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움의 형상화와 고독의 시학: 김은자 「사부곡思父曲」
누구를 기다리나
찌그러진 흔들의자
해묵은 마른기침
이명耳鳴으로 앉은 나절
나른한
햇살 한 줌이
주인인 양 와 있네.
김은자 「사부곡思父曲」 전문, 『시전의 아침』(열린출판)
연송의 시조 「사부곡」은 부모를 잃은 자식의 마음을 담아낸 작품으로, 깊은 그리움과 고독을 함축적인 언어로 표현하고 있다. 전통적 시조 형식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현대적 감각을 잃지 않은 이 작품은, 단아하고 정제된 언어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연송의 시조는 특히 “찌그러진 흔들의자”와 같은 구체적인 이미지를 통해 부재와 상실을 강렬하게 시각화한다. 흔들의자는 과거의 존재를 상징하며,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모습은 시적 화자의 깊은 그리움과 상실감을 강조한다. 이러한 이미지는 시적 화자의 내면 세계를 생생하게 그려내는 역할을 한다.
이어지는 “해묵은 마른기침 / 이명(耳鳴)으로 앉은 나절”에서는 노화와 고독이 드러난다. ‘마른기침’과 ‘이명’은 시적 화자의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상징하며, ‘앉은 나절’이라는 표현을 통해 긴 시간 동안 지속된 고독과 고통을 암시한다. 이러한 표현들은 시적 화자의 삶의 단면을 효과적으로 드러내며, 독자로 하여금 그 감정을 공유하게 한다.
종장 “나른한 / 햇살 한 줌이 / 주인인 양 와 있네.”에서는 고독한 일상 속에서도 희미하게나마 느껴지는 따뜻함을 표현한다. ‘햇살 한 줌’은 일상의 작은 위안을 상징하며, 그것이 마치 주인처럼 자리 잡고 있다는 표현은 시적 화자의 고독한 삶 속에서도 느껴지는 작은 희망을 나타낸다.
연송의 시조는 이미지와 상징을 통해 시적 화자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이는 독자로 하여금 시적 화자의 내면 세계를 깊이 이해하게 하며, 공감하게 만든다. 함축적 표현을 통해 짧은 형식 안에 많은 의미를 담아내는 김은자의 시조는, 전통과 현대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며,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연송 시인의 시조는 단순한 언어를 통해 복잡한 감정을 표현하는 데 뛰어나다. 정형시의 틀 안에서 다양한 현대적 주제와 방법을 확충해가는 그녀의 시도는, 시조의 미학적 완성도를 높이며, 독자에게 시적 진정성을 전달한다. 이는 시조 미학이 비교적 안정되고 완결된 시상을 위주로 하고 있으며, 시인 역시 고전적 상상력에 바탕을 둔 시 세계를 자기 본령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연송 시인의 시조는 단아하고 견고한 정형 양식을 구현하려는 형식에의 의지가 강하며, 내용적으로도 참신하고 다양한 현대적 의제들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시조 미학의 정체성을 확연하게 지켜가는 동시에, 현대적 감각을 통해 독자에게 새로운 감동을 선사한다. (리뷰: 김태균)
Yeonsong's Sijo, “Thinking of My Father,” is a work that captures the feelings of a child who has lost a parent, and expresses deep longing and loneliness in a language that is full of meaning. Faithfully following the traditional sijo form, but with a modern twist, this piece captivates the reader with its simple and refined language.
Yeonsong's Sijo strongly visualizes absence and loss, especially through specific images such as the “dented rocking chair”. The rocking chair symbolizes a past existence, and its obsolete appearance underscores the poet's deep sense of longing and loss. These images serve to vividly depict the poet's inner world.
In the next stanza, “The day I sat with a dry cough / Tinnitus,” aging and loneliness are revealed. The “dry cough” and “tinnitus” symbolize the poet's physical and mental suffering, and the “sitting days” suggests a long period of solitude and pain. These expressions effectively reveal a slice of the poet's life and invite the reader to share his feelings.
The closing line, “A languid / handful of sunshine / is with me as if it were my master,” expresses a glimmer of warmth in the midst of a solitary life. The “handful of sunshine” symbolizes the small comforts of everyday life, and the idea of it sitting there as if it were a master represents the small glimmer of hope the poet feels in his solitary life.
Sijo's use of imagery and symbolism effectively conveys the poet's emotions. This gives the reader a deeper understanding of the poet's inner world and makes them empathize with him. By conveying a lot of meaning in a short form through implication, Yeonsong's sijo acts as a bridge between tradition and modernity, leaving a deep impression on the reader.
Yeonsong's sijo is excellent at expressing complex emotions through simple language. Her attempts to expand the variety of modern themes and methods within the framework of formal poetry, enhances the aesthetic perfection of the sijo and conveys poetic authenticity to the reader. This is because Sijo aesthetics is centered on a relatively stable and completed poetic image, and the poet is also anchored in a poetic world based on classical imagination.
Yeonsong's Sijo has a strong commitment to form, trying to embody a simple and solid formal style, and it is also novel in content, elevating various contemporary agendas. This endeavor keeps the identity of the Sijo aesthetic firmly in place, while at the same time bringing new sensations to the reader through contemporary sensibilities. (Review: Kim Tae-gyun, Translated by DeepL)
첫댓글 김태균 시인님!
너무 지나친 과찬의
평론! 몸 둘바를 찾을길
없네요. 더욱 정진하라는
격려로 마음 깊이 담겠
습니다. 더욱 열심히
노력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연송시인님 생신 축하드립니당
공부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