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보내기 위하여 부산엘 들렀다가 시내에서 서울에서 내려 온 아들 내외와 합류를 하였다. 어머니를 뵙기 전에 아들 내외와 따로 만나 점심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그 내용은 그동안 전화상으로만 오갔던 애들과 당면한 세상사 이야기를 보다 폭넓게 나누고 싶은 생각도 있었고, 아직은 결혼 초년생으로 살아가는 그들이 얼마마한 기본 경제관념을 가지고 사는지에 대한 관심이 깊었다.
우선 가까운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며 내가 알고 있는 근황의 우리를 둘러싼 경제사정과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꺼집어 내었고, 서로간 의견을 주고 받았다. 다행이 아들 내외도 정보에 관한한 우선하여 받아들여야 하는 직업에 종사하고 있고, 내용의 현실의 심각성과 나름의 각오를 가지고 있어 내가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다소나마 다행이라는 마음이 들었었다.
아들 내외와의 이야기와 관련한 내용으로 구직사이트 워크넷에 등록된 여러 회사들의 구인광고를 클릭하여 직종별 인건비를 정리하여 보았더니 아래와 같았다. 대상은 초임으로서 경력자인 경우 고도의 전문성을 가지 직종은 배제하였고, 회사들이 제시한 급여 중 연봉이나 일식급(시간급)으로 포기한 것을 제외한 월정급여로 표시한 나타난 부분을 무작위로 발췌하였으므로 시급 등의 최저임금에 근접하는 임금을 지급하는 경우에는 월 합계금액이 더 하향 될 것이다.
한의원 사무원 130만원 병원 사회복지사 130만원
기계설비 단순생산직 150만원 경리사원 120만원
학원 영어강사 170만원 어린이집 조리사 90만원
육류가공원 140만원 납품배송기사 200만원
홈플러스 시설관리 150만원 시설하우스 직원 130만원
회계사무원 150만원 간호조무사 140만원
용접원 180만원 지게차기사 220만원
자동차사 영업직원 123만원 정부지원사업 기간제 70만원
요양병원 요양보호사 150만원 할부금융사 직원 180만원
어린이집 보육교사 120만원 양식원 150만원
선원 150만원 미용사 150만원
식품생산직 130만원 통행료 징수원 170만원
사상원 120만원 약국 보조직원 165만원
병원 구내식당직원 140만원 미화원 130만원
기계 및 전기설비보수 170만원 주차관리원 130만원
용접사 170만원 토목설계기술자 175만원
기술영업원 150만원 휴대폰 A/S 엔지니어 130만원
건축기사 150만원 배송직원 175만원
자동차 서비스점 171만원 학습근로자 160만원
특수강 절단직원 150만원 전기공사 현장직 175만원
단순경리사무원 60만원 아동요리강사 120만원
인조석제조생산직 150만원 요양병원 원무직 130만원
조선배관조립 150만원 농기계정비기사 170만원
어린이집 보조교사 76만원 조선해양 보안요원 167만원
영업지원사무직 154만원 양돈장 직원 140만원
현장 생산직 150만원
통계층이 발표한 2014년 기준 우리나라의 1인당 GNP는 28,180달러이고, 가구당 평균연소득은 4,700만원이다. 그리고 가구별 가처분소득 3,800만원으로 지출 2,300만원을 빼면 1,500만원이라는 잔액이 발생한다.
그리고 가구당 평균자산은 3억 3천만 원, 평균부채 6천만 원을 공제하면 순자산액은 2억 7천만 원이다.
앞에서 1인당 GNP가 28,180달러이므로 2015년 9월의 환율(대략적임) 1,203원을 곱하면 33,900,540원(2,825,045원×12월)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2015년 8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사업체노동력조사결과’에 의하면, 8월 중 사업체 종사자수는 1603만 8천명이고, 7월의 임금지급 현황은 상용직의 경우 평균금액은 3,492,000원, 임시.일용직은 1,448,000원이다. 2015년의 정부가 정한 시간당 최저임금은 5,580원이다.
아들 내외 이외에도 형제들과 그리고 조카들과도 나누었던 이야기의 주류는 먹고사는 문제가 대부분이었었다. 기성세대들은 대략 구조적으로 미흡한 부분을 인정하면서도 한편으론 유교적인 풍습에 의하여 지속되는 현상으므로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경향이었고, 젊은 세대들은 선진국의 세제나 정부의 역활을 거론하며 획기적인 개선을 바라고 있는 편이었다.
어떻게 생각하면 기성세대들은 기득권 층으로서 자신들이 피땀흘려 이룩한 것들을 지키려는 보수적인 생각에 갇혔고, 젊은이들은 자신들의 새로운 모험과 힘든 노력을 다하여도 개천에서 용나던 시절을 기대하기 어렵고 결과적으론 가난의 대물림을 피할 수 밖에 없다는 절망감에 휩싸여 있었다.
그 한예로 조카 하나는 결혼 후 그의 아내와 아이를 낳지 않기로 결심을 하고 수년간 안정된 직장생활로 벌은 돈으로 세계일주 여행을 떠나버렸다. 그리고 키크고 날씬하며 얼굴 예쁜 여조카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하며 살되 결혼은 하지 않을 계획이란다. 예전 같으면 나무랐을테지만 지금은 그렇지도 못하다.
그러니 결론이 있을턱이 없을 것이다. 정부의 노동개혁에도 기성세대들은 대부분 찬성을 하는 편인데, 젊은 세대들은 젊은 세대들의 일시적인 환심을 사고, 그저 내어 보이기 위한 공염불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며 기대를 하지 않는다.
이번 추석엔 매년의 달골메뉴인 그 흔한 정치애기도 없었다. 사회가 발전하지 못하고 정체되고 있으니 달리 덕담을 나눌 화젯거리도 없었고, 던지 손자녀들의 재롱피우는 모습만을 보고 소리없는 미소들을 짖고 말았다. 그리고 먹고 사는 문제가 정말 어렵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즐거운 추석 분위기를 위해서는 더 이상의 이야기들을 접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생존 그리고 추석이야기!
이 온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즐거움을 나누어야할 이 시각에도 생존을 위하여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올 추석엔 처음으로 버스를 타고 오갔다. 시간을 지켜내려 어렵사리 정체된 고속도로에서 버스를 운행하는 운전기사, 갓길을 마치 자신의 전용도로인양 보란듯 내달리는 몰염치한 외제수입차의 모습을 보면서 씁쓸한 웃음을 떠 올렸다. 세상 참! 그래도 웃긴 웃어야지...
*정부정책은 그렇다치고 관련기사를 보았더니, 정작 청년 취업 예비 후보자들인 대학생들은 정부의 노동개혁 정책을 반대한다고?
글쎄 누구입맛에 맞추어야 하는지...
고려대 학생이 붙인 대자보 ‘저들이 말한 국민 중에 너와 나는 간데 없고’