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약한 자의 소망
주일 예배 마치고 두암동 방향 운행을 나갔다.
한 여름 날씨라 에어컨을 켜도 더웠다.
돌아온 길, 아침에 받은 장로님 문자가 걸렸다.
‘목사님, 웬만하면 예배 참석하려 했지만 무리인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얼마나 아프면 2주 동안 찬양 인도를 못할 정도로 힘들었을까?
긍휼함에 소고기 야채 죽을 사들고 심방 가는 중이었다.
하 집사님이 ‘목사님, 칼국수 드시게 오세요.’
초청했지만 장로님 아파트 초인종을 눌렀다.
거북등 같은 발에 얼굴이 그늘졌다.
발가락에서 수포가 터진 진물이 보였다.
쉽게 아물지 않을 처지였다.
부종으로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피부가 검었다.
대학병원에서 처방한 약을 먹고 연고 발라도 차도가 없었다.
발등 열과 심한 통증으로 잠을 못 이루었다.
그동안 피부 전문의가 병명을 찾지 못해
‘이식 혈관 외과’로 넘긴 상태였다.
금요일 예약 진료지만 한의원과 다른 치료법을 권장해 봤다.
하지만 주님의 치유를 바라며 머리에 손을 얹었다.
전대 검진 날, 동행을 약속하고 나왔다.
다음날, 새벽 기도 시간
‘네 양 떼의 형편을 부지런히 살피며
네 소떼에 마음을 두라’(잠27:23)는 말씀이 스쳤다.
장로님에게 전화로 안부를 묻고 기도해 드렸다.
또 찾아뵐 김분례 할머니 요양병원 면회 시간을 물었다.
간호사가 코로나 자가 검진 키트 준비하여 오후 2시 이후 방문하란다.
외진 곳, 가파른 언덕을 올라
병원 현관에서 3병동 간호사를 찾아 만났다.
코로나 검진 후 따라갔다.
복도 끝 병실에 할머니가 누워 계셨다.
평소 반갑게 손잡고 맞아 준 분이 기력이 쇠하여 불러도 반응이 없었다.
초점 흐린 눈을 깜빡이지도 못하셨다.
구원의 확신에 대한 말씀을 전하고 기도해 드렸다.
옆 침상의 할머니가 ‘물 한 모금도 못 마신 어른
객사 시키지 말고 집으로 모시라’ 권했다.
짚불처럼 꺼져가는 생명이 안타까워 다시 손잡아 드리고 나왔다.
복도 양쪽 병실마다 기저귀 차고 누워 계신 분들 보고 마음 아팠다.
병원을 나서며 서울 사는 할머니 딸에게 카톡을 보냈다.
‘권사님, 어머니 뵙고 기도해 드렸네요.
기력 없어 말씀 못하시더니 마지막 감사합니다!
개미 소리를 내셨어요.
날 알아보는지 보호 장갑을 끼었는데 손을 올리셨어요.
손잡을 때 입을 움직였어요. 더 기도할게요. 힘내세요!’
‘목사님, 감사 헌금 조금 보냈네요.’
‘권사님, 분에 넘친 손길 감사합니다.’
곧장 정 권사님 입원한 기독 병원으로 행했다.
창억 떡집에서 제일 맛난 영양 떡과 경단을 골랐다.
더위 시킬 아이스크림도 샀다.
병원 주차는 전쟁이었다.
안내 데스크 앞에서 만나 검진 결과와 시술 일정을 들었다.
원무실장 통해 전문의를 확인하고 정 권사님을 격려했다.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병원에 대한 불신으로
그 자체를 싫어하신 분이라 어떻게 적응할지 염려스러웠다.
혈액, 콜레스테롤, 조직 검사와
주사 처방을 이어 갈 일인데 혈관이 약해 걱정되었다.
매일 새벽 기도를 마치고
권사님 건강 상태를 확인한 후 전화로 기도해 드렸다.
‘주님, 권사님 위 선종 제거 시술에 임할 때
두려워하거나 걱정하지 않게 하소서.
집도 의사에게 지혜 주셔서
순적하게 진행되어 정확한 처치가 이뤄지게 하소서.
회복 과정에서 부작용 없게 하시고
손상된 부분이 잘 아물어 재발하지 않게 하소서.
불순물이 빠져나가 통증은 사라지게 하시고 혈액 순환이 잘 되게 하소서.
염증, 혈당 수치 오르지 않게 하시고
위염이나 소화 장애 일어나지 않고 후유증 없게 하소서.
오히려 심장, 간, 쓸개, 폐, 신장 기능이 강하여 영육이 강건케 하소서.
다시는 내장 질환 없게 하시고
건강한 소화 기능으로 온몸이 강건함을 누리게 하소서.
영혼이 잘 됨같이 범사에 잘 되고 강건하게 하옵소서.’
둘째 날, 시술 위해 금식하고 예정 시간보다 늦었다.
‘목사님, 지금도 기다리는 중입니다.’ 문자 받고
‘예, 권사님 지치실 만하겠네요.
앞에 한 사람인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거리나 봅니다.
조금 더 참고 기다리면 될 것 같습니다.
기억하고 기도하겠습니다. 권사님 힘내세요.’
퇴원하기 전날, 아내와 문병을 갔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살아난 얼굴이었다.
먹고 소화시키고 배설하는 기능이 정상이었다.
뒷가슴 통증도 사라지고 속 쓰림도 없었다.
온전한 건강 되찾아 감사 기도 드렸다.
영양 죽을 내밀며 저녁 식사 대신 드시게 전했다.
오는 길에 기독 서점에서 4영리를 샀다.
백세 넘은 분에게 복음 증거하려는 사명자 용이었다.
금요일 오후 장로님 모시고 전대 병원을 갔다.
휠체어로 이동하면 편한데 손을 저었다.
접수하고 2층 이식 혈관 외과 앞에서 기다렸다.
예정 시간보다 늦게 들어가 병명을 찾지 못한 이유를 의사에게 물었다.
피부과서 보낸 협진이고 이런 상태는 첨 본단다.
‘발열과 통증에 시달려 잠을 못 자는데
입원 치료가 원칙 아니냐?’ 따졌다.
‘그 정도는 아니라’며 동맥, 정맥 혈류 검사부터 받게 했다.
간호사가 비 급여라 비싸다고 귀띔해 줬다.
침대에 눕혀 밴드로 묶고 집게로 집어 스위치를 작동시켰다.
쇠로 미는 기계 소리가 거슬렸다.
결과는 ‘하지 만성 정맥’으로 나타났다.
완치 불가로 평생 달고 갈 병이지만 생명에 지장은 없었다.
작년 쓸개 제거와 위 천공 메꾸는 수술로
탈장 생긴 부분도 물었더니 수술 의사에게 미뤘다.
계산 후 처방전을 받고 달려가 약국 문 내리기 전 알약을 탔다.
함께 돌아와 금요 저녁 예배드리며 참석 한 분들을
일일이 안수 기도할 때 ‘주께서 나로 소망이 있게 하셨다’(시119:49)
2023. 6.17 서당골 생명샘 발행인 광주신광교회 이상래 목사 010 4793 0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