대 들어가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정확하게 보내고 있어요."
마이클이 장송의 모습에 질린 표정으로 손가락질을 해된다.
"자자 모두들 아시다 시피 이곳은 레피탄들이 금기시 하는 지역입니다. 이런 곳의 통행을 막자면 이런 장송쯤은 당연한 것일 테지요. 너무 신경 쓰실 필요 없을 겁니다. 이런 표시는 특히 나 미개한 종족일수록 더욱 끔직하고 무섭게 나타네는 법. 우리가 이런 것에 현혹된다면 우스운 일입니다."
스와르가 차갑게 일행의 감정을 끌어내리자 진이 그를 돕고 나선다.
"저런 할로윈 장식 따위에 두려워 할 것 없어요. 지금은 30세기라고, 모두들 곧장 전진해요."
론이 그녀를 보며 말없이 고개를 끄덕여 보이고 다시 행렬을 가다듬어 앞으로 나아간다. 의식을 마친 레피탄들 역시 리드라에 올라타고 그들을 따랐다. 일행의 행군이 다시 시작되자 론이 뒤에 앉아 있는 진을 향해 말한다.
"저것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글쎄요. 스와르씨의 말처럼 미개 종족이 위험지역을 알릴 때 주로 쓰는 방법 같지만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군요."
론이 어렵게 이야기를 꺼낸다.
"그런데, 왜 이곳이 금단의 땅으로 지정되었을까요? 이곳은 레피탄들과 신 지구의 비밀이 숨겨져 있는 곳인데 그렇다면 오히려 더욱 관장하여 보호하고 발전시켰어야 할텐데 무조건 적인 금지라니. 저런 것을 세웠다는 건 이곳에 무엇이 있는지 알고 있었다는 말인데 도대체 왜?"
"글쎄요. 하지만 캡틴의 말처럼 그곳에 가면 모든 것이 밝혀지겠지요."
그녀는 말을 끝마치며 슬쩍 뒤를 돌아 장송을 바라본다. 멀어져 가는 검은색의 장송의 위 부분에 X자 모양으로 흰 원색의 수만은 두개골이 걸려있었고 그 알 수 없는 수많은 두개골들 위로 직접 보지 않고도 확연히 알 수 있는 레피탄의 두개골이 자리 잡고 있었다. 잠시 어떻게 그 많은 두개골들을 저런 모양으로 달아 놓았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다가 부질없는 생각이라는 그녀의 이성에 부디껴 사라진다. 문득 밤이 되어서도 두개골에 남아 있는 인 성분으로 음산한 빛을 뿜으며 불청격들을 몰아낼 장송을 생각하니 레피탄들의 지혜에 다시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좀더 시간이 지나자 밤낮으로 임무에 여념이 없는 성실한 장송은 마치 먹다 남긴 솜사탕 같아 보였다. 그녀의 입술 끝이 올라간다. 앞에서는 아무리 무섭고 끔찍해 보여도 멀리서 보면 한낮 솜사탕인 것을. 그녀가 기분전환을 목적으로 론에게 말을 건다.
"얼마나 더 가야 하는 거죠?"
생각 속에 잠겨 있던 론이 깨어난다.
"아, 아마 4/5 정도 온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이 다이노 크록, 난 이게 점점 마음에 드는 군요. 마치 코끼리를 타고 정글을 탐험하는 것 같아요."
"비슷하기는 하죠. 한 여섯 배정도 크다는 것만 빼면."
2시간 뒤 일행은 암석지대에 들어섰다. 라밍은 황토 빛의 깎아지는 암벽사이로 나아있는 길을 찾아 행군하고 있는 자신들이 흡사 과거 모형 미로 속을 떠돌던 자신의 연구용 생쥐나 모르모트 같다는 생각에 피식 웃는다. 뒤편에서 그 모습을 본 리나가 묻는다.
"라밍 뭐가 우스워요?"
"아니냐. 아무 것도. 그냥 옛 생각이 났어."
라밍의 대답에 아리송한 얼굴이 된 리나가 되묻는다.
"라밍?"
"응?"
"라밍은 어떻게 생각해요?"
"뭐가?"
"그러니까, 우리는 사람이잖아요. 그리고 레피탄은 인간이 만든 생명체고요."
"지금까지의 상황으로는 물론 그렇지."
"전 아무리 우리가 그들을 만들어 냈다고 해도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라밍은 잠시 당황한 빛을 띠더니 이내 알겠다는 듯 웃음을 머금는다.
"지금 레피탄들이 우리들에게 하는 일종의 하인행위? 그게 리나에겐 못마땅하게 느껴 졌나보지?"
리나가 끄덕이며 말을 잊는다.
"그래요. 따른 분들은 특히 르베르토는 그걸 너무 당연한 듯 받아 드리지만 전 이해 할 수 없어요. 그들도 말하고 생각하고 하는 하나의 인격체예요 그런 그들의 무지를 이용해 그들을 아래 사람처럼 부리는 건 잘못된 일이라고 봐요."
라밍이 잠시 생각을 정리한 뒤 말한다.
"내 생각엔 리나의 생각도 일리가 있어. 그들이 우리를 신처럼 생각하지만 간단한 예로 우리가 우리를 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님을 신이라고 부르지 않는 것, 길러준 후에도 우리가 부모님을 계속해서 모시거나 보살펴 드리지 않는 것, 또 부모님의 의지가 아닌 우리 자신의 의지대로 우리의 삶을 개척해 나간다는 것 등만 봐도 우리는 레피탄들의 신이 아닌 창조자일 뿐이라는 걸우리 자신의 경우를 통해 입증하고 있는 것이지, 하지만 내 생각엔 그건 아직 시기상조라는 거야."
리나의 녹색 눈이 크게 떠진다.
"방금 리나는 그들의 무지를 이용해선 안 된다고 했지만 내 생각은 좀 달라, 우리는 보다 더 그들의 무지를 이용 해야해."
"예?"
리나는 라밍의 발언을 이해 할 수 없다는 거북한 얼굴빛을 지어 보였다. 그런 리나의 표정을 읽은 라밍이 그들 곁에 리드라를 타고 있는 레피탄들을 바라본다.
"우리는 분명 저들의 신이 아니냐. 하지만 우리는 저들의 창조자 즉 아버지고 어머니 인 거야. 보다 시피 저들은 아직 미개해, 과거의 인간들처럼. 그런 저들을 깨우치고 가르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난 그들의 무지를 이용해야 된다고 봐. 인간이 자식을 낳고 다 자라 성인이 되고 자립 할 때까지 부모는 같은 정성을 다해 키워내지. 그것이 태어날 때부터 부모 보다 월등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자식에게 통할 거라고 생각해? 아무리 자신을 만들어준 창조자라해도 자신 보다 못한 능력의 소유자에게 신이라 부를 멍청이는 아마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거야. 천만 다행히도 인간은 태어날 때 거의 무지의 상태로 태어나지 그런 그들이 부모를 통해 자라고 깨닫고 그리고 언젠가 부모보다 뛰어난 사람이 되지만 그때는 부모를 자신의 존재를 잊게 한 분으로서의 고마움과 존경, 사랑의 뜻으로 그들을 모시게 되는 거지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아무튼 동양에서는 그런걸 효(孝)라 불러. 효는 누가 강요하거나 강압적으로 시킨다해서 얻는 것이 아니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그런 정성이야. 그런 마음이 처음부터 월등한 능력을 지닌 자에게서 단지 만들어 주었다는 이유로는 성립 가능한 게 아니지. 레피탄들을 봐봐 그들의 키, 골격, 근육의 발달도, 신체적으로 보면 그들은 우리보다 월등히 뛰어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그런 그들이 갑자기 우리와 같은 지식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해봐. 지금처럼 우리가 안전하게 지낼 수 있을까? 내 대답은 NO 야. 우리를 배척하고 무시하겠지 더 나아가 우리가 그들을 창조했다는 진실까지 바꾸려 할지 몰라. 우리를 없애서라도."
리나의 홀린 눈에 넋이 나가 있다.
"물론 이건 최악의 상황을 이야기하는 거고, 그러니까 내 말은 레피탄들을 종처럼 계속해서 부리자는 게 아니냐. 갈등이 싸이면 언젠가는 터지는 법. 어차피 이런 관계는 오래 지속될 수 없고. 정성과 따뜻함으로 조금씩. 조금씩 그들을 가르치고 일깨워 나가자는 거야. 언젠가 훌륭한 이성의 존재로서 우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때까지. 서로 조화롭게 말이지."
리나는 허공 속에 되네 인다.
"결국 다시 원점은 조화."
라밍의 안경 뒤에 가려진 얇고 긴 눈이 초생달처럼 더욱 가늘어진다.
"미안 너무 어렵게 설명했지?"
"아 아니에요. 전 생각지도 못했던 훌륭한 이론이에요."
"이론 일 것까지."
라밍이 멋쩍은 얼굴로 부인한다. 리나가 푸념스레 말한다.
"후 ∼ 갑자기 제 자신이 바보처럼 느껴지네요."
"응? 왜?"
"제가 이곳에 온 목적 중 하나는 팀원들의 카운슬러인데, 솔직히 자신도 있었고요. 그런데 지금 보면 전 진정한 카운슬러의 목적 즉, 사람들의 마음을 가라 안치고 다독거리고 이해시키고 깨닫게 하는 그런 일에 전 전혀 소질이 없는 것 같아요. 다른 분들은 다들 한가지나 그 이상의 분야에 최고 엘리트들인데 전 솔직히 아무 것도 아니잖아요. 세이비어들의 기초적 과학지식과 우주상황에 길들여져 여러분께 조금 이나마 도움이 되고는 있지만 근본의 임무인 카운슬러는..."
리나의 입에서 긴 한숨이 세어 나온다.
"리나 솔직히 나도 처음엔 리나처럼 어린 소녀가 우리들의 카운슬러가 된다는 말에 놀랐었어. 카운슬러란 사람들의 마음을 읽을 줄 알고 또 만져 줄 수 있어야 하는데 리나는 아직 사회 경험도 없을뿐더러 사람들과의 접촉도 전혀 없었잖아. 그런데 지나고 보니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카운슬러의 역할은 꼭 남들의 마음을 이해 시켜주는 것만은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어. 바로 리나를 보고 말이야."
리나는 자세를 구부려 귀를 바짝 가져갔다.
"리나는 마음과 마음을 연결해주는 카운슬러 같아."
"예?"
"솔직히 리나는 우리와 달리 세이비어들에 의해 길러졌잖아. 태어난 곳도 지구가 아닌 우주이고, 하지만 리나를 볼 때면 난 지구에서 태어나고 자라난 인간들보다 더욱 인간적인 모습을 보게돼. 음... 깨끗하다고 할까?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그런 아이들 같은, 하지만 충분한 지식을 갖추고 있는..."
라밍이 잠시 숨을 고른다.
"좀 어렵나? 그러니까 내 요는, 리나의 마음이 너무 맑고 깨끗해서 우리와 다른 사물들과의 중심의 위치에 설 수 있단 말이야. 인간에게 기울이지 않고 또 다른 사물에 기울이지 않고 중심의 자세에서 공평하고 합당하게 모든 걸 풀어 갈 수 있는 힘. 우리와 다른 사물 그리고 우리 스스로의 매개체 역할이 되어 줄 수 있다는 거지. 그건 아주 어려운 일이야 특이나 나나 다른 탐사요원들에겐 절대 가질 수 없는 능력이고. 아까 레피탄에 관한 리나의 생각 같은 것이 바로 그 증거지. 리나는 보다 자신을 가져야돼. 분명 세이비어들이 이 탐사에 리나를 지목한 이유는 그런 것일 테니까. 힘내라고."
"고 고마워요."
리나의 청초한 얼굴에 화색이 돌기 시작했다.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일행은 좁은 협곡 사이로 접어들고 있었다. 좁은 공간 때문에 행렬은 길게 늘어서게 되었다. 선두 다이노 크록위의 지도를 펼치고 있던 로베르토가 속으로 부르짖는다.
'다왔어 거의다.'
그때 진의 외침소리가 들려온다.
"선두 정지!!"
로베르토가 놀라 그녀를 돌아봤다.
"무슨 일 이십니까?"
"오늘은 행군을 멈추고 우회 헤서 계곡 입구에서 야영하기로 한다."
로베르토가 강하게 반박한다.
"무슨 소리입니까. 목표가 코앞인데."
진은 실 날 같은 음성으로 받아친다.
"이미 시각이 늦었다. 곳 해가 질 거고 이런 좁은 공간 속에서는 달의 영향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어두울 뿐더러 비상사태 시에 퇴로가 확보되지 않아 위험하다 오늘의 행군은 여기서 접는다."
"진, 아직 모르겠습니까? 바로 저 앞에 모든 진실이 숨어 있단 말입니다."
"로베르토! 난 너의 상관이다 그리고 지금 난 야영을 명했고."
로베르토의 입가가 심하게 구겨졌다.
"당신이 나의 상관이라 해도 우리 곁에 있는 레피탄들이 누구를 따를 것 같소."
진이 대답 없이 차갑게 그를 노려본다. 이 험악한 분위기 속에 모두들 쥐 죽은 듯 조용히 사태를 관망하고 있었고 레피탄들은 신들의 충돌에 적지 않게 당황한 몸짓을 보이며 흥분해했다. 론이 사태 수습에 나선다.
"자자 왜들 이러 십니까. 로베르토는 레피탄들의 아버지이기 전에 우리 팀의 멤버임을 잊지 마시기 바라겠습니다. 그리고 팀의 군사분야 대장인 진의 뜻에 따라 오늘은 모두의 안전을 위해 계곡 입구에서 야영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론은 로베르토의 따가운 시선을 받았으나 개념 치 않고 곧장 란에게 명했고 곳 일행은 야영지를 향해 우회했다. 다이노 크록의 기수를 돌리며 진이 낮게 읊조린다.
"고마워요."
론은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천만 에요. 모두의 안전을 위한 일인 걸요."
"로베르토는 변했어요. 그는 자신이 진짜 신 인줄로 알고 있다고요."
"알고 있습니다. 권력에 대한 도착증세를 보이고 있어요. 진의 말대로 조심해야 해야 될 것 같군요. 앞으로 그를 주시하시기 바라겠습니다."
"예. 캡틴."
로베르토는 성난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어금니를 지긋이 깨물었다.
'급할 것 없어. 내일 아침까지만 참으면 되. 내가 그 비밀을 손에 넣게 되면 그때 난 진정한 신이 되는 거다. 신이...'
출병(Troops)
다이노 크록 장갑부대 300, 리드라 기병부대 600, 레피탄 보병부대 1400, 프로그맨 보병부대 700, 도합 3000천 마리의 크고 작은 파충류들이 발캉의 중심 칸룸 앞 대 광장에 모여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출병의 명분은 겜마 성지에 나타난 신들을 맞이하기 위해서였지만 행렬의 선두에서 다이노 크록 2마리가 끄는 황금색 지휘용 전차에 올라타고 있는 레피탄의 왕 드칸의 마음속은 벌써 신들의 피로 물들어 가고 있었다. 스릉 ∼ 드칸의 상아 빛 본 블레이드(Bone Blade)가 하늘을 찌르며 튀어 나와 광장에 몰려나온 모든 레피탄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나. 레피탄의 왕 드칸은 자비로이 우리를 위해 내려오신 겜마의 후예들을 맞이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난 성지에 갈 것이며 지혜로운 그들을 만나 우리 레피탄들을 위한 깨달음과 영원한 안식을 찾으리라!!!"
"드르르르르라!!!!!"
엄청난 환호성이 발캉의 대기를 뒤흔든다. 드칸의 블레이드가 전방의 공기를 가르자 다이노 크록, 리드라, 레피탄, 프로그맨 순으로 이루어진 대 군단의 행군이 시작된다. 선두 다이노 크록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긴 행렬의 두꺼운 다리가 마치 지네의 그것처럼 정신없이 움직인다. 5열 횡대를 이루고 있는 이들은 선두 부대로서 전방의 장애물을 없애고 다듬어 후방부대들의 진군을 도울 것이다. 그리고 리드라 기병부대. 빠른 기동력을 앞세워 행렬의 좌 우측 양날개가 된다. 중심부의 중무장한 레피탄 보병들과 후방에 진군에 필요한 잡동사니 및 식량을 보호하고 나르는 프로그맨 보병부대가 기세 등등하게 나아간다.
"드르르르라!!!!"
계속되는 환호 속에 드칸이 생각한다.
'영원한 안식을 찾던가 아니면 안식을 주던가.'
"드르르르라라라라!!!!"
드칸의 외침이 하늘을 갈랐다.
Password(암호)
무겁게 턱을 어루만지며 은회색 티타늄 석판에 새겨진 문구들을 올려다보고 있는 스와르의 눈빛이 아침의 태양으로 인해 더욱 강렬하고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그 옆으로 라밍과 론 그리고 커크, 마이클 등이 저마다의 지식 속으로 파고들어 문구들의 의미를 해석함에 정신이 없었다. 구석에 서있는 로베르토는 이미 포기해 버린 듯 벌거진 눈을 하고 일행중의 누군가가 문구의 해답을 찾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필시 그는 야밤에 이곳을 찾아와 밤새도록 문구들의 의미를 되세기다 돌아갔으리라. 문구보다도 그런 일행들의 모습에 더 관심을 보이던 리나의 시선이 일행의 공통 관심사가 되어버린 그 문구주위로 옮겨간다. 야영지에서 계곡을 타고 불과 1km 도 안 되는 곳에 위치해 있던 이곳은 일행들의 목적지인 겜마성지, 바로 "Noah"s Arc-2000" (노아의 방주-2000) 이라는 구 미국의 특수제해대피 시설. 핵, 지진, 홍수 등 어떠한 악조건에서도 버텨낼 수 있도록 특수 설계된 이 지하 방주는 주변의 단단한 암석층과 맞물려 1000년이라는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건재한 모습으로 지금 일행들 앞에 버티고 서 있었다. 말발굽을 비스듬히 세워놓은 듯한 가로 4m, 세로 5m에 이르는 거대한 방주의 입구에선 숫한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며 태초의 비밀을 침묵해온 고뇌와 알 수 없는 경건함마저도 느껴지는 듯 했다. 그 묵직한 입구의 위쪽에 위치해 있는 석판에는 네 줄의 짧은 영문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Chosen One,
Birth from the Shell,
B.bird never return,
Step to the Land.
"선택받은 이, 껍질에서 태어난 생명, 돌아오지 않은 새, 땅으로의 귀환."
리나가 조용히 문구 읽기를 마치자 스와르가 입을 연다.
"이건 일종의 암호 같군요."
"맞습니다. 암호예요. 저 문 오른쪽에 달려 있는 숫자 단말기로 입력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제길. 겜마의 일기장 속에는 이런 암호가 존재한다는 어떠한 얘기도 쓰여있지 않았다고요."
로베르토는 다잡은 먹이를 놓친 살쾡이처럼 핏발선 목소리로 내뱉었다.
"겜마, 그 자가 일부러 가르쳐 주지 않은 것일 수도 있죠. 단말기만 존재했다면 모르나 이런 암호의 힌트가 쓰여져 있는 이상 암호의 뜻을 풀 수 있는 지식의 소유자가 이 방주의 손님이 되었으면 하는 그런 바램이 섞여 있을 수도 있단 말입니다."
스와르는 얼음장처럼 차갑게 말하며 로베르토를 쏘아보았다.
"쳇. 그럼 당신은 이 암호를 풀 수 있단 말입니까?"
로베르토의 외침 가까운 말에 스와르는 조용하지만 단호한 음성으로 말했다.
"물론이요."
문구에 박혀 있던 시선들이 스와르를 향했다.
"저 정말 암호를 풀었단 말입니까?"
마이클이 자신의 뱃살을 불끈 쥐며 물었다. 사람들의 시선을 확인한 스와르는 시린 미소를 지어 보이며 단말기를 가리켰다.
"우선, 이 단말기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누를 수 있는 버튼의 수는 0번부터 9번까지의 수와 엔터 키까지 모두 11개. 즉 알파벳이 없는 것으로 보아 숫자 암호를 필요로 합니다."
"누구를 바보로 아는 거야?! 그 정도는 나도 안다고."
로베르토가 발작적으로 소리치자 론이 눈짓을 보냈고 진이 말리고 나선다.
"로베르토! 가만있지 못하겠나?"
로베르토가 찔끔 한 사이, 론이 부드럽게 말한다.
"스와르씨. 계속하시지요."
불쾌감이 가시지 않은 얼굴로 스와르가 말을 잊는다.
"다시 말해서, 이 문구들은 특별한 숫자들을 나타내는 것 일 겁니다. 게다가 이 문구들 사이사이에는 콤마(,) 표로 이어지는데 콤마는 영문 사이에 쓰이게 될 때 엔드(And)라는 의미를 같게 되지요. 여기서 또다시 엔드는 수학적으로 플라스(+)의 의미를 지니게 됩니다. 즉 이 네게의 문구들은 제각기 다른 특수한 숫자를 의미하고 중간에 연결되는 콤마를 이용 네게의 숫자를 합한 값이 이 문을 여는 열쇠일 겁니다."
"그렇군 그런 거였어."
마이클이 얼이 나간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사실이라면 놀라운 말씀이지만, 도대체 저 문구들이 나타내는 숫자를 어떻게 알아낸단 말입니까?"
지금 것 조용히 있던 커크가 다소 비관적인 음성으로 말했다.
"아니 조금은 알 것도 같아요."
놀랍게도 라밍이 일행의 틈 사이에서 앞으로 걸어 나갔다.
"제가 어린 시절에 읽었던 성경 속의 이야기를 의미하는 것 같거든요. 노아의 방주. 즉 이 시설물의 이름이기도한 노아가 바로 힌트예요."
라밍은 안경을 고쳐 쓰며 계속했다.
"처음 문구인 선택받은 자는 노아를 의미하는 걸 거예요. 두 번째 껍질에서 태어난 생명은.... 동물들 그러니까 노아가 방주 속에 대리고 들어 같던 동물들 중에 껍질, 알에서 나온 동물들의 숫자가 되겠죠. 세 번째 돌아오지 않은 새는.... 노아가 방주를 타고 표류 할 때에 비둘기와 까마귀 등의 새들을 뭍을 찾아보기 위해 밖으로 보냈지요. 그 중에 돌아오지 않은 새들을 말할 거예요. 마지막으로 땅으로의 발걸음이란 비가 시작되어 방주로 피한 뒤 땅을 찾아 돌아올 때까지의 시간을 의미할지도 몰라요."
라밍은 숨까지 고르지 못할 만큼 상기된 표정으로 일행들을 돌아봤다.
"맞는 것 같군요. 이건 노아가 방주를 만들고 홍수를 피해 땅으로 돌아 올 때까지의 이야기입니다."
론 역시 놀라움이 벤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니까 첫 번째는 노아와 관계 있는 숫자 아마 나이나 몇 번째 자식 이였나 정도? 두 번째는 껍질에서 나온 동물들 즉 알에서 태어난 조류나 파충류, 양서류 등의 숫자이고 세 번째는 돌아오지 않은 새들의 수, 네 번째가 땅으로 돌아올 때까지의 날자 정도가 되겠군요."
론은 주먹으로 손바닥을 때리며 명쾌하게 말했다.
"하지만..."
곳 암호를 풀어낼 것이라는 들뜬 분위기에 흠내지 안으려는 듯 커크가 조심스럽게 입을 땐다.
"라밍씨는 노아의 나이가 몇인지 혹 방주에 몇 마리의 동물들이 들어갔는지 따위를 알고 있습니까?"
커크의 물음에 뒤통수를 맞은 표정으로 라밍이 말한다.
"아. 아니 전혀 요."
"공식을 알아도 숫자를 모르면 문제를 못 풀 듯이 이미 오래 전에 멸망과 함께 사라져 버린 성경 한 권 아니 한 구 절도 모르는 우리가 어떻게 이 문제를 풀 수 있겠습니까?"
모두가 낙담하려던 찰라.
"아니 전 이 구절을 알고 있어요."
모두의 시선이 꽂힌 곳은 신기하게도 리나였다.
"이건 창세기 5장에서 8장까지의 내용이에요."
라밍이 뛰어와 리나의 두 손을 맞잡으며 묻는다.
"성경을 알고 있어요?"
리나는 모두의 시선이 약간 수줍다는 표정으로 끄덕여 보인다.
"왜 인지는 모르지만 전 어린 시절부터 세이비어들에 의에 성경을 공부했어요. 그래서 지금은 모두 외우고 있답니다."
"모두 외운 다고요?"
라밍의 경악에 가득 찬 음성에 리나는 다시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하는 라밍을 진정시키며 론이 말한다.
"자자. 그럼 처음부터 문제를 풀어가도록 해보지요."
론은 자신의 G2 슈트에서 소형 전자 단말기를 꺼내 들었다.
"우선, 노아의 나이를 기억하십니까?"
리나는 청롱한 눈빛으로 론을 바라보며 대답한다.
"그의 마지막 나이는 950살이었어요."
순간 론은 당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예? 950?"
"하하하하."
소란한 웃음소리의 주인은 로베르토였다.
"리나, 지금 장난하자는 거요? 인간의 나이가 950살?! 혹시 성경을 거꾸로 읽은 것 아니요?"
진이 그를 제지하려는 순간 스와르가 한발먼저 나오며 말한다.
"리나의 말은 사실이요."
일행은 일순간 조용해 졌다.
"믿기 어려울지 모르나 몇몇 과학자들은 과거 지구 위에 대기권과 성층권 외에 '물층'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소 이 물층이 적외선과 기타 생명을 단축시키는 우주의 해로운 광선으로부터 지구를 보호해 주었는데 후에 물층 마저 땅에 비로 내릴 정도의 큰 홍수가 일어났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노아의 홍수가 바로."
론의 말에 스와르가 턱을 매만지며
"이건 어디까지나 속설에 불과 하지만 그 물층이 사라진 후부터 인간의 평균 수명이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것이 성경 속 주장이요. 노아의 아버지였던 라멕과 기타 홍수 이전의 사람들의 평균 수명이 900살 이였던 것에 비해 홍수 이후로는 600, 400, 200, 급기야 오늘날의 80대에 이르게 된 거라는 설명이지요."
"그렇담 노아의 나이가 950살 이라는게 사실이군요."
라밍이 끼어 들었다.
"어디까지나 성경 속의 이야기요."
스와르가 못 박으며 론을 바라보고 무언의 재촉을 한다.
"그럼 노아의 나이가 950살, 다음 껍질에서 태어난 동물 수는?"
론이 단말기에 번호를 입력하고 다시 리나를 향했다.
"방주 안으로 들어간 동물의 총수는 17,600쌍이고 그중 포유류가 3,500종, 조류가 8,600종, 그리고 파충류와 양서류가 5,500종이라고 기록되어 있지요."
론은 리나의 기억력에 새삼 놀라면서도 급히 단말기에 번호들을 입력했다.
"그러니까 포유류를 제외하고 알에서 나온 조류와 파충류, 양서류를 합한 14,100마리가 되겠군요."
"다음은 돌아오지 않은 새예요"
라밍이 리나를 거든다.
"처음 노아는 224일째에 비가 멎고 산이 보임을 알고 방주의 창을 열어 까마귀를 내보냈지요. 하지만 돌아오지 않았고, 그는 다시금 270일째에 비둘기를 보냈지만 역시 돌아오지 않았어요. 다시 278일째 비둘기를 보냈고 비둘기는 감람새 잎사귀를 가지고 돌아왔지요. 하지만 그는 다시 285일째 비둘기를 보냈고 돌아오지 않자 지면이 예전처럼 돌아 왔음을 알고 뭍으로 나왔어요."
"그러면 내보낸 총 4마리의 새 중에 돌아온 한 마리를 빼서 3마리가 되는 거군요."
"마지막 땅으로의 귀환."
라밍이 신이 난 목소리로 리나를 상기시킨다.
"334일째 지면이 말랐고, 370일째 노아는 방주에서 나왔어요."
"마지막 숫자 370을 더하면, 합계 15,323이 되는군요."
론이 계산을 맞추고 답을 말하자 로베르토는 기다렸다는 듯이 입구 오른편에 위치한 단말기로 뛰어가 숫자를 눌러 됐다.
"1,5,3,2,3, 그리고 (엔터)!!"
로베르토의 입력에도 불구하고 주위는 고요하기만 했다.
"뭐, 뭐야!!!"
로베르토는 충혈 된 눈으로 일행들을 혐오스럽게 쳐다보며 외쳐 됐다.
"왜 움직이지 안는 거지? 왜 문이 안 열리 냐고!!"
모두가 할말을 읽고 서있을 때 스와르가 헛기침을 하며 말한다.
"아마도 방금 우리의 계산에 어떤 오류가 있는 것 같소."
스와르는 계산을 하나 하나 되 집으며 생각해본 뒤 입을 땠다.
"그렇군, 두 가지 실수가 있었습니다. 처음 건 두 번째 문구인 알에서 나온 동물들의 숫자인데 리나는 총 14,100종이라 말했소. 하지만 성경에는 노아가 세상의 모든 생명체들의 암컷과 수컷을 방주에 수용했다고 쓰여 있으므로 우리는 곱하기 2를 해서 28,200이라는 수치를 같게 되지요."
"그렇군요. 중요한걸 놓치고 있었어요."
론은 단말기의 숫자를 바꾸며 중얼거렸다.
"나머지 하나는 돌아오지 않은 새, 하지만 아무 새나 말하는 게 아니지요. 영문을 다시 한번 보아주시기 바랍니다. B.bird never return. 쉽게 넘어갔지만 단어는 그냥 bird 가 아닌 B.bird입니다. B. 는 아마도 Black 일 것이라는 가정을 해보면."
"아! 돌아오지 않은 검은 새!!"
라밍이 외쳤다.
"그렇습니다. 검은 새라면 당연히 까마귀일 것이고 그렇다면 단 한 마리, 일을 의미하는 겁니다."
"그럼 지금까지의 950 + 28,200 + 1 + 370 = 29521"
론이 말을 끝맺기가 무섭게 로베르토는 번호를 입력했다.
"2, 9, 5, 2, 1, (엔터)"
호기심과 긴장의 순간. 우 -- 웅 웅 웅 웅 척!! 알리바바의 동굴처럼 그 넓다 란 입구의 문은 좌우로 움직여 방주와 세상사이의 천년의 공백을 있는 다리를 놓아주었다. 윙 잉. 시설 속에 설치되어 있는 자가 발전기가 가동되는 소리가 들려오며 입구로부터 안으로 들어오는 길 천장에 위치한 연녹색 형광 빛 백열등이 켜 졌다.
"여. 열렸다."
마이클이 넋을 읽고 문안으로 이어지고 있는 끝없는 등의 행렬을 바라본다.
"열렸다. 열렸다고!"
로베르토는 기뻐하면서도 안으로부터 흘러나오고 있는 무거운 공기 때문인지 쉽게 들어가려 하지 않았다.
"우리가 해냈군요."
진이 조금은 들뜬 목소리로 론에게 말하자 론이 신중히 답한다.
"이제 부터가 시작이죠, 자! 그럼 들어가 볼까요."
분위기에 바짝 긴장한 일행중 론이 먼저 첫발을 내디뎌 입구로 들어갔다. 진은 만약을 대비해 레피탄들을 입구에 남게 하고는 론의 뒤를 그림자처럼 뒤따라간다. 나머지 일행들은 그제 서야 한 명씩 문을 지나 등이 밝혀 주고 있는 긴 터널 속으로 몸을 옮겼고 일행의 마지막에 로베르토가 회심의 미소를 지어 보이며 천천히 비밀의 동굴 안으로 걸어 나아갔다.
---------------------------------
았!! 한글에서 완성시킨 것을 Text로 바꾸는 과정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